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말:
근년에 필자는 105세(일본의 세이로카 국제병원 원장 히노하라 시게아키)현역의사가 죽기전에 꼭 남기고 싶다는 말을 묶은 책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를 인생필독서로 읽고 있다.
이 책은 히노하라 시게아키가 쓴 많은 책중에서 죽음을 앞두고 어느분의 인터부에 응해 꼭 한 달을 거쳐 36 개 물음에 화답한 내용을 “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로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는 책의 구구절절에 푹 빠져 들면서 단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저 오늘부터 36개 질문중 기를 나누어 추려서 올린다.
필자는 올리는 글의 순서를 36번부터 거꾸로 시작함을 알린다.
ㅡ편자
문: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일은 무엇인가요?
답: 웃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까지가장 슬퍼서 울었던 것은 구제 제3고등학교 리과 갑류에 불합격 했을 때다. 말하자면 갑류는 의과대학 진학 코스다
내가 7세 때 갑자기 어머니의 용태가 위독해서 그날 밤 하스나가 겐이츠라는 의사가 어머니를 돌보러 왔다. 그분은 기독교 신자였다.
그 때가 내 인생에서 정말 필사적으로 기도했던 첫 체험이다. 죽음을 앞둔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이 핏방울이 되여 흐를 만큼 필사적으로 기도했다는 내용이 성서에 나오는데 나도 7세 때 똑 같은 경험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신기한데 그때는 내가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라고 기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어머니를 구하려는 아스나가 선생님을 도와주세요”라고 기도 햇다.
아스나가 선생님의 기도와 나의 기도가 신께 전해진 걸까, 아무튼 어머니는 무사했고 그 후 어머니는 나와 인생을 같이할수 있었다. 내가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그 결심을 이를 수 있는 의대 지방 코스에서 떨어졌으니 너무 억울하고 슬퍼서 ....베게 커버가 젖을 정도로 밤새 울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시험에 합격했다. 합격 발표를 대신 확인해준 선배의 착오였다. 다음 날 자초지종을 알았을 때 그 기쁨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나는 그 경험에서 한 가지를 깨달은 것이 있다.
슬픔과 기쁨은 동전의 량면처럼 공존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하루밤을 울며 지낸 것으로 나 자신이 얼마나 의대에 가고 싶어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밤이 어두울수록 별이 빛난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의 따뜻함이 몸에 스며든다.
살다 보면 슬프고 힘든 일.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오히려 즐거운 일보다 더 많을지 모른다.
울고 싶을 때는 그 기분에 솔직해져서 실컷 울고 또 울어서 자기 안의 슬픔, 억울함과 마주하면 그 끝에는 반드시 진정한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아픔을 리해한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런 자애의 마음이 커진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은 그 역시 타인으로부터 배려를 받는다.
내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경험은 마음속 소중한 장소에서 지금도 나에게 미소를 짓는다.
/오기활
2024년 1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