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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춘시 팔련성부터 경주 반월성까지
2015년 08월 07일 19시 22분  조회:5070  추천:6  작성자: 주청룡
사학자 허성운선생의 요구에 의해 그의 연변지명과 방언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저의

블로그에 올립니다.



훈춘시 팔련성부터 경주 반월성까지


한국지명과 연변지명 (4)

 
 
중국 길림성 혼춘시(琿春)에서 서쪽으로 약 7.5km 떨어진 삼가자향(三家子鄕)에 자리 잡고 있는 팔련

성(八連城)은 지세가 평탄한 혼춘하(琿春河) 충적평야 지대에 위치하여 있다. 두만강이 팔련성 서쪽

1km 떨어진 지점에서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다. 팔련성은 팔뢰성(八磊城), 팔루성(八壘城), 반랍성

(半拉城), 고토성(古土城), 반랍성자토성(半拉城子土城) 등으로도 불린다. 팔련성이란 명칭의 유래에

대해 학계에서는 북대성과 7개의 성이 연결되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조선의 고고학자인

주영헌 朱榮憲 선생은 팔련성이 8개의 내성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르하퉁하와 세린하 합수목에 자리 잡은 패랑산 산성은 산 정상에 축성한 테뫼식 산성으로서 전략

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한자로 偏脸山城으로 표기하고 있어 사람들은 한자 의미에 따라 산

줄기가 기울어져 있어 그 명칭이 유래 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팔련성, 패랑산 지명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하여 먼저 우리 말 바람벽이라는 말부터 검토해 보기로

하자. 사전을 펼치면 바람벽을 벽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언어지식이 깊지 않은 사람들에게 간혹 고유

어 바람(风)과 한자어 벽(壁)으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추정하기 쉽다. 그런데 바람벽의 방언들을 살펴

보면 바름벽, 보름벽, 베름빡 등 다양한 소리로 나타나고 있어 이런 사투리들은 그 지역에 따르는 바

람 (风) 사투리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실 바람은 벽(壁)의 고어로서 중세국어에서

(壁)람으로 나타난다. 어원을 따지고 보면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 바람(壁)과 바람(风)을 구

별하기 위해 바람벽(壁)이라는 동의중복(同義重複) 낱말이 만들어진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우리

말과 맥락을 함께하고 있는 만주어를 살펴보면 벽(壁)을 빛랑 fajiran으로 새기고 있어 이에 대한 추론

을 뒷받침하여 주고 있다.


한국과 조선에는 반월성(半月城)이라는 명칭을 가진 유적들이 있다.

조선 개성 반월성은 도시성곽제도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반월성은 나성의 서쪽 성벽 눌

리문 부근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와 남대문과 동대문을 거쳐 고려 성균관의 뒤 언덕을

지나 북쪽 성벽 북소문 부근까지 뻗어 있다. 남대문은 6.25 전쟁 때 부서진 것을 복구한 것이다. 성의

평면 모습이 마치 반달모양과 같아 반월성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벽을 말하는 바람벽이라는 어원

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아야 정확하다.


한국 경주 반월성은 궁성으로서의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성벽의 동·서·북면은 대체로 흙과

돌로 기초를 다져쌓고 그 위를 정토로 덮었으며 남면은 절벽인 자연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였다. 경주

반월성(半月城) 지명도 한국에서는 한자 그대로 뜻풀이하여 달 모양의 성으로 쌓여졌기에 붙여진 이

름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 부여 금성산에 위치한 반월성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 된다.

이상의 설명과 같이, 바람(壁)은 한자로 八連城 半拉城 偏脸城 半月城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

말 바람은 본래 벽(壁)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언젠가부터 바람벽으로 단어가 바뀌면서 그 독립적 기능

이 상실되어 단지 지명용어로 쓰이는 말로 굳어졌다. 이런 지명들은 그 대부분이 토성으로 축성되어

있는 옛 산성 지명으로 확인된다. 그리고 바람(壁)은 오랜 세월동안 언어 변천을 거쳐 다른 파생적 지

명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세종시 부강면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금호리 마을에는 바람실이라 부르는 산 지명이 있다. 옛

날 주민들이 이곳이 마을을 지켜주는 산이라 믿어 왔기에 벽이 하는 기능을 이 산이 수행한다고 하여

바람실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것으로 전하고 있으나 금강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과 이 일대에 산성이

밀집하여 분포된 특징으로 보아 오래전에는 산성이 있었거나 원래 인근 산성에서 이주하면서 붙인

지명으로 추정된다.


몰론 우리의 지명에는 ‘바람고지’ㆍ‘바랑골’ㆍ‘바람들’ ‘바람말’ㆍ‘베랑모팅이’ㆍ‘베루바우’등 바람과

유사한 소리가 들어있는 명칭이 매우 많은데 이들 모두가 바람벽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만은 아니

다. 여러 곳에 따라 바람 (风) 벼루 벼락 바랑(자루 같은 주머니)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지명으로 드러

난다.


글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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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금불사
날자:2015-09-06 12:56:28
기존 해석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풀이한 지명 해석에 비하면 적어도 저자의 새로운 발견이 독특하다 .그리고 한자 새김이나 민간설화에 얽매여 지명 풀이하던 책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그리고 우리말에 초점을 맞추어 옛 성터 이름을 조명한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1   작성자 : 동불사
날자:2015-09-05 00:14:04
동불사 동북쪽의 산은 "패랑이"산이 아니라 "패랭이"산이라고 불립니다. 언제 한번 가서 산의 생김새를 보세요. 뒤쪽이 불끈 솟고 알쪽이 평평해서 멀리서 보면 정말로 패랭이 모양이거든요. 그 패랭이를 중국말 지명으로 옮기면서 비슷한 음의 "偏脸山"이 된거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이 산 이름을 팔련성, 반랍성, 반월성...을 한데 잇는건 무리가 아닌가 합니다. 모양새에 따라 지은 우리말 지명, 중국말 지명, 만족말 지명을 마구 한데 섞어서 자기 맛대로 요리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글에서 보다 더 확실한 근거를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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