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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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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하소설 황혼 제3권(45) 대부금에 숨겨진 비밀 김장혁 댓글:  조회:165  추천:0  2024-09-22
     재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45. 대부금에 숨겨진 비밀       사실 최정호 국장과 전람관 부관장 나영이 은행장 사무실에 찾아온 일을 류려평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류려평은 나영의 앞에서 모르는 척 하면서 아닌 보살을 떨었다. 아는 주정을 하지 않으면 나영한테 꼬리를 쥐워 피동에 처할 수 때문이었다.     그날 문화국 최정호 국장은 대머리를 슬슬 매만지면서 나영과 류려평을  서로 인사까지 시켰다.     정호는 먼저 나영을 돌아보며 류행장을 두 손으로 가리키면서 소개했다.     “이분은 은행 류려평 부행장이오. 인사하오.”    나영은 허리를 굽히면서 류려평한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전람관 부관장 박나영이라고 불러요.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래? 박나영 부관장이랬지?”    류려평은 마지못해 나영의 손을 잡긴 했지만 내키지 않아했다.    그녀는 정호를 돌아보며 퉁사발눈을 흘기었다. 입귀에는 멸시하는 어두운 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어째 전람관 관장은 데리고 오지 않고 부관장을 데리고 왔소?”    정호는 우멍눈을 찔끔 감아 보이었다.    “박나영 부관장은 재회과장을 겸했습니다.”    “오- 그래요? 친구 하나 더 많으면 길도 그만큼 많아지겠지요. 서로 도우면서 삽시다.”    류려평은 퉁사발눈으로 나영을 째려보더니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었다.    “어서 앉으세요. 박관장.”    류려평은 여비서를 시켜 차물을 일일이 부어 정호와 나영한테 올리게 했다.    정호는 차물을 마시네 하고 쏘파에 틀스레 앉아 있는 류려평 쳐다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전람관 대부금 때문에 왔는데…”    류려평은 나영을 힐끔 곁눈질하며 정호 말을 중동무이했다.    “알만합니다. 우리 단둘이 조용히 연구해봅시다.”    정호는 실수한 걸 알고 혀를 홀랑 내밀었다. 그는 인차 나영을 돌아보며 분부했다.    “네. 알겠습니다. 박관장은 여기서 기다리오.”    그는 류려평 행장을 따라 들어가려다가 홱 돌아섰다.    “잠간!”    정호는 박나영을 힐끔 돌아보았다.    류려평이 행장실로 스리슬쩍 들어가버리자 박나영을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손을 내밀었다.    나영은 제꺽 눈치를 채고 한쪽 구석으로 가서 돌아서서 핸드빽에서 두툼한 봉투 세개를 꺼냈다.    나영도 류려평한테서 받은 수모를 앙갚음하려고 들었다. 그녀는 류려평이 들어간 사무실을 눈짓하며 나직이 종알거렸다.    “부행장이라는데 단통 몽땅 주겠습니까?”    정호는 봉투 세개를 훌 빼앗다싶이 채가면서 두덜거렸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서 작작 쓸데 없는 소릴 치오.”    정호는 나영의 얼굴에 뻐드렁이빨이 닿을 지경으로 가져다대고 나직이 말했다.    “저 여행장은 대부금 주관행장이오. 다 줘도 눈에 차 하겠는지도  모르겠는데.”    나영은 눈이 데꾼해졌다.    “아니, 3만원인데도?”    나영은 소 엉덩짝이라도 통채로 꿀꺽 삼킬 큰 악어를 만났다고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호는 입에 식지를 댔다.    “쉬-”    그는 행장실을 흘끔 돌아보고나서 나직이 말했다.    “대부금만 낼 수만 있다면야. 이게겠소? 아파트를 지으면 우리도 한몫 톡톡히 볼 수 있지.”    그러나 나영은 입이 뾰로통해 도도거렸다.     “부행장인데. 자칫 헛방 맞고 본전도 못 찾겠어요.”     “걱정말라니깐.”     정호는 3만원을 공무가방에 슬쩍 넣어가지고 은행장 사무실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호나 나영은 교활한 여우 같은 류려평 은행장이  진작 몰카로 회의실의 모든 걸 살피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정호가 들어가자 불여우 같은 류려평은 두 손을 사무상에 얹고 아무 것도 못 본 척하며 희죽이 웃었다.    “어서 앉으세요. 최국장.”   류려평은 정호의 불룩한 핸드빽부터 여겨보면서 자리를 권했다.    “대부금 얼마 수요되는가요?”   정호는 단마디로 말했다.   “문화국 청사와 도서관과 전람관을 재건하고 아파트도 짓자면 아마 7, 8천만원 좌우 대부금 내야 될 거 같습니다.”    “뭐? 7, 8천만원이나?”   류려평은 퉁사발눈이 데꾼해졌다.    그녀는 딱 잡아뗐다.    “7천만원은 안돼요. 한 5천만원 어떻겠는지. 그것도 최국장의 표현을 보고  연구해 봐야지.”    탐관들이 항상 하는 수작이었다. 기껏 틀어버리고 문턱을 높여야 얻어먹지. ㅋㅋ   같은 탐관인 정호가 여탐관의 탐욕스런 그 속셈을 모를 리 있겠는가.    정호는 일부러 우는 상 했다.     “건축재료비와 인건비도 다 올라가서 그만큼은 있어야 합니다.”     정호가 사정할수록 류려평은 째빠드하면서 문턱을 높였다.      “안돼요. 문화국에 무슨 돈이 있어 그렇게 엄청 많은 대부금을 다 갚아요? 문화국은 비영리성 행정단윈데 지방 재정투자도 그만큼 될 게 없잖소?”     정호는 그제야 공무가방에서 뻘건 봉투를 더듬었다. 그는 두개만 내놓고 한 묶음은 가로챌가 어쩔까 궁리하다가 그만 두었다.    (저년 금방 대부금 안된다잖아?)    저 쫙 벌린 악어 아가리에 세개는 물려놔야 될 거 같아.)    정호는 아까운대로 돈봉투 세개를 몽땅 꺼내 류려평 행장 사무상 위에 올려 놓았다.    “류행장, 적은 성의지만 먼저 받아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류행장, 넓은 마음 먹고 대부금을 내 주십시오.”    류려평은 돈봉투 세개를 왼눈으로 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돈봉투를 정호 앞에 쓱 되밀어 주었다. 그녀는 뒤잔등을 사무상 의자에 기대면서 허리를 쭉 폈다.    류려평은 한참이나 쌀쌀한 눈길로 정호를 째려보더니 단마디로 거절했다.    “사람을 웃기지 마십시오. 난 절대 선물을 받지 않습니다. 요따위 걸 받고 감옥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난 또 원래 규정을 어기고 대부금을 내준 적이 없습니다. 원칙과 법을 지켜야죠.”    류려평은 얼굴표정이 청얼음처럼 퍼러뎅뎅해 냉소했다.    “쳇, 사람을 어떻게 보고 하는 짓거리오?”   그녀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꺼먼 속셈은 따로 있었다.    (요따위 걸로 누굴 얼리려고?)     류려평 행장, 그 악어의 그 눈치를 모를 탐관 정호 국장이 아니었다. 그도 류려평보다 더 치사하게 받아먹었으니까. ㅋㅋㅋ.     (야, 모두 류려평 행장을암펌 같다더니. 헛소문 아니군. 내보다도 더 엉큼한 악어구나. 저년 악어 아가리 이다지도 클줄은 몰랐구나. 하긴 산더미처럼 쌓인 돈 다루는 곳이니까. 얻어먹어두 내처럼 몇만원 단위 아니겠지. 허나 은행 악어의 아가리 이렇게까지도 클줄은 몰랐다.)     그는 우멍눈을 실눈을 해가지고 류려평을 쳐다보면서 나직이 말했다.      “지방재정투자금에 직원들의 아파트를 지어 번 돈이면 대부금을 얼마든지 갚을 수 있습니다.”     정호는 류려평 행장의 사무상 가까이에 다가가 나직이 쑤근거렸다.     “류행장님, 리종호 사장은 내 친구인데 좀 봐주십시오."    "쳇, 리사장과 무슨 상관이오. 여긴 은행이지. 신문사 아닙니다."    종호는 여탐관의 귀에 대고 나직이 쑤근거렸다.    "이제 아파트를 지으면 큼직한 아파트 한채 드리겠습니다.”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딱 감아버렸다.    (이게 웬 떡이냐? 그럼 그렇겠지.)     속으로는 기뻐 어쩔줄 몰랐다. 퍼러뎅뎅하던 낯색이 단통 함박꽃처럼 환해졌다. 그러나 그 속내를 보지 못하게 하려고 눈을 감아버리고 입으로는 아닌 보살을 떨었다.    “본 행장이 규정을 어겨선 안되는데. 최국장이 이렇게까지 배려하면  어쩌지?”    정호는 웃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류행장 좋고 나 좋고 다 좋은 일 아닙니까? 눈 찔끔 감고  한번 해주십시오. 둥글둥글한 세상에 서로 도우면서 둥글둥글하게 살아갑시다.”    류려평은 그제야 악어 아가리를 더 쫙 벌리며 이빨을 드러냈다.    “내 위에 류덕재 행장이 있소. 그도 전람관과 도서관을 짓는 일을 매우 관심하고 있소. 오늘 아침에도 궁금해 전화 왔댔소.”   류려평은 대부금 주관 행장이었지만 은행장 우두머리 류덕재 행장을 몰리우고 혼자 얻어먹을 수는 없었다. 이 기회에 류덕재도 얻어먹게 큰 먹이를 제공해주고 싶었다.    류려평은 정호를 건네다보며 정색했다.    “류덕재 행장은 우리 은행 첫교의에 앉아 있는 一把手입니다. 그를 모르고 대부금을 내갈 수 있습니까? 이런 도리야 최국장도 알겠지요?”    순간 정호는 두 류행장이 짜고 들어 자기 간을 떼가자는 것 같이 밸이 끊어지는듯이 속이 띠끔띠끔 아파났다.    (에이씨, 이럴줄 알았으면 저레 류덕재 행장을 찾아갔겠는 걸. 그러나 이를 악물고 큰 결심을 내렸다.    “류덕재 행장한테도 한채 드리겠습니다.”    류려평은 정호 대머리에 얼굴을 닿일말듯 갖다댔다.     “쉿-”     그녀는 행장실 밖에 있는 소회의실을 손가락질했다.     “박관장 듣겠소.”     정호는 대머리를 말대가리처럼 도리머리를 흔들어댔다.     “근심 마십시오. 저의 신복인데. 입을 틀어막을 방법이 있습니다.”     류려평은 손가락으로 정호의 대머리를 질러놓으며 나직이 지껄여댔다.     “최국장, 혼자 해먹지 말고 먹다 나머지 개 뼈다귀라도 던져주란 말입니다. 그래야 길러준 개한테 발뒤축을 물리지 않지? ㅋㅋㅋ”     류려평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 나서 탐욕스러운 퉁사발눈을 번쩍이며 정호 앞에 놓인 돈봉투를 쏘아보았다.     그녀는 가래짝 같은 살진 손을 뻗쳐 돈봉투 세개를 스리슬쩍 쓸어 가져갔다.      “최국장, 이걸 먼저 예약금으로 받아두겠소.”      “네. 그러십시오.”      “인차 대부금 수속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류려평은 정호한테 해쭉 웃어보이며 사무상 서랍을 열고 돈봉투를 몽땅 쓰르륵 쓸어넣었다.     그녀는 탐욕스러운 악어 입을 쩝쩝 다시며 말했다.     “최국장님, 이후엔 무슨 일을 볼 때 째째하게 놀지 마시오. 대부금은 근심하지 마십시오. 아파트를 잘 지으십시오. 나중에 내 건축현지를 돌아볼 예산입니다.”     정호도 여간내기 아니었다.     “네. 류행장님, 감사합니다. 1억도 대부금 낼 수 있겠지요?”     류려평은 정호를 손가락질하며 퉁사발눈을 흘기었다.     “사람이, ㅉㅉㅉ. 작작 得寸进尺하라구. 대부금 모라자면 또 오십시오.”     정호는 소 뿔은 단김에 빼라고 렴치를 불구하고 갈비를 들이댔다.     “류행장, 이런 일 있습니다.”     류려평은 눈이 데꾼해졌다.     “또 뭔가요?”    정호는 우멍눈에 웃음을 게발리면서 류려평을 노려보았다.    류려평은 그 음흉한 빛을 발산하는 우멍눈이 섬찍했다.     “내 알건대, 류행장은 류덕재 행장과 가깝지 않고 뭡니까?”     “그런덴?”     “류덕재 행장과 좀 말해서 우리 지을 아파트 층수를 올려주십시오. 건설规划局 놈새끼들이 얻어먹자고 그러는지 아파트를 딱 9층 밖에 짓지 못하게 합니다. 말로는 아파트 지을 자리 뒤에 유치원이랑 있는데 유치원에 그늘이 지게 해선 안된다면서 9층을 초과해 짓지 못한다고 틉니다.”     류려평은 어처구니 없어 했다.     “건 건설规划局과 말해 할 일이지 우리 은행에서 할 일이 아니잖습니까? 류덕재 행장이 뭐 건설规划局 국장입니까? ”    그러나 정호는 한사코 물고 늘어졌다.    “류행장 부친은 시위 서기 아닙니까? 류서기가 건설规划局에 지시해 한 25층 짓게 비준하라고 하면 땡인데…”    정호는 우멍눈으로 류려평의 눈치를 흘끔 쳐다보았다.    류려평은 도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최국장, 참 답답합니다. 류덕재 행장이나 류서기한테 사정할 일이면  직접 찾아가야지. 내한테 말하면 어쩌는가요? 참, 답답합니다. 이런 일은 범위를 넓힐수록 일이 잘 안되지 않습니까? 류서기나 류행장을 찾아갈 땐 오늘처럼 저런 여우 꼬리를 달고 찾아다니지 마십시오. 이런 도리는 정치를 잘 하는 최국장이 더 잘 알 건데. 참,”     류려평은 자기한테 차례진 몫을 챙기면 다였다. 그런 시끄러운 일에 더 삐치고 싶지 않았다. 아무 먹을 알도 더 없이 자칫 류덕재나      류서기한테 분수 없이 논다고 욕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호는 기실 그런 도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전람관 불에 가재미를 구워 먹을 속셈으로 나영을 보고 돈을 가지고 오라고 했던 것이다. 또 류려평과 류덕재한테 아파트를 주자고 한 바하고는 좀 헐수를 보자는 것이었다.     정호는 언덕이 없어 비비지 못하는 몰렴치한 장사군이었다.     “류행장, 난처한대로 류덕재 행장한텐 아파트 층수를 올려달라고 한번만 좀 말해주십시오. 그럼 두 류행장한테도 다 좋지 않습니까?”     류려평은 거절하긴 그렇고 해 건성으로 대답했다.     “알았습니다. 서로 도우면서 삽시다. 이번 대부금 일은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로 합시다.”     “네. 거야 그렇지요. 죽을 때까지 비밀을 엄수해야지요.”     정호 다짐을 듣고서도 류려평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내 류행장과 잘 말하겠는데요. 최국장이 빈 입으로 외교하다간 일을 설궈놓을 수 있다는 걸 아세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으로 무섭게 정호의 우멍눈을 째려보았다.     “알았습니다. 류행장만 믿겠습니다.”     류려평은 축객령을 내리려고 정호한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정호는 류려평의 손을 잡다가 공 걸 배때 터지게 얻어먹어 풍만해진듯한 젖가슴을 내라뎌보았다. 그는 순식간에 저도 몰래 류려평의 젖무덤을 끌어안았다.     “왜 이래?”     류려평은 깜짝 놀라 번대머리를 마구 떠밀었다.     “남자들은 왜 다 이래? 색마 같은게.”     류려평은 아니꼬운 눈길로 정호의 우멍눈을 째려보았다.     그런데 정호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류려평한테 헤벌쭉 웃어보이며 행장실을 나가버렸다.     ㅋㅋㅋ.     류려평은 달빛이 쓸쓸히 쓰다듬는 구치소 안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보면서 후회막급이었다.     (그때 그 돈 봉투 세개는 받지 말았겠는 걸. 건 꼭 저년한테 꼬리를 밟힐 일 했잖아? 정호는 아파트 준 일을 고발하지 않았지만 저년은 몰라. 아이고, 저 년을 인터폴에 고발하다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지 않았는가. 저년 앙갚음으로 아파트 얻어먹은 일 고발하면 어쩌지?)     그러나 류려평은 인차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호가 저년 입도 틀어막겠다고 했잖아. 저년도 분명 아파트 한채는  꿀꺽 했을 거야.)     여탐관은 구치소 천정이 날아갈 지경으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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