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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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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산 살인사건
2013년 11월 23일 21시 35분  조회:2851  추천:1  작성자: 넉두리

모아산 살인사건


 
콩트이야기

김희수
 
 
그해 여름에 모아산의 숲속에서 피투성이 된 한 남학생의 시체가 발견되였다. 경찰들의 조사결과 그 남학생은 A고급중학교의 3학년학생 남학수였다. 남학수는 그날 학급에서 조직한 들놀이를 왔다가 살해된것이였다.
경찰들은 남학수와 관계되는 사람들을 모두 조사했다. 조사과정에 경찰들은 남학수의 담임교원 홍녀선생을 혐의범으로 인정하고 붙잡아들였다. 그녀에게는 몰래 간통하던 남학수가 위협하며 결혼을 가로막자 입을 막기 위해 살해했다는 살인동기도 성립되였다.
하지만 홍녀선생은 시종 자기는 학수를 죽이지 않았다고 고집했다. 경찰은 홍녀를 차갑게 쏘아보면서 말했다.
“우리가 조사한테 의하면 남학수는 당신을 몹시 사랑했다고 했소. 이건 사실이겠지?”
“네. 전 학수가 그런 생각을 품고있은줄은 모르고있었습니다. 그날 학수의 고백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르고있은게 아니라 둘은 이미 사통한 사이가 아니요?”
“아닙니다. 학수와 저의 사이엔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학수를 학생으로만 생각하고 관심을 해줬을뿐입니다. 그런데 학수가 저를 몰래 짝사랑을 하고…”
“거짓말을 하지 마시오. 둘은 죽자살자 하고 사통한 사이요. 당신은 남자친구가 출국하자 림시 남학생과 놀아난거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귀국하자 당신은 남학생과의 사이를 정리하려고 했소. 하지만 남학생은 당신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들놀이를 온 기회를 타서 당신을 숲속으로 끌고가서 담판했던거요. 만약 당신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면 둘사이의 관계를 그 남자한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던거요. 당신은 자신이 남학생과 사통한 사실이 남자친구한테 알려져서 결혼이 깨여질가봐 두려워서 학수를 죽여서 입을 막았던거요!”
“아니예요! 엉터리없는 추측을 하지 마세요. 전 학수를 죽이지 않았고 그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어요! 전 정말 억울해요!”
홍녀는 자신이 흉수가 아니라고 고집했지만 그녀의 혐의가 너무 컸기때문에 그런 변명은 소용없었다. 그녀가 절망하고있을 때 그녀와 결혼하게 될 남자가 찾아와서 자기가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그러나 홍녀는 여전히 살인혐의를 벗어날수 없었다. 무엇때문일가? 그리고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되여 일어난것일가?
홍녀는 A고급중학교의 어여쁜 녀교원이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그녀의 매력적인 모습은 녀학생들보다 남학생들이 더 좋아했다. 그녀가 맡은 학급의 남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좋아한다는것은 다른 의미가 있는것이 아니라 단순히 선생과 학생사이의 우애에 불과했다.
하지만 학수라는 남학생만은 달랐다. 그는 녀선생을 미칠듯이 좋아했다. 도가 넘게 좋아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맘속으로 녀선생을 미칠듯이 사랑하고있었던것이다.
학수는 홍녀선생이 강의하는 수업시간이면 특별히 정신을 집중하여 들었다. 그는 녀선생의 웃는 모습이 좋았고 녀선생의 은방울 굴리듯한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특히 웃을 때마다 옴폭 패이는 볼우물은 사춘기소년의 가슴을 싹 녹여주었다. 그는 앉으나 서나 녀선생생각, 자나깨나 녀선생생각뿐이였다.
학수는 용모가 준수하고 키가 큰데다가 공부까지 잘하여 그를 따르는 녀학생들이 여럿이나 있었다. 하지만 학수는 그런 녀학생들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일편단심 오로지 녀선생만을 사랑했다. 그는 녀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늘 돈지갑에 넣고 다녔으며 밤에 잘 때에는 가슴에 꼭 껴안고 잤다.
그 사진은 학급에서 들놀이를 갔을 때 찍은 사진이였는데 학수에게는 둘도 없는 귀중한 보배였다. 들놀이중에 집체사진을 찍은후 학수는 체면을 무릅쓰고 홍녀선생과 단둘이 찍자고 요청했다. 녀선생은 우수학생의 제의를 별뜻이 없이 받아들여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멋진 사진을 남겼다. 녀선생에게는 그 사진이 별다른 의의가 없었으나 남학생에게는 그 사진이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보배였다. 남학생은 매일밤마다 녀선생의 사진에 키스하군 했다.
학수가 이렇게 미칠듯이 녀선생을 사랑하다보니 눈치 빠른 몇몇 학생들은 학수와 홍녀선생사이가 애매하다고 뒤에서 수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짝사랑을 하고있는 학수를 실망시키는 일이 홍녀선생에게서 벌어졌다. 그것은 실망이 아니라 실련이였고 절망이였다. 홍녀선생이 약혼이란 말도 없이 덜컥 결혼을 한다고 선포했던것이다. 사실은 출국을 했던 남자친구가 3년만에 돌아온것이였다.
“선생님이 결혼하다니?! 안돼, 선생님은 내꺼야!”
학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때 마침 학급에서 모아산들놀이를 조직했다. 들놀이가 한창일 때 학수는 몰래 홍녀선생을 불러가지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홍녀선생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학수는 별안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결혼해서는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
“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은 나하고 결혼해야 합니다!”
홍녀선생은 몹시 놀라고 당황했지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학수를 타일렀다.
“학수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대학에도 가야 하고…”
“아닙니다! 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선생님은 학수를 좋은 학생으로 생각하고있을뿐이예요. 선생님은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고 그분과 곧 결혼하게 될거예요!”
“안됩니다! 난 선생님이 없으면 살아갈수 없습니다! 선생님…”
학수는 울음을 터뜨리며 홍녀선생을 꼭 껴안았다…
그런데 이튿날에 그 자리에서 학수의 시신이 발견되였던것이다.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 홍녀선생은 상술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그날 매달리며 우는 학수를 달래놓고 들놀이현장으로 돌아갔을뿐 그후의 일은 모른다고 했다. 홍녀와 결혼하게 될 남자의 자백은 이러했다.
“귀국하여 돌아온 나는 홍녀와 결혼하려고 결혼날자까지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한 남학생과 애매한 관계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였습니다. 그 소문을 듣던 이튿날에 학교에서 들놀이를 간다고 하기에 나는 몰래 홍녀의 뒤를 따라 모아산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멀리에서 몰래 홍녀의 행동을 감시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남학생이 홍녀를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는것을 보게 되였습니다. 나는 몰래 그 뒤를 미행했습니다. 으슥한 숲속에서 홍녀와 남학생이 포옹하는것을 숨어서 지켜보며 나는 녀자친구를 괴롭히는 그 남학생을 살해할 욕망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나는 급히 그들을 따라오느라고 가방을 두고왔던것입니다. 가방속에는 과일칼이 들어있었습니다. 나는 가방을 놓아둔 곳으로 달려가서 과일칼을 꺼내가지고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홍녀는 보이지 않고 남학생이 혼자서 숲속에 누워 자고있었습니다.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그 남학생을 과일칼로 찔러 죽였습니다. 제가 진짜 흉수이니 제발 저의 녀자친구를 놓아주십시오!”
하지만 경찰은 홍녀교원이 진짜범인이라고 고집했다.
“법의가 감정한데 의하면 학수학생은 칼에 찔리기전에 먼저 독약을 복용했다는것이 판명되였소. 이것은 홍녀선생이 학수학생한테 독약을 먹여 살해했다는것을 의미하오. 당신은 그 시신에 칼을 박았을뿐이요!”
그 말에 홍녀선생의 남자친구는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홍녀선생은 여전히 억울하다고 웨쳐댔다. 경찰은 학수와 홍녀선생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한 녀학생이 적발한 증거를 내보이며 죄를 승인하라고 핍박했다.
“죄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하지 말고 수사를 다시 하여 진짜 범인을 잡아내세요!”
홍녀선생은 악이 나서 소리질렀다.
정말로 범인이 따로 있을가? 경찰측에는 나쁜 놈을 놓쳐서도 안되지만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해서도 안된다고 인정하고 재수사를 시작했다. 주밀한 조사를 거쳐 마침내 진짜 범인을 잡아냈다. 범인은 뜻밖에도 홍녀선생을 적발했던 녀학생이였다. 그 녀학생은 울면서 사실을 털어놓았다.
“저는 학수를 몹시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학수는 홍녀선생님만 사랑하면서 저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무정한 학수를 죽이려고 늘 독약을 휴대하고 다녔습니다. 그날에 저는 학수가 홍녀선생님을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는것을 보고 몰래 그들의 뒤를 따라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웬 남자도 홍녀선생님과 학수의 뒤를 따르는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도 모르게 살금살금 뒤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숨어서 살펴보다가 학수와 홍녀선생님이 포옹하는것을 본 저는 증오의 불길이 솟구쳤습니다. 그때 그 남자도 가버리고 홍녀선생님도 돌아가고 학수가 혼자 남아서 울고있었습니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저는 갖고온 음료에 독약을 타가지고가서 학수에게 권했습니다. 학수는 울면서 그 음료를 몽땅 마셔버렸습니다. 학수를 죽인후 저는 후회하며 남몰래 울었습니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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