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말:
근년에 필자는 105세(일본의 세이로카 국제병원 원장 히노하라 시게아키)현역의사가 죽기전에 꼭 남기고 싶다는 말을 묶은 책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를 인생필독서로 읽고 있다.
이 책은 히노하라 시게아키가 쓴 많은 책중에서 죽음을 앞두고 어느분의 인터부에 응해 꼭 한 달을 거쳐 36 개 물음에 화답한 내용을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로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는 책의 구구절절에 푹 빠져 들면서 단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저 오늘부터 36개 질문을 기를 나누어 추려서 올린다.
필자는 올리는 글의 순서를 36번부터 거꾸로 시작함을 알린다.
ㅡ편자
문; 자녀를 히노하라 선생님 같은 사람으로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어릴때, 아마 두세 살 때일 것이다. 나는 납득이 안 가는 일이 있으면 어른둘의 말을 듣지 않고 두 시간이든 세시간이든 바닥에 앉아 울었다고 한다. 그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이 아이는 커서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아주 못된 깡패가 되는 둘 중 하나다”며 웃었다고 한다.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고 고집이 세고 특별히 똑똑하지도 않고 건강하지도 않은 지금 생각하면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였다. 어머니가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어머니에게 가장 감사한 것은 “시게아키는 내버려 둬도 알아서 배운다”고 나를 믿고 내버려 둔 것이다. 내버려 둔다는 것은 어떻게든 상관없다고 관심을 갖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사랑의 반대란 무과심일 것이다. 어머니가 나를 내버려 둔 것은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나를 믿고 그 때를 기다려주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도 기독교 신자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목사, 어머니는 기독교인이라는 환경에서 태여난 나와는 전혀 다르다. 야마구치현(山口)의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여난 어머니는 10대 때 미국에서 온 선교사를 만났다.그때 어머니는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발견했을 것이다. 혼자 ㅅㅅㅅㅅㅅㅅ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였다. 그 결단과 용기는 지금의 나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어머니는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였다.
그런 어머니는 내게 뭔가 지식을 주입하는 일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 나도 어머니의 신뢰를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솔직한 마음으로 호기심과 지적 요구에 나를 맡기며 공부를 하게 되였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남에게 지기 싫어했던 어린 나는 나이 차가 크지 않은 누나가 조금씩 글자를 읽자 경쟁심이 생겼다. 어느 날 하라가나의 (로)자를 땅바닥에 쓰고 “엄마 이거 뭐라고 읽어요?”하고 물었다. 그때 어머니는 “그 글자를 꼭 읽어야 하면 네 스스로 배울 때가 올 거야”하고 말했다. 나를 믿고 기다려준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도 감사의 마음과 함께 내 안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아이를 사랑하고 기대하기 때문에 “이렇게 되였으면 좋게다는 리상을 품는다. 그러나 그것을 강요하면 아이의 잠재능력을 봉인해버리는 사태를 부를 수 있다. 아이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마음에서 “이걸 해라’ “저건 안 된다”고 잔소리를 하는데 이는 아이의 가능성을 뭉개버릴 수 있다.
잔소리는부모의 의견일 뿐이다. 부모의 가치관을 무의식중에 자녀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아이에게 주어진 잠재적 능력은 우주처럼 그 크기를 알 수 있다.
그 아이이기 때문에 신이 준 재능이 있다는 걸 믿고 기다리자.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부모로서 가장 큰 역할임을 어머니게서 배웠다.
/오기활
2024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