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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19) 날강도 삼형제 김장혁
2024년 02월 18일 11시 57분  조회:701  추천:0  작성자: 김장혁

   

          2. 날강도 삼형제



    성칠이 눈이 뒤덮인 수림에서 사냥하면서 한 심심산골 마을의 앞산에 이르렀다. 적토마도 하루 동안이나 눈 덮인 산을 달리면서 풀 한줌 먹지 못하여 지칠 대로 지쳤다.
      성칠은 열기라고는 없는 겨울해가 느릿느릿 져 가는지라 산 아래 바라보이는 마을로 내려갔다. 깎아지른 절벽아래 눈 덮인 마을 어귀에  고래등처럼 덩실한 토성 안 집 한 채가 있었다.
      성칠은 마을 어귀에 있는 그 첫 집 대문을 쾅쾅쾅 두드렸다.
      대문이 벌컥 열리더니 구레나룻이 더부룩한 곱사등이 중년사내가 마주 나왔다. 얼굴은 아주 시끄러워 하는 표정으로 바위돌처럼 퍼러덩덩하게 굳어 있었다.
     “웬 일인가?”
     성칠은 말 잔등에서 뛰어내리면서 대답했다.
     “주인님, 말먹이 벼짚이라도 한 단 있으면 좀 주겠습둥. 말이 온 하루 굶어서 더 갈수 없구만.”
      곱사등이 사내는 적토마를 아래 위 훑어보더니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아이고, 참 좋은 말이구먼. 말먹이 있고 말구요. 자, 저기 마구간으로 끌고 들어가 매 놓으라구. 말먹이를 내다주리다.”
    성칠은 한숨을 후 내쉬면서 적토마를 마구간에 매놓았다. 이윽고 빠드득빠드득 눈을 밟는 소리 마구간쪽으로 다가갔다. 곱사등이 말먹이를 소쿠리에 담아다가  마구간 구유에 쏟아놓았다.
    성칠은 곱사등에게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했다.
    “고맙소이다. 주인어른, 훗날 내가 사냥을 하게 되면 꼭 그 은공을 갚아드리오리다.”
    곱사등은 퉁퉁하게 생긴 생김새보다는 다르게 아주 해박하고 싹싹하게 놀았다.
    그는 허리를 굽신거리면서개여올렸다.
     “천만의 말씀을요. 지나가던 길손에게도 떡을 대접할 함경북도 인심에 요까지 거야 무슨.”
    곱사등은 성칠의 손을 뜨겁게 잡아 집안으로 끌었다.
    “자, 루추한 우리 집에 왔으니 막걸리라도 한잔 마셔야지요.”
   그들이 집안으로 들어가자 검둥이는 밖에서 망을 보듯이 엉덩이를 땅바닥에 붙이고 귀가 뻘쭉해 꼿꼿이 세우고 사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성칠이 집안에 들어가 보니 아낙네도 없는 집안이 아주 으리으리했다. 이윽고 성칠이 곱사등과 함께 한창 막걸리를 마실 때였다.
    밖에서 빠드득빠드득 눈을 밟는 어지러운 소리와 함께 검둥이가 짖어대는 소리가 “왕 왕 왕” 났고 말이 “오 호 홍” 하고 호용하는 소리가 났다.
    불길한 느낌이 든 성칠은 벌떡 일어나 벽에 기대놓은 사냥총을 집어 들고 뛰쳐나갔다.
    그가 문 밖으로 한발 내디뎠을 때였다. 뒤에서 쉭 바람소리가 났다. 성칠은 휙 몸을 돌려 돌아보았다. 허나 늦었다. 곱사등이 씽 달려나오면서 방망이로 성칠의 뒤통수를 딱 내리쳤다.

    딱! 딱!
   방망이가 이마를 아찔하게 내리쳤다. 순간 성칠은 눈에서 불찌가 일고 몸이 휘청거리었다.
   곱사등은 입술을 깨물고 방망이로 재차 치려고 했다.
     그때 검둥이가 아가리를 짝 벌리고 곱사등에게 다려들었다. 검둥이는 날카로운 톱이로 곱사등이 손목을 물어뜯었다.
      "아이구! 이 놈 개새끼!"
     곱사등은 방망이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검둥이가 짖어대는 소리에 성칠은 정신을 차렸다. 성칠은 뒤 골을 손으로 만지더니 간신히 휘청거리는 몸을 가누면서 버티고 섰다.
      그는 눈앞에 검둥이와 싱갱이 질 하는 곱사등을 보자 눈에서 복수의 불길이 타올랐다. 마구간에서 마적과도 같은 괴물의 사내가 둘이나 비수를 뽑아들고 뛰쳐나왔다.
      마구간에서 적토마가 “오 호 홍!” 하고 고함치면서 뒤 발질로 키꺽다리를 차 넘겼다.
    성칠은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난쟁이를 소발 통 같은 주먹으로 쳐 눕히었다.
    그는 오른발을 들어 장단지에서 비수를 뽑아들었다.
    말에 채워 쓰러졌던 꺽따리가 일어나면서 비수를 들고 허공 날아 나오면서 성칠의 목을 겨누고 찔렀다.
     성칠은 옆으로 홱 피하면서 발길로 비수를 잡은 그자의 손목을 탁 찼다.
      쒹-
     비수가 마구간 천정에 날아가 꼽히면서 부르르 비명을 지르면서 떨었다.
     성칠은 그자의 아랫배를 걷어찼다.
     그자는 배를 끌어안고 “억!” 소리와 함께 앞으로 푹 쓰러졌다.
     성칠은 키꺽다리 허벅다리에 비수를 콱 박았다.
    동료가 쓰러지자 질겁한 난쟁이는 마구간 뒤 문을 박차고 삼십육계 줄행랑이 제일이라고 꼬리 빳빳해 줄행랑을 놓았다. 그러자 검둥이한테 귀를 물리어 떨어진 곱사등은 귀를 싸쥐고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했다.
     “제발 살려주오.”
     성칠은 한발을 날려 곱사등의 아래 배를 걷어찼다.
     “아이쿠!”
    곱사등은 아래 배를 붙안고 앞으로 쿵 무릎을 꿇었다.
    성칠은 쪼그리고 앉아 비수로 곱사등의 턱을 쳐들고 위엄 있게 고함쳤다.
     “봐라. 내가 누군가! 명천에서도 한다하는 씨름꾼 김병완의 맏아들이다. 네까짓 세 놈이 아니라 열 놈이라도 달려들어 봐라. 한주먹에 다 때려 죽여 버릴 테다.”
     “아이고, 병완 장수의 선성은 들은 지 오래오. 제발 살려 주오. 저 적토마가 욕심나서 그랬지 장사를 살해하자는 생각은 없었소.”
     성칠은 비수에 묻은 피를 곱사등의 팔소매에 쓱 닦은 후 장 단지 칼집에 찔러 넣고 을러멨다.
    “네놈이름이 뭐냐?”
    곱사등은 구레나룻을 어루만지었다. 그는 성칠이 자기를 죽이지 않을 눈치를 보자 삶의 용기가 났다. 그는 상을 찡그리며 아래 배를 붙안은 채 일어나 앉으면서 쥐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난 경성군 주을면 백승만이요.”
     성칠은 머리를 돌려 마구간에 쓰러진 키꺽다리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저건 누구냐?”
    “내 동생 승핵이오. 야, 승핵아, 일어나 형님께 살려달라고 절을 해라. ”
   “아파 일어두 나지 못하겠는데 무슨 놈의 절이요. 형님, 살려줍소.”
      성칠은 또 따지고 들었다.
     “달아난 난쟁이새끼는?”
     “내 막내 동생 승철이오. 이 주을면에서는 우리 삼형제만 나서면 울던 애들도 울음을 그쳤소. 그런데 오늘 적토마를 훔치려고 그만 형님을 몰라보고 건드렸는데 제발 목숨만 살려주오.”
      성칠은 그제야 이마가 아파 손으로 만져보았다. 끈적끈적한 무엇이 만지었다. 손을 내리워 보니 손에는 검붉은 피가 즐벅했다.
     “아이고, 장사, 제발 살려주오."
     "누가 니 형님이야?"
    "난 아직도 장가도 들어보지 못했소. 우에는 칠순에 나는 늙은 엄마가 있소. 내가 죽으면 누가 우리 엄마를 먹여 살리겠소?"
     눈에서 복수의 불길이 이글거리던 성칠은 피씩 하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가소로운 놈들, 너희들 노모를 생각해 목숨은 살려주겠다. 대신 집에 있는 금은붙이를 몽땅 꺼내 보자기에 싸놓아라. 네놈들이 훔친 금은붙이로 가난한 백성들을 구해야 하겠다.”
     “살았구나.”
    승만은 간사한 웃음을 흘리면서 집에 들어가 반들반들한 농궤에서 금빛이 번쩍번쩍하는 금덩이 몇 덩이와 새하얀 은 몇 덩이를 보자기에 싸서 성칠에게 건네주었다.
    이때 밖에서 또 검둥이가 짖는 소리와 적토마의 호용수리가 들리었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성칠은 사냥총과 금은보자기를 들고 밖에 나섰다. 마을 사람들이 먼발치에 서서 웅성거리면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자 성칠은 마루에 올라서서 고함쳤다.
     “이건 승만이 삼형제가 마을사람들과 길손들을 털어 모은 검은 금은붙이입니다. 마을에서 누가 곤난하면 썩 나서시오. 이 금은붙이를 가져다가 쓰시오. 자, 가져 가시오.”
     그러나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옆에서 승만이 쏘아보는데 누가 감히 그 금은붙이를 가져간단 말인가?
    눈치챈 성칠은 이렇게 말했다.
    “알았소. 여기 이 도적놈 승만이 삼형제가 무서워 가져가지 못한단 말이지. 그럼 좋소. 이후에 가만히 명천군 상우남면 영월동에 있는 이 성칠의 집에 와서 금은붙이를 가져다가 써도 됩구마.”
     이때 승만의 키꺽다리동생 승핵이 벌벌 기여마당에 나왔다.
    원래 성칠은 승핵의 요해처를 찌르지 않고 허벅지를 찍어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쓰러 눕히기만 했던 것이다.
     성칠은 적토마도 배불리 먹은 것을 보고 마구간에 가서 말 고비를 벗겨가지고 나왔다. 그는 사냥총으로 곱사등이 승만의 구레나룻을 가리키면서 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네 놈 삼형제 다시 무고한 길손을 해치기만 해봐라. 내 언제든지 달려와 주리를 틀어놓을 테다.”
    승만은 기가 꺾여 허리를 굽신거리면서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예, 예. 다신 안 그러겠소.”
    성칠은 적토마에 뛰어올라 검둥이를 앞세우고 눈길을 달려 그 마을을 떠났다.

    적토마가 뛰어가는 뒤에서는 눈보라가 무서운 비명소리를 질렀다. 공포가 사납게 덮쳐들어 절벽아래 눈 덮인 마을을 단숨에 집어 삼킬 것만 같았다. 눈보라 속에 삼형제 꿍꿍이는 삼라만상을 감추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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