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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강진병원은 낡은 단층건물이다.정문어구 거무스럼한 벽돌벽에는 세멘트를 발라서 높이가 2메터를 넘기고 폭이 거의 1메터가 되게 다듬어진 장방형 륜곽이 바깥으로 두드러져 있었다.그 장방형 륜곽속에는 “환자를 구해주고 혁명적 인도주의를 실행하자(救死扶伤,实行革命的人道主义).”는 모택동어록표어가 번체한자로 희미하게 남아있었다.아버지는 그것은 할아버지가 “현행반혁명죄”를 판결받고 감옥에 끌려가기 반년전에 몽강진병원을 도와서 모택동필체를 본따쓴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재복은 할아버지가 모사하였다는 모택동어록표어를 멀거니 쳐다보았다.수십년 비바람에 세로 씌여진 글자들에 배여들었던 붉은 페인트는 산화되여서 옅은 흑색으로 변해지여 있었다.
병실 쇠침대우에 힘겹게 누워있는 할아버지 이마에는 살갗이 벗겨져나간 검붉은 상처자욱이 크게 나있었다.그것은 그의 파뿌리 백발보다도 유표하였다.할아버지 오른쪽 팔뚝과 손목 그리고 손가락들까지도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그는 심한 통증때문에 주름살투성이 얼굴을 찌프리고 무거운 신음소리를 토해내였다.
재복은 주치의사 사무실로 찾아갔다.몽강진병원 주치의사는 할아버지 년세를 놓고 말하면 신상 여러곳에 피부살갗이 벗겨져나간 찰과상을 입고 오른쪽 손목뼈만 골절된것은 천만다행이라고 하였다.그는 또 몽강진병원은 엑스선사진이나 겨우 찍어주고 석고붕대마저도 만들어드리지 못한다.할아버지를 연길병원으로 모시여 골절수술을 받되 부러진 손목뼈가 잘 잇기도록 손목뼈에 강철핀을 집어넣거나 인공뼈를 바꾸어드리는것이 좋은 방법일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병실로 돌아온 재복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연길병원으로 모실 일을 상론하였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였다.
“나는 말이야,전에 나무사다리에 올라서서 혁명선전화를 그리고 모택동어록표어를 쓰다가 땅바닥에 굴러떨어지고서도 아무런 탈도 없었던 일을 몇번 겪어보았거든! 이번에도 무조건 괜찮을것이다.그러니 너들은 연길병원이라는 이야기는 입밖에 내놓지도 말거라!”
재복은 너부죽한 얼굴을 크게 찡그렸다.
“에-,할아버지! 년세 잡수면 비타민부족과 칼슘부족으로 골절된 사람뼈가 쉽사리 잇겨지지 않는다는데요!”
할아버지는 손자의 얼굴이 굳어지는것을 발견하고 잠간은 아무말도 없었다.그러나 그는 화제를 돌려보려고 하였다.
“글쎄말이다.짐을 운반하는 그놈의 삼륜자전거가 무겁기는 하던데.몽강진공안분국 정문앞에서 그놈에게 치이여 ‘인민해방군 백만대군이 장강을 뛰여넘다(人民解放军百万大军横渡长江).’는 파죽지세로 쫘-아-악 넘어가던 그 순간은 말이다.어이크,이 세상과는 마지막이구나! 기어코 로친네의 뒤를 쫓아가는거로구나!라는 생각은 무서웠지.그러나 고추개구리 알만큼만 고추개구리 손톱만큼만 상한것을 보면 말이야,틀림없이 전에 재복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로 이빨을 닦고 양치질한것이 큰 용을 쓴것이지.”
“에-,할아버지!”
“지금 생각해보아두 그 공주령 장씨 중의의사가 용한건 말할거두 없지.나는 오늘날에도 이빨 하나 안빠지구 안흔들리는데! 너들두 생각해봐라.몽강진 사람들이 예쉰을 넘어서도 이빨이 성한 사람이 몇이나 될가? 그리고 몽강진에는 내 동갑내기가 하나도 없이 죄다 죽어버렸어! 몽따땅(죄다)-몽따땅 죽어버렸어! 규페병을 앓다가 죽은 놈들이 많기도 하지! 줄방귀도 참아내지는 못해도 나만이 처-어-억 신신-펀펀하게 살아있단 말이야! 허허…”
일부러 웃어보이는 할아버지의 흰 이빨들은 꽤나 유난해 보였다.그러나 그의 앞이 틈새들은 작년보다도 많이 커진것 같았다.
“재복아,뭐라고 엉뎅이가 죽게-죽게 배기는 걸상에 앉아? 내 침대우에 걸터앉어! 재복아,북망산이 금방 내다보이는 늙은 놈에게는 무엇이든 쓸모없어,복잡한 골절수술도 팔목에 무거운 석고붕대를 쳐매는것도 모두가 고추개구리를 물속에 둘러메쳐서 죽이려는 헛짓이거든!”
재복은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쇠침대에 걸터앉아 피기가 적어진 할아버지 주름살투성이 얼굴을 지켜보았다.그는 어떻게 하든간에 할아버지를 연길병원으로 모시고 싶었다.그는 쇠침대를 일어섰다.
“에-,할아버지! 연길병원 가면 공주령 장씨 중의의사보다도 용한 의사가 많아요! 그리고 상한 팔목을 잠간 보이고는 ‘진달래’로 가서 랭면두 잡숫구 얼마나 좋아요? 돈만 조금 추가하면 삶은 계란을 몇개라도 넣어달라구 요구할수 있는데!”
손자의 말에도 할아버지는 그냥 외고집을 부렸다.
“내가 나라주석이냐? 나라간부냐? 무어라고 ‘병자를 구해주고 혁명적 인도주의를 실행하자.’는 비싼 치료를 받겠느냐? 전에 우리 몽강탄광 광부들은 손목뼈같은것이 부러지면 널판자쪼각 한개를 쳐매고 치료했거든! 나도 그렇게 치료하면 되는거야.그런데,너 홍일아,오늘내로 얼른 퇴원수속이나 해버려!”
할아버지가 퇴원하겠다고 떠들자 재복은 생각끝에 통고집쟁이 할아버지에게는 설복이 필요없고 비상수단이라도 사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재복이가 사범대학을 졸업하던 날부터 손자더러 “만년은 너무 오래여라, 하루를 다투어야 하리.”보다도 곱빼기로 훌륭한 방법인 분초를 다투는 방법과 기세로 장가들라고 하였다.재복은 할아버지로부터 장가재촉을 받을 때마다 “에-,할아버지! 나는 새파란 고추개구리 이마에 피도 마르지 못했는데요! 나는 이쁜 녀자친구를 사귄다 하더라도 오래오래동안 사귀면서 내속까지 싹-싹 알고서야 결혼할텐데요.”라고 대답하였었다.그러면 할아버지는 노여워하였고 자신이 18살에 할머니와 딱 한번만 만나보고 손목 한번 잡아보지도 못하고서도 결혼하였던 과거를 길게만 이야기하 였었다.그러면서 손자가 장가들고 달린놈 증손자가 하루빨리 태여나게 되는 날이면 또다시 옥동자 아침생오줌물을 향유하련다고 말하여 왔었다.
재복은 연희와 련애를 시작해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할아버지 앞에 연희를 너무 일찍 내세울 생각은 없었다.그는 할아버지로부터 전보다도 엄청날 장가재촉을 받을것이 두려웠었다.그리고 할아버지가 연희앞에서도 줄방귀를 참아내지 못할 일도 퍼그나 걱정되였던것이다.그런데 오늘 생각해보니 할아버지를 연길병원으로 모시려면 아직은 “그림속 떡”인 증손자와 증손자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을 미끼로 리용해보는것도 방법일것 같았다.
종이로 불을 싸서는 뭘해? 조만간에 할아버지에게 알려드려야 할 일인데 감추기만 하였다가 그걸로 장물열콩 비빔밥을 지어먹나? 찰좁쌀 철떡을 해먹나?
아버지는 "고추개구리가 호랑나비를 잡아먹은 일"은 말씀하지도 말라고 잠긴 목소 리로 할아버지와 옥신각신하고 있었다.재복은 아버지를 자기 뒤쪽으로 끄댕겼다.그는 할아버지에게 벌씬 웃어주었다.
“할아버지,래일 아침엔 무조건 연길병원으로 가요!”
“안간다.안가! 연길병원 올라가면 장물열콩 비빔밥이 생겨지느냐? 찰좁쌀 찰떡이 생겨지느냐? 그리고 고추개구리껍질이 아무런종이장이냐? 아까운 차비까지를 팔아댈것이 있느냐?”
“에-,할아버지,할아버지 치료비는 의료보험에서 몇십프로 해줄건데.그리구 연길 병원에 가면 저의 녀자친구를 만나볼수도 있는데!”
“엉? 뭐야!”
“할아버지,내 녀자친구 얼마만큼 이쁘게 생겼는가 할아버지 만나보시구 만일 거의 근사해서 할아버지 동의까지 처-어-억 받으면 우리는 래년에 결혼할려구 생각하는데요!”
“어이쿠,과연 그게 정말이냐?”
“에-,할아버지! 제가 뭐라고 할아버지를 속이겠나요? 할아버지는 손목뼈가 다 낳아져야 앞으로 달린놈 증손자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도 줄기차게 기분좋게 사용할거가 아닌가요!”
할아버지는 누웠있던 쇠침대를 크게 삐꺽거렸다.
“오늘 아침에 바깥에서 까치가 억세게-억세게 울어대더니! 홍일아,나 좀 침대를 내려보자.”
할아버지는 왼손으로 쇠침대를 짚고 일어나려고 하였다.그는 아들과 손자의 부축을 받아 쇠침대를 내려섰다.손자가 연길에 손자며느리감을 마련해두고 있고 증손자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을 공급해주려는 계획까지 짜놓고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주름살투성이 얼굴에 환한 웃음을 떠올렸다.그러나 그는 손자의 말이 어딘가는 거짓말 올가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였다.때문에 할아버지는 손자의 다짐까지를 받아내려고 하였다.
“거짓말 하면 사람이 나빠져! 거짓말하면 사람 엉뎅이가 고추개구리 엉뎅이로 되고 그 엉뎅이에 털이 나버려! 래일 연길병원 가면 너는 녀자친구를 꼭 내놓을거지?!”
“에-,할아버지! 저의 말이 고추개구리 알만큼이라도 고추개구리 손톱만큼이라도 거짓말이면 제가 손바닥우에 된장국을 두번 끓여서 올릴건데요!”
할아버지가 연길행을 동의하자 아버지는 재복이가 사범대학을 다닐 때 사용하였던 낡아빠진 핸드폰을 꺼내들었다.자기는 래일 연길로 올라가야 하는데 고추개구리 양식장을 둘러보는 일을 하루만 부탁한다고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통화하는것을 지켜보더니 갑자기 왼손을 빼들었다.그는 아들을 크게 삿대질하였다.
“쩌-어-쩌,너는 정신이 나자빠진것이 아니냐? 고추개구리 양식장에 누구를 부르는거냐? 너의 키를 넘어간 아들이 당장 장가들게 되였다! 목소리가 고추개구리 끼꿀–끼꿀이 되였는데도 미쳐버린 고추개구리 바보에게 한입 물린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놀아댈래?!”
“예,쇡쇡쇡…,쿨룩쿨룩….아무것두 아니고요,고추개구리 양식장 이웃더러 우리집것도 하루만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전화를 하는건데!”
아버지 대답은 어딘가 뿌루퉁하였다.
전에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덮어놓고 무작정 욕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그는 무슨 일에서든지 되도록이는 아들의 체신을 돌보아주려고 노력하여 왔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잘만 챙겨주려고 노력한것은 할아버지의 옥살이와 관계된다.할아버지가 감옥에 갔던 8년동안 아버지와 할머니는 “아버지가 없어도 살아가기가 힘들고 장화가 없어도 살아가기가가 힘든 동네.”인 몽강진에서 고생하며 살아왔다.그는 “현행반혁명분자” 아들이였으므로 총각시절에 공천단에도 못들었고 참군은 생각도 못해보았었다.몽강탄광 로동자선전대에 뽑힐적에도 풍각쟁이였지만 힘들었다고 한다.그리고 엄마와 련애할 때에도 외할아버지의 랭대를 받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아들이 겪은 일들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언제나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고 아들을 잘만 대해주려고 하였다.때문에 아버지가 “어째서 나를 그렇게 일찍하게도 낳았는가? 4개현대화가 몽따땅-몽따땅 실현된 다음에 나를 낳아주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라는 쓸개가 빠져나간 롱담을 해대여도 허허 웃어만 주었다고 한다.그리고 재복이 아래로 옥동자 아침생오줌물을 공급할수 있는 달린놈 손자를 하나만 더 낳아주기를 희망하면서 “사람이 많으면 힘이 크다(人多力量大).”고 뻔뻔돌(뻔뻔하게 생긴 돌,즉 녀자애) 손녀를 낳아도 괜찮다는 요구를 내걸었을적에 아버지의 “사람이 뭐라고 산아제한도 모르는 고추개구리라고 새끼들만 주룩-주룩 낳겠는가?”라는 대답질을 듣고서도 아들에게 몽당비자루를 내휘두르는 흉내만 내였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어째서 갑자기 아버지를 무작정 덮어놓고 욕설만 해주는걸가? 고추개구리 양식업이 잘되면 고추개구리껍질을 꽤나 벌수가 있다고 하는데 어째서 그것을 두고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한다고 욕하는걸가? 재복은 로인들은 때로는 애들처럼 난데없는 성깔을 내부린다고 하던데 할아버지도 로망이 시작된것이 아닐가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이였다.할아버지는 3년전 엄마가 한국에서 부쳐온 흰 운동화를 찾아내여 신었다.그것은 그가 이불장 아래 궤속에 줄곧 보관해두던것이였다.
“야-,세상에 이런 신발까지 만들어내다니! 손자며느리감이 나온다니 한번만 신어보는거지! 아까워서 원! 너 할미는 너 애비가 장가갈 때 헝겁신 (운동화)을 신겨주었던 일을 죽을 때까지 가슴아파하더니!”
과일꾸러미를 챙겨든 연희가 연길병원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셋은 희색이 만면한 할아버지를 골과 진료실로 모셨다.
진료실 안경쟁이 의사는 몽강진병원에서 찍어온 엑스선사진을 들여다보고는 할아버지의 퉁퉁 부어오른 오른팔과 오른손도 살펴보았다.
“할아버지,년세를 잡수신 분이 골절수술을 받으면 피도 흘려야 하니,꽤나 고생스러울건데 견뎌내실수가 있습니까?”
재복은 자기의 피가 ㅇ형이였으므로 할아버지가 고생을 겪더라도 의사의 말대로 골절수술을 받을것을 바랐다.그런데 할아버지는 손자며느리감에게만 눈길을 팔면서 안경쟁이 의사의 치료방안을 단마디로 거절해버렸다.
“싫수다! 늙은 놈이 뭐라고 주책없이 수술대까지를 기여오르겠수? 난 마취주사를 맞고 강철핀이라는걸 손목에 집어넣는거든 인공뼈를 바꾸어넣는거든 싹-싹 싫수다! 그 리고 오른팔에 무거운 석고붕대를 쳐매는것도 무조건 싫수다! 그런것들은 늙은 놈에게는 고추개구리를 물속에 둘러메쳐서 죽이려는 헛짓이외다.”
할아버지가 연길병원에 도착해서도 계속 고집불통을 부릴줄은 생각밖이였다.재복은 안경쟁이 의사가 큰병원 위엄이라도 내보이면서 할아버지에게 으름장 비슷한것이라도 말해줄것을 바랐다.그런데 안경쟁이 의사는 할아버지가 대소변화험검사,혈액화험검사,씨티촬영검사,심전도검사,위경검사,컬러초음파검사 등 수두룩한 건강검사를 받을것만을 바랐다.
“의사선생,몽강진 시골을 살기는 하지만 나도 텔레비죤은 쳐다보우다.컬러초음파검사라는건 임신한 녀자들 자궁속에 달린놈인지 뻔뻔돌인지가 들어있는가를 들여다보는것이 아니유? 내 늙은 놈이 돈이 퍽-퍽 드는 신체검사를 받아서는 무엇을 할려구!”
할아버지 말에 재복은 난처해졌다.그는 얼굴에 어색한 웃음만을 내보였다.대학까지 졸업한 나의 지갑은 텅텅 비여있다! 일을 저지른 삼륜자전거 주인은 몽강탄광 실업자 광부였는데 아버지와 꽤나 아는 사이였다.그는 얼마나 궁핍한지 고추개구리껍질을 두장만 가져다주었다.할아버지의 천원도 안되는 퇴직금과 아버지의 몇백원 최저생활 보장금이래야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생활비용에도 모자랄것은 뻔한 사실이다.다행이도 아버지에게 고추개구리사료 구입금 2 천원이 있었으니 말이지 어떻게 연길병원을 찾아왔을가? 그런데 수두룩한 신체검사들은 도대체 돈이 어느 정도로 들어갈가? 건강검사비는 치료비가 아니여서 의료보험으로 보상받을수가 없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골절진통도 견뎌내기 힘들어하는데 복잡한 건강검사에 견뎌낼가?
“할아버지,할아버진 골절수술도 싫고 석고붕대도 싫다고 하시는데,그럼 차라리 싸구려 소염제와 진통제나 사들고 몽강진으로 돌아가시던지…”
안경쟁이 의사가 축객령을 내리자 재복은 또 이마를 찌프리며 생각해보았다.할아버지에게 있어서는 팔목에 강철핀을 집어넣든 인공뼈를 바꾸어넣든 골절수술은 어쨌든 고역일것이다.그렇다면 석고붕대 대체품이라는 고분자중합체 깁스를 해드리고 몸조림을 잘 해드리는것도 방법이 아닐가?
재복은 연희를 골과 진료실 바깥으로 불러내였다.
“연희야,네가 할아버지를 권해보는것이 좋겠어! 골절수술은 복잡하고 힘들어서 그렇지만, 깁스를 해야만 할아버지 부러진 오른쪽 손목뼈가 탈없이 잇겨질건데!”
연희가 곁으로 다가오자 할아버지는 왼손으로 속옷 호주머니를 뒤집었다.음력설에 손자한테서 받아두었던 고추개구리껍질 두장을 꺼내들었다.그는 그것을 손자며느리감 손에 쥐여주려고 하였다.
연희는 흰 얼굴이 홍당무우가 되여서 두손을 자기의 등뒤에 감추었다.할아버지 돈은 못받겠다고 내버텼다.
“아가야,그럼 안돼.어른들한테서 용돈 받는것두 례법이야!”
할아버지가 억지다짐을 하자 연희는 재복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커다란 두눈을 생글거리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깁스를 하셔야만 제가 용돈 받을래요!”
연희의 말에 할아버지는 놀랜 표정을 지었다.그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가 드디여 흰 이빨들을 드러내면서 허허 웃었다.
“허허,손자며느리감 요구라면 그것을 따라주는것도 늙은 놈이 해야 할 도리가 아닐가? 그럼 석고붕대와 비슷하다는 깁스라는것을 쳐매볼가? 근데 연길병원에 입원하고 싶은 생각은 고추개구리 알만큼도 고추개구리 손톱만큼도 없어!”
손자며느리감 말 한마디가 큰 효력을 낼줄은 생각밖이였다! 할아버지는 아들과 손자 그리고 손자며느리감 셋이 만족해하는 모양들을 지켜보더니 또 하나의 조건을 내놓으려고 하였다.
“아가야,그리고 말이다.너는 우리 재복이와 얼른-얼른 결혼해서 우리집에 떡돌같은 달린놈 둘만을 낳아주고,나는 또 오-옥–으-음…”
재복은 할아버지 입에서 달린놈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넓은 손바닥으로 할아버지의 입을 재빠르게 막아버렸다.그러자 할아버지의 입으로부터 달린놈을 이어져 나오던 옥동자 아침생오줌물은 “오–옥-으-음”으로 요절되고 말았다.
“에-,할아버지! 의사선생님 말씀은 골절환자는 말씀방송 적게 하고 푹 휴식해야 한다는데요!”
할아버지는 깁스를 하고 받침판을 맞춘 오른팔을 붕대끈으로 목에 걸고 나왔다.
“지금은 의술이 발달되여 그런지 생각밖에 이놈의 신식 석고붕대가 가볍구나!”
아버지는 재복이가 연길에 녀자친구를 챙겨두었다고 말하였을 때에는 그것은 아들이 할아버지를 구슬리려는 거짓말일것이라고 생각하였었다.그런데 연길병원에 도착해보니 이쁜 연희가 진짜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흥분된 아버지는 연희를 만나서부터 지금까지 봄볓에 탄 검은 얼굴을 시뻘겋게 붉혀대고만 있었다.뿐만아니라 그의 쇡쇡거리던 목소리마저도 크게 사라져버린듯 하였다.할아버지를 부축하던 아버지는 기분좋던 참이였는지라 한마디 말했다.
“재복아,너 할아버지 멋지지? 너는 구경못했지만 전에 ‘장백의 아들’ 이라는 연극이 유명했거든.할아버지 오른팔을 목에 처-어-억 걸고 있으니 ‘장백의 아들’에서 나오는 부상입은 항일영웅 박철역을 하던 연극배우와 비슷하게 씩-씩하단 말이야! “
아버지 롱담에 할아버지는 혀를 끌끌 찼다.
“쩌-쩌-쩌,기가 차기두.나이를 쳐먹구서두 그것두 사람 말이라구 내뱉어? 이제는 시아버지가 될 사람인데 고추개구리 끼꿀-끼꿀같은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어! 박철역을 하던 연극배우 몇살이였구 내 늙은 놈이 지금 몇살이냐?”
할아버지 말에 셋은 소리내여 즐겁게 웃었다.
재복은 병원약방 창구를 찾아가서 안경쟁이 의사가 떼여준 처방대로 비타민제,칼슘 제,소염제 등 약들을 구입하였다.그는 오늘 할아버지는 연희가 곁에 있으니 줄방귀를 용케도 참아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꿀강아지 오빠! 복둥이 오빠! 오빠의 가쯘하게 흰 이빨들은 연극배우와 비슷하다는 할아버지를 너무 떼여 닮은것이 아녀? 오늘 보니깐 오빠 생김새와 행동거지 그리고 말투는 말이야,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적잖게 떼여닮은것 같아!"
재복의 뒤를 따라섰던 연희의 말에 재복은 연희의 귀에 입을 갖다대고 한마디 소근거려주었다.
“연희야,우리가 결혼하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떼여닮은 옥동자놈이 하나 태여날건데! 안그래? 그런데 말이야,오늘은 무조건 ‘진달래’로 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