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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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감록 77 ) 이른바 분석과 의도
2014년 07월 16일 08시 39분  조회:4619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잡감록 77 )                             이른바 분석과 의도
 
                                                               진 언
 
      옛날, 보고도 못본체, 듣고도 못들은체, 생각은 멀쩡해도 아무생각도 없는 맹충인체, 무엇인가 알리는듯 싶어도 아예 모르는체하고 그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살아지는대로 살던 무지랭이 농부였건만 구설수에 올라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외에도 귀에 걸어놓고 코걸이라 하고 코에 걸어놓고 귀걸이라 하던 때 내가 절치부심할만큼 가장 껄끄럽던 말이 소위 “분석”과 그에  이어지던 “의도”라는 말이였다.
    무릇 생각하며 사는 정상인으로서 생각인즉 “분석하는 일”인데 왜 꺼리게 되였느냐? 무심히 내뱉은 말한마디도, 본능으로 한 행동도 일단 “분석”에 들어가면 무한히“상강상선(山岗上线)”, 소위 “계급투쟁의 새 동향”,“자본주의복벽”같은 공통어로 “무슨의도”냐고 닥달질할 때는 정말 일구난언이라 함구하면 침묵으로 항거하는 악랄성이 되고 해석하면 발뺌을 하는 변명이라 몰아주는데는 정말 죽을맛이였더랬다.
    한가지 례를 든다면 성세호대하여 모아산아래 작은 마을에서조차 열화충천하던 이른바 “우경번안풍”을 대반격하던 때 남들이 신문에 난 말들을 열을 내여 외워대는것을 그저 듣기만하였다. 세상시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촌부로 알길이 없는데다가 그렇지 않아도 비판을 달고있던 나로서는 목에 무우가 걸린 황소처럼 두눈만 뒤룩거리며 열변들을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버렸다.
    침묵은 금이라는 사치한 문화명언같은것은 들어보지도 못하였던 나로서 소진, 장의처럼 말을 잘하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긁어부스럼을 만들가봐 귀동냥만 하는터였는데 내게는 그때 침묵이 금이 아니라 오히려 화근이 되였다. 마을에서 한다하는 유지지사가 투쟁의 예봉을 내게 돌려서 “등소평의 대리인”이란 모자까지 씌우려들 때 어처구니없기전에 기겁초풍할 지경이였다.
    이건 지렁이가 담장을 날아넘었다는격의 황당한 비약이 아니라면 개가 풀을 뜯어먹는 소리였다. 얼마후 정세가 180도로 바뀐후에 “번안풍”을 반격하는 농촌선봉대로부터 일약 열렬한 옹호자로 둔갑하여 무엇이 어찌구저찌구 당나발을 불던 그 낯짝을 보며 저절로도 한심해져서 혀가 닷발이나 나올벌했다…그래서 그런지 그 빌어먹을 “분석” 이니 “의도”니 추측따위에 반감을 가졌고 그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때 반란파들끼리 설전할 때 잘 쓰는 말의 한가지로 소위“도발(挑衅)”이라는 말이였는데 참으로 어마어마한 말을 롱담처럼 해대였다. 한어에서는 트집을 잡아 일을 만들고 충돌과 전쟁을 일으키려 기도하는것이라 해석하고있는데 어학사전(국어)에서는 남을 집적거려 일을 돋우어 일어나게 함,남을 집적거려 일어나게 하다 뜻이라고 해석하고있다. 일언이페지하고,
    촌에서는 같은의미로 “왜 가만있는 사람을 짓거리니? 내가 약비해 보이니? ” 라고 말하였지 “웬 도발이냐?”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튼 짓거리질이든 도발이든 남의 자존심은 도끼등으로 내려치면서도 제자자존심은 바늘에 약간 찔려도 아부재기를 치는 자들이“도발”이라는 개념을 잘 떠올린다.
    보아하니 “내코가 석자나 빠진것”같은데 “특정국가”의 사사건건을 분석하느라 분주하고 의도를 추축하느라 뇌즙을 짜는데 “…되고있다는 분석이다.”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그런 분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의도로 분석되였다.”, “…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는 주장이 나왔다.”,“라는 관측도 나온다”는 등 주어가 없이 두리뭉실 아전인수하는 기량들을 보면 자연히 옛날 그 고명하던 “분석”,“의도”라는 말이 떠올려지고 랭소속에 오히려 열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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