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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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귀의 자연미
2014년 08월 21일 19시 07분  조회:5808  추천:1  작성자: 최균선
                                                       불귀의 자연미
 
                                                        최 균 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문제는 수천년전부터 이어져 온 미의 추구가 과도한 인조미열풍을 몰아왔다는것이다. 자고로“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해서 “신체와 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것으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것이 효도의 시작”이라했다. 하지만 동양적인 전통관념이 비웃음을 당하는 현실이다. 오히려 예뻐질수만 있다면 그따위 전통은 꿈에 네뚜리라 무슨 성형이든 다한다는 붐이 가관이다. 그만큼 환골탈태할수록 최고로 여기고있다.
    생명은 추상적인것이며 전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개체속에 존재한다. 아름다움을 평판하는 주체는 인간의 의식이다. 인간은 리념의 주체이면서도 동시에 욕망과 자신의 지향과 추구에 따라 자기를 가꾸는 주체로서 또한 객체에게 관조되는 미적객체가 된다. 이 객체미가 지나치게 추구됨으로써 자신의 원모습을 알아볼수 없도록 변형시켜서라도 아름답게 보이려고 안달하는 심미취향을 현대의식의 발로라 해야 할가?
    생명은 자연미의 내적본질을 이루며 육체를 통해 체현될수밖에 없다. 더구나 자연은 생명이 그에 적합한 형식으로 존재할 때 아름답게 된다. 이것은 자연생명체의 변형이 남의 눈높이와 일치하는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것이 아니라 포장의 합목성이 미적합목적성과 일치할 때에라야만 뭇눈길들이 심미객체에 공감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경우, 자신의 원바탕에 어울리는 형태를 가지고있는 모든 생명체는 아름다운것이 된다는 사실을 몰각해서는 안된다. 마음에 내키지 않더라도,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남의 눈을 의식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인생을 살고있다. 공기처럼 만연된 이러한 풍조에서 저저히 미인, 미남처럼 보여야 하고 소지한것이 명품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명품처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서로 상생하는 기교이고 인생을 풍미하는 지혜아닌 지혜로 되였다. 어차피 포장은 가짜문화이고 명품으로 치장하는것도 겉과 속이 다르긴 마찬가지이므로 명품이나 짝퉁이나 그게 그것이 된다.
    어쩌면 짝퉁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상을 가장 적라라하게 보여주는 진풍경이라고 할수 있겠다. 짝퉁은 명품을 흉내내고 가짜명품으로 인격을 포장한다. 그러나 고귀한 인격에 자연산의 표정과 의복은 비싼 인조미인과 비싼 명품이기보다는 다른 기품, 다른 향기, 다른 차원의것이다. 자신의 체형에 어울리는 의복과 진정어린 미소가 저절로 피는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것을 한마디로 말할수 없기에 그저“멋”이라고 이름하자.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멋이란 어디서 기원한것일가?
 죄다 멋쟁이를 꿈꾸지만 진정 멋을 지니기란 어려운 법이다. 멋은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내적인것이기도 하므로 멋을 갖추려면 그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게 뭔지 말하기 힘들기때문이다. 멋을 부리는 정도라면 겉멋을 구사하기만 하면 되겠지만 그 또한 겉멋인것이 들통날것이다. 진정 멋지려면 속멋이 절로 우러나와야 할텐데 진정 멋져보이기는 요란한 포장을 하듯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약속이나 한듯이“질박함”을 내버리고 물리적인“장식”이 돌이킬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포장, 광고시대 인간의 모습도, 인격도 포장되고 심령세계마저 포장되고있다. “있는 그대로”라는 진실은 희귀품이다. 하여 지금은 “단순”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마디로 일체를 인위적으로 복잡화하고있다. 원래 그대로가 그냥 좋은 자연경물도 편리를 위한 부가물로 덧칠되고있으니 이률배반인가?
    기실 선택적리념의 주관성과 객관적평판은 통일되지 않는다. 따라서 직관으로 파악되는 실체로서의 외적미는 오성으로 파악될수 없다. 외모가 빼여났다해서 꼭 아름다운 녀자는 아니며 더우기는 사랑스러운 녀자인것은 아니다. 아름다워서 사랑스 러운것이 아니라 사랑스러워서 아름다운것이라고 레브 똘쓰또이가 말했던가,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으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인간은 자연을 미적대상으로 관조하면서 잃어버린 자연미와 합일되여야 함을 뒤늦게 깨닫게 되였다. 자연미가 예술미와 동등한 미학적범주의 론의는 잃어버린 자연성을 회복하려는 문화정신과 그 추구의 산물이다. 소실되는 인간본연의 뒤늦은 자구지책이 된것이다.
   한국에서는 자별나게 국내산, 자연산에 입을 모은다. 쌀도, 남새도, 해류도, 육류도 그저 국내산,자연산타령이다. 그래서 “짝퉁”에 대해 무척 신경을 쓴다. 례한다면 마치 중국산, 중국제품=짝퉁인것처럼 간주하고있다.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일것이다. 사이비한것은 신, 의류, 가방, 손시계를 비롯해서 생활비품은 자랑스러운 국내산을 쓱 제쳐놓고 언필칭 외국산, 명품이다. 뺨을 맞아도 금가락지낀 손에 맞는다는것인지…
    그런데 아이러니한것은 미적취향에서는“토산품”, 자연미대신 한사코 인공미ㅡ서양미에 매달린다는 사실이다. 감각적질료의 조작으로서 자연미를 파괴하고 인공미가 거국적인 국풍으로 되여진것이다. 하다면 “환골탈태”한 인조“미인”들은 짝퉁미인이 아닐가? 여기서 나의 설익은 미학적화제가 제기된다.
    “인간의 몸은 욕망의 원천인 동시에 욕망의 대상”이라고 녀자들에게는 미모가 유력한 추천장임은 사실이다. 특히 외모가 곧 능력으로까지 상징되는 한국에서는 남들에게 아름답게 보이려는 수단과 방법에 자별난듯, 그런 욕망으로 성형수술이 막을 길없는 풍조로 된후 심각한 문제점들도 산적해있다는것은 또 하나의 곤혹이다.
    "너도 나도 예뻐지자"는 성형수술열풍이 휘몰아치면서 세계적으로 성형시장은 45억달러로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기록을 창조하였단다. 부자연스러움속에서도 인공미를 추구하는 정신적자족성은 녀자들의 공통한 지향이지만 기실 객체가 전통관념과 경험의식에 따라 미의 주체를 흔상할 때 그래도 익숙한 대상,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름다운것이며 이에 반해 생경하고 낯설때 기괴하거나 추한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결같이 미녀, 미남들을 꿈꾸는“성형공화국”으로 치달아올랐다.“쭉쭉 빵빵”미인을 꿈꾸는 젊은녀성은 말할것도 없고 고등학생부터 고래희의 로파네들까지도 성형수술대렬에 뛰여든다고 한다. 쌍꺼풀수술, 모발이식 등 남자들도 례외가 아니라니 참으로 절대경이라 할것이다. 
    젊은이들야 그럴수 있지만 늙음이 도저히 용납할수 없는것이 되여 백발동안으로 되돌아가야 하고 주름은 쌍가풀 빼고는 다 레이저로“다리미질”을 한다. 한두부위만  성형수술하는것도 성차지 않아 신체 여기저기를 전면“보수공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않은 태생대로의 아름다움은 오히려“촌스러운”것으로 되여지고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낸 인조미가 최고미로 부상한다.
    늙기를 거부하고 주름을 거부하고 회춘을 갈구하고 재생을 론하다가 급기야는 시간의 역행을 넘보기까지한다. 태생적인 얼굴, 자연스러운 표정이야말로 자기만의 얼굴, 부모가 주신 모습일진대 한사코 외적인 변형을 선호함으로서 자연을 거부하는 인공시대를 만들고있다. 조화는 추상적형식미의 최고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생명력과 정신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는것이다. 전통관념에 대한 반역인가?
    자연의 아름다움은 유한한 현존성과 한계성을 가지며 외적필연성에 매여있다는것은 조금 까다로운 미학리론이다. 미는 감각적이고 현실적인 가상속에서 나타나는 리념으로서 자연과의 관계에서 규정되는 이런 미는 자연미에서의 첫번째 현상이다. 이는 미의 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근간에는 자신의 원모습을 찾기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이 늘고있다지만 다시 불귀의 자연미라 개탄이 나올수밖에 없으리라.

                                                                 2013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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