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연길에 갔다가 조선족들이 타민족 학교에 많이 간다는 사실이 풍문보다 심한 참담한 현실을 보며 격세지감 때문에 얼마간 허우적거렸다. 원래 출산률이 낮아 교육이 심한 진통을 겪는데다 학생원이 다량 류실되여 후대 양성이 난행고행(难行苦行)이란다. 자민족 문화의 의식적 리탈로 봐야 하는 희한한 분화 현상을 두고 원인 규명으로 잠간이나마 머리를 굴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개혁개방의 급물살을 타고 조선족 사회에는 천지지변이 일어났으며 오늘 역시 변화의 진행형이다. 경제의 장성, 사회의 선변(善变), 부의 축적은 물론 사회 전체도 괄목하는 발전을 이룩하였다. 허나 인구의 격감, 공동체의 요동, 정체성의 혼란 등등 부수적 부작용도 동반하는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출생률의 비정상 하강으로 학생원이 급감하고 학교수도 일소(日少)의 일로를 걷고있다는것이다. 전통적 교육체제의 동탕(动荡)으로 그 마당이 그야말로 만목황량이라는 문자 그대로다. 이는 신구 체제의 교체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겠지만 지켜보는 시선들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공직자들과 교원, 지성인들은 여전히 많은 우수한 인재들을 육성하는 가시적 성과를 냄으로써 민족의 영광방(荣光榜)에 이채를 띠우고있다. 호요방(胡耀邦) 전주석의 휘호(揮毫)대로 민족인재를 힘써 배양하는 쾌거를 일궈내는 그 모습이 실로 가상하다. 맹랑하게도 국가의 민족인재 수요와 자기의 발전우세를 내치고 시대와 역행하는 민족어포기의 선택을 민족민 상당수가 감행하니 미상불 유감이 남는다.
중한 두 민족 문화를 몸에 지닌 조선족에 있어서 중국과 조선반도간의 상호협력, 장길도개방전략의 실시.7000만 한민족의 글로벌 네트웤 이것은 누구도 대체 못하는 다락같은 플랫폼이다. 게다가 정부의 방침으로 쌍어(双语)교육의 전략을 실시하는 오늘인데도 고유어를 내버리니 골수에 박힌 겨례문화를 차단하는 우행일뿐 미행(美行)일수 없다. 빈곤탈출에 로심하던 때의 고착관념으로 시대의 변화에 둔감하고 눈앞의 리익에 집착하면서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침착성을 잃는 것이 조선족 일부의 슬픈 현실이다. 발전하는 중국이기에 민족어공부에 정진해야 마땅한데 이런 가치혼돈이 자식의 민족문화원의 출입을 봉쇄하는 성급한 행동을 유발하는 기폭제인지 싶다.
한 개 문화 값의 시세는 간단한 가격법칙으로도 해석이 가능한데 그냥 외면하는 무분별한 처사가 백출(百出)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는 반성이 누구나 필요되는 요즘이다. 우주관광도 꿈꾸는 시대인데 문화가치의 보존이 얼마마한 가치확장을 가져오는가는 선견지명도 갖춰야 한다. 쌍어를 겸비하는 항선으로 방향타를 돌려야 마땅하다는 동어반복이다.
불연즉(不然卽) 민족사회에서 도태된다.
민족어의 류의적 포기는 민족문화와 민족성의 포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현상을 《물경천택, 적자생존(物竟天择,适者生存)》이란 다위니즘의 생존경쟁원리에 대입해 잣대질에 저울질 해도 도태라는 내적인 리유는 발견하지 못한다. 선배들이 남긴 물질문화적 기초, 나라의 방침정책, 국가발전의 수요, 민족집거 인문환경, 이 활무대라면 넉넉한 발전의 필요하고 충분한 조건이 아니겠는가! 소견이 짧다는 아쉬움이 있다. 실로 민족어가 무용이라면 잠꼬대이고 두개 언어의 장악이 어렵다면 군소리다. 해서 오늘 로출되는 민족어 리탈은 이슬로 사라진다는 도태가 아니라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이상(適應異常)으로 유발된 적응부전(適應不全)이란 《진단서》를 떼고 싶다.
우리는 조선족교육력사의 이 한고비를 슬기롭게 넘기 위해 근대의 어렵던 나날에 첩첩한 형극(荊棘)을 헤쳐오던 력사정신을 되살려 꼭 해야 한다는 사명감, 꼭 할수 있다는 신념, 꼭 해나간다는 강인한 의지로 후대교육의 전당을 《민족명품생산》의 궤도에 끌어넣어야 한다.
위하여서는 우리의 기성세대(교육사업자,교원)와 갑남을녀들이 민족적리념을 업그레이드(승화)하는 사업이 최우선 과제로 되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우리의 리념
1.발전좌표
중국 발전의 선두에 선 문명한 집단으로, 세계의 모범적 지구인으로, 중국과 이국 본민족 간의 교류에서의 걸출한 사자(使者)로 되여야 한다.
2.생존철학
시대를 따르면서 창조성을 잃지 않고 조류에 따르면서 와중에 말리지 않고 리성적이면서 유연성을 잃지 않는 기지를 갖춰야 한다.
3.가치관
우리 문화를 중국 실제에 맞게 개화 발전시키며 중화민족의 우수한 민족구성원으로, 범민족중의 뛰여난 군체로서 사회무대의 전면(前面)에 서는것이다.
4.이미지
창조성과 홍익인간(弘益人间) 정신이 넘치는 중한 두 민족문화에 정통한 례의가 밝고 포용력이 큰 민족이여야 한다.
슬로건은 거창해도 민족교육은 여전히 혹한의 시련기에 있다. 허나 주천(周天)에 따라 소만왕림(扫万枉临)하는 화창한 봄날이 오면 거칠던 터전에서 오곡백과가 다시 무르익을 것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