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또다른 력사
(흑룡강신문=하얼빈)류설화 연변특파원 = 최근, 러시아고려인련합회 회장단 일행 10명이 연길시에 도착해 민족사유적지와 연변신흥공업구의 민족기업들을 위주로 며칠간의 연변지역탐방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른바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와 교류활성화를 위한 협의서체결로 인해 이들은 국경을 넘었던것이다. 이는 한민족간의 뉴대를 돈독히 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두 지역의 번영에 일조하는 일로써 이번 일행의 단장을 맡은 조 바씰리회장은 이미 19년째 러시아고려인련합회회장을 맡고있다.
그는 자상하면서도 무척 강인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1950년 11월에 우즈베키스탄의 한 평범한 고려인가정에서 태여난 그는 학창시절 그누구보다도 학업에 열중하여 잠불 공업대학에 입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1974년 어린 나이임에도 그는 이미 국영신발공장의 생산과장을 거쳐 이듬해에 잠불자동차공장의 엔지니어로 사업하였다. 그후 28살적에는 면화공장 사장으로 발탁되였고 10년간의 악전고투끝에 전 러시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면화공장련합회 회장으로, 1989년부터는 소비에트 련방상원의원 및 상공회위원으로 위촉받았다. 2003년, 그는 러시아 련방문화훈장 대통령장을, 2년후에는 러시아국제교류우정훈장을 수여받았고 2012년부터는 대통령자문위원으로 임명되여 주로 대통령산하 민족문제평의위원직을 맡고있다. 근 30년 동안의 각고의 노력으로 러시아의 정계, 군계, 금융계, 경제계 등 전반 분야를 아우르는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여 러시아고려인사회를 이끌어갈 제일 적임자로 그는 틀림없었던것이였다. 한편 1990년대 후반부터 소련에서는 개혁개방의 분위기가 일면서 고려인들의 민간조직이 전국각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1993년 러시아고려인복권법이 제정된후 더욱 활기를 띤 러시아고려인사회, 1999년쯤 통합의 필요성을 느껴 이들은 여러 단체들을 모아 7월에 러시아련방법무부 공식등록을 마쳐 현재까지 전국각지에 60개의 지부를 설립하였다. 목전 러시아고려인련합회는 국내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을 포함한 20명의 엘리트들로 대의원회를 건립해 모든 민족관련 사안들을 결정하고있다.
러시아고려인, 그들은 고난과 역경, 가난과 폭정을 피해 그 풍진 세월에 동토의 땅으로 이주하여 아득한 설움과 척박한 환경, 현지인의 멸시와 차별, 당국의 탄압과 허허벌판으로의 강제이주, 분단과 냉전, 소비에트련방 해체 등 신산과 굴곡의 수난사를 이겨내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들은 자신의 터전을 일구고 교육열로 주류사회진출에 성공을 이룩하였다. 피속에 흐르는 은근과 끈기의 정신은 중앙아시아에서도 빛나 불모지를 옥토로 개간한것은 물론 독립운동의 불씨까지 지펴내 다른 소수민족들의 본보기가 되였던것이다. 1989년에는 25%의 대학진학률을 기록해 고려인은 소련내 140개 민족중에 아르메니아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력사의 모진 소용돌이속에서 우리말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조 바씰리 회장은 연신 인사말을 건네면서 우리문자를 모르는것에 대해 가장 큰 안타까움을 표했다. 러시아고려인들 대부분에게 속하는 이 아픔, 그는 러시아고려인 후세들이라도 우리말을 표연할수 있도록 우리말학교를 많이 설립해 잘 운영해나가야겠다고 말하며 연길시 6.1유치원과 중앙소학교, 연변대학교를 제외하고도 아무리 바빠도 무조건 가봐야 할곳이 있는데 바로 연변박물관이라고 강조하였다. 그제날 조선반도의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대륙으로 이주한 선조는 러시아고려인과 중국조선족인것에 비추어 조선족이주사를 료해하고싶다는것이였다. 또한 훈춘시, 룡정시와 조선족이주의 첫문을 열어제낀 두만강변까지 둘러본 그는 “실은 러시아고려인과 중국조선족은 피를 나눈 민족입니다”라고 말했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무거운 침묵만이 감도는 이주사의 현장을 바라보는 마음이란 우리의 정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조 바씰리회장은 “연변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변은 민족특색이 농후한 지역이고 비록 작지만 연길은 아주 아름답고 깨끗하며 인정이 넘치고 활기를 띤 세계적도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걸음은 러시아고려인련합회 대표단의 타국방문중 가장 성공적이였다고 밝혔다.
알아본데 의하면 올해 9월15일에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 기념행사가 연해주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이번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와의 조인식을 계기로 향후 장기적인 공동발전을 도모하는 일들을 꿈꾼다는 조 바씰리회장의 한마디가 줄곧 잊혀지지 않아 기대된다.
“우리는 력동적인 민족, 더불어 함께 하는 세상을 열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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