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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을 앞두고
2021년 03월 05일 15시 05분  조회:1006  추천:0  작성자: 바위
정년퇴직이 카운트다운(초읽기)에 들어섰다. 환갑잔치를 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로인들의 일로만 생각했던 어린시절, 내가 이제 곧 그 로인으로 되여갈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환갑은 로인의 상징으로 락인 찍혀 있는지라 나도 로인이 되는것 같아 만감이 교차된다.

그래도 마음만은 28청춘이라 모든걸 청춘들과 대결하고 싶고 이기고 싶다. 이런 나를 두고 딸도 야단이다. 자기도 이젠 30대라면서 그만 설치란다. 누가 뭐래도 열혈청춘의 속마음은 영원히 변함 없을것 같다. 앞으로의 인생이 몇개의 10년이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분명한것은 아직도 새파랗게 살아있는 청춘욕망과 추구이다. 하고싶은 일이 아직 너무 많아 퇴직이란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무정세월속에서 유정인생을 살아온지 60년세월이 흘렀다. 반세기가 훌쩍 넘는 세월을 살아왔으니 많지도 않지만 또 적지도 않은 인생사의 주인공이다. 대박의 꿈은 꾼적 없으나 좋아지길 바라며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왔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세월, 사명감으로 헌신했던 지난 세월, 얻은것도 많았지만 잃은것도 적지 않다. 얻는것만큼 잃는다는 철리를 깨닳게 한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인젠 잃은만큼 얻는 인생을 살고 싶다. 지난 세월에 잃어버린것들이 무엇이고 얼마인지 곰곰히 따져보고 싶다.

모두들 그러하겠지만 대학을 나오고 사회의 구성원이 되면서 어깨에 짊어져야 할 무게는 갈수록 커만 갔다. 부모의 아들로, 아내의 남편으로, 자녀의 아빠로 살아가야 하는  삶의 무게를 그 누가 알랴. 이쪽으로 치우치면 저쪽은 기울어지는 현실앞에서 갈팡질팡하고 우왕좌왕하던 지난 세월이였다. 인젠 쿨하게 떠나보내고 잃은만큼 새로운것을 찾아 떠나보련다. 자신만의 취미생활과 여유생활로 산뜻한 출발을 시도해보는것도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책임이 아닌가.

집식구들에 별로 해준것 없어 가슴을 찌르는듯 아프고 평생 한으로 남을것 같다. 부족함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깊이 고민중이다. 몇배 몇십배로 보상해주고 싶다. 그런 상황이 안되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땜질이라도 좋다. 추억은 함께 쌓아가는것이다. 함께 하는가운데 행복이 있고 기쁨이 있다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겠는가. 때론 거창하게, 때론 유연하게, 때론 평범하게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안겨주고 싶다.

보름달은 언제나 휘영청 밝다. 밤이면 어두운 머나먼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라. 한결같이 아름다운 존재로 구름뚫고 반짝인다. 70억 인구속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분명한것은 그 가운데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이 있다는것이다.

저하늘의 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달이 있고 달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작열하는 태양이 있다. 모나면 모난대로, 둥글면 둥근대로 주어진 인생사를 자신의 노력으로 멋지게 쓸수 있다.

정년퇴직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일뿐이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퇴직이란 있을수 없다. 행복한 인생사를 엮어갈 시작만 있을뿐이다. 새로운 인생사를 이제 곧 새롭게 써야 할 순간이 다가오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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