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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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동시]눈 오는 날(이문희) 댓글:  조회:2536  추천:21  2010-02-22
눈 오는 날 이문희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 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42    [동시]심장(오한나) 댓글:  조회:2885  추천:23  2010-02-22
심장 오한나 앗, 뜨거워 고구마 구워 먹으려다 손가락 데였어요 그래 많이 아프니? 네, 그런데 아빠 내 엄지가 콩닥콩닥 뛰어요 손가락에도 심장이 있어요? 그럼, 슬퍼 눈물 날 땐 눈 심장이 화나 돌부리 걷어찰 땐 발 심장이 콩콩거리지, 콩닥거리지.
41    [동시]바람개비(고미숙) 댓글:  조회:2620  추천:24  2010-02-22
바람개비 고미숙 지구는 누가 들고 달리는 바람개비일가        북 서    .     동              남       겨울 가을   .    봄            여름 네개의 날개를 가진 바람개비 누가 들고 저 우주 속을 쉬지 않고 달리는 걸까
40    [동시]나비(오영록) 댓글:  조회:2487  추천:27  2009-09-30
나비 오영록 배추밭 하얀 편지 꽃밭 노란편지 나폴 나폴 사랑의 편지 꽃들이 기다리네.
39    [동시]웅덩이(딸기아씨) 댓글:  조회:2066  추천:29  2009-09-30
웅덩이 딸기아씨 비 온 뒤 길가의 웅덩이가 아기 발 잡아당겨 퐁당 아기 잡으러 가던 엄마 발 잡아당겨 풍덩 웃으며 지나가던 아저씨 발 잡아당겨 철벙 한눈 팔던 내 발 슬쩍 비켜 얼굴 비추고 빵긋.
38    [동시]변비(송재익) 댓글:  조회:2175  추천:22  2009-09-30
변비 송재익 변기에 앉은 우리 누나 여러 명 죽인다 목 조르는 소리 숨 넘어가는 소리 죽은 사람 또 죽이는 소리…. 물 내려가는 소리 그 뒤로 누나의 창백한 얼굴이 보인다.
37    [동시]산(홍기) 댓글:  조회:1841  추천:26  2009-09-30
산 홍기 산은 긴 세월 쭈그리고 앉아서 어디 이놈 사람들 사이좋게 사나 오늘도 내려다보고 내일도 내려다보고
36    [동시]물방울(박성우) 댓글:  조회:2051  추천:36  2009-09-30
물방울 박성우 빨랫줄에 매달린 물방울은 비 갠 하늘과 봉숭아 핀 마당, 몸 안에 넣고서는 땡글땡글해진 배 통 통, 내밀다가 후드득 떨어지지요.
35    [동시]사탕(정민기) 댓글:  조회:1745  추천:24  2009-09-29
사탕 정민기 입 안에 들어온 작은 공 하나 이 볼 골대 저 볼 골대 서로 골인하려고 야단들이다 그러다가 이 볼이 이겼을까… 저 볼이 이겼을까… 모르겠는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작은 공 하나
34    [동시]시를 잡아라(신현득) 댓글:  조회:1695  추천:27  2009-09-29
시를 잡아라 신득현 풀잎에 파란색이 있듯이 풀에는 풀로 된 시가 숨었다 도랑물에 졸졸졸 소리가 나듯 물 속에는 물로 된 시가 숨었다 꽃 속에는 향기로운 냄새가 있듯 꽃에는 꽃으로 된 시가 숨었다 아이들아 너희 눈으로 풀잎의 시를 찾아내어라 너희 귀로 물 속의 시를 들어라 꽃 속의 시를 냄새 맡아라 아이들아 들판을 달리는 나비를 잡듯 시를 잡아라
33    [동시]새 눈(이원수) 댓글:  조회:2003  추천:28  2009-09-29
이원수   나뭇가지에 새 눈이 텄네요 맨몸뚱이로 겨울 난 이 나무에 쬐그만 쬐그만 연두 눈이 텄네요 새 눈은 아기 눈, 봄이 오나 보네요 나무 속에소 한겨울 보내고 껍질을 뚫고 뾰족이 내다보는 쬐그만 꽃봉오리 아기 잎사귀, 먼 데 있는 해님을 보고 있네요  
32    [동시]아이스크림(오선자) 댓글:  조회:2028  추천:23  2009-09-29
아이스크림 오선자 입 안에 솟아나는 달콤한 겨울 겨울 하나 금방 먹어 버려도 또 겨울 생각   겨울은 자꾸만 겨울을 부르나 봐요  
31    [동시]밀물과 썰물(유미희) 댓글:  조회:1752  추천:27  2009-09-29
밀물과 썰물 유미희 누군가 촤르를촤르르 바다의 한쪽 문을 열고 있어요 아기게가 우르르 갯벌 골목으로 놀러 나와요 누군가 쏴아아쏴아아 바다의 한쪽 문을 닫고 있어요 아기게가 우르르 갯벌 집으로 자러 가지요
30    [동시]가을 하늘(손세광) 댓글:  조회:1769  추천:28  2009-09-27
가을 하늘 손광세 옹달샘에 가라앉은 가을 하늘 쪽박으로 퍼 마시면 쭉 입 속으로 들어오는 맑고 푸른 가을 하늘
29    [동시]모래맨(이미옥) 댓글:  조회:1782  추천:27  2009-09-27
모래맨 이미옥 나는 모래 맨 양말에서 솔솔 호주머니에서 솔솔 가방에서 솔솔 모래가 나와 나는 모래 맨 귓구멍에서도 솔솔 콧구멍에서도 솔솔 머리에서도 솔솔 모래가 나와 모래밭에서 씨름 한판 뚝딱 하고 나면 모래밭에서 두꺼비집 한 채 뚝딱 짓고 나면 나는 모래 맨이 된다
28    [동시]고쳐 말했더니(오은영) 댓글:  조회:2095  추천:47  2009-09-27
고쳐말했더니 오은영 사다리가 전봇대를 보고 놀렸어요 ㅡ넌 다리가 하나밖에 없네 전봇대도 사다리를 보고 놀렸어요 ㅡ넌 다리가 두 갠데도 혼자 못 서지? 사다리가 말을 바꿨어요 ㅡ넌 대단해 다리가 하난데도 혼자 서잖아 전봇대도 고쳐 말했어요 ㅡ네가 더 대단해! 사람을 높은 데로 이끌어 주잖아!
27    [동시]가을(조영일) 댓글:  조회:1913  추천:20  2009-09-27
가을 조영일 고추밭의 고추들 고추 내놓고 울타리 밑의 호박들 배곱 내놓고 지붕 위의 박덩이들 허어연 배통 내놓고 햇볕 즐기며 잠자는 걸 보았는지 잠자리 고추잠자리 얼굴빨개졌다네  
26    [동시]귀지(신형건) 댓글:  조회:1879  추천:28  2009-09-27
귀지 신형건 엄마, 귀지는 참 기특하지 않아요? 캄캄한 귓속에서도 불평 없이 지내다가 이렇게 다소곳이 귀이개에 묻어 나오니 말이예요 귀지가 쉴 새 없이 고시랑고시랑 불평을 했다면 내 귓속은 무척 소란스러웠을 거예요 엄마, 손바닥을 올려놓고 찬찬히 살펴보자니까 귀지가 옴죽옴죽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아요 아, 그래요! 귀지는 원래 말이었을 거예요 내 귀에 들어오는 수많은 말들 중에서 쓸모없는 말들이 모여 귀지가 됐을 거예요 내 마음에 담기지 않고 귀속에서만 그냥 뱅뱅 맴돌던 말들 말이예요 그 중엔 엄마의 잔소리도 몇 섞여 있겠지요? 엄마, 이 귀지들이 모두 무슨 말들이 되어 금방이라도 되살아날 것만 같아요 어서 후훌 털어 버려야겠어요
25    [동시]탑(이옥용) 댓글:  조회:2180  추천:39  2009-09-27
탑 이옥용 산꼭대기 조그만 탑 고개가 갸우뚱 쓰러질까 말까?         생 각      중
24    [동시]할머니 입(윤동재) 댓글:  조회:1806  추천:18  2009-09-27
할머니 입 윤동재 할머니를 보면 참 우수워요 세살배기 내 동생에게 숟가락으로 밥을 떠 넣어 주실 때마다 할머니도 아ㅡ 아ㅡ 입을 크게 벌리지요 할머니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할머니를 보면 참 우수워요 세살배기 내 동생이 밥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오물오물거릴 때마다 할머니도 내 동생을 따라 입을 우물우물하지요 할머니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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