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식의 조선족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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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선석의 장편소설 <압록강>의 의미와 가치 댓글:  조회:541  추천:0  2020-05-27
박선석의 장편소설 《압록강》의 의미와 가치  장춘식 《장백산》 2011년 1호부터 련재하기 시작하여 2015년 5호까지 총 29회에 걸쳐 련재된 박선석의 신작 장편소설 《압록강》은 박선석의 가족사적인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먼저 련재를 시작하면서 제시한 편집자의 말에서도 이런 상황은 확인된다.   가슴속에 태산처럼 모이고 쌓인 울분을 토로하기 위하여 다시 펜을 든 작가! 증조할아버지는 왜놈들에게 맞아죽고… 독립군에 참가하여 일본놈과 싸우던 할아버지는 민생단사건으로 자기 동료들에게 총살당하고… 아버지는 민주련맹에 들어 공산당을 위해 일하다가 국민당의 사형장에까지 끌려나가고 죽음은 면했지만 한평생 부농모자를 쓰고 살아야 했고… 외삼촌은 국민당에 총살당하고… 작가는 나서부터 출생죄를 짓고 35세까지 전반생을 천대꾸러기로… 작가의 5대 수난사를 다룬 눈물 없이는 읽을수가 없는 또 하나의 대하소설— 《압록강》이 독자들앞에 펼쳐집니다. , 2011년 1기.(련재1)   이미 출간된 작가의 다른 장편소설 《재해》와 《쓴웃음》도 그러하니 아마 이 작품으로 《재해》 이전까지의 가족사를 련결시키고자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본고에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서 작품의 의미와 문학사적인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인간의 행과 불행의 서사   소설의 1장부터 3장까지는 리경식일가의 중국 정착과정이 주로 리경식의 어머니인 오확실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러다가 제4장인 “데릴사위”부터는 점차 주인공이 오확실에서 아들인 리경식에게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리경식의 시점에서 주로 리경식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의 운명사가 제9장까지의 기본 스토리가 된다. 그런데 주인공이 조선인이주민이라는 사실을 떠나 이들 주인공 모자는 인간적으로 행과 불행이 교차되고 뒤바뀌는 운명을 살아간다. 먼저 소설 앞부분의 주인공인 오확실은 어려서는 선비가정에서 태여나 곱게 자라다가 18세에 안성에서 장사를 하는 리씨가문의 3대 외독자인 리정수에게 시집을 왔는데 “을사조약”이 체결되여 일제의 세력이 조선땅에 뻗치면서 시집의 가업이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그후 서울에 올라가 상점을 차렸으나 역시 실패하였다. 기미년 1월 21일 밤 고종황제의 급사를 계기로 일어난 “3.1”봉기에 원한이 쌓여있던 시아버지 리창대는 시위대에 앞장섰다가 왜놈에게 목숨을 잃었고 시어머니도 그 충격으로 쓰러진것이 결국 그해 여름에 사망한다. 이것이 원인이 되여 리정수는 비밀독립운동단체에 가담했고 신변이 위태해지자 홍범도장군을 찾아 중국 동북땅에 들어가는데 가면서 안해인 오확실에게 겨울이 되여 압록강이 얼게 되면 먼저 중국에 건너간 장인을 찾아 중국의 대전자라는 곳에 가도록 했다. 이러한 오확실일가의 운명은 시작단계에서 뚜렷한 하강구조를 이룬다. 오확실의 친정도 그렇거니와 장사를 하는 시집은 더구나 부자로 살아왔지만 일제세력의 확장으로 인한 매국적인 “을사조약”을 계기로 대한제국은 반식민지가 되며 다시 한일합방으로 조선은 일제의 완전 식민지로 전락하는데 그 영향은 이들 행복하던 가정에 불행의 단초를 제공했던것이다. 물론 이는 이들 한 가정의 일만은 아니며 따라서 상당정도 전형성을 띤다 하겠다. 게다가 시아버지의 죽음과 남편의 지하 항일투쟁 참여를 계기로 부득이 이민의 길에 나서는 운명에 처한다. 여기까지가 하강구조의 최저점이 되겠다. 물론 이 최저점을 금방 넘지는 못한다.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이민과정은 고난의 련속이였고 처음 도착한 대전자에서는 악패지주의 등살에 못이겨 다시 소전자에 옮겨가는 등 한동안의 실패를 거쳐서야 겨우 이민지에 안착하기에 이르는데 이때부터 다시 상승의 구조로 주인공의 운명은 바뀌여간다. 살림은 안정되고 아들 경식이는 글공부를 하며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하여 결혼까지 하게 되는것이다. 그런데 그 상승의 구조는 얼마 가지 못해 다시 경식이의 페병으로 위기를 맞으며 어머니의 극성스런 노력으로 완쾌되면서 다시 상승곡선을 이어간다. 착한 지주 왕보살의 도움과 또 같은 운명을 살아가는 조선이주민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운명의 전환이다. 그러한 상승의 구조는 아들 경식이의 노력으로 소지주가 되여 독립군에 군자금을 지원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 성공한 이주민의 모델이라 할수 있을 인생 대전환을 이룬것이다. 그러나 장인과 마찬가지로 독립군을 지원하는 김경원에게 장사밑천으로 변돈을 꿔주면서 시작된 위기는 마을의 학교건설에 대한 지원과 마적들처럼 인질납치까지 동원한 악한 지주의 음모에 걸려 다시 일락천장하여 하강곡선을 긋는다. 빚때문에 땅과 소를 팔고 다시 소작농의 신세가 되여버리는것이다. 이러한 주인공 운명의 곡선은 일관되게 두가지 내적인 요인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하나는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에 대한 지원이고 다른 하나는 착한 인간성이다. 첫번째 요인으로 하여 주인공은 큰 고생 없이 평범한 삶을 살수 있었음에도, 심지어 부자가 될수 있었을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고생과 위험을 찾아하며 때로는 개인의 희생마저 마다하지 않는다. 하강운명의 불가피성이라 할수 있다. 여기에는 독립운동에 대한, 혹은 항일저항에 몸바친 투사들에 대한 작가의 경의의 감정이 작용하였을수도 있고 이를 후대에 전하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 할수도 있을것이다. 더구나 항일투쟁에 이바지한 이주민들의 숨은 역할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주민의 후예로서 작가의 사명의식도 한몫 했을지 모른다. 두번째 요인은 비록 하강운명의 요인이기는 하나 동시에 거기에는 재기의 가능성이 동반된다. 착하게 살고 남을 도우면서 살기에 남의 도움을 받을수 있는 여건이 항상 주어져있기때문이다. 이러한 하강과 상승이 교차되고 엇바뀌는 주인공의 운명사는 인간운명의 보편적인 합법칙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서사적으로는 작품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요컨대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하강→상승→재하강→재상승(현재진형이기에 앞으로 이런 굴곡선은 더 많이 출현할 수도 있다)의 굴곡적인 인물의 운명구조와 작품의 서사구조는 이 소설에서 서사의 긴장감과 독자의 공명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2. 중국인과 조선이주민의 갈등 및 공생공존   조선이주민이 중국땅에 이민을 들어와 정착했던 곳은 대체로 동북의 신개간지이다. 청왕조가 만족의 성산으로 여겨 봉금했던 장백산지역 즉 력사적으로 우리에게 북간도, 서간도로 불려진 곳이다. 그래서 조선인이 이주해올 때는 그곳에 먼저 이주한 한족인들, 특히 산동반도쪽에서 이민을 온 한족인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있었던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조선인이 이곳에 이주할 때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먼저 들어온 한족인들과 관련을 맺을수밖에 없었다. 비록 한족인들도 이주민들이지만 그들은 먼저 들어왔고 또 자국땅에서의 이주이지만 조선인들은 타국땅에로의 이주이기에 그 처지는 같을 수가 없는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일가의 이민으로부터 시작된다. 서울에서 살길이 없어 중국 압록강가의 대전자라는 곳에 이주하는데 압록강을 건너자 만난 첫 인가가 바로 중국인의 외딴 농가이고 처음으로 만난 사람도 바로 중국인이였다. 비록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으나 그들이 만난 중국인은 착한 농민들이였다. 벙어리 안해에 철모르는 아이들과 말할줄은 알지만 중국말이여서 역시 말이 통할수가 없었지만 이들은 다 굶어죽게 된 일가 세사람을 강낭떡에 장아찌나마 배불리 먹여주고도 돈 한푼 받지 않으려 하며 감사의 마음에서 억지로 밀어주는 은가락지를 골무인줄 알고 받았다가는 썩 나중에야 그것이 값나가는 은가락지인줄을 알자 일부러 먼곳까지 찾아와 되돌려주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먼길을 걸어 이국땅에 온 길손이 또 길을 잃을까봐 썰매로 목적지 근처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조선에 있을 때는 마적이 득실거리는 공포의 땅으로 알고있던 중국땅에 왜 위기를 맞은 수많은 조선인들이 이주해 정착할 수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인이라고 다 착하고 인정이 넘치는것은 아니다. 대전자의 지주 장청산, 그의 마름이자 처남인 강부귀 강몽둥이가 그렇다. 이 소설의 앞부분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착한 중국인 농부(나중에야 나오지만 그는 산동 량산박의 영웅인 무송의 후예로 성은 무씨이고 어려서 무예를 익혀 무송의 후예답게 무예도 뛰어나다)외에는 이 장청산과 착한 지주 왕보살 두 지주가 중국인으로서는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후 주인공 경식이를 파산케 하는 고전자 아래마을의 왕지주와 그의 망나니 처남도 악한 지주의 이미지로 등장하며 마지막 부분에서 경식이가 다 죽게 된 중국인 류랑자를 살려주는데 앞으로 그 또한 중요한 인물로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악한 지주 장청산과 착한 지주 왕보살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두 지주는 아버지대에 모두 동냥으로 산동에서 동북에까지 전전하다가 이곳 대전자, 소전자에서 농사를 짓고 땅을 불려 지주가 되었는데 이들 세대의 두 중국인은 완전히 다른 지주가 되여있었다. 장청산은 악하기 그지가 없어 가난한 작인들의 피땀을 빨아내기에 혈안이 되어 처남인 강몽둥이를 내세워 악한 짓이란 악한 짓은 다 한다. 주인공인 오확실이가 처음 대전자에 찾아왔을 때 원래 목적지로 삼고 찾아왔던 친정아버지가 그들이 도착하기 얼마전에 야반도주를 한것도 이 장청산의 억압과 착취에 견디지 못하였기 때문인데, 오확실일가 세식구가 마을의 좌장격인 김령감네 수양딸이 되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겨우 살림을 차렸지만 결국 이 장청산과 강몽둥이의 등살에 견디지 못하여 소전자에 옮겨가게 된다. 이때 중국인과 조선이주민의 관계는 지주와 작인의 관계였고 이주민이 중국인에게 억압받고 무시당한것은 이민이기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런 착취와 피착취의 관계였기때문이다. 아래마을 소전자의 왕보살 왕지주가 이들 세 식구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점은 다른 방식으로 확인된다. 먼저 오확실일가가 소전자에 이사를 오게 되자 왕보살은 왕선생이 혼자 살던 집을 비워주며 일거리도 마련해준다. 마침 왕보살의 안해가 해산하게 되여 도움이 필요하여 그 일을 시킨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들 경식이는 자기 딸 수란이와 함께 왕선생에게서 글공부를 하도록 해주며 여러가지로 도움을 준다. 한편, 대전자에 살던 김령감 등이 소전자의 습지를 논으로 개간하려는 의사를 비쳤을 때도 왕보살은 흔쾌히 응낙하고 우월한 소작조건으로 전격 지지해줌으로써 장청산의 등살에 어렵게 살아가던 대전자의 조선인들을 전부 받아들여 안착하게 해준다. 그는 소작인들이 빚을 져도 빚독촉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명절이 되면 돼지를 잡아 고기를 나눠주기까지 한다. 경식이네에 대한 왕보살의 관심은 더구나 극진했다. 물론 왕보살의 안해가 해산했을 때 경식이 어머니가 극진히 도와준것과도 관련되고 또 왕보살이 “후즈(鬍子)” 즉 마적들에게 랍치되었을 때 경식이가 자신이 대신 “육표”로 있으면서 왕보살을 구해준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겠지만 왕보살의 보살과 같은 인간성의 일면을 보여준다. 경식이네를 믿어주고 경제적으로 번마다 도움을 주는것은 물론 수란이와의 혼사를 거절했을 때도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아버지인 왕보살뿐만 아니라 딸인 수란이도 경식이네에 대해 극진히 보살피며 특히 그녀는 죽으면서까지 경식에게 소 살 돈을 남겨주기도 한다. 이들 두 지주의 조선인에 대한 대조적인 태도는 계급적인 관계에서가 아니라 인간성의 차원에서 중국인과 조선인의 관계가 형성됐음을 알수 있게 해준다. 전날 장인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한바 있는 올빼미눈의 “후즈”가 착한 마적이 되여 항일에 나서게 된다는 사실도 작가의 이러한 인간성의 인식에서 비롯되였다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 경식이가 다 얼어죽게 된 중국인 동냥군을 구원해주는 사실도 장인이 전날 올빼미눈의 중국인을 구해준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적으로 덕을 쌓는 일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에서 중국인과 조선이주민의 관계는 인간과 인간, 즉 인간성 대 인간성의 관계일뿐 민족과 나라가 달랐던 두 인간 공동체의 대결관계는 아니였다 하겠다. 다만 왕보살의 딸 수란이와 경식이의 혼사 실패는 이민족간의 문화적인 차이에서 기인된것이 분명하다. 경식이와 수란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수란이의 림종을 페병에 대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체온으로 지켜주며 그녀의 유언에 따라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을 땅에 묻지 않고 나중에 부모가 죽은후에야 매장하는 중국인들의 재래 풍속을 깨고 원하던 바위밑에 묻어주는 경식이의 행위로, 그리고 사랑하는 경식에게 소를 사서 농사를 지으라며 돈을 남겨주는 수란이의 행위를 통해 특별히 돋우어 묘사한 작가의 서사적 장치 또한 이러한 문화적차이가 빚어낸 갈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것이다. 이런 문화적인 간격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있고 오늘날까지도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생사를 넘나드는 애절한 사랑의 비극은 이어지고있다. 물론 도시화가 빨리 진전되면서 한족과 조선족의 통혼은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문화적인 정체성 측면에서는 아직도 그것이 무난히 인정되는 상황은 아닌것이다. 이는 또한 민족적정체성의 문제와 관련되기때문에 문화적인 차이가 존재하는한 완전히 해결될 문제는 아닐것이라 보여지기도 한다. 요컨대 이 소설에서 중국인과 조선이주민은 적대적인 관계보다는 공생공존의 평화로운 관계이고 이는 사실 조선이주민이 현재까지 대를 이으며 중국땅에서 무난하게 생존해있을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가의 이러한 관계설정은 합리적이라 하겠다.   3. 부자의 선과 악 그리고 그 운명   앞에서도 론의된바와 같이 이 소설에서 부자는 착한 부자와 악한 부자로 량분된다. 장청산과 그의 마름 강부귀 그리고 고전자 아래마을의 왕지주와 그의 망나니 처남은 악한 지주의 대표라 하겠고 왕보살 왕지주네 일가는 보기 드문 착한 부자에 속한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주인공 경식이가 착한 부자에서 다시 소작농으로 되돌아가는 사실을 통해 왜 착한 부자가 존재하기 어려운지를 잘 드러낸다. 왕보살 왕지주 역시 땅은 적잖게 가지고 있으나 성품이 착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하기에 재부를 모으지 못하며 그나마 땅을 계속 보유할 수 있은것도 왕청산의 아버지와 왕보살 아버지의 혈연적인 관계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장청산은 전형적인 악패지주이다. 오확실의 친정아버지인 오지수는 생활에 보태려고 옥노를 놓아 사냥을 하는데 거기에 강청산의 개가 걸려 죽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장청산과 그의 마름 강부귀는 벌금으로 50원을 내라 한다. 소 한마리 값에 해당되는, 소작농으로서는 도무지 갚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돈이였고 그래서 오지수는 하는수 없이 야반도주를 해버린다. 장청산의 앞잡이격인 강몽둥이 강부귀는 더구나 “대호”라는 개를 추겨 경식의 녀동생인 경옥이를 물게 하며 자기네 개가 집에 오지 않자 무조건 꿩옥노를 놓는 경식에게 죄를 씌워 억지로 벌금을 안기려는 간악한 마름이다. 이들 간악한 지주들은 이처럼 여러가지로 악한 꾀를 내여 소작인들에게 빚을 지워 얽매여놓고는 이를 근거로 무상으로 일을 시키며 온갖 착취를 다한다. 심지어 아래마을 소전자에서 조선인들이 왕보살의 도움으로 진펄땅에 논을 풀어 논농사를 짓게 되자 더 이상 조선인들을 착취할 방법이 없게 된 장청산은 시내물 상류에 있다는 유리한 조건을 리용하여 논에 반드시 필요한 물을 내리지 못하도록 막아놓기까지 한다. 이때문에 논농사를 하던 조선인들은 아무리 우물을 파서 물을 대려고 애썼지만 수확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것이다. 악한 지주로 또 고산자의 아래마을 왕지주와 그의 망나니 처남이 있는데 이들 또한 장청산이나 강몽둥이에 전혀 못지 않다. 우선 이들은 지주가 되기까지의 경력 자체가 악질적이다. 강도질로 돈을 모아 땅을 사고 그래서 지주가 되였던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경식이가 땅을 사서 자작농사를 하는것을 그대로 두지 않으며 마적들의 방법인 인질 랍치를 통해 몸값을 받고 그 몸값을 내기 위해 변돈을 쓰게 함으로써 결국 땅을 탈취하는 목적을 이루기도 한다. 소전자의 지주 왕보살은 이들과는 전혀 상반되는 인간성의 소유자이다. 불교를 믿고 마음이 후덕하여 왕보살이라 불리기도 하였거니와 그는 자기집 머슴인 마씨에게 돈을 주어 장가를 들게 할뿐만아니라 혼자 사는 왕선생에게도 안해를 얻어주며 이들 모두에게 식구들처럼 살뜰하게 대해준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군들과 마찬가지로 일을 하며 얼마 안되는 돈을 가난구제와 이웃을 도와주는데 서슴치 않고 쓴다. 경식이를 공부시키고 여러모로 도와주며 심지어 경식이가 땅을 사 지주가 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선행은 조선이주민들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인 작인들에 대해서도 똑 같다. 경식이의 장인인 정장군과 경식이 본인도 착한 부자라 할수 있다. 정장군은 자기땅이 없어 지주라고 할수는 없으나 장사를 잘 하여 항상 롱안에 돈뭉치가 있는 부자이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가족은 다른 소작인들이나 마찬가지로 어렵게 살아간다. 그 돈은 모두가 항일독립군의 군자금으로 사용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했기때문이다. 경식이 또한 장인과 마찬가지로 군자금을 대고 이웃을 도와주지만 그는 한때나마 땅을 사서 지주가 된 경력을 가지고있다. 우리는 고대 중세소설들에서 권선징악, 고진감래의 스토리가 기본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소설들에서는 악한자는 반드시 악의 대가를 치르고 착한 사람은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리치가 통한다. 그러나 박선석의 이 소설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장청산이 조선인들의 농사를 망쳐놓기 위해 물을 막았다가 장마에 자기밭마저 날려보내고 그래서 소작농들이 다 도망친것이 어쩌면 악의 대가를 치른것이라 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완전히 파산하지는 않는다. 고전자 아래마을의 왕지주는 더구나 강도질하여 사람을 죽여 치부했음에도 전혀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잘산다. 그에 비해 소전자의 지주 왕보살은 자신이 몸이 허약할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잘 성장하지 못하며 곱게 키운 딸마저 페병에 걸려 죽고만다. 경식의 파산은 더구나 그렇다. 나라를 위하는 일, 이웃을 돕는 일에 열성을 다하고 항상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지만 결국 파산의 경지에 이르는것이다. 이에서 우리는 진짜 부자가 되는 길은 악해지는것,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부를 끌어모으는것뿐이라는 작가의 재부에 대한 인식을 짐작해볼수 있다. 사실 근대사회의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간의 대결 혹은 갈등은 이런 원인에서 비롯된것인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 왕보살이나 정장군, 리경식 등 착한 부자들의 재부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또한 재부란 꼭 필요한 량만 가지면 되며 그것이 인간이 행복해지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는 작가의 삶의 지혜도 동시에 파악할수 있다. 재부에 대한 무한대 수요를 창출하는 현대사회에서 작가의 이와 같은 소박한 재부관은 오히려 훨씬 더 합리적이고 자연의 순리에 가깝다 하겠다. 재부를 창출하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부작용, 가령 환경오염이나 온실효과와 이상기후 현상 등과 인간의 온정이 상실되는 현대사회의 페단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4. 항왜복국(抗倭復國)의 념원과 그 실천   이 소설의 중요한 운명적인 서사구조속에는 항상 항왜복국의 념원과 그 실천이라는 주제의식이 깔려있다. 주인공 오확실이가 이민을 할수밖에 없게 된것도 남편의 항일투쟁 투신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거니와 이들 일가의 운명은 경식이가 정씨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면서 항일투쟁에 군자금을 대주는 숨은 항일투사와도 관련을 맺는다. 이를 통해 홍범도나 김좌진의 대한독립군의 활동과 그 뒤를 이은 량세봉장군의 항일투쟁이 작품속에 등장하며 다시 주인공 아버지의 동지였던 김씨를 통해 동만지구의 공산당 항일투쟁도 곁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주인공 경식이마저 항일에 협조하게 된다. 항왜복국의 념원 혹은 의지는 우선 주인공일가의 3대에 걸친 항일의 투쟁경력으로 표현된다. 부자였던 할아버지는 “을사조약”으로 나라가 반식민지화하면서 가세가 기울어져 서울에 올라오며 거기서 재기를 노리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게 되자 그러한 파산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일제의 침략에 반항하여 3.1운동에 적극 나섰다가 목숨을 잃는다. 그것이 원인이 되여 주인공 일가의 제2세대인 아버지는 더구나 적극적으로 폭력항일에 나서며 결국 항일독립군을 찾아 중국땅에 들어가게 된다. 간신히 공산당항일군에 가담했으나 아버지는 결국 민생단사건에 련루되여 죽게 된다. 제3세대인 경식이대에 이르러서는 직접적인 항일투쟁에는 나서지 않지만 독립군을 지원하는 장인의 영향으로 돈을 벌어 군자금을 보내는 간접적인 항일에 적극 나서게 되는데 나중에야 부친의 항일투쟁경력을 알게 된 그는 더욱 항일투쟁에 나설것임을 예견하기 어렵지 않다. 비록 소설이 아직도 련재중이기에 단정할수는 없지만 파산을 감수하면서까지 군자금을 내고 학교설립을 지원하며 또 항일에 나섰던 김경원의 일가를 도와주는 경식의 행위는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암시해주고있는것이다. 특히 장인이 량세봉장군의 위패를 모셔 제를 올리며 량세봉장군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자리에 사위인 경식이를 데리고가서 량세봉장군의 위인과 항일의지를 전해주는 행위는 주인공의 앞으로의 행위에 대한 분명한 암시에 다름아니다. 또한 조선인의 양자로 성장한 경력을 가진 마적의 두번째 두목이나 장인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바 있는 올빼미눈의 마적두목이 경식이의 권고로 항일투쟁에 나선다는 사실도 이주민의 항왜복국의 념원과 의지를 반영한것이라 하겠다. 당시 수많은 마적무리들중에서 실제로 항일에 나섰던 마적들이 적지 않았던것 또한 사실이지만 소설에 나오는 두 마적두목이 모두 조선인의 도움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경력을 가지고있고 특히 항일을 위해 돈을 벌던 장인의 구원을 받은것과 항일독립군의 자식이요 항일을 돕는 정장군의 사위인 경식이의 권고로 항일투쟁에 참여하게 되였다는 사실은 항일과 조선이주민의 관련성을 강조한것임을 알수 있다. 그외에도 소설에서는 대한독립군의 홍범도장군과 김좌진장군의 업적을 여러곳에서 언급하고있고 특히 정장군이라는 인물을 통해 량세봉장군이라는 실재했던 인물을 소설에 끌어들임으로써 조선인의 항일투쟁모습을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내고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의 항일투쟁에 조선인들도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후세에 알리려는 작가의식의 결실이라 하겠다. 더 중요한것은 소설 전반을 통해 주인공들의 운명을 항일투쟁과 밀접히 관련시켜 형상화했다는 점이다. 작가의 목적의식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 광복직후의 정치사회적혼란과 토지개혁의 문제점 제시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무조건 항복함에 따라 이주민들이 고대하던 광복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그러나 반일투쟁에 나서면서 일제를 이 땅에서 몰아내면 돌아온다던 주인공 경식의 아버지 항일투사 리정수는 돌아오지 못한다. 그것도 일제와의 전투에서가 아니라 억울하게도 민생단사건에 련루되여 자기 사람들에 의해 처형되였던것이다. 이것은 물론 광복이전의 상황이다. 광복직후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나타낸다. 가장 먼저 등장한것이 광복직후 고산자라는 동북의 변방지역에서 공산당과 국민당의 쟁탈전이다. 부자들(왕지주)은 국민당이 이긴다는 판단하에 고산자의 조선인농민들을 더 악랄하게 착취하고 가난한 농민들은 적극 민주련맹에 들어 활동하거나 직접 해방군에 들어가 국민당과 싸우는데 주인공인 경식은 민주련맹에 줄을 선 혐의로 국민당군의 사형장에까지 끌려나갔다가 민주련맹쪽에 줄을 선 류지주의 도움으로 요행 살아난다. 다음, 경식의 작은처남은 해방군에 들어가 싸우다가 위병때문에 치료 겸 모병공작을 나온 사이 국민당쪽에 줄을 선 자의 밀고로 붙잡혀 사형당한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쟁탈전으로 희생되였거나 수난을 겪은 수많은 조선이주민들의 운명을 축소판으로 보여준 경우가 되겠다. 실제로도 다수의 경우 조선인 이주민들은 공산당편에 섰던바 이는 광복후 중국에 남은 이주민들 다수가 가난한 농민들이고 공산당의 리념이나 주장이 이들의 생존리익에 부합하였기때문이다. 다행히도 동북에서 공산당과 국민당의 쟁탈전은 긴 시간을 끌지 않고 공산당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이번에는 토지개혁과 이에 동반된 지주부농의 청산이다. 토지개혁의 핵심은 지주나 부농의 땅을 몰수하여 땅이 없는 빈하중농들에게 나누어주는 행위인데, 력사적으로 동북지역은 비교적 일찍 해방되였기에 토지개혁도 다른 지역에 비해 한발 앞섰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실시하는 제도이다보니 정책적으로나 구체적인 실시과정에 이러저러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소설에 제시된 토지개혁의 양상에서 우리는 이점을 확인할수 있다. 국민당군이 쫓겨가고 공산당군이 오면서 곧 토지개혁이 시작되는데 소전자에서는 토지개혁공작대가 와서 지주의 재산을 청산하고 투쟁하려 했으나 지주이기는 하지만 마음 좋은 왕보살이 가지고있던 전 재산을 내놓은데다 마을사람들에게도 쌓인 원한이 없어 투쟁은 대전자의 왕패왕과 강몽둥이에 집중되였다. 둘은 숨긴 재산을 가지고 도망치려다가 붙잡혀 오히려 더 민분을 샀고 결국 총살당하며 그 자식들과 가족 모두 분노한 군중에게 맞아죽는다. 고산자마을에서는 왕지주가 처남을 시켜 후즈 즉 비적노릇을 한 죄까지 불지 않을수 없었고 위만경찰을 했던 한청하도 잡혀나와 결국 처형되였다. 거기까지는 청산대상이 청산된것이 분명하고 비록 가족마저 마구 때려죽인 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지만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그후부터는 지주청산이 개인적인 보복으로 변질되여 마을에서 존경받던 김시영령감이 신재한에게 몽둥이로 맞아죽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편, 고산자의 조선인마을에는 지주로 성분을 획분할만한 부자가 없으니 송공작원이 나타나 없는 지주부농을 억지로 만들어낸다. 겨우 들춰낸것이 10년전 변돈을 얻어 땅을 산 주인공 리경식(그는 독립군의 군자금을 낸바 있었다)인데 그래서 원래 지주로 정해진것을 송공작원이 선심을 쓴다며 부농으로 낮춰주고 대신 리기두라고 하는, 할아버지때 땅 대여섯쌍을 샀다가 아버지가 병치료에 쓰노라 다 팔아버리고 이제 겨우 움집에서 사는 빈털털이를 지주로 정했다. 토지개혁이 상당정도 정책적으로 빗나갔음을 확인할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작품에서는 “낡은 사회를 뒤엎고 착취와 압박이 없는 새 사회를 만들기 위한 토지개혁은 성적도 크지만 억울한 일도 없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이듬해(1948년)초에 성위에서 새로운 지시가 하달되여서야 근절되였다.”고 정책수행자의 개인적인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일시적인 문제점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립장에서는 그 일시적인 오류때문에 반평생의 불우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주인공 김경식일가의 운명이 바로 이 경우에 속한다. “네 말도 옳지만 그래도 우리는 조선사람이 아니냐? 제 나라로 돌아가야지.” “그게 무슨 관계예요? 아무데서나 정들면 고향이고 잘살면 그만이지요. 그새 우리는 이 땅에서 살면서 땅을 개간하고 한전을 논으로 개답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았나요? 어디 그뿐인가요? 중국사람들과 함께 피를 흘리면서 왜놈들을 몰아냈지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정든 땅과 정든 사람들을 버리고 가겠어요? 제발 돌아가지 말아요. 대신 공산당을 따라 혁명하자요.”(경식이와 처남 창수의 대화)   최영년이 눈물만 흘리는 경식이를 보고 재촉했다. 그제야 일어서는 경식이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처남이 동경하던 사회, 빈부의 차이고 없고 모두 일하고 모두 잘 먹고 잘사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공산당을 따르리라고.   앞의 인용문은 주인공 경식이가 중국에 남아 나중에 조선족이 된 경위를 제시하고있다. 물론 광복이 되면서 조선에 돌아가지 않고 중국에 남은 조선인들, 나중에 조선족이 된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조선에 나가봐야 집도 없고 땅도 없으며 의지할데도 없는 가난한 농민들이고 다른 한가지 경우는 공산당의 제도에 대한 선망과 기대감을 가진 사람들이다. 특히 공산당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제도에 대한 기대감은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주었다. 주인공 리경식은 비록 서울에 나가면 그나마 조금은 의지할데도 있었으나 결국 중국에 남게 되는데, 여기에는 공산당 사람인 처남의 설득때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공산당의 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하겠다. 민주련맹에 들어 공산당의 적극적인 옹호자가 된것에서 이점을 확인할수 있다. 다시 말하면 조선이주민의 한 구성원으로서 리경식은 공산당의 주의와 제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여 중국에 남았고 결국 나중에 조선족이 된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개혁이 시작되면서 리경식은 억울하게도 청산대상이 되고만다. 당의 하급 공작원의 일시적인 오류 혹은 정책집행자의 지나친 “적극성” 내지는 좌편향 립장때문에 땅을 조금 가지고있다고 부농으로 분류되였던것이다. 지난 론문에서 리경식일가가 땅뙈기나마 가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거니와 아무리 땅의 유무에 따라 성분을 가른다고 하더라도 억울함은 여전하다. 앞의 두번째 인용문에서 확인할수 있듯이 주인공은 공산당에 자신의 미래를 맡기고자 했었는데 오히려 청산의 대상이 되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부자 혹은 지주가 적었기때문에 억지로 청산대상에 집어넣었으니 이는 억울함을 넘어 당의 토지개혁정책의 문제점을 분명히 드러낸것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억울함은 건국후 수차례의 정치운동중에 끊임없이 반복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압록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 작가의 다른 장편소설 《재해》와 《쓴웃음》에 등장하는 인물의 운명을 통해서이다. 물론 리경식일가가 해방후 장기간 당해온 억울함은 좌편향의 정책과 리념이 우리 사회에 미친 소모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에 의한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이른바 “성분유일론”과 그 연장선상에서 빚어진 비극이라 할것인데 이는 당연히 시정하고 반성해야 할 오류이고 개혁개방초기 이른바 “상처문학”의 시대부터 우리의 수많은 작품들이 이를 다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여전히 새롭고 절실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다가오는것은 아무래도 작품의 주인공과 비슷한 가족사의 경력을 가진 작가 자신의 체험적이요 절실한 인식에서 비롯된것은 아닐까싶다. 어쩌면 작가의 이런 가족사적인 경력이 본 작품을 포함한 3부작 장편시리즈의 창작동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재해》와 《쓴웃음》에서 드러나는, 극“좌”적인 정책과 이로 인해 발생한 웃지도 울지도 못할 력사적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은 이런 판단을 뒤받침해준다.   6. 선과 악에는 빈부의 구분이 없다   가난과 선, 부유와 악을 동일시하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절대적인 동일시는 아니지만 이런 원리로 우리는 새중국을 만들어냈다. 이를 가능케 한것은 가난인즉 무권리, 부유인즉 강권이라는 또 다른 등식이다. 당대 즉 소설의 시대적인 배경이 된 시대 중국사회의 상황에서는 이런 원리가 기본적으로 정확했다. 그러나 이는 극단적인 상황이고 실제로 그 리면을 면밀히 따져보면 가난과 선, 부유와 악은 절대적인 등식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소설의 이야기에서 이점은 다시 한번 확인된다. 지난 론문에서 필자는 소설에 그려진 부자의 선과 악에 대해 살펴보았다. 가장 전형적인것이 각각 대전자와 소전자에 살고있는 두 지주 즉 왕패왕과 왕보살의 악과 선의 대조적인 이미지라 할수 있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왕패왕의 행적은 지주청산시 온 가족이 총살당하거나 분노한 농민들에게 맞아죽었다는것 외에 특별히 전개되지는 않고있다. 왕보살의 행적은 조금 더 전개되여 묘사되였으나 여전히 일관된 선의의 행위들외에는 억울하게도 사위인 왕영귀에게 본인을 포함하여 온 가족이 살해되였다는것이 그 내용의 전부가 된다.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대신 가난한 자의 악에 대한 묘사가 상당정도 선과 악의 주제라는 측면에서 그 연장선에 놓인다 하겠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왕영귀이다. 리경식의 집에 오기전까지 왕영귀라는 인물의 내력은 그리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다. 다만 그 본인의 입을 통해 가난때문에 사방팔방 떠돌아다니면서 안해본 일이 없다는 정도로 제시되여있다. 그외의것은 모두가 고산자마을에서 굶은데다 추위때문에 얼어죽게 된것을 주인공 경식이가 구해준 사건부터 시작하여 장인장모뿐만이 아니라 안해와 친자식마저 무참히 살해하고서도 지주를 청산한 적극분자가 된다는 토지개혁 후기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왕영귀는 처음부터 악한이였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경식이가 구해주어 원기를 회복하자 공밥을 먹고만 있을수는 없다며 일거리를 찾으려고 하는 점에서 보면 적어도 라태때문에 가난했던것은 아니라 할수 있는데 경식이와 더불어 사냥을 다니면서 가장 먼저 드러난것이 바로 일종의 살기이다. 옥노에 걸린 메돼지를 두려움도 없이 도끼로 찍어 잡은것이다. 본인의 말로는 전에 어느 소푸주간에서 일을 봐준적이 있다고는 했으나 그런 경력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비단 팔러 나섰다가 어느 객주집에서 옛날 경식이를 납치해서 륙표로 삼아 돈을 갈취해간적이 있는 코맹맹이를 만났을 때 왕영귀는 다음날 인적없는 길가에서 그 코맹맹이가 갖고있던 권총을 들춰내고 녀석을 돌로 까죽인다. 아무리 마적행세를 했던 코맹맹이를 죽였다 해도 왕영귀의 살인때문에 겁이 나서 어쩔줄을 모르는 경식이와는 달리 정작 살인을 저지른 왕영귀는 자신의 소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오히려 권총을 얻은것을 행운으로 생각할 정도이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살인은 평범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이 인물의 근면과 살기(殺氣), 그리고 주저없는 살인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까? 유랑인의 생존원리로 해석하면 전부는 아니라 해도 기본적인 해석은 가능할것 같다. 전쟁과 재난이 빈번했던 험악한 그 시대에 떠돌이생활을 하면서 자기의 생명을 보존하는데 적절한 방법으로 실용적인 삶의 태도만큼 효과적인것도 많지 않을것인데 그러한 실용성은 전통적인 도덕의 기준을 어느 정도 벗어날수밖에 없다. 실용적인 삶의 태도가 잘 반영된것이 마적들의 생활방식이다. 왕영귀의 경우 자기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경식의 은혜에 대해서는 깊이 감사하며 여러모로 은혜를 갚으려 한다. 이는 이른바 의(義)에 따른 행위이다. 그런데 극한적인 가난에서 탈출하여 지주집 사위가 됨으로써 흔히 말하는 “잘살수 있”게 되자 과거 일부 보였던 의협성은 사라지고 사냥과 같은 살생에 재미를 느낀다. 성격의 다른 한 측면 즉 살기가 살아난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되자, 즉 토지개혁이 시작되여 지주의 재산을 몰수하고 심지어 왕패왕과 같은 악패지주의 온 가족이 살해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맞아, 왕영귀는 자신 또한 지주인 왕보살의 사위라는 신분때문에 죽을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생각한것이 바로 도주이다. 유랑인의 생존원리에 따라 의리는 차치하고 가장 기본적인 도덕성마저 상실하면서 자신만 살려고 한것이다. 장인을 비롯한 온 가족을 살해한것도 이런 원리에서 해석된다. 물론 이것만으로 왕영귀라는 인물의 본질이 완전히 해명되는것은 아니다. 소설에 나타난 그 엄청난 행위의 리면에는 소설에서 미처 해명되지 않은 이 인물의 과거 행적이 큰 역할을 했을것이 분명하다. 가령 마적단에 들어 로략질을 일삼았다던가 아니면 다른 강도노릇을 했다던가 하는것들이다. 코맹맹이를 죽이고 총을 탈취하는 등 그의 서슴없으면서 또 능수능란한 행위는 이러한 예측을 가능케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소설에는 이러한 설명이 빠져있다. 작품의 흠집에 속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왕영귀라는 인물을 통해 악한의 근면, 살기, 의리와 같은 서로 모순되는 성격을 그리고자 한 작가의 시도는 인정해야 할것 같다. 인간성격의 다면성에 대한 인식은 사실주의 문학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볼 때 그러하다. 이는 인간은 원래 내면에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있으며 이 선과 악의 힘겨루기에 의해 혹은 선이, 혹은 악이 외적으로 드러나게 되여있다는 원리에서이다.   7. 부와 근면의 상관성 그리고 합작화의 의미   주인공 경식의 경력은 전체적으로 보면 잘살기 위해 즉 부를 쌓기 위해 근면하게 살아온 력사라 할수 있다. 거기에 착한 심성이 더해지면서 소설은 우리의 서민사회가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를 나타내주고있다. 경식의 어머니 확실이가 남편을 항일전선에 보내고 가산이 바닥나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할수 없게 된 상황에서 서울의 생활을 접고 아직 철부지인 아들과 딸을 데리고 힘겹게 압록강을 건널 때는 그야말로 빈털털이 살림이였다. 그러던것이 나중에는 조선이주민 이웃들과 중국인들 특히 왕보살의 보살핌에 힘입어 부지런히 일하며 나중에는 땅까지 사서 재부를 모으게 되고 독립군에 군자금을 지원하기에까지 이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토지개혁을 맞아 억울하게 부농으로 성분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모았던 얼마 안되는 재산을 모두 상실한 후에도 그는 과거 그의 도움을 받았던 친구와 이웃들 특히 한족이웃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고 나중에는 또 타고난 근면으로 다시 부를 쌓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 근면이 곧 부요 잘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한 로동으로 부를 쌓아야만 한다는 작가의 소박한 인생관과 삶의 지혜가 반영된 경우이다. 한편, 소설에서는 근면의 힘을 라태에 의한 빈곤과 대조적으로 그려내고있다. 주인공 리경식은 부농성분때문에 재산을 청산당하고 빈털털이가 되여 가위골에 쫓겨가서 다 허물어져가는 김순태네 집에 이사짐을 풀어놓지만 돌밭농사를 지으면서도 근면의 힘으로 부를 모아 4년만에 다시 평야마을로 이사를 나오게 되고 자식들도 공부시키는 등 재기에 성공한다. 그와는 반대로 원래 자기가 거주하는 집마저 다 허물어지도록 수리를 하지 않을 정도의 라태때문에 빈곤에 빠져있다가 토지개혁에서 빈농성분이 확정된 덕에 좋은 땅과 소를 분여받은 김순태, 바로 경식에게 허물어져가는 집을 내주었던 그 김순태는 얼마 안되는 사이 고질적인 라태때문에 빚을 지고 집과 땅을 다 팔아야 했으며 다시 가위골에 되돌아가야 할 신세가 되였다. 경식이가 잘 가꾸어놓은 집과 땅을 달라고 애원하는 상황이 발생한것이다. 라태와 빈곤의 상관성을 통해 부와 근면의 상관성이 잘 반영된 경우이다. 그리고 합작화이다. 합작화란 무엇인가? 대답은 단순하다. 개인이 가지고있던 토지와 농쟁기, 역축을 포함한 생산자료를 한데 모아놓고 농민들이 함께 농사를 짓는 제도가 합작화요 그후의 인민공사라 할수 있는데, 작가는 대과반(大鍋飯)이라고 불린 이 제도의 문제점을 농민의 근면과 라태의 관계를 통해 표현하고있다. 물론 소설에서는 농업합작사를 만들어 지은 첫해농사가 엉망이 되였다는 정도로만 묘사되고 끝나지만 그러한 암시는 충분히 감지할수 있다. 그 내용은 물론 이 작가가 먼저 발표한 장편 《재해》에서 다뤄지고있지만 여기서 우리는 근면과 라태의 문제가 철저한 농민작가였던 박선석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의식이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다. 이제 다시 《압록강》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작가의 다른 소설 《재해》와 《쓴웃음》을 련관시켜 보면, 인간이 부를 누리기 위해서는 근면이 최우선이고 라태는 부의 가장 큰 적인데 합작화나 인민공사화 즉 집단농사는 농민의 라태를 야기함으로써 가난할수밖에 없다는 인식, 따라서 농민의 근면을 최대한 발동할수 있는 개인영농을 회복시킨 개혁개방만이 농민을 잘살게 할수 있는 길이라는것이 이 작가의 부와 근면에 대한 인식이 아닌가 한다. 지극히 소박하고 상식적인것 같지만 우리는 건국후 꽤 오랜 기간동안 이러한 상식적인 원리를 무시해왔고 그로 하여 전 사회적인 빈곤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작가의 소박한 인식은 가치가 있는것이다.   맺는 말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의 운명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일가 3대에 걸친 인간의 운명사가 중심축에 놓여 이야기를 이룬다. 거기에 조선이주민 즉 우리 조상들의 이민과 중국에서의 정착의 고난사, 그 과정에 중국인들과 발생한 여러가지 관계들, 재부축적의 과정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희비극들, 부자와 빈자의 갈등, 이주민의 항일투쟁 참여 등이 겹쳐지면서 좀더 다양하고 두터운 력사적 풍속도를 이루고있다. 작품 발표순으로 보면 장편소설 《쓴웃음》이 제일 먼저이고 그 다음이 장편 《재해》, 마지막이 《압록강》이지만 작품에 그려진 이야기의 력사적배경은 오히려 시간적으로 그 정 반대순이다. 즉 《압록강》에서 시작된 력사가 《재해》를 거쳐 《쓴웃음》에 이르는것이다. 결국 박선석은 조선에서 중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과정, 그리고 대를 이으며 중국의 조선족으로서 삶을 영위해가는 과정에 겪어온 가족사의 중요한 부분을 이 방대한 장편소설시리즈에 담고있다는 말이 되겠다. 이를 한마디로 개괄하면 복잡한 력사적,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인 담론속에 장기간 묻혀있던 혹은 가려져있던 이주민의 풀뿌리인생을 파내고 드러냈다고 볼수 있다. 소설은 력사서나 신문기사와는 달리 력사의 주재자나 신문 사건의 주인공보다는 이러한 표면적인 력사 현상의 리면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인간의 삶의 본질적인 양상에 더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인간의 피부에 와닿는 삶의 문제가 되기때문이다. 박선석의 가족사소설의 력사적배경은 근대이후 중국 정치사회의 시대적 변혁과 변화의 과정이지만 소설의 내적인 흐름의 원리는 한 이주민가족의 운명사이다. 그러니까 박선석은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조선족의 형성과 발전의 리면사를 제시해놓은셈이 되겠다. 서사적인 측면에서 이 소설은 하강→상승→재하강→재상승의 운명구조를 전통적인 사실주의 방식으로 전개하면서 소설적인 긴장감을 유지하고있고 거기에 조선이주민의 생활상, 마적의 행태, 중국인들의 이색적인 생활풍속과 당대 특유의 력사적 풍속 등을 적절히 가미함으로써 흥미성을 더해준다. 다만 작가의 다른 장편소설인 《쓴웃음》에서 보여주었던 해학과 풍자, 유머 등의 개성적인 서사전략들이 사라져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 작품으로 작가 본인이 야심차개 계획해왔던, 이민으로부터 건국후의 상황과 개혁개방에 이르기까지의 력사적인 흐름과 그 내면에서 움직여온 풀뿌리 인생을 그려내려던 방대한 프로젝트를 마침내 완성했다는 측면에서 문학사의 중요한 사건이라 보지 않을수 없다. 끝으로 가족의 기구한 운명에 대한 주인공 경식의 넉두리 섞인 한탄의 말을 인용하는것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 인용이야말로 작가 박선석이 방대한 량의 장편소설시리즈를 창작하게 된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였을지도 모른다는 리유에서이다.   “할아버지는 만세운동(3.1운동)에 참가했다가 철천지원쑤 왜놈들에게 맞아죽고 아버지는 원쑤를 갚겠다고 중국으로 와서 왜놈들과 싸우다가 억울하게 민생단으로 몰려 죽고 나는 왜놈들과 싸우는 조선혁명군을 위해 군자금을 내려고 산을 사서 밭을 일구었다가 부농이 되여 경제청산을 당하고...내 팔자는 왜 이렇소? 국민당이 왔을 때는 민주련맹에 든 죄로 사형장에 끌려나가고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전에 땅이 있었던 죄로 부농이 되여 산골로 쫓겨나고...”---경식의 말.   고희의 년세에 힘든 작업을 완성하여 우리에게 가치있는 작품을 선물해준 박선석작가에게 경의를 드린다. 이 소설은 비록 다분히 가족사적인 성격을 나타내지만 이는 우리 조선족의 이민사, 정착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있고 따라서 우리의 뿌리에 관한 이야기에 속하며 그래서 더구나 가치가 있다.  
2    金勋文学的互文性研究 댓글:  조회:672  추천:0  2020-05-27
金勋文学的互文性研究 ——小说、戏剧、电影电视剧本的关联性 张春植   内容提要:   金勋是建国后朝鲜族第四代作家群的代表人物之一,活跃于整个八十年代,九十年代沉寂一段时间之后,新世纪前后又开始新的一个创作周期,成果颇丰。他的作品以时代感强烈的中短篇小说为主,但是其戏剧和电影、电视叙事也极富特点。讨论金勋的创作,其最突出的特点是,以小说创作为主,同时参与戏剧、电影电视剧本创作,而在小说、戏剧、电影电视剧本之间呈现叙事上的相关性,不少作品在题材和主题上还呈现出几个关系非常紧密的作品群,从而文学创作的互文性便成为可能。 金勋文学的互文性,通过对同一题材的不同体裁创作,达到将文学效率最大化的目的。这种效果不仅是通过体裁转换最大限度地体现体裁的特点来实现,同时也通过文学修养的进步深化其主题来实现,而这是只有通过互文性才能实现的文学现象。     关键词:金勋;互文性;朝鲜族;知青;新时期         前言   “互文性”(Intertextuality,又称为“文本间性”或“互文本性”)概念最早由法国人朱丽娅·克里斯蒂娃于1966年在关于巴赫金的论文中提出,其中包括巴赫金关于对话理论与复调理论的概念。此后,“‘互文性’就被结构主义、符号学、解构主义、后殖民主义、女性主义、精神分析、‘文化研究’等诸多的理论流派所挪用。如今,‘互文性’业已成为文学理论和文化研究领域最为常用而使用又最为混乱的关键词之一。”[1]从广义上这一概念认为,文学话语不是归属于某一作家的独创性或者特殊性,而以既有的个别文本及一般的文学规约和习惯的方式存在。[2]克里斯蒂娃在《符号学》一书中指出:“任何作品的本文都像许多行文的镶嵌品那样构成的,任何本文都是其它本文的吸收和转化。”[3] “互文性”概念主要有两个方面的基本含义。一是“一个确定的文本与它所引用、改写、吸收、扩展、或在总体上加以改造的其他文本之间的关系”;二是“任何文本都是一种互文,在一个文本之中,不同程度地以各种多少能辨认的形式存在着其他的文本;譬如,先时文化的文本和周围文化的文本,任何文本都是对过去的引文的重新组织”。“互文性”概念强调的是把写作置于一个坐标体系中予以关照:从横向上看,它将一个文本与其他文本进行对比研究,让文本在一个文本的系统中确定其特性;从纵向上看,它注重前文本的影响研究,从而获得对文学和文化传统的系统认识。应当说,用“互文性”来描述文本间涉的问题,不仅显示出了写作活动内部多元文化、多元话语相互交织的事实,而且也呈示出了写作的深广性及其丰富而又复杂的文化内蕴和社会历史内涵。[4] 就如李玉平所指出,互文性概念及理论已扩散到文学与文化研究的广泛领域,尤其在文学研究中给我们提供阐释文学文本丰富内涵的有力而科学的工具与手段。 金勋是建国后朝鲜族第四代作家群的代表人物之一,活跃于整个八十年代,九十年代沉寂一段实践之后,新世纪前后又开始了新的一个创作周期,成果颇丰。他的作品以时代感强烈的中短篇小说为主,但是其戏剧和电影、电视叙事也极富特点。轻松诙谐,延边方言运用自如,幽默中带些悲苦,却不乏积极向上的热情,这些都是八十年代朝鲜族戏剧的特点,而形成这些特点,金勋的戏剧作品所做出的贡献是不可或缺的。 伴随着改革开放的发展跨入文坛的金勋,至今已创作发表了40多篇中短篇小说,40多篇戏剧作品和电影、电视剧本,另外还发表了散文、报告文学等作品50多篇,诗歌80多篇,评论、创作谈30多篇,共计250多篇作品,出版了8部作品集和6部个人文集。不少作品翻译成中文发表,有些作品还在海外介绍。获得包括全国少数民族文学“骏马奖”在内的多种奖项,可见其文学创作在国内、国外都获得承认。 从作品的主题倾向看,金勋的文学可归纳为以下四个类型:一是积极应对时代的变化;二是再现文化大革命的体验及知识青年情结;三是生命价值的阐释;四是对民族意识的再认识。这其中,前三个类型以文革及其延长线上的知青问题作为主要母题。它们有时是作为背景,有时是作为主要矛盾出现,有时是间接的、有时又是直接的方式再现出来,这和金勋本人的个人经历有着密不可分的关联。第四个类型看似与作家的经历没有直接的关系,但实际上却和作家的民族身份认同有着不可分割的关系,这一点作为朝鲜族社会的价值认同之一,具有重要的意义。 讨论金勋的创作,其最突出的特点是,以小说创作为主,同时参与戏剧、电影电视剧本创作,而在小说、戏剧、电影电视剧本之间呈现叙事上的相关性,不少作品在题材和主题上还呈现出几个关系非常紧密的作品群。其中《操心之事》作品群和《哭着笑的人们》作品群,以及《“精神病理学”研究》作品群就是属于这一类型。 《哭着笑的人们》作品群和《“精神病理学”研究》作品群主要以小说和戏剧之间形成互文性,而《操心之事》作品群则小说与戏剧、电视剧本之间形成互文性。另外独幕剧《卖豆腐》虽人物的名字和故事背景不同,但是在叙事结构上却与《操心之事》作品群形成互文性。 基于此,本文主要从横向坐标体系中对金勋文学的互文性加以关照,从作家本人各个文本之间的关联中探索其写作特性,探索其意义和价值。   1.《操心之事》作品群——小说、戏剧、电视剧本的相互关联性   《操心之事》作品群名称取自短篇小说《操心之事》(1981),此作品群除了这篇小说之外,还包括电视剧本《妈妈您放心》(1982)和戏剧《操心之事,会心之事》(1982)、《卖豆腐》(1981)等四部(篇)叙事作品。这四部(篇)都是在1981年至1982年的两年间发表或者公演,显然作者是几乎同时创作这群作品,那么,其相互关联性或者互文性是如何体现的呢? 先以短篇小说《操心之事》作为基本型,分析其结构特点。 小说是以记者与主要人物的访谈形式叙述的。 对崔氏的访谈内容: 崔氏的二儿子明浩没有“正当”职业,在个体企业“新街照相美术服务部”以给人照相、画广告为生,年轻时没了丈夫的崔氏对此十分操心,更让她烦心的是儿子没有“正当”职业该如何娶媳妇呢。可就在这时,她偶然在家里的录音机里听到女儿美顺的同学玉任跟儿子谈情说爱的录音,心里突然豁然开朗。但同时,偶然碰见同样没有“正当”职业的亨吉跟女儿没顺一起看电影,心又感到郁闷起来了。亨吉和明浩是在同一个个体企业里工作的。 对美顺的访谈内容: 那天晚上,看完电影回家后被母亲臭骂一顿,而且第二天起被“软禁”在家里,不能到照相美术服务部上班,母亲就是不让她再见到亨吉。另一方面,崔氏把一个在国营单位工作的小伙子介绍给女儿,当时,对刚从农村返城的知青来说,国营单位是最为理想的工作岗位。祸不单行,就在这时亨吉给美顺送来了一张写有一个大大问号的纸条。 对亨吉的访谈内容:明浩、亨吉、美顺、玉任这四位青年是从同一个村“集体户”里返城的知识青年,他们的恋情是在“集体户”时期,美顺喜欢爱好摄影的亨吉,玉任看上热爱美术的明浩开始的。亨吉给美顺送一张写大问号的纸条,是美顺母亲带来美顺的“未婚夫”照片让亨吉放大引起的一个疑惑。可回信同样也是一个大问号。于是亨吉大概猜到了个中的原因,找明浩商量,为了改变崔氏看不起个体企业的思想,一起想出妙计。 对明浩的访谈内容:妙计是从两方面实施的,即亨吉参加摄影比赛,同时主动去找要介绍给美顺的那位小伙子说明情况,并跟他说好,说因为职业不好,他不愿意和美顺见面,从而使这桩婚事告吹。可是没想到,崔氏反应强烈,这回干脆闹着要给女儿找一个大学生小伙子。于是他们又改变战术,让玉任假装与明浩分手,刺激崔氏。 对玉任、亨吉、明浩、美顺、崔氏的共同访谈内容:事与愿违,当知道明浩与玉任遭到玉任母亲的反对要分手后,崔氏找玉任母亲求情,不要破坏孩子们的婚姻时,才知道与明浩的相好玉任的母亲强烈反对他们的婚姻,这一下弄巧成拙,假戏要成真了,因为玉任的母亲跟崔氏一样,同样把个体经营当做无职业者。就在这时,崔氏反倒改变了想法,开始学习有关个体经营的政策,想方设法说服玉任母亲,可是玉任母亲却反问崔氏,如果是这样,为什么您不愿意把女儿嫁给个体经营职业的青年时,崔氏无言以对了。于是亨吉不失时机地准备一大包点心,去找未来的丈母娘磕头敬酒,崔氏终于举手投降,同意他们的婚姻。然而,年轻人还有一个更大的难题,就是如何说服玉任母亲。 从叙事结构看,在这篇小说里,面对事件(恋爱)的主体明浩和玉任、亨吉与美顺两对恋人,作为妨碍者的崔氏支持明浩与玉任这一对恋人,却反对亨吉与美顺的恋情。为了解决这一矛盾,事件的主体们利用妨碍者的双重态度,使出了妙计,结果妨碍者变成支持者,同时又出现新的妨碍者而产生新的矛盾,加上报社记者访谈这一外在结构将其内在结构串起来,形成一个完整的叙事作品。 这也是这篇小说的结构原理。加上事件本身,即恋爱故事与非国营企业或者个体营业这一职业相关,而这一职业却是解决1970年代末80年代初因大量下乡知青回城出现的就业难的当代焦点问题,自然而然地导出了作品的主题,即非国营企业或者个体经营也是国家允许甚至鼓励的有前途的工作,和国营单位一样也是正当职业的社会认识。 多幕话剧《操心之事,会心之事》的主题与此类似,但叙事结构却出现不少变化。首先,出场人物有所变化,明浩、亨吉、美顺和崔氏的名字和角色基本一致,但小说原作里玉任的名字改成贞琴,再有就是原作里玉任的母亲角色消失,新增加一个贞琴的父亲以街道办事处主任身份出现。而且这个人物的叙事角色与小说原作里贞琴的母亲正好相反,即事件主体的协助者的角色。此外还增加了足球运动员一洙,亨吉的妹妹亨玉也以足球运动员的身份出现,也是一个新增加的人物,另外还增加一个哑巴,这就说明作品的叙事范围有较大的扩展。 那么,叙事上的这种变化在戏剧里意味着什么呢? 贞琴母亲(原玉任母亲)的隐去和贞琴父亲的登场使得戏剧在主题的深刻性方面与原作小说相比有所弱化。贞琴母亲的出现在小说《操心之事》里意味着问题的未解,说明社会对知青个体创业现象尚未接受,需较长时间的适应过程。而在戏剧里,贞琴父亲不仅身份上属于地方官员,在实际立场上也积极支持年轻人的个体创业,甚至亲自参与说服妨碍者崔氏的过程。第二,新增加的人物亨玉和一洙同贞琴的父亲一起,给为说服崔氏编排的“戏”赋予更大的“真实性”,同时因此其“戏剧”的故事也更加紧张惊险。可见,叙事人物的变化虽然弱化了主题的深刻性,但同时明显提高了作品的戏剧效果(主要是喜剧效果)。这是作家为了适应戏剧的特点所作出的叙事结构上的调整,其效果也证明这一点。 再看一看电视剧本《妈妈您放心》。这部作品的人物与喜剧《操心之事,会心之事》完全相同,这也说明,相比之下,电视剧本在叙事结构上更接近戏剧,而不是小说。有一个小小的变化是戏剧里的“贞琴爸爸”变成“朴主任”,虽然仍然带有“贞琴爸爸”的身份,但是改叫“朴主任”后,更被强调政府官员的身份,而这“朴主任”对知识青年创业的态度比戏剧里的“贞琴爸爸”显得更加积极主动。 在叙事上,电视剧本的场面比戏剧更加扩大和开放,这当然是体裁或者艺术形式上的不同而带来的变化,然而,稍加细致阅读就会发现,电视剧本里的场面也就是把戏剧舞台的场面稍加扩大而已。比如原戏剧里的照相馆、公园门前、崔氏的家等主要舞台在电视剧本里都出现,也是主要场面,只是在其基础上多增加一些场面而已。这就意味着,戏剧和电视剧本有着诸多相似之处,但同时也表明,作家没有完全超越戏剧舞台的限制,仍拘泥于某种看不见的局限里,暴露出,此时的金勋对电视或电影的特点尚未完全掌握并运用自如。 现在我们再看一看轻喜剧《卖豆腐》和上述三个作品的关系或者互文性。 首先是人物的业态不同。上述三篇(部)作品里人物的职业是摄影和美术方面的创业者,而在这部作品的主人公却是在社会上更加被歧视的豆腐生意。作品中出现的另一种业态是豆腐厂,是国营企业,所以从职业贵贱的角度上看,这两个相似的职业结合起来就和上述作品的职业条件差不多少。人物的名字也不同,职业环境变了,人物的名字也相应的发生变化,但是人物的叙事角色有着很多相同之处。叙事事件的主要人物熙洙和海玉相当于上述作品中的亨吉和美顺,而海玉的母亲金氏相当于崔氏。还有,机械厂的工人文洙相当于电视剧本里的足球运动员一洙。当然,上述三篇(部)作品里亨吉和美顺都是相同的职业,但是在这部戏里,海玉的职业是国营丝绸厂的工人,其差异明显。此外,在这部作品里,从叙事角色方面增加了在上述作品里未出现的几个人物,比如海玉的表姐,清洁工金玉,海玉的舅舅万洙,熙洙的父亲老崔和海玉的父亲老朴等。 解决矛盾的方式也不同。在这部戏里,由于拿错写有约会内容的纸条,使得要破坏主人公们恋爱的妨碍者的诡计失败,反而起到相反的效果,成就了另一对恋人,结果,妨碍者反倒被说服。也就是说,新增加的几个人物就是起到通过纸条的错传造成约会错误的角色。还有一点,在这部戏里,主人公熙洙做豆腐买卖,是主动推辞豆腐厂的采购员工作后做出来的。这一点跟前三篇(部)作品区别明显。 这种差异使得矛盾的性质有所弱化。所以,从主题的深刻性说,这部作品的主题意识比前三篇(部)作品有所弱化,但是从叙事的侧面说,各人物造成的误会和把误会顺水推舟改换成现实的巧妙叙事设置与卖豆腐这一职业行为特点结合起来,营造出更加强烈的喜剧效果。这种“误会的处理”方式成为八十年代朝鲜族话剧,尤其是喜剧或者轻喜剧的重要叙事特点。当然,无可否认的是,金勋的戏剧叙事是形成朝鲜族喜剧特点的重要组成部分。 从互文性的角度看,除了戏剧《卖豆腐》之外,其他三部(篇)都是同一题材和主题,相同的人物,甚至基本故事梗概也相同或者相似,只有戏剧《卖豆腐》,从题材到人物都同上述三部(篇)作品区别较大。然而,在主题和叙事结构上却具有较大的相似性。虽然,人物的名称不同,但是主要人物的角色也比较相似。由此可以确认,四部(篇)作品明显处于互文关系。 从某种角度上说,以上四部(篇)作品,尤其是前三部(篇)作品貌似将相似的主题和叙事结构接连改编成小说、戏剧和电视剧本,但是,这三种体裁的作品涉及的都是不同的媒体,考虑到体裁或媒体变化所营造的波及效果,毫无疑问,其社会影响和审美效果却大于四部(篇)作品的相加。   2.《哭着笑的人们》作品群——两篇小说改编成一部戏   《哭着笑的人们》作品群包括短篇小说《喜怒哀乐》(1983)、《不加粉饰的生活记录》(1983)和多幕话剧《哭着笑的人们》(1984)等三篇(部)叙事作品。根据发表时间来判断,创作顺序应该是两篇小说在前,戏剧作品在后,也就是说,与《操心之事》作品群不同,这一作品群呈现出两篇小说的叙事内容合并融合到一部多幕剧《哭着笑的人们》里。具体而言,就是将两个短篇小说的内容在多幕剧的舞台1层和2层交叉呈现,甚至出场人物表也是分“楼上(第一表演区)”和“楼下(第二表演区)”两部分。当然,和小说一样,两个故事虽然都发生在同一家医院里,在话剧的同一个舞台上发生,两个故事之间却没有直接的关系,至少是不太明显。那么,就会产生这样一个疑问,即两个互不相干的故事在同一个舞台上演会产生何种效果呢? 首先,短篇小说《喜怒哀乐》讲的是因患肿瘤病住在同一个病房里的四位患者之间发生的故事,通过这四位患者各自经历过的让人高兴的、愤怒的、悲伤的、快乐的事情,刻画出人物各自不同的性格及其命运。矮个子承大替别人写了很多情书,却没有机会为自己写情书,说起最高兴的事情,就是有一次在街道排球赛上,他坐在高高的裁判席上当裁判。尽管如此,他总是乐观人生,主动安慰别人。艺术团的歌手允洙曾获得过歌唱比赛优秀奖,深受人们欢迎,但突然发现喉咙里长出了肿瘤,不得不做切除手术,当然也不得不要放弃歌手生涯。在这一过程中,女朋友也背叛了他,与他分手。铁三是在粮库里背粮食麻袋的壮汉子,还天天练习拳击,说他最高兴的事情也是一拳打倒对手,最气愤的事情也是打架时有人先逃跑,然而,真正需要他用拳头帮忙时却自己怯懦逃跑,是外凶内虚之人。尚日总觉得因为文革中耽误学业而遗憾,经常拿出中学教材学习。有一天几个流氓欺负医院的护士,外凶内虚的铁三不敢与他们斗时,尚日挺身而出教训那几个流氓。最终,在四个患者当中只有尚日被确诊为癌症,其他人都是良性肿瘤。于是三人极力劝慰尚日,要战胜疾病,他自己也振作起来,下定决心要与病魔作斗争。 以上小说的内容基本上以四个人物的对话叙述,因此虽然是小说,却比较接近戏剧的叙事特点,除了铁三遇到流氓想逃跑时,尚日挺身而出教训那几个流氓的场景在室外发生外,其他场景都发生在病房内。当然,人物们讲述的故事都是在不同的生活空间里发生。 短篇小说《不加粉饰的生活记录》,以观察者的角度叙述产房前,产房内外各种人物之间发生的种种事件和故事。 起初,产房前有几个男人和一位老奶奶在等待产房内的消息。这大概是人们在产房前能看到的最普遍的风景,但这里有一点比较特殊,即名叫崔英爱的,绰号“连衣裙”(作者把小说里的人物一一起了个绰号,下同)的姑娘来产房做人工流产,原因是男方家里反对两人的婚姻,逼着怀孕的女方做人流手术。另一方面,有个绰号“平头”的男子扶着一个孕妇急匆匆过来,说是差点在市场分娩,看似不像是她的丈夫,却把她照顾得细致入微,格外周到。人们有些诧异,用异样的目光注视他们,果然,那位平头男子遇到来看望朋友的梳单辫子头的姑娘聊得热乎,看此情景,大家都默认为他们是在搞三角恋爱。这时,绰号“啤酒肚”的男人妻子大出血,急需输血,那位平头男人第一个自愿献血。不久,产房里传来婴儿的啼哭声,有个梳双辫子头的姑娘出来要借用录音机,带着录音机的绰号“眼镜儿”的男人和“啤酒肚”有些犹豫,可一听到双辫子姑娘的哥哥因得肝硬化腹水而生命垂危却拒绝治疗,只想听到自己新生孩子的啼哭声时,他们毫不犹豫地借给录音机。过了一会儿,绰号“中山装”的男人终于站起身来,跟大婶儿说要叫出英爱,还说他下定决心,即使父母反对,也要跟英爱结婚,要办理结婚登记手续。 “双辫子”提着录音机回来,说她哥哥听到孩子啼哭声和录音机里 “眼镜儿”事先录下的自作诗后,重新开始接受治疗。此外,绰号“前进帽”的男人表白说,啤酒肚的老婆需要输血时,因为自己是罪犯,不敢站出来主动献血。与此同时,老奶奶说“前进帽”的老婆生下一个男孩儿,还说女儿把离婚申请书还给他,要他给儿子起个名字,于是“前进帽”也下决心要重新做人。后来,前面人们议论的所谓“三角关系”终于真相大白,实际上“平头”带来的孕妇是从农村来逛市场的陌生女人,在市场里突然要临产才由他这个热心肠的陌生人人带到医院里来的。 以上介绍的就是成为话剧《哭着笑的人们》的两篇原作短篇小说的故事梗概。当然,这两篇短篇小说之间没有直接的关联性,只有一点可能有关系,即两篇小说的事件都发生在医院里。那么,作者是如何把毫不相干的两个故事在戏剧里联系在一起的呢? 首先,两篇小说的故事在话剧里改做楼上和楼下的故事,同时发生在同一个舞台上。当然,小说的故事不是原封不动地搬到舞台,而是经过适应舞台的变化之后再现出来的。在短篇小说《不加粉饰的生活记录》里,除了崔英爱之外,所有人物都是以其外貌特征起的绰号出现,比如连衣裙、啤酒肚、平头等,而在话剧里,却以各自的名字出现,因为话剧主要是以对话来叙述故事,而对话中不可能随便叫别人的绰号。 首先,话剧开头,立体展示了楼上楼下的情景。楼下走廊长椅上躺着姓许的老太太和叫一男的男子,而在楼上病房里,允洙和铁三、尚日在各自的床上或读书(尚日),或玩儿扑克游戏(铁三),或躺着不动(允洙)。在楼下响起婴儿的啼哭声后,年轻人和老太太交谈,说是生了个带棒儿的。楼上的人们往下看时,孩子的啼哭声和急救车的鸣笛声重叠,于是楼上病房的铁三叹口气,允洙按下合式录音机的按钮,贝多芬的交响曲《命运》响起。这就是话剧的开幕情景。而这一情景显然是把两个毫不相干的事件连成一个故事的关键叙事处理。当然,此外在话剧的发展过程里,间断地出现一些连接结构,但是如果没有这一开头部分的处理,就很难把观众的视线捆绑在两个故事里。 此后的剧情是在楼上和楼下交替展开,多数内容和两篇小说的故事差不太多,只有少部分内容有所区别。比如,在小说《喜怒哀乐》的开始部分由四个患者进行交谈,但在话剧里,主要人物承大最后住进来,而且,来的时候不是自己一个人,是与徐主任一起进来住院,而在小说里是不出现这么一个人物的。不仅如此,还增加一个换床的内容和别的病房患者朴大爷经常到他们的病房来和他们下棋,在下棋的过程中突然晕倒后随即死亡的内容在小说里也不出现。此外,在话剧里,将贝多芬的音乐贯穿全剧,以增强对生命的庄严感受。这些增加的内容,显然是为了加强紧张感和剧情氛围采取的叙事处理。在小说里,铁三遇到流氓因害怕而逃避时,尚日挺身而出去揍流氓的场景是在医院外发生,而在话剧里却是在病房里发生,这也是根据体裁和媒体的变化而做出的调整。 虽然两篇小说的内容组合在一部话剧《哭着笑的人们》里,但其剧情发展基本上是分开的,那么,作者是如何把这两个性质相异的内容组合到一部戏里的呢?除了前面提到的引子部分之外,还有一点很重要,即在话剧中间出现的如下旁白将两个貌似毫不相干的故事在舞台上编织在一起:   旁白:我的主人公们身盖黑色帷幕进入了梦乡。面对新生命的诞生,产房前,我的主人公理应要梦到自己当爸爸的甜蜜,但是肿瘤病房里,我的主人公们却是要做恶梦还是做美梦?过了这一夜,给他们带来的是幸运还是不幸?……大家一起等待天亮吧。(退场)   不管是死亡还是新生命的诞生,都与生命有关。除了两个故事都发生在医院里的事实之外,这是这部戏之所以能够成为一部完整的戏的关键所在。当然,除此之外,为了使两个故事编织成更紧密的整体,作家还动员了更多的叙事设置,比如楼上急性质的承大从外面回病房时,与从楼下产房前走廊走出来的南洙装个满怀引起的小插曲就是其中一例。南洙把矮个子的承大当做小孩儿,与他发生口角。更加明确的关联性发生在话剧的尾声部分,楼上楼下的主要人物们直接见面。   尚日慢慢地走近一男旁边,低头端详新生的婴儿,他突然抬起头向护士露出微笑。护士和承大、铁三、允洙转身抹泪。 婴儿大哭起来,在婴儿的啼哭声中,一男、崔氏、南洙、学究、英爱、助产员微笑,而护士、承大、铁三和允洙却抹眼泪。 尚日走近护士前伸出手,护士将自己手里的百日红递给尚日。尚日一只手扶着护士的肩,靠近抱着婴儿的一男跟前,向护士微笑,把手里的百日红放在婴儿的襁褓上。   例文既把两个故事里的人物们关联起来,也把死亡和新生命的诞生这一生命的两个极端联系起来,从而不仅在叙事上,而且在主题的阐释上也起到非常重要的作用。同时与话剧引子部分遥相呼应,将话剧成为一部完整的叙事作品。 在这部戏里,为了将两个互不相干的故事在同一个舞台上形成关联,作家动员了各种叙事设置,舞台的上下层结构就是其中最重要的因素。在客观上,两个故事都发生在医院这一特定的环境是这一叙事设置成为可能的条件。作为加强两个故事关联性的方法之一,作家还将使两个故事交叉展开。另外,在舞台布景上,让楼上故事的人物们能够观察和感受在楼下发生的事件,使得两个故事获得更多的关联性。还有,在话剧的尾声部分,让两个故事里的人物们直接见面,从而不仅成就了叙事的完整性,同时将生命主题最大化,三部(篇)作品的互文性蕴含的意义和价值也就在这里。   3. 《“精神病理学”研究》作品群——小说与戏剧的差异   属于这一作品群的作品包括中篇小说《“精神病理学”研究》(1986)和戏剧《被遗忘的人们》(1987)两部(篇)。从发表时间看,和上述两个作品群一样,是小说在先戏剧在后,也就是说,作家把自己的小说改编成或者说改写成戏剧。 从互文性的角度看,这一作品群比上述两个作品群相对比较单纯,但其意义并非简单。先看一看中篇小说《“精神病理学”研究》的叙事结构。 精神病院女子住院楼护士长顺今值夜班查房时,发现女患者徐香玉不见了。原为话剧团演员的患者徐香玉虽然连父母都认不出来,但是对莎士比亚的戏剧台词却倒背如流。顺今感到有些不安,认真查看医院的院子,因为过去她也曾经受过害,与那个患者经历相似。当时,顺今被“工人宣传队”队员诱奸,却在当时的环境里,只好和加害者结了婚,他就是现在的丈夫。 正当此时,当日值班的正植到了值班室,突然,顺今打来电话说有一个患者在锅炉房里。跑过去一看,是锅炉工和徐香玉患者正对着莎士比亚的戏剧《罗密欧与朱丽叶》的台词。锅炉工一会儿对台词,一会儿又向徐香玉哀叫自己就是学铁。然而,看到徐香玉仍然认不出他来,他便精神时空,猛冲过去掐住她的脖子,就在这危急时刻,正植和顺今冲进去制止他的鲁莽行径,并平息了突发事件。 事后,顺今回到了家。可是在家里,丈夫正抱着一个年轻的姑娘寻欢,一气之下,顺今向那对男女泼了一碗冷水,回到娘家跟母亲哭诉再也不能跟丈夫过日子。有过离婚经历的母亲虽然不太情愿,但是最终还是同意女儿离婚。 正植因妻子的疑夫症和与顺今的毫无根据的传闻而苦恼,甚至把自己正在写的论文题目也叫做《社会与精神病理学》。几天前,新住院的女患者原为省劳模,却因有人妒忌她而受到诬陷,结果得了精神病。同样,锅炉工要掐死的徐香玉当时也是由于被强奸而要自杀未成,却得了精神病至今未愈。 昔日的锅炉工学铁找顺今交出录像带,说是录制三部莎士比亚戏剧的,并告诉顺今事情的来龙去脉。因革命委员会主任强奸徐香玉,她要自杀未成而得了精神病,他自己则想杀死她了事,却行动未遂被判二十年徒刑,被监禁九年后放出来,回家乡修养一段时间后再回来当锅炉工的。还讲述他与徐香玉的爱情故事。 正植辞职后到私立医院神经科开设了“精神卫生咨询处”,在那里,他接触到了各种各样的精神病患者,连顺今的母亲崔氏都来向他咨询,甚至市长都特意来访,咨询有关精神卫生的知识。 小说以1980年代后期改革开放时期为背景,试图将因大跃进、文革受到精神创伤的社会问题同新产生的精神病理现象结合揭示出来。也就是说,从精神病理学的角度,揭示当代社会各种不和谐现象、人们的意识问题和心理问题,其主题意识明确而深刻。 那么,从互文性的角度看,中篇小说《“精神病理学”研究》与多幕剧《被遗忘的人们》是处于何等关系呢? 首先,其基本叙事没有太大的差异,所变化的部分都是为了适应戏剧这一体裁特点而改动,也就是为了加强戏剧性而做出调整。与上述《哭着笑的人们》作品群不同,在这一作品群的小说里,明示主要人物的名字。在戏剧里也维持其名字,只是在小说里无名的角色在戏剧里获得了名字,而且还增加了一些人物(主要是精神病患者),并且有名有姓。这是戏剧的体裁特点上不得已而为之。从叙事内容来看,小说里有关顺今母亲崔氏的内容在戏剧里完全消失,而在小说里没有提到的,在医院停尸房里发生的青年男女恋爱的故事,还有想在尸体里找出存折的一对夫妇的有些黑色幽默的故事,却在戏剧里占有重要的叙事内容。小说里的心理描写部分多数在戏剧里省略掉,取而代之的就是类似上述黑色幽默的故事,这显然是为了加强戏剧性而为之。另外,在戏剧尾声部分出现的精神病患者们举行春节假面聚会的场景,也是为了加强戏剧性而为之,这部分在小说里是看不到的。 戏剧里还增加了一些既加强戏剧性,同时也加深作品历史性的内容。比如戏剧开头部分出现的,关于在抗美援朝战争中得了精神病的患者“志愿军”,批林批孔时得了精神病的患者“孔老二”,文革时得病的“平头”,还有最近因为恋爱失败而得病的“阿里巴巴”等个性鲜明的人物就属于这一类。这些人在精神上仍存在于他们得病的那个特殊的年代,且以当时的方法对待社会和人。作家是站在创作这些作品时的改革开放初期的立场上,用戏剧化的方式,揭示或者阐释人们深陷精神病泥潭的那个时代的社会问题。 当然,在戏剧里这种叙事变化不仅仅是为了加强戏剧性。这些戏剧性的插曲,将“精神健康”的问题不仅在现实层面,而且从历史性的角度刻画出来,使得作品的主题更加丰满深刻。这就意味着,作家不仅是在互文性方面,从二次创作的角度上说,也是更加深入挖掘出其主题思想。说明当时作家金勋仍处于创作上的成长期,而且其成长也不是小幅度,从某种意义上讲,是一种飞跃。   结语   互文性概念包括两层基本含义,一是一个确定的文本与它所引用、改写、吸收、扩展、或在总体上加以改造的其他文本之间的关系;二是任何文本都是一种互文,在一个文本之中,不同程度地以各种多少能辨认的形式存在着其他的文本。本文是从第一个最基本的互文性侧面分析了金勋文学多种体裁之间的关系。 《操心之事》作品群的主题意识对准了时代性,而历史性或者人性的问题较少涉及到。所以从现在的角度看,甚至当时是因为什么,这一作品群引起读者或观众那么热烈的欢迎而感到疑惑。然而,不要忘了,在这一作品群所揭示的主题,即返城知青的就业问题是当时社会最为引人关注的焦点问题。与时代主题过于密切,随着时代的流逝而容易褪色,但是在相应的历史环境里,这些主题却容易被人们所响应或引起共鸣,这是不可否认的事实。相比之下,《哭着笑的人们》作品群更关注的是人性的问题,外加一些历史性的主题,所以从现在的审美观来看,也仍然具有较强的艺术生命力。而《“精神病理学”研究》作品群,则把焦点对准历史性的问题。在小说《“精神病理学”研究》里,作家把“精神健康”的问题同过去的历史事件联系起来,而到了戏剧《被遗忘的人们》,更是把这些与历史的相关性凸显出来,明显加强或者深化其意义。 从互文性的角度看,金勋文学的叙事变化主要目的似乎就在适应体裁特点上,然而,这不是全部。作为正处于成长期的作家在文学水平的提升也体现在同一题材的多体裁创作上。尤其在《“精神病理学”研究》作品群里,这一现象最为明显,比起先期创作的小说,一年后创作的戏剧在主题挖掘上呈现出长足的进步和深化。 总之,金勋文学的互文性,通过对同一题材的不同体裁创作,达到将文学效率最大化的目的。这种效果不仅是通过体裁转换最大限度地体现体裁的特点来实现,同时也通过文学修养的进步深化其主题来实现,而这是只有通过互文性才能实现的文学现象。 从另一个角度看,运用延边特有话术的现场性,还有,被称为“轻喜剧”的戏剧性是朝鲜族话剧或者延边话剧的重要特点,而形成这一特点中,金勋的戏剧为之所做出的贡献是不可低估的。目前在朝鲜族文学创作中,戏剧是比较薄弱的体裁,毋庸讳言,为了这一体裁的振兴,分析和总结这种现象和经验无疑是一个有益的尝试。                     [1] 李玉平著,《互文性——文学理论研究的新视野》,商务印书馆,2014。 [2] 韩龙焕著,《小说学辞典》,(韩)文艺出版社,1999。 [3] 《360百科》,http://baike.so.com/doc/6960134-7182645.html。(2016年6月11日) [4] 以上内容请参照《360百科》,http://baike.so.com/doc/6960134-7182645.html。(2016年6月11日)。关于“互文性”理论的更多详细内容请参照李玉平著《互文性——文学理论研究的新视野》(商务印书馆,2014)。
1    [작품평]도시화 시대 소외자의 삶에 대한 관조 댓글:  조회:691  추천:0  2019-07-17
도시화 시대 소외자의 삶에 대한 관조 장춘식   요즘 소설가 리승국이 잘 나간단다. 작품집도 나오고 수상소식도 자주 들린다. 그만큼 성숙되여가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언제부터인지 필자 또한 리승국의 소설에 관심을 가져왔다. 작품의 스타일에 공감해서이다. 리승국의 소설서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문체이다. 화려함보다는 텁텁하면서도 구수한, 투박하지만 잘 삭은 된장 같은 토속적 문장 혹은 문체는 인물들의 성격은 물론 인물들이 처한 사회환경과 삶의 방식 그리고 그들의 소박한 가치관마저 진솔하게 드러내준다. 도시화 시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여가는 서민들의 눈높이에서 그들 나름의 담론방식으로 표현된 삶이기에 좀더 신빙성을 획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중편소설 역시 그렇다. 아니 좀더 전형적이라 해야 옳을 것 같다. 인물의 눈높이에 맞춘 문체와 서사, 담론방식으로 하여 작품의 문제성은 좀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미장이 기술 하나로 가족을 먹여살리며 도시 변두리 서민주택인 단층집에 세 들어 팍팍하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가지고 살아가는 미쟁이가 있다. 어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시화로 인해 수입은 점점 줄어들지만 그래도 나중에 아빠트를 사서 하나 뿐인 아들을 장가보내고 오손도손 살아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던 어씨는 학교를 나와서 일자리가 없이 빈둥거리는 아들에게 미쟁이 일을 가르친다.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안해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것이였다. 그런데 그 한가지 걱정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만다. 안해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다. 그때껏 모았던 돈을 다 써버려서야 겨우 안해의 목숨을 구했지만 이번에는 어씨 본인이 쓰러지고 만다는 것이 이 소설의 기본 내용이다. 도시화 시대 어느 도시 변두리의 단층집 동네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서민의 이야기라 하겠는데 이런 서민의 삶이 공감을 자아내는 원인은 이들의 삶이나 운명이 나날이 윤택해지는 도시 중심지 중산층의 삶과는 너무나 뚜렷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대조적 상황을 극대화한 것이 바로 리승국의 ‘눈높이 서사’이다. 우선 인물의 성격에 걸맞는 담론방식이 그렇다. 소설의 시작부분에서 주인공은 성이 어(고기 魚)씨이지만 물고기를 즐겨 먹었고 특히 조상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라 해도 개의치않을 정도로 세치네국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여기서 ‘세치네국”은 연변 특유의 생선국을 이르는 말인데 이런 담론방식 때문에 연변이라는 지방적인 특징이 가미되면서 일부 자조적이지만 여러가지 속박에서 탈출하고저 하는 서민의 소박하고 털털한 삶의 태도가 두드러진다. 또 다른 례로, 어느 날 지금 막 미장일을 배운 아들과 함께 담장 쌓는 일을 했는데 주인은 약속한 돈 300원 대신 그 절반만 내놓는다. 이틀 해야 할 일을 하루에 다 했으니 반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억울해서 주인장에게 따지고 드는데 어찌어찌하다가 그만 주인장이 물통에 넘어졌고 이때 주인장의 아들이 나타나서 어씨와 어씨 아들의 뺨을 친다. 화가 난 어씨는 쌓아놓은 담장에 피가래를 뱉으며 어느 땐가는 이 담장에 사람 죽을 것이라 으름장을 놓고 돌아간다. 이때 어씨의 행위는 주인공의 소외된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 동시에 서민 나름대로의 분풀이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풀이방식에는 소외된 서민들의 자존심이 반영되여있기도 하다. 이른바 정신승리법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소외계층의 자존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처럼 주인공의 성격은 투박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무지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행위에는 나름대로의 가치기준이 작용한다. 더구나 소박하지만 바른 심성, 따뜻한 인정은 작가가 지극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녀자였지만 급성맹장염 위기에서 구해주고 나서 일시적인 충동으로 임신시켜놓고는 그 책임을 끝까지 지는 자세가 그렇다. 또 그렇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안해가 고혈압 때문에 고생하는 것에 항상 불안해하면서 치료를 제안한 것, 안해가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 집도 사고 아들을 장가보내고저 그때껏 안해 몰래 모아왔던 저금 전부를 병치료에 내놓는 행위 또한 그렇다. 아들에 대한 겉으로 보기에 덤덤하지만 실제로는 더없이 애틋한 감정이나 왕스푸에 대한 동료의 정 또한 그런 의미에서 리해된다. 인물의 성격에 맞춘 담론방식과 그에 걸맞는 소박한 문체가 리승국의 소설서사 혹은 인물성격의 부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제의식의 제시는 인물성격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물들의 삶에 걸맞는 환경도 중요한 몫을 한다. 소설에서 주인공이 거주하고 일하고 생활하는 환경은 도시화 시대 중산층을 비롯해 일반인이 살고 있는 주요 환경과는 큰 차이가 난다. 앞에서 이미 언급된 작업장의 환경은 현재 건설이 한창인 도시 중심지대와는 멀리 떨어진 도시 변두리나 시골이다. 그리고 때로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담장을 쌓고도 뺨을 맞고 삯돈을 반 밖에 받지 못하는 등 억울함을 당하기가 일쑤이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주면서도 변두리에 밀려난 고물시장에 가서 중고품을 사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소외계층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요 생활방식이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인상 깊은 것이 주거환경이다. 주인공 어씨네가 살고 있는 변두리 단층집 동네는 도시 중심의 아빠트와는 십분 대조적이며 어씨네는 그런 단층집마저 세 들어 살고 있다. 단층집 동네 중요한 징표의 하나라 할 수 있는 공중변소에 관련된 다음 례문은 그러한 어씨네 가족의 삶의 양상을 잘 나타내준다. 공공변소는 대개 모양새가 똑같았는데 특점이라면 화장실문이 없고 쭈크리고 앉으면 옆사람하고 대화도 할 수 있고 담배도 빌려 피울 수 있는 어찌 보면 대중적인 공공장소였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별의별 대화를 다 나누는데 처음에는 아침날씨부터 시작해서 언거번거 얘기하다가 나중에는 가을배추값이 얼마 올랐고 감자값이 얼마 내렸으며 겨울나이 석탄값이 배로 껑충 뛰여오른 것을 한탄하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정서가 고조되면 지금 아빠트는 개발상들이 돈을 아끼느라 아빠트 사이를 가깝게 지어 건너편 아빠트에서 녀자가 목욕하는 것까지 창문 너머로 다 건너다 보인다는둥, 시가지안의 인력거군들은 거의 모두가 애인을 두고 있다는둥 시시껄렁한 잡담을 늘여놓기도 했다. 이런 풍문들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변소 안에서 듣는 사람들은 그 악취가 풍기는 공기 속에서도 입을 벌리고 소리내여 킬킬거리군 했다. 리승국의 친서민적 혹은 서민눈높이 문체의 정수를 보여주는 례문이다. 그리고 이 례문은 여러가지로 서민사회 삶의 환경과 양상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준다. 례문을 통해 우리는 서민사회 또한 인간적인 삶의 공간임을 알 수가 있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들의 삶은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즉 소외되여가고 있다. 그러나 비록 렬악하고 소외된 환경이지만 서민들은 그 속에서도 삶을 영위하고 애환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처럼 불결하지만 일부 여론장의 역할을 하는 장소에서 이웃에 사는 강동무가 뇌출혈로 죽었다는 말을 듣고 주인공 어씨는 역시 고혈압을 앓고 있는 안해의 건강상태를 다시 한번 걱정하게 되며 결국 걱정이 현실화하여 안해도 뇌출혈로 쓰러지고 만다. 여기서 다시 도출되는 부분이 바로 주인공의 신분과 삶의 방식이다. 개혁개방 40여년, 도시화가 한창인 중국의 경제적인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는 말로 형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어렵다. 미쟁이라는 직업이 과거에는 그리 천한 직업이 아니였다. 그러나 산업화가 완성되여가면서 서서히 변두리로 밀려났고 어씨와 같은 미쟁이들은 이제 사회적으로 소외되여가고 있고 따라서 이들의 삶은 산업화, 도시화의 혜택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세치네국에 소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사치스런 회식이 되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중고 자전거를 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누라가 고혈압병을 고질로 앓고 있어 늘 아슬아슬한 살얼음우를 매일매일 건느는 일상을 되풀이하”면서도 모아놓은 돈을 감히 다치지 못하고 아글타글 살아가다가 결국 그렇게 모은 돈을 아빠트를 사거나 아들 장가갈 때 쓰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마누라의 생명을 구해내는데 써버리고 마는 것이나 주인공 어씨 자신마저 죽음에 이르는 등 삶의 양상은 오늘날 소외된 삶을 영위해가는 서민의 모습 그대로이다. 이러한 서민들의 삶의 방식이 우리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작가의 친서민적인 문체 혹은 묘사의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도시 변두리에서 나름대로의 희로애락을 가지고 희망과 자부심 그리고 성실한 장인정신을 지켜가면서 소외된 삶을 영위해가는 한 인간과 그 가족의 애환이 담긴 이 소설의 이야기에는 소외되고 밑바닥에서 영위해가는 삶의 소유자들도 인간적인 미덕과 도덕적인 기준을 뚜렷이 갖추고 있으며 나날이 비대해져가는 도시화 사회에서도 이들을 소외시켜서는 안된다는 작가의식이 반영되였다 하겠다. 문학은 약자를 위한 예술이냐 하면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상당부분 그렇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강자는 그 스스로 자신을 대변할 수 있지만 약자는 그렇지 않으며 꼭 약자라 하기 어려운 문학인으로서는 약자를 위한 대변인이 되는 것이 사회적 혹은 력사적 사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는 소외자 혹은 약자의 립장에서 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약하지만, 그래서 일부 불우한 측면도 있지만 성실과 따뜻한 인정으로 나름 대로의 삶을 영위해가는 소외자의 운명에 대한 관조는 당연히 작가의 중요한 사명이라 해야 옳다. 리승국은 이 사명에 충실하고저 한 것이다. 이 작품은 아쉬움도 없지는 않다. 작품에서 말하는 는 어씨를 지칭할 것인데 실제로는 그 아들도 미쟁이 기술을 익혀 아버지 못지 않은 능력을 과시한다. 해제가 조금 모순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런 아들의 이미지가 이미 부각되였음에도 소설의 결말에서는 그 뒤이야기가 생략되였다. 아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소설의 주제의식을 해명하는데도 도움이 되였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작품에서 좀더 정교한 서사를 기대한다. 출처:2017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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