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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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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산 길 댓글:  조회:1058  추천:0  2013-08-21
산 길 아무 옷도 입지 않아 부끄러운지 알몸뚱이 산길은 숲을 보자 얼른 쏘 ㅡ옥 숨어버리네 ㅡ 꼭 꼭 숨겨라. 그래도 보인다 그 긴 ㅡ 꼬랑지
12    잔디 댓글:  조회:1010  추천:0  2013-08-21
잔디 누구의 주머니에서 솔 ㅡ솔 흘러 나왔나 봄 씨앗 넣고 오솔길 걸어가던 장난꾸러기 봄바람 주머니 구멍이 퐁 뚫어진줄 모르고 그대로 흘러버린 거지.
11    고개 숙인 벼이삭 댓글:  조회:1085  추천:0  2013-08-21
고개 숙인 벼이삭 꼿꼿이 서있던 파란 표들이 모두가 노오란 표가 되였어요 ?...?...?... 이상한 기후에도 어김없이 풍년 드니 묻고 싶어 알고 싶어 저마다 꼬부랑 물음표가 되였죠
10    “아리랑” 우리의 노래 댓글:  조회:1509  추천:0  2013-04-23
“아리랑” 우리의 노래 (상지) 강효삼 우리 민족은 아리랑민족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함께 부른 노래는 아리랑 만년을 앞질러 나간대도 모두 부를 노래는 아리랑 하나의 노래가 하나의 하늘아래 하나의 족속을 만들었고 하나의 피줄로 엉키여 하나의 력사를 살아오면서 하나의 미래를 열게 하네 어제날 깊은 산 험한 고개 서러운 리별의 아흔아홉고개 넘으며 그리움으로 달랬던 애절한 노래 아리랑이 사랑에 울고 웃는 우리 족속 애절함 물씬 풍긴 공동의 정서 되여 얽히고 설키고 합쳐지면서 오늘은 마침내 한 민족의 가락이 되였으니 들으면 찡해나는 사랑의 노래 아리랑은 그 어디에 내놓아도 그 누가 불러도 분명 백의민족 우리의것 아무도 가져가지 못한다 겨레의 혈맥으로 겨레의 선률로 이젠 온 세상이 공인하는 우리만의 노래 되여 세계에 보태는 문화의 재부ㅡ 울려라, 울려라 아리랑 노래여 더 크게 더 확실하게 세상을 울려라 이 한 노래 겨레의 통일 불러모아 더 넓고 큰 세계화의 고개 넘으리니 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 넘어간다 우리의 아리랑고개는 넘을수록 넉넉한 고개 갈수록 새로와지는 고개
9    [시] 성에꽃 댓글:  조회:1709  추천:1  2012-08-11
성에꽃 강효삼 뿌리없어도 꽃이 되고싶은 욕망이 밤새도록 지우고 그리며 유리창을 가득 메웠다 저렇듯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꽃을 보기 힘든 이 겨울 바깥세상 어디 가서 쉽게 꽃의 형태를 볼수 있을가 꽃의 모양을 다 갖추었지만 색갈과 향기가 없어 나비와 꿀벌은 찾아오지 않아도 성에꽃은 만족이다 망각된 꽃의 형상을 상기시켜주는 그것만으로도 변덕스런 해빛때문에 하루밤 애써 피운 꽃들의 형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된다고 해도 봄의 꽃들이 쉽게 피는것이 아니라 이렇게 겨울부터 꽃을 그리는 련습끝에 드디여 완성되는것임을 알릴수 있어 성에꽃은 비록 색과 향은 없어도 꽃답게 살다가 꽃답게 죽는다
8    두만강에 대한 시 댓글:  조회:1453  추천:1  2012-08-11
두만강에 대한 시 강효삼 저 푸른 물에 그리도 많은 사연 가라앉아 두만강은 세월따라 그 깊이를 더하길래 어쩌면 우리 겨레에게서 제일 깊은 강일지도 모른다 허지만 내 지금껏 두만강을 두고 쓴 그 많은 시들 아직 저 물결에 담긴 말 못할 사연들을 뚜져낼수가 없어 그 깊이에는 이르지 못하고 그저 이쪽저쪽을 흘끔거리면서 생각나는대로 쓴 시들을 두고 두만강이 나더러 묻는다, -당신은 시인이라면서 도대체 나를 얼마나 알고있는가고? 너의 가슴깊이가 바로 나의 깊이로 되기전엔 두만강에 대한 시는 적게 쓰거라
7    [시] 아버지의 초상화 댓글:  조회:3286  추천:40  2009-11-23
아버지의 초상화 강효삼 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   그나마 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께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6    나의 방황 (강효삼) 댓글:  조회:2297  추천:61  2008-01-10
나의 방황 강효삼 결국은 떠나기 위하여 우리는 이곳에 온것인가  그 먼 시발역이 오늘 그렇게 발길 닿고싶은 종착역이 될줄을 하다면 누가 알리 끝없는 방황속에서 오늘의 종착역이 다시 또  래일의 시발역이 될지 이렇게 시발역과 종착역이 엇갈리는 고행길우에 피와 땀의 눈물어린 발자욱을 먹으며  향방도 없이 굴러가는  어쩜 나는 하나의 못난 굴레바퀴인가 2007년 12월호
5    과일나무(강효삼) 댓글:  조회:2012  추천:57  2008-01-10
과일나무 강효삼 계절에 눈비비고 봄날의 문턱을 넘어서부터 얼마나 많은 길을 가야 가을로 닿을수 있나 비바람에 몹시도 흔들리는 아찔한 외길을 발볌 발볌  딛고간 파란 발자국들― 하면서도 과일나무는 뭇나무들처럼  몸 하나 달랑 들고 갈수 없는 숙명이기에 작은 꿈들 가득 빚어 등에 지고  힘든 길을 걸어야 했다   바람불고 비와도 쉬임없이 별무리처럼 무수히 찍은 발자욱들   가을 해볕에 마르고  흩어져 보이지 않아도  그 먼ㅡ길 수고스레 걷노라, 흘린 땀방울들만 해볕에 익을대로 익어 주렁주렁… 2007년 12월호
4    겨울강의 목소리 (강효삼) 댓글:  조회:1801  추천:41  2007-12-06
겨울강의 목소리 강효삼  12월 립동이 지났는데 겨울강이 아직도 소리를 내고있다 힘겹게 시간을 끌며 꿈틀거리는 강물이 내지르는 소리ㅡ 작아진 입을 모아 더 크게 내지르는 청량한 강물의 소리 할말이 얼마나 많으면 그토록 오랜 세월의 이야기 흘리고도 지금도 침묵하지 않는거냐 엄동이 무섭게 몸을 지지눌러 설사 꽁꽁 입이 막히면 가슴으로 소리내는 사철 죽지 않는 강물의 소리여 제 한 목소리 내고싶어도 못나게 남의 눈치보며 입 다무는 그런 인간들을 깨우치고 싶어 자유와 진실의 목소리 숨기지 않는 12월 강물의 웨침ㅡ 하기에 강물은 겨울이 되여도 죽어 넘어진 허연 시체가 아니라 굽이굽이 꿈틀거리며 멎을줄 모르는 피의 맥박이구나 2007년 8월호
3    길과 아버지(강효삼) 댓글:  조회:1844  추천:40  2007-12-06
길과 아버지 강효삼 누우런 알몸뚱의 황토길 길의 운명이 된 그날부터 얼마나 많은 발길이 이 한몸 짓뭉개고 지나갔을가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 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 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 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 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 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 2007년 8월호
2    우리들의 《중간역》 (강효삼) 댓글:  조회:1943  추천:44  2007-11-25
우리들의 《중간역》 강효삼 허허벌판 북방의 지평선에 띄염띄염 외로운 《중간역》들 하이얀 기와 빨간 고추다래 조용한 마을 한때는 내리는 이들이 많아 흰보따리 활 풀어  와그르 웃음이 쏟아져 널리더니 오늘은 줄레줄레 눈물만 실어보내네 떠남은 비고 만남만 늘어 이제는 예가 종착역이 되더니 만남은 가물들고 떠남만 많아 오늘은 예가 시발역이 되누나 갈 사람, 못갈 사람 다 보내놓고 그 뉘 아직도 돌아올이 있다고 이렇게 우두커니 한일자로 해를 지우는거냐 기다림에 마르다 못해 목이 메는 《중간역》인데 그래도 기다림은 마저 사라지지 않아 저물녘 나붓기는 하이얀 연기 이제 막 들어설 막차를 기다려 동구밖에 서계신 어머니의 하얀머리 같아라 2007년 7월호
1    진달래 (강효삼) 댓글:  조회:1930  추천:34  2007-11-25
진달래 강효삼 누가 저렇게 이글거리는 화로불을 황홀하게 지펴놓았는가 때가 되면 봄은 절로 익는줄 알았지 이렇게 누구인가 지성이 뜨거운 입김되여 지펴야 하는줄을 진달래꽃 타는 불길의 흐드러짐 알겠다, 화로불에 잘 익은 고구마 같이 물씬 풍겨날 구수한 봄내음새… 진달래는 봄의 구미를 돋구려 산이 훌훌 입김불어 피워올린 숯불이 아니냐 아, 봄은 이렇게 빨간 진달래 그 원초의 숯불에서 맛스레 익혀진 《불고기》여라 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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