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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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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정력
2013년 11월 30일 12시 25분  조회:3546  추천:0  작성자: 넉두리

콩트이야기

남편의 정력

김희수


나는 요즘 내 또래의 녀자들이 부부생활에 욕구불만인것을 알고는 좀 놀랐다. 더구나 남편이 섹스에 약한것도 리혼사유가 되는것을 보았을 때 나는 정력이 왕성한 남편을 만난 자신이 행운스럽게 여겨졌다.
나의 친구 애화와 영미도 남편의 섹스에 크게 불만을 품고있었다. 어느날, 셋이 다방에서 만났을 때 애화가 맥주 석잔을 련거퍼 건배하더니 불만을 토했다.
“요즘 내 남편은 점점 못해 가. 모처럼 오르가슴에 도달하려면 제쪽에서 먼저 녹아떨어져. 아이, 신경질 나.”
“부부생활이란게 서로 리해해주면 되는거지. 네가 너무 과하게 요구한게 아니냐?”
“과하긴? 일주일에 두세번도 못한대서야 어디 남자라고 할수 있겠니? 매일밤 해달라는것도 아닌데. 젊고 싱싱한 안해를 너무 오래동안 외롭게 놔두는건 남자로서 할짓이 아니잖아?”
애화의 말에 영미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내 남편은 한달에 두번두 벅차다는거야. 내가 더두 말구 일주일에 한번씩만 하자니까 글쎄 제쪽에서 ‘이봐, 당신 색녀 아니야? 왜 자꾸만 해달라는거야? 남자가 뭐 기계라도 되는거야?’ 하면서 화를 내지 않겠어? 해숙이처럼 리혼하든지 해야 되지. 이런 남자와 어떻게 계속 살겠어?”
“해숙이라니? 대학동창 김해숙이를 그러니?”
“응. 내가 전번에 거리에서 만났는데 남편이 하는 밤생활이 보통 남자들만 못하다는 리유로 리혼했대.”
“아무리 그런다고 어찌…속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리혼을 해?”
내가 리해할수 없다는 말투로 말하니까 애화가 눈을 흘겨댔다.
“넌 남편이 잘해주는 모양이구나. 입에서 그렇게 느긋한 소리가 다 나오는걸 보니.”
“글쎄. 내 남편은 매일밤 두세번씩 해주긴 하지만…”
내가 얼굴이 뜨거워 말끝을 흐리니까 애화와 영미가 주먹으로 내 어깨를 두드리며 야단을 떨었다.
“그것봐. 넌 배부르니까 배고픈 사람의 사정을 모르는거야. 얘, 부럽다. 매일밤 해주는 남편을 가진 네가 정말 부러워 죽겠다!”
“얘, 친구 좋다는게 뭐야. 네 남편을 가끔씩 좀 빌려줘!”
“얼씨구! 그렇잖아도 지겹던 차인데 너희들이 통째로 가져가!”
한바탕 롱담이 오간 뒤 애화가 맥주잔을 비우며 말했다.
“하긴 내 남편도 신혼때는 날마다 해주었어. 그래서 난 좋아 죽을번 했는데 지금은…”
“맞다. 내 남편도 처음엔 대단했어. 내쪽에서 ‘그만, 그만’할 지경이였는데…”
영미가 맥주잔을 마주치면서 말꼬리를 달았다.
“내 요즘 가만히 알아보니까 내 남편처럼 정력이 약한 남자들이 많기도 하더라. 우리 엄마네 세대들에서야 어디 남편에게 욕구불만인 녀자들이 있기나 있었니? 우리네 아빠들은 모두 변강쇠같은 힘센 대장부들이였지. 그런데 그 많던 변강쇠들은 다 어디로 가고 우리 세대들엔 이리치고 저리받쳐 힘없는 남자들만 남아있는걸가?”
영미와 애화가 변강쇠를 그리워하는것을 보고 내가 말했다.
“우리네 엄마네 세대들이야 어디 섹스문제를 입밖에 내기나 했니? 좋으나 궂으나 남편에게 순종한 했으니깐 욕구불만이 없는걸로 알려져왔지. 그런데 지금 녀자들이 드러내놓고 오르가슴을 요구하니까 남자들이 지레 질겁하여 움츠러든거야.”
“못난 남자들! 그 좋은 물건을 달고서 움츠러들건 뭐야. 씨, 있으나 마나 마찬가지인 그 잘난 물건을 거추장스럽게 달고다녀선 뭘해?”
“그래, 집에 돌아가서 쓸모없는 남편의 물건을 썩뚝 잘라버리자.”
애화와 영미가 호들갑을 떨면서 자리에서 일아났다.
그날밤에 세번이나 거듭 달려드는 남편을 기껍게 받아들이고 나서 나는 남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남편은 정력도 대단히 왕성했지만 녀자를 즐겁게 해주는 비법을 알고있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밤마다 천국에 갔다오군 했다. 남편에게 욕구불만인 애화, 영미, 해숙이네 비해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나는 남편의 친구들도 갈수록 주눅드는것을 보았다. 한번은 집에서 술상을 차렸는데 남편의 친구들은 술이 거나하게 되자 안해에 대한 불만을 토하기 시작했다. 잠자리에서 안해가 만족을 못느낀다느니, 힘이 약하다고 투정을 부린다느니 하면서 지금은 옹녀들이 많아져서 남자들의 수난시대가 왔다고 넉두리를 했다. 옹녀들이 많아진 때문일가, 변강쇠가 적어진 때문일가? 아무튼 나만이 부부생활이 원만하니까 거기에 머리를 썩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어찌 알았으랴? 부부생활에서 오는 욕구불만의 어두운 그림자가 내 얼굴에도 드리우게 될줄을. 그렇게 힘차던 남편의 밤생활이 점점 못해가기 시작한것이다. 매일밤 정력이 왕성하던 남편이 일주일에 한번도 벅차하더니 이제는 한달에 한두번도 힘들어 이내 녹아떨어지는것이였다.
“자기 왜 이래? 힘이 점점 못해지잖아?”
“나도 모르겠어. 피곤해.”
“한번만 더 하자 응?”
“어, 피곤하다니까. 어서 자.”
남편은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는 나를 버려둔채 돼지처럼 쿨쿨 잠이 들었다. 나는 밤하늘에 혼자 외롭게 떠있는 창밖의 달을 바라보며 애화네가 느끼고있는 욕구불만이 어떤것인지 비로서 깨닫게 되였다.
그렇게 왕성하던 남편의 정력이 뚜렷하게 약해지기 시작하자 나는 당황해났다. 고민하던 끝에 나는 정력제로 좋다는 뱀탕을 매주 한번씩 남편에게 대접하기 시작했다. 애화의 남편은 뱀탕을 먹고 효력을 보았다고 했지만 나의 남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에 나는 거리에서 대학동창 해숙이를 만났다. 대학을 졸업한후 처음 만난 해숙이는 반가와하면서 나를 다방으로 청했다. 거품이 이는 맥주를 권하면서 해숙이가 물었다.
“어때? 생활이 재미있니? 영미한테서 듣자니 네 남편은 잘 생겼다더구나. 힘도 세구.”
“응. 그저 그래. 해숙아, 넌 리혼했다면서? 재혼은 안하니?”
“재혼은 하고싶지 않지만 사귀는 남자는 있어. 유부남인데…”
“아니, 너 안해가 있는 남자와 그러다가 일이라도 터지면 어떻게 해?”
“깜쪽같이 즐기는데 누가 안다구 그래? 그 유부남과 나는 낮에만 만나는거야. 주로 점심시간을 리용하지. 점심때가 되면 유부남은 어김없이 우리집으로 달려와서 기다리고있는 나를 침대에 쓰러뜨리군 해. 그리고 유부남의 회사엔 낡은 물건을 쌓아두는 창고가 있는데 평소엔 누구도 그곳으로 드나들지 않아. 나는 매일 오전이나 오후에 한번씩 그 창고로 기여들어가지. 그러면 유부남은 화장실에 가는척 하면서 사무실에서 나와 날 만나는거야. 주말엔 또 야외에 나가 싫컷 즐기는거야. 그 유부남은 정력도 세고 기술도 좋아 언제나 날 녹초로 만드는거야. 참, 난 오늘도 여기서 그 유부남을 만나기로 했다. 좀 있으면 올거야.”
“얘, 너 큰일났구나. 조심해. 그러다가…”
“들킬가봐 가슴죄며 아슬아슬하게 숨박곡질하는 불안감이나 긴장감! 너는 남의 남편을 가만가만 훔치는게 얼마나 스릴있는지 모를거야.”
“해숙아, 넌 참…아무튼 그 남자의 안해가 누군지 동정이 가는구나. 그 사람이 온다니 난 아무래두 가야겠다.”
“애두, 그 사람이 뭐 널 잡아먹자니? 그러지 말구 좀 앉아있다가 내 애인이 얼마나 멋진 남자인가 구경 좀 해.”
해숙이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나를 만류했다. 한동안 앉아있는데 입구쪽을 내다보고있던 해숙이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기예요!”
그때 마침 나는 핸드폰을 땅바닥에 떨어뜨려 줏느라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였다. 핸들폰을 주어들었을 때 나는 인기척을 듣고 그 남자가 우리앞에 다가왔음을 알았다.
“인사해. 이 분은 내 정든 님이고 이쪽은 내 대학동창이예요!”
일어서 머리를 들고 해숙이가 인사시키는 그 남자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아연실색했다. 그 남자도 나를 보고 경악했다.
“여, 여보, 난 난…”
이때에야 나는 왕성하던 남편의 정력이 뚜럿하게 악해지게 된 원인을 깨닫게 되였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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