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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 모여 살던 20~30대 남녀 7명 중 지적장애 여성 1명이 동거인들에게 살해당한 후 야산에 암매장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범행 현장을 목격한 또 다른 지적장애 동거녀를 감금·폭행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군산경찰서는 18일 "원룸에 함께 거주하던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A씨(28) 등 남녀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 함께 살던 B씨(20·여)를 폭행·살해한 뒤 시신을 현장에서 134㎞ 떨어진 경남 거창군 한 야산에 묻은 혐의다.
A씨 등 5명은 지난 15일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던 C씨(31·여)가 군산에 있는 친구 집에 가자 C씨를 억지로 차량에 태워 다시 익산 원룸에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행 현장에 있던 C씨가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C씨 어머니가 경찰에 '내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됐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C씨 어머니는 딸 친구 어머니가 C씨가 사라진 사실을 전화로 알리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신고 당일 익산 원룸에 숨어 있던 A씨 등 4명을 긴급체포하고, C씨를 구조했다. B씨처럼 지적장애가 있는 C씨는 다친 데는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17일 대전으로 달아난 나머지 살인 피의자(20대)도 검거했다. 이 남성도 지적장애가 있다고 한다. 경찰은 A씨 등 남성 2명에게 살인과 사체유기, 시신 암매장을 도운 나머지 동거인 3명에게는 사체유기 혐의만 적용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부검을 맡겼다.
A씨 등은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와 수법 등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납치된 C씨와 일부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A씨 등 2명을 B씨를 살해한 피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7명은 8평 규모의 방 2개짜리 원룸에서 공동 생활을 했다고 한다. 일종의 '셰어하우스' 형태다. 이들은 군산 등에서 알고 지낸 선후배이거나 사실혼 및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익산 원룸에 모여 살다가 지난 7월 20일 사건이 발생한 다른 원룸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B씨는 A씨 등과 '페이스북 친구 맺기'로 알게 됐다고 한다. A씨 등은 대구에 있던 B씨를 지난 6월 익산 원룸에 데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가 고향인 B씨는 평소 가출이 잦았고, 지난 7월 19일 B씨 가족은 "딸이 가출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 등이 애초 어떤 목적으로 원룸에 모여 살았고, 왜 B씨를 살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안팎에서는 "A씨 등이 동거녀들에게 성매매를 시키다가 B씨가 거부하자 살해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A씨 등 3명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숨지기 전 B씨를 수시로 폭행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에게는 상습폭행 혐의도 추가했다. 경찰은 A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신 유기는 도왔지만 가담 정도가 가벼운 나머지 동거녀 1명(20대)은 불구속 입건했다.
군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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