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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심는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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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촌평 - 어딘가고여있는 인간냄새를 주어들고... 댓글:  조회:2068  추천:0  2015-12-17
시의 향기에 빠지다     김영능시인과 시 4수를 가운데 놓고 마주앉아   심숙   (흑룡강신문=하얼빈) 김영능시인의 시작업은 꾸준함 그 자체이다. 작품량이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끊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의 시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진하게 풍기는 인간냄새가 시독자들에게 떨칠수 없는 흔적을 남겨준다. 그 또한 하얀 이밥에 다문다문 박혀있는 완두알이 씹히듯이 현대적 시어조합으로 엮어져서 보다 구수하고 인상적이다. 시를 시로 대우해주는 진지한 태도와 시에 대한 깊이있는 숙고와 자신의 시습작에 대한 랭철한 반성을 시의 완성도로 업그레이드시킬줄 아는 시인이 바로 김영능시인이다.   시 '첫눈'은 제목 그대로 첫눈이 내리는 정경을 수묵화로 그려보이고 있다. 시어들은 리얼하고 시적정서도 리얼하다. 그러나 시적사고는 현대적이고 비벼넣은 인간냄새는 오래된 청국장처럼 진한 향을 풍긴다. 만일 이 시에 시골 홀아비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그 시골 홀아비의 독초연기가 피여오르지 않았더라면 그냥 한폭의 풍경화에 그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는 시작부터 첫눈을 시골 홀아비 서리낀 창가에 휘뿌려주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시인은 애절한 상념, 애타는 심정을 피눈물로 녹여 오늘날 조선족사회에서 로총각, 홀아비들이 장가들기 어려운 속사정을 호소하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시인은 목갈린 호소를 잠재우고 첫눈 내리는 사뭇 아름다운 풍경속에 홀아비를 집어넣어 그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시는 절제미로 안타까운 심정을 또각또각 베여내는가 하면 속절없는 담배연기로 눈을 녹이고 피눈물을 녹여낸다. 시인의 아픔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 '함박눈'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인간냄새를 피워올린다. 바로 할아버지를 빌어 우리 민족의 이민사와 고난사 내지 백년사를 두런거리는것이다. 자칫 평범한 시로 되여버렸을 시 '함박눈'이 새콤한 의미로 살아날수 있었던것은 하늘나라 가신 할아버지가 울분과 설음과 머리발, 수염발, 가슴 태운 재가루 등을 섞어서 함박으로 쏟아놓는것이 바로 함박눈이라는 마지막 련에서 화려하게 새롭게 부활된다.   시 '락엽'에서도 류사한 맥락을 찾아볼수 있다. 빨강 노랑 연분홍 등 오색의 랑만으로 시작되는 락엽은 락엽의 일생을 읊고있다. 이 시에서는 '빨강 미소', '노오란 추파', '연분홍 손짓'이라는 마감련에서의 시어조합이 앞부분의 평이함을 밭갈이하면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락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추억을 날리네'로 표현한 여기에 이 시의 매력이 있고 시인으로서의 김영능시인의 재치가 빛을 발하는것이다.   시 '가위'는 가위의 특성을 포착하고 그 속성을 파헤치면서 인간의 사랑 역시 녹쓸지 말고 서로 손잡고 한길로 가야 한다는 사랑철학을 읊조리고 있다. '두 마음 한뜻이여야' 하고 '등을 돌리면 아무 일도 할수 없다'는 가위의 속성으로 둘이 만나 하나의 마음이 되여야 반듯한 사랑의 의미를 다질수 있다는 인간의 사랑을 환원해낸 재치가 돋보인다.   상기 4수의 시들은 한결같이 요즘 김영능시인이 추구하고 있는 절제미가 잘 지켜지고 있으며 매수의 시마다 한두가지 아름다운 시어조합이 들어있어 상큼한 맛을 더해주면서 시의 완성도에 기여하고 있다.   세상 어딘가에라도 고여 있는 인간냄새를 주어들고 때론 슬프게, 때론 아름답게 시를 중얼거리는 김영능시인의 시적행보에 눈길을 걸어둔다.
26    첫눈 외3수 댓글:  조회:2096  추천:0  2015-12-17
  시 첫눈(외3수) 김영능 http://hljxinwen.dbw.cn   2015-12-16 10:37:34         시의 향기에 빠지다   꽃가루 시골 홀아비 서리낀 창가에 소복히 내려않네   월궁 떡방아 상아아줌마 애절한 상념 찧고찧어서   구만리 창공 아득히 먼길 애타는 심정 하소연하는데   피보다 깨끗한 하아얀 꽃마음   인연이 원쑤다 연분이 한이다   속태우는 독초연기에 피눈물로 녹아 가슴을 울리네   함박눈   내가 유아원 다닐 때 하늘나라 가셨다는 우리 할아버지   너그럽고 엄하고 근검하고 유식한 분이였다는데   가난의 보따리 한지게 허리휘도록 한평생 짊어지고 허덕이다 벗어놓지 못하고 가셨다네   땀물 눈물 피물까지 한숨에 이개여 짊어지고   오늘도 구중천에서 가난의 보따리 혀쳐놓고 울분을 토하는가 설음을 털어놓는가   하아얀 머리발 허어연 수염발 가슴을 태운 재가루까지 함박으로 쏟아놓으시네   락엽   빨강 노랑 연분홍 오색의 랑만   첫봄 첫사랑 파아랑 꿈 어제같은데   화사한 꽃시절 향기에 취하여 춤사위도 흥겹더니   풍요한 호시절 삶의 열매 호함지게 남겨놓고   빨강미소 노오란 추파 연분홍 손짓 추억을 날리네   가위   두발로 걸어야 한다 외발로는 한발자국도 나갈수 없다   두마음 한뜻이여야 한다 등을 돌리면 아무 일도 할수 없다   인생 굽은길 삶의 갈림길 고락을 함께하며   연분으로 만난 사랑의 가슴 녹쓸지 말고   손에 손잡고 한길로 가야 한다
25    고향시초 댓글:  조회:2040  추천:0  2015-10-28
삼행시 고향시초 (훈춘) 김영능 http://hljxinwen.dbw.cn   2015-10-14 08:58:15             1   안기고싶은   차겁게 식어가는   메마른 가슴   2   업히고싶은   온기마저 떠나간   여윈 곱사등   3   시름에 젖은   눈물마저 굽이난   해진 손수건   4   설음에 절인   한숨마저 거덜난   곰태낀 행주   5   귀가 아파도   박바가지 잔소리   듣고싶은 욕   6   멍이들어도   물푸레 회초리   맞고싶은 매   7   병신이라고   잘라버릴수없는   곧은 손가락   8   너무 아파도   뽑아버릴수없는   깊은 뼈가시   9   가난하여도   하늘처럼 드넓은   정깊은 가슴   10   구차하여도   태평양처럼 맑은   깨끗한 마음
24    동초문학 안민상 상패 증정식 연길에세 댓글:  조회:2252  추천:0  2014-11-25
정치·경제 동포문학 2호 ‘집떠난 사람들’ 시상식 연길서 열려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승인 2014.07.16  14:45:03       ▲ 왼쪽, 시부문 대상 수상자 김영능 시인이 재한동포문인협회 이동렬 회장으로부터 상패를 전달 받다. [서울=동북아신문] 재한동포문인협회(회장 이동렬)의 동인지 동포문학 2호 ‘집떠난 사람들’ 시상식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후, 시상을 받지 못한 부분적 수상자들을 배려하여 재한동포문인협회에서는 7월 7일 저녁 연길 해란강식당에서 간소한 시상식을 가졌다.     시부문 대상(시 ‘소망/백두천지’)을 받은 훈춘의 김영능 시인과 수필부문 최우수상(에세이 「南과 北, 愛國歌에서 나타난 민족의 同質性」)에 연길 이영자 수필가, 수필 우수상(수필 「개척지」)에 장경률 칼럼니스트 등이 직접 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연변시인협회(회장 김응준)가 주최, 김응준 회장은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우리 조선족 문인들이 한국에 나가 문인협회를 만들고 동인지를 출간하면서, 성대한 시상식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자랑할 만 일이다”고 말했다.   시분문 대상을 수상한 김영능 시인은 “‘집떠난 사람들’은 우리 조선족의 디아스포라적인 아픔과 행복에 대한 열망과 추구를 보여준 작품집이다”며, “이번에 상을 받은 시 ‘소망/백두천지’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한민족이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데 생각의 깊이를 두었다”고 말했다.       ▲ 오른쪽으로부터, 시부문 대상 수상자 김영능 시인, 이동렬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장,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이영자 수필가, 우수상 수상자 장경률 칼럼니스트   이에 앞서 이동렬 회장은 7월 6일 저녁 흑룡강 녕안시에서 이번에 시부문 우수상(시 「사랑의 다른 반쪽/ 나의 동반자」)을 수상한 최화길 선생에게 상패를 전달하였다.   아직 상패를 받지 못한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송미자 시인과 우수상 수상자 전하연 시인에게는 따로 상패를 전달 할 예정이다.         ▲ 중국 녕안시에서 시 부문 우수상 상패를 전달 받은 최화길(오른쪽) 시인         ▲ 오른쪽부터 시부문 대상 수상자 김영능시인, 연변시인협회 김응준 회장       ▲ 왼쪽으로부터, 심예란 시인, 박초란 소설가, 대상 수상자 김영능 시인 <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23    동포문학 2회 안민상 시평 댓글:  조회:1895  추천:0  2014-08-20
「동포문학 2호 안민상」 시부문 심사평(評)|문학상 소개      ▲ 동포문학 2호 안민상 시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성수 시인/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서울=동북아신문]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 온 작품은 마포 송미자의 ‘여행자(연작시)’, 안동 김승종의 ‘비술나무타살사건, 그리고…’, 천진 전하연의 ‘낯선 둥지’, 녕안 최화길의 ‘사랑의 다른 반쪽’, ‘나의 동반자’ 대림 문예화의 ‘행복’, ‘석별’ 부산 변창렬의 ‘56세’, ‘빨랫줄’, ‘가을’ 훈춘 김영능의 ‘소망’ ‘백두천지’ 등 7명의 12편이었다. 특별상과 신인상을 제외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가려낸다는 것은 심사하는 사람으로서도 고충이 컸다. 시의 효용을 작품성에 두느냐 독자성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다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성과 독자성을 다 갖춘 작품이라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이런 요구는 무리라고 생각하며 상종(賞種)을 정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아래와  같이 선(選)했다. 대상(1명)에는 훈춘 김영능, 최우수상(2명)에는 마포 송미자/안동 김승종, 우수상(2명)에는 천진 전하연/녕안 최화길, 그 외 특별상(1명)에는 부산 변창렬, 신인상(1명)에는 대림 문예화 등이다   대상으로 선정한 작품은 훈춘 김영능의 ‘소망’, ‘백두천지’ 2편이었다. 이 두 작품에는 분단의 아픔이 있다. ‘소망’의 4․5․6연 “한뿌리/한탯줄/한계레/한마당 모여//백두령/천지물/한라봉/백록수//큰잔/하얀술 건배/위하여”나 ‘장쾌한 그날’의 “그대로/저기/우뚝 솟은/바우를 본받아/선 자리에 굳어/천년만년/그대 곁에/깨고 싶지 않고나”에서 작가는 통일의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동포문학’의 문학적 캐치 프레이즈이자 재한 동포문인들의 바람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우수상인 마포 송미자의 ‘여행자’는 인생길 내지는 살아가는 일을 여행자에 비유한 연작시다. 삶의 체험을 엮어나간 점이 좋았다. ‘여행자1’에서 “어서 떠나자/일찍 갔다가 일찍 돌아오자/떠나는 곳도 거기뿐/돌아올 곳도 여기뿐” ‘여행자2’에서 “누구의 기억에는 흔적조차 없을/나의 습관 된 기-인 여행은/허구한 날같이 맨날 허구프다”라고 삶의 힘듦과 고뇌를 말하고 있었다. 안동 김승종의 수상작 은 ‘최후의 한 넋’과 ‘비술나무타살사건, 그리고…’였다. 이 중 ‘비술나무타살사건, 그리고…’는 주제가 상당히 무겁다. 호흡과 호흡 사이가 너무 가벼워도 문제지만 너무 무거워도 질식할 염려가 있다. 1연 “~하다가 달려오고” 3회 반복이나, 4연 “애처러이” 또는 5연 “애달피” 6연 “새하야니” 등 반복적 시어 사용에도 유의해야 시적 구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수상으로 선정한 작품은 녕안 최화길 ‘사랑의 다른 반쪽’, ‘나의 동반자’와 천진 전하연 ‘낯선 둥지’, ‘석별’이다. ‘사랑의 다른 반쪽’과 ‘나의 동반자’는 연시(戀詩)형태를 빌린 남과 북의 애증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통일의 염원을 은유화 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낯선 둥지’ 1연 8․9행 “고향 떠나 우리들은 왜 그리도 먼 둥지로 옮겨가 살고 있는 걸까/간도로, 만주로, 연해주로…”는 타향살이의 고단함과 객지로 떠도는 자의 슬픔이 묻어난다. 아쉬운 점은 호흡이 길다는 점과 문장부호도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줄임표는 ‘……’이다. ‘석별’은 헤어짐의 아픔과 그대 떠난 빈자리를 바라보는 화자의 절절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여기도 호흡이 너무 길다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만물은 숨을 쉬지 않으면 죽고 만다.   그 외 특별상에는 부산 변창렬 ‘56세’, ‘빨랫줄’, ‘가을’과 신인상에는 대림 문예화 ‘행복’이 차지했다. 나이 ‘56세’는 하루 중 ‘오후 다섯 시 육십분 쯤’에 비유한 시다. 그 시간은 어둠이 오고 세상은 밤 속으로 침잠하는 때이며 ‘가을’ 역시 인생 황혼쯤이다. 농익은 ‘56세’와 그 외 2편을 특별상으로 선했다. 특히 변창렬은 부단한 시작 활동이 돋보이고 일상적인 시적 표현을 벗어나 낯설기․가지치기를 통한 새로운 시의 방향을 탐구하는 태도를 높이 샀음을 밝힌다.   문예화는 ‘행복’ 2연 1행에서 “-전략- 행복을 느낄 때 행복인가 봅니다. -후략-”라고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행복하다 불행하다’는 차이는 바로 글자 한 자 차이다. 시의 사명 중의 하나가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을 품어 안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가 돋보인다.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런 류의 ‘행복’에 관한 시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상투적인 시적 구조를 배제해야 할 것이다. 신인이라는 명패를 받은 후에는 끊임없는 조탁을 통해서 시작(詩作)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를 주문한다. 무릇 시인은 시를 쓸 때만 시인이다. 시인으로서의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2    첫눈 댓글:  조회:2907  추천:2  2013-10-31
               첫눈   첫눈이 와요 하늘의 천사 천지가 하아얗게   첫눈은 천궁의 큰아기 인간 세상 첫걸음   하늘아래 첫동네 첫새벽 소복히 첫인사 올려요   별동무 아쉬워도 달언니 서러워도 올 길은 와야 하니   처마밑 고드름 처절한 눈물로 천지를 적시네   첫겨울 첫눈이 오면은 가버린 첫사랑이 그립소
21    다리 댓글:  조회:1869  추천:3  2013-07-31
다  리         2013년7월25일 새벽,훈춘 마천자다리가 무너졌다.48세 생을 마감했다.백년대계-백세를 못살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떴다.설게 재중은 10톤인데 50톤 넘는 길손들이 오갔단다.다리는 너무도 억울한데 사람들은 모여서서 손가락질이다.     그래도 새벽녘 조용히 갔단다.인명 재산 피해를 끼칠가봐‼                                      남들                                    자유로이                                    걷고                                    달리고                                    뛰여다니고                                    산책까지하도록                                    넓고편한 잔등                                    서슴없이 내여놓고                                          자기는                                    걷지도                                    달리지도                                    뛰기는커녕                                    기여다니지도                                    까딱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만 있었다                                      팔다리                                    온몸                                    피가 마르고                                    살이 뜯기우고                                    뼈가 가루되고                                    허리척추마저                                    진이 빠져                                    물러날 때까지                                      동강난 몸뚱이                                    수장되고                                    강변에 버려진                                    앙상한 뼈다구                                    울음소리                                    눈물흔적                                    원망소리                                    한마디없다                                                               2013년7월26일
20    족부안마 외 3수 댓글:  조회:1648  추천:0  2013-07-11
                  족부안마   잘낳다 활개끝 손가락 힘세다 팔뚝끝 통주먹   우쪽에서 손놈 우쭐거릴때 아래쪽 발님 숨어살더니   오늘은 하늘땅 뒤짚혀 손목 얌전이 고개 숙이고 손가락 순순이 발꿈치 살살 기여다니네   이제야 깨우쳤다나 바닥에서 숨죽이고 받쳐주는 님 없다면 꼭두에서 씩씩하게 활개칠수있는 놈 없다는것                   량심   뜨겁다 슬프다 아프다   가슴집에서 호주머니집에 이사나온 량심   노크도없이 나드는 손가락 오형제한테 희롱당한다   때도 장소도 문의도없이   상투 덜미 명치끝 잡혀   더러운 손톱눈안에 움추려   금전 권세 탐욕동네 앞잡이노릇   부끄럽고 괴로워 돌아가려는데   호주머니집 암흑세계 앞이 캄캄하다                                탁구공   앞이마 뒤통수 얻어맞고   코방아 엉덩방아 찧고 또 찧는다   좁은 감옥 철조망 뛰여넘기   수백천번 언제나 덜미만 잡힌다   끝내는 파수꾼에겐 훈장메달     피가 타버린 텅빈 내 가슴엔 재가루도 안남는다                                              술잔   밝은 마음 티없이 깨끗한 몸   매섭고 독한 님 가슴에 품고   분주한 세월 혼잡한 세상 이마방아 찧으며   천당 지옥 오르 내린다                         
19    김영능 프로필 댓글:  조회:854  추천:0  2013-07-02
김영능[金荣能] 일반략력 성명: 김영능, 성별:남, 1946년 3월 24일 길림성 훈춘시 영안촌에서 출생, 훈춘시 전자계기공장 공장장 등 력임, 현재 퇴직,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 시인협회 부회장 창작성과 2001년 《연변문학》에 서정시 《태산에 올라》를 처녀작으로 발표, 서정시, 동시 200 여 수 발표, 서정시집 《별에 부치는 래》, 동시집 《하늘 학교》 출판
18    훈민정음 외1수 댓글:  조회:1511  추천:0  2013-07-02
             훈민정음 오천년 백두봉 삼천길 큰 나무 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오백년 무르익은 능금열매 팔천만 바구니에 탐스럽게 넘쳐나니 향기는 사대양 놀래키고 입맛은 오대주 깨우친다         한글 책 하아얀 이영 하아얀 벽 하아얀 문 하아얀 문턱 하아얀 온돌 하아얀 돗자리 백 모시 옷깃 여미는 반가운 얼굴 술보다 향기로운 하아얀 숨결 피보다 진한 하아얀  얼 
17    댓글:  조회:1599  추천:0  2013-04-30
16    대나무 댓글:  조회:1930  추천:0  2013-04-30
15    이름을 불러달라 댓글:  조회:1711  추천:1  2013-03-23
                이름을 불러달라   이름을 불러달라 내 이름을 불러달라 크나 작으나 내 이름을 불러달라   달처럼 휘황하지는 못하고 해처럼 찬란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누구의 입술에선가 순간이나마 별찌처럼 스쳐갈수있다면 빛갈도 없고 색갈도없는 내이름을 그냥 내 이름으로 불러달라   이름을 불러달라 내 이름을 불러달라 미우나 고우나 내 이름을 불러달라   고우면 웃으며 “님”자로 불러도 좋다 미우면 찌프리고 “놈”자로 불러도 좋다 넓고 큰 이 세상에 티끌같은 존재라도 어머님 가슴에 언제나 태산처럼 높고 큰 내 이름을 그냥 내 이름으로 불러달라   이름을 불러달라 내 이름을 불러달라 쓰거나 달거나 내 이름을 불러달라   마주서면 사랑으로 불러도 좋다 돌아서면 원망으로 불러도 좋다 부르고 또 불러주면 세파에 얼룩진 내 이름 순결을 도로 찿을가 진실을 도로 찿을가 내 이름을 그냥 내 이름으로 불러달라    
14    허리 굽은 소나무 댓글:  조회:1886  추천:0  2013-03-08
허리 굽은 소나무 추석 날 이다. 이 날은 이 땅에 남은 사람들이 저세상으로 떠나간 사람들을 추모하는 날이자 또 남은 사람들이  떠나온 고향땅을 그려보는 날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은 설날을 기다리고 어른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역한다고 한다. 자그마한 변강시가지에 둥지를 틀고서 꿈에도 그리는 고향땅,나서 자라 뼈가 굳은 송아지친구들과 조상의 산소가 있는 그 땅을 한해에 한두번 밖게 찾아 가지 못한다. 그것도 청명과 추석에 산소에나 갔다 그 걸음으로 돌아오다보니 마을에는 별로 다녀오지도 못한다. 오늘도 안해와 함게 한돐열달되는 손녀를 업고 내외가 모두  외국으로 돈벌이 떠난지 십년이 더되는 막내남동생 딸을 이끌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가 있는 고향마을 뒤산 등성이에 올라섰다. 나는 인제 회갑고개도 훌쩍넘어 동년시절 짜개바지 입고 전투놀이에 신날 땐 하루에 몇십번씩 오르내리던  산마루것만 단숨을 몰아쉬며  산중턱에 올라서니 예나 다름없이 허리가 팔구십도로 굽은 소나무 한구루가 반갑게 맞아준다. 밑뿌리는 반아름 되고 두어길 높이쯤 올라가 허리가 앞으로 팔구십도 휘여서 정중히고향땅에 큰절을  올리고  다시 우로 곧추 휘여져서 두세길쯤 더 올라가 굵직한 두팔을 높이 추켜세워 무수한 가지와 푸른 잎을 떠이고 고향 만세를 부르며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향땅을 지켜 드팀없이 서있는 허리굽은 소나무 ! 나는 그 허리 굽은 소나무와 나란이 서서 소나무 푸른가지가 가르키는 곳,언제 보아도 가슴이 뭉쿨하게  정겨워 오는 고향땅을 이윽토록 바라보았다. 몇백호 농호가 오붓하게 모여앉은 그리 작지 않은 산간마을,내가 서있는 뒤동산에는 청송,락옆송 웅기중기 수림을 이루고 가둑나무와 개암나무가 키를 넘어 우거져있다. 산밑으로는 졸졸 시냇물이  마을를 감돌아흐르고 마을앞에는 아득히  펼쳐진  논과  밭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파도가 눈이부시다. 마을서쪽으로는 칠백리 두망강이 고향벌에 젖 줄기를 뻗어가며 유유히 흘러가고 그 넘어로 이웃나라 조선땅의 산과 벌 그리고 새하얀 회칠을 한 마을들이 아득히 바라 보인다. 고향마을 동쪽에는 그리 높지않은 구릉지대가  있었는데  옛날에는 조며 콩이며 수수를 심은 밭들이 무연히 펼쳐져 김매고 가을하는 농군들의 허리뼈를 쑤셔주던 곳이 언제부터인지  광무국이라는것이 옳겨와서 집을 짖고 길을 닦고 굴을 파더니 버력이 나와서 여기저기에  작은 산들을 만들어놓았고 뒤따라 화력발전소가 들어오고  거대한 건물들이 줄쳐섯고 하늘을 찌르는 높은 굴뚝들이 솟아났다. 그러나 오붓한 고향마을 내가에는 개구쟁이들과 알몸으로 뛰여다니던 잔돌밭과 모래장이 여전하고 앞집처녀와 연애하던 버들방천도 푸르러 우거져있다.                                                  비록 나팔꽃이 기여오르고 흥부네 복박이 주렁지던 초가집이 안테나를 추켜들고 빨간 벽돌기와집으로 바뀌여가면서도 멍멍이들이 주고받는 부름소며리 수닭들이 뽐내는 홰소리가 합창으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귀전을 때리며 고향은 정겨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있다.                                                                                       나의 혼신이 고향의 낮은 하늘을 헤염치며 눈물겹게 자맥질하고 있을때  “야,이거 아무깨가 않이나”하는 쇡쇡한 부름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라 고개를 드니 나의 앞에는 가둑나무 옆채를 꺽어 지팽이 삼아 짚고  한 “늙은이”가 서있었다. 어수선한 머리엔 하얀 눈서리가 내렷고 좁은 이마엔 밭고랑 같은 주름천지,허연 수염이 꺼칠꺼칠한 얼굴에는 반가와하는 기색이 력력한데 구부정한  허리는 그냥 펴지 못하고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야,이눔아, 왜 눈이 떼꾼해있나,나다 ,이 아무깨를  몰라본단 말이냐?” 나는 아무깨라는 소리에 반갑기 그지없었으나 눈을 껌뻑거리며 앞에 서있는 “늙은이”를 올리 뜯어보고 내리 뜯어보아도  아무깨의 모습을 찾아 볼수 없었다 “야,이눔아, 왜 정신이 나간 상통이냐?” 그 “늙은이”는 나의 가슴에 주먹 한매를 들이댄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돌아선 나는 그 목소리가 어디선가 듣던 음성 같고 헤벌쩍 웃는 그 입모서리와 가늘게 뜬 눈언저리가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인상인듯십더니 그제야 그 벌쭉거리는 코마루가  확연히 익숙한 모습으로 안겨왔다. “그래 맞아 아무깨가 맞아﹗” 나는 속으로 부르짖으며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도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었다. “그래 네가 정말틀림없는 아무깨란 말이냐?” 그는 젖은  눈길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떡거렸다. 나는 눈을 썩썩 비비고 찬찬이 훑어보니 이“늙은이”가틀림없이 꿈에서가 않이라  생생한 현실에 나의 앞에 나타난 고향마을 송아지친구  아무개였다. 우리들의 만남은 너무나 긴 세월이였다. 그의 허연 머리발과 주름 깊숙이 패인 이마를 바라보노라니 우리의 동년과 청년 시절이 환영처럼 눈앞에 떠올랐다. 웃마을 “흉륭집” 울바자를 넘어가 참살구를 흠치다 입은지 하루밖에 안되는 골덴 바지가랭이를 째서 어머니의 회초리맛을 톡톡히 보았던 일,개울가에서 알몸뚱이로 뛰여다니다 물건너 참외밭에 기여들어 “참외취렴”을 하다 밭지기할아버지 한테 들켰는데 괘씸한 할아버지가 우리를 쫓다가 따라잡을수 없으니 우리들의 옷을 채여가서 밤중에 알몸으로 집에 들어갔던 일,건조실 이엉새를  들추어 참새새끼를  잡다가 뱀에게 손가락을 물렷던 일 … 그당시 참새는 “사해”[四害]에 속하여 아침전이면 온 마을 남녀로소가 일떠나서 납소랭이랑 물통이랑 소리가 나는것을 들고 나와 고함치고 두드리며 참새를 몰아대면 참새가 앉을곳이없어 나중엔 땅에  떨어진다고 하였다.그리고 참새나 참새새끼를 잡아다 촌 사무소에 바치면  한마리에 인민비 일전씩 상을 주었던겄이다. 나는 그때 참새를 부지런히 잡아 넝링샤쯔를 사입기까지 하였다. 지금은 참새들이 사해에서 해방되여 그런 고초를받을 렴려는 더 없고 또 지금 사람들이 그때 사람들처럼 그렇게 부지런하지도 안는데 왼일로 참새들이 살아가기 날따라 막막하여지는지 알도리가 없다. 그때 이야기를 하자면 어딘가 옛날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세월 있은일  갔기도 하다. 그후 우리는 중학교를 나와서 불우한 년대에 생활난까지 겹쳐 상급학교로 못가고 고향마을에서 애젊은 농군들이 되였다. 이 친구는 그때만 하도 마을에서 한다하는 선줄꾼으로  인사성이 밝고 일솜씨가 여물어 웃어른들의 사랑과 동무들의 우정도 한몸에 차지하였섰다. 낮이면 일터에서 함게 땀을 흘리고 밤이면 한집 사랑채에 모여서 널판자로 무은 통침대에서 사철 함게 자고깨던 이 친구… 어느날 저녘, 호주머니의 옆전들을 모두 들추어모으니 술한근 살 돈은 나왔지만 안주감이 없었다.그런데 이 친구가 한다는소리! “야 너희 집에 검정앎닭이 있지않니?” 그때 우리 집 그 검정씨앎닭은 앞집 수닭에게 바람이 났는지 제 집에 있지않고 아무리 몰아부쳐도 저녁이면 앞집 사랑채에서 잤다. 나는 그 닭을 몰아오느라 압집 사랑채에 여러번 드나든적이 있어 그 친구한테 우리 암닭이 자는 위치를 대주고 여차여차하라고 일러주었더니 얼마안되여  틀림없는 우리 집 씨앎닭을 잡아왔다. 우리는 그날저녁 만포식을 하였다. 그후  오늘 산소에 누어계시는  나의 할아버지는 그 씨앎닭을 찿느라고 사흘동안 지팽이를 짚고 온 동리를 훓었다. 그러던 이 친구가 “전레없던 문화대혁명”시기에 부모의 력사문제로 타격을 받고 좌절되여 사랑하는  처녀에게까지 속심을 털어놓기 주저할 때 내가 연애편지를 만장 같이 써서 친구 몰래 그의 이름으로 처녀에게 띄여보낸것이 열렬한 회답편지가 와서 혼인이 성사되였던것이다. 한번은 마주앉은 술좌석에서 이 친구가 나를 보고 “야,너는 술을 마이면 점점 똘똘해지는데 한번 주정하는걸 보앗으면 좋겠다”라고 하는것이였다. 그때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네가 장가드는 날에 만취할테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친구가 몇년후 결혼 하는 날 손님들을 모두 바래고 나와 다른 두 친구를 신부방에 않혀놓고“야,네가 오늘 취하지 않으면 나는 신부와 한자리에  들지않겠다”라 고하면서는 아래칸에 내려가 오지술독 하나를 들어다놓고 구푼짜리 술잔으로 나에게 열여덟잔이나 권하였다.나는 끝내 만취하고야말았다. 나와  함게 있던 두 친구는 사전에 귀뜀을 하여 내가 취하면 집으로 호송하려고 청해놓은 호위병들이였다.그 두 친구는 나를  집으로 데려다 고방에 눕혀놓고  밖으로 문에 몽둥이를 받쳐놓았다.그때는 겨울이라 싸락눈이 내려 추운탓으로 향여나  밖으로 내가 나왔다 동상이라도 입을까봐 걱정되여 취한 비상조치였다. 그때로부터 나에게는 원래의“떡메골”이라는 별명외에 “열여덟 잔”이라는 새 별명이 하나 더 불어났다. 그후 나는 토대가 좋다는 덕분에 입당도 하고 월급  쟁이로도 되였다. 그리고 마을에서 제일 이쁘고 일 잘하는 마음씨 착한 쳐녀를 채가지고  훌적 시가지로 빠져나와  구제비살림을 꾸리고 청제비 생활을 하였다. 이제는 아들 하나 딸 하나 남부럽지 않게  출세시키고 만년을 풍족하게 보내고 있다. 그러나 나의 이 친구는 오늘까지 수십년을 하루같이 밭을 갈고 논을 부치며 고스란이 청춘과 젊음 그리고 한생을 다 고향 땅에 오곡종자처럼 휘뿌렸다. 몇년전 인편에 아무깨가 허리병을 앓고 가정형평도 아주 어렵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지만 알아보기 어려을 정도로 오늘의 이 모양새가 되리라고는 상상밖이였다. 우리들은 허리굽은 소나무아래 풀밭에 마주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의 마음은 변함없이 예전처럼 선량하고 깨끗하였고 겉보기는 그처럼 구차하였으나 가슴은 그렇게도 뜨겁고 풍족 하였다. 그리고 우리들의 우정도 예나 다름없이 두터운  그대로라는것이 새삼스레 마음에 와 다았다.그리고 그 어떤 정도 고향의 정을 따를수  없다는것도  가슴에 뜨겁게 안겨 왔다.그 친구는 또 나의 가슴에 한주먹 안기며“야,너 아직도 사십년전의 약속을 리행하지 않을테냐?”하며 큰소리를 치는것이였다. 나는 사십년전 그 약속이라는겄을 인츰 알아맟추고 소나무를 쳐다보며 장쾌한 웃음을 터뜨렸다.소나무도 잦송이를 혜벌적 우리와 함게 웃는듯 싶었다.사십년전 그 약속이란 우리  친구들중 누가 먼저 월급쟁이가되면 싼달[凉鞋]한컬레씩 사주어야 한다는 락언 이였다. 그때 우리들은“시내빵” 애들이 신고 다니는 “싼달”이 그렇게도 부러웠던겄이다. 그때만 하여도 고향마을은 너무나도 가난하였다. 그 당시 우리 마을에는“하다문집”이라는 한집에 라지오가 있었는데 나무틀로 만든 괴짝안에서 노래도 나오고 고춘자라는 녀자와 장소팔이라는 남자가 주고받는 재담 이라는겄이 너무도 재미 있어서 밥술을 놓기 바쁘게 그 집에 모여들었던것이다. 그리고 온 마을 치고 우리 뒤집에 자전거 한대가 있었는데 그것이 타고싶엇으나 엄두도 못 내고  그저 만져보고 부럽워하기만 하였다. 그리고 설명절, 추석같은 날  돼지나 소를 잡아서 일인당 얼마간씩 나누어주었는데 그것도 어른들 그릇에 오르고나면 녀자들과 젊은이들 입에는 고기가 헤염쳐간 물만 차려질 때가 보통 이였다….. 그리고 골덴이나 사지옷감 같은것을  순번으로 나누어주었는데 나도 한번 차려져서 바지를하여 입고 으쓱거리며 다니던 기역이난다.어느 땐가 생상대 회이실에 델레비죤을 갗추어 놓으니 나무괴짝안에서 나오는 소리만듣던 사람들이 모두 거기에 모여들던 때는 우리 친구들 “싼달 약속”이 있은 아주 후에 일이다. 그런데 내가  제일 먼저 월급쟁이가 되고도 처음에는 몇푼 안되는  월급에 생활난 문제도 있었겠지만 내가 신용을 지키지 못한탓으로 그 약속을 리행하지 못하엿고 그 후에는 싼달이라는것이 별로  히한한  물건이 안이여서 흐지부지 그 약속을 뒤전에 뿌리치고말았다. 지금도 “싼달 약속” 일로 하여 고향  친구들한테 두고두고 아름다운 구박을 받은 뒤 끝에 호주머니를 털어 낸것이  싼달 한상자 살 돈이 착실히 될 것이다.아무튼 그 돈으로 그 원을 풀어주어야했다. 허리 굽은 소나무, 허리 굽은 친구  그리고 나,우리 셋은 한시대 태여나 한하늘 아래서 함게 살아왔다. 그러나 무정한 세월은 우리 셋에게 너무나도 같지않은 대우를 베풀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똑같은 한생을 약속하였으련만 세월은 우리 셋에게 차려진 청춘과 젊음을,누구에게서는 강도처럼 빼앗아내고 그 누구에게서는 탐관오리처럼 뜯어 내였는가 하면 또 그 누구에게는 불한당처럼 달려들어 마음대로 회롱하고 되는대로 짓밟아놓았다. 소나무와  이 친구는 허리가 구십도로 휘였으나 나는 아직도 허리가 꿋꿋하고 시력 청력이 여전하여 안해는 친구와 비하면 내가 십년은 더 젊어보인다고 하였다. 안해의 얼굴에는 밝고 해사한 물결이 남실거리는데 나의  가슴은  검은 파도가 차거운 바우에 부딫쳐 하얀 눈물로 부서지는 심정이였다. 허리 굽은 그 친구를 가슴 아프게 마주보다가  불현간 허리 굽은 소나무의 주위에 눈길이 떨어지며 눈초리가 가늘게 떨렸다. 팔방 수십메터안에 소나무를 찍어간 허연 밑뿌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데  년륜을 헤아려보니 그들은 모두 허리 굽은 이 소나무, 그리고 나와 허리 굽은 이 친구와 한 세대라는것이 뚜렸하게 안겨 왔다. 같은 하늘아래, 같은 산마루에서 미츨하게 곧게 자란 다른 소나무들은 모두 재목으로 아빠트빌딩에 모셔져 안온한 객실과 안방에서 빛을 내는데 내 앞에 서있는 이 허리 굽은 소나무만은 불우한 풍우에 시달려 인제는 터덕터덕 늙은몸에 여기저기 흉터가 험상하게 났고 팔구십도로 굽은 허리는 영영 다시 펴질 가망이 없어도 떠나간 동료들 발자취 사이사이에 부지런히 자기의 후대들을 파랗게 키돋음시키며 푸른 기상 변함없이 고향마을 산마루에 드팀없이 서있지않는가!! 허리 굽은 소나무,그리고 그옆에 지팽이를 짚고 서있는 허리굽은 나의 고향 친구!!!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올라가 큰절을 올리기 앞서 가슴속으로 그들 앞에 숙연히 머리를 쪼아렸다.                                                                                                         2006년 10월 6일
13    낚시 댓글:  조회:1832  추천:0  2013-03-06
낚 시                                               밖에선                                          점잔 빼는                                          키다리 멋쟁이                                          안에선                                          독가시 혀                                          곱사등 깍쟁이                                          긴 목                                          뽑았다                                          감추었다                                          한점 주고                                          열점                                          앗아간다                                         
12    동시 엄지 손가락(외1수) 댓글:  조회:1729  추천:0  2013-02-27
엄지 손가락                                 아세아                        거인의                        손                          아랍반도                        인도반도                        중남반도                        뢰주반도                        손가락                                         넷                                                                                      동북아                        제일 우쪽                        조선반도                        엄지가락                          두만                        압록                        은반지                        백두                        천지                        눈부신                        보석이래요   해 달                             낮에는                                빠알간                                                                     해 자물쇄                            밤에는                          하아얀                          달 자물쇄                                                  넓고 큰                          하늘집엔                          어떤 보물 있을가                            나는야                          글공부 잘하여                          해달 열쇠 만들테다                                        
11    동시 반달 댓글:  조회:1780  추천:0  2013-02-27
    반  달                                           넝쿨도 없이                                           꽃피는  양도 없이                                           어느새 열렸나                                           하늘에 저 큰 박                                           흥부가 켜갔나                                           놀무가 켜갔나                                           박씨도 안보이고                                           반쪽은 어데 갔나
10    구제비 댓글:  조회:1673  추천:0  2013-02-26
구 제 비                                                    생의 벼랑가에                                                명의 주머니 걸어놓고                                                창공에 치솟아                                                일월의 넋 따오고                                                대지를 스쳐 쓸어                                                강산의 뜻 모아 오니                                                삶의 낭떠러지에                                                래일을 잉태한다                                                  지옥과 천당                                                운명의 처마끝으로                                                바줄 타는                                                험한 세상                                                곤두박 안하려면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식을 배우란다
9    나무혹 댓글:  조회:1799  추천:0  2013-02-21
  나무혹                                                     유정하다는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                                                   무정하다는                                                   비바람이                                                   아물린 허물                                                   고통은                                                   기구한                                                   년륜을 수놓고                                                   아픔은                                                   기이한                                                   무늬를 새기니                                                   겉보기                                                   흉하다                                                   흉보지 말라                                                   뼈저린                                                   속차림                                                   굳세고 이쁘다                                 
8    태산에 올라 댓글:  조회:1813  추천:0  2013-01-24
       태산에 올라 안개 타고 남천문 올라서니 중천문 삭도 은하수 쪽배런가 아찔한 벼랑사이 걸려있는 돌층게 하늘로 오르는 신선길 예로구나 천궁에서 내려보낸 사다리가 틀림없다 달빛 밟고 옥황정 올라서니 오강의 도끼소리 귀전을 때리고 상아가 담가놓은 계화주향 코를 찔러 손들어 월궁문 두드리려니 이웃집 견우직녀 단잠깰가 두렵구나 이른 아침 일광정 올라서니 발아래 타는 구름 불바다 같은데 당승네 앞길막던 서천 길목 예아닌가 떠오르는 아침해 천도복숭아 손대성 나타나면 한번 겨뤄보련다                             1991년4월16일 태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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