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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책으로 도 다른 세상을 만난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9월14일 15시44분    조회: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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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가 어떤 사교모임보다도 친밀할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2013년에 결성됐고 회원이 160여명인 온,오프 라인 독서동호회 “삼수학당독서동호회”이다. 회원 대부분이 상해에 있는 조선족들로 이루어졌다. 물론 흥미를 느끼는이라면 모두 참여할수 있는 동호회, 입소문을 타고 우리 연변지역은 물론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조선족들과 한국이나 일본 등에 나가있는 우리말 우리 글을 사랑하는이들도 이미 참여했다.

오래전 지인의 소개로 이들의 위챗 온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이들의 독서모임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달 취재차 들렸던 상해, 이 기회를 빌어 이들의 독서모임에 참여하고저 했지만 아쉽게도 일정이 어긋나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그리고 10일 “삼수학당독서동호회”를 이끌어가고있는 길현정(36살)씨와 련락이 닿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동호회의 이야기를 전해들을수 있었다.

고향이 안도인 길현정씨, 현재 상해에서 지한문화전파유한회사를 운영하고있다. 그녀가 그토록 독서동호회를 아끼는건 우연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즐겨왔던 그녀도 한때는 글쟁이가 되려는 꿈도 품었었단다.

“요즘은 일이 바빠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해요. 대신에 저희 독서동호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있어요. 독서를 좋아하는이들의 모임이라 소통도 잘되구요.”

길현정씨가 독서토론에 관심을 가지는이들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지금이야 160여명이 되는 제법 몸집이 커진 독서동호회였지만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시작할 땐 길현정씨와 몇몇 지인이 독서에 대한 취미로 매주 토요일 두시간씩 독서토론을 해왔다. 모임을 이끌어가는 길현정씨가 다음기 독서모임 주제를 내놓으면 그 주제를 둘러싸고 자신의 기량껏 글을 써왔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씩은 꼭 책 한권을 읽고 독서토론을 통해 서로의 책의 리해에 대한 “다름”을 공감해갔다.

말 그대로 책을 마음에 담아 자신의 진솔한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토론형식의 모임을 통해 독서 자체의 목적도 있겠지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련결과 소통에 중점을 두었던것이다.

처음 시작할 땐 모임장소 섭외도 어려웠다. 다행히 상해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무료로 교실을 제공해 사용하다 그들의 독서모임이 입소문을 타면서 점점 많은 회원이 몰려오자 커피숍이거나 회사 사무실을 빌려 쓰다가 작년 5월부터 길현정씨의 회사 사무실에서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독서모임을 끝내고나면 왠지 가슴 한구석으로부터 뜨거운것이 벅차오르더라구요. 소통의 부재속에서 살아가고있는 현대인들에게 책이란 매개체를 통해 진솔하고 따뜻한 대화의 장을 열어가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됐어요.”

길현정씨는 회원들의 이러한 소통안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억눌린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고 진심어린 경험과 공감속에서 상한 감정이 치유되는 “독서치료”의 효과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상해 모 화장품회사에 출근하고있는 허선녀(29살)씨는 일찍 “삼수학당독서동호회” 독서토론을 알게 되여 지금까지 꾸준히 모임에 참가하고있는 회원이다.

그녀는 독서토론모임에 나가는 원인에 대해 “고향을 떠나 이곳 상해에서 조선족들의 독서토론모임이 있대서 무작정 찾아왔어요. 저 역시 책읽기를 좋아하구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타향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속시원히 털어놓을이가 없었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각자의 대처방식을 나누면서 서로의 감정표현 방식에 대해 리해하고 공감할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라고 독서모임 례찬을 터놓는다.

그녀뿐만이 아니란다. 독서모임을 다니면서 남달리 우리 말 우리 글에 애착을 보이던 한 회원이 있었다. 글쓰기를 즐기던 그는 늘 직장생활을 이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꾸준히 작가라는 한우물을 팔지에 대해 방황을 하다가 독서모임 회원의 큰 격려끝에 드디여 한국에서 첫 책을 출간하고 작가로 데뷔했다.

그때 그토록 뿌듯했다는 길현정씨이다.

각자의 일정이 바빠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자주 갖지 못하고 모임이 입소문을 타면서 타지역 조선족들과 한국이나 일본에 나가있는 조선족들도 관심을 보인다는 지인의 말에 길현정씨는 좀더 폭넓은 모임을 조직하고저 지난해에 “삼수학당독서동호회”라는 위챗공식계정을 내왔다.

온라인 모임에서는 길현정씨가 회원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면 매일 각자 순번대로 읽은 책의 내용중 인상깊었던 구절을 서로 나누면서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 책에 대한 축약적인 느낌과 간접경험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지고있다.

길현정씨의 이같은 “독서욕심”은 온라인독서특강으로도 이어진다. 준비막바지단계에 있으니 곧 시작될거라고 그녀는 자부심에 차있었다. 회원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였다.

“저희 독서모임은 틈만 생기면 책을 집어드는 책벌레 회원에서부터 책읽기의 재미에 빠져보고저 막 가입한 회원까지 회원 모두가 열정으로 가득차있다는것이 장점입니다. 독서를 즐기는이라면 지역 상관없이 모두 가입해주세요.”

길현정씨의 독서토론모임에 대한 사랑은 과연 어디까지일가?

모두가 버티기 힘든 세상이라 어렵다고 하지만 미래를 똑바로 응시할수있는 길과 희망은 바로 책에 있다고 믿고싶다.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에 동참할수록 개개인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삶의 잔잔한 기쁨까지 맛볼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연변일보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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