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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황혼 제3권(41) 녀도주범 김장혁
2024년 09월 11일 12시 28분  조회:46  추천:0  작성자: 김장혁
 
 
    장편소설 황혼 제
3

         김장혁

 
      41. 녀도주범

 
   남경장은 어둑시그레한 밀실에서 종호한테 물었다.
    “성명?”
   종호는 묻는 대로 대답했다.
   “리종호입니다.”
   “재직 직무”
   “신문사 부사장”
   “직함?”
   “고급기자.”
   남경장은 어깨를 잔뜩 살궈가지고 사무상 앞으로 두 팔굽을 내밀며 얼굴을 종호 앞에 가까이 접근해왔다.
   “고급인테리에 지도급간부군요. 위증서면 위증죄를 질 수 있다는 걸 다 알 분이라고 믿는데요. 한가지 물읍시다.”
   남경장은 책상등을 종호 얼굴 앞에 가져다 놓았다.
   순간 전등불 직사광이 눈이 시리게 비춰졌다.
   “금방 체포된 여자 박나영인가요? 박춘영인가요?”
   종호는 남경장을 흘끔 쳐다보며 속궁리를 굴리었다.
   (애를 데리고 살겠다고 아득바득 애쓰는 나영을 인간적으로 고발하긴 싫었다. 그러나 아까 말한 것처럼 확실히 인터폴 지명수배도주범이면 어쩌는가? 먼저 확인부터 해야지.)
   종호는 천천히 입을 뗐다.
   “한가지 물읍시다. 나영인 무슨 죄를 졌습니까?”
   남경은 냉소했다.
   “묻는 말에 대답하세요. 저 여자 박나영 맞죠?”
   “제가 묻는 걸 대답하면 말하겠습니다.”
   남경은 명확히 말했다.
   “좋아요.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박나영씨는 공금 5만원 횡령한(탐오한) 인터폴 지명수배도주범입니다. 그는 다른 인터폴 지명수배 부패분자 최정호 문화국 국장과 함께 일본에 도주했다가 한국에 밀입국했습니다. 나영은 최정호와 함께 쪽박촌에서 나포됐댔는데 소변보러 모텔 화장실에 들어간 척하고 가스관을 타고 모텔에서 도망쳤지요.”
    (5만월 탐오죄를 졌으면 몇년 감옥살이 하면 될 걸. 세상 더러운 색마 정호를 따라 도망치긴? 임신하고 낙태까지 하면서 개고생을 다 해?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죄는 점점 커지구.)
    종호는 저도 몰래 한마디 툭 내뱉었다.
    “에잇 참. 바보!”
    남경장은 종호를 째려보았다.
     “뭔데요? 지금 날 욕하는가요? 공무방애죄를 적용할까요?”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5만원 탐오했으면 옥살이 몇년 하면 될 건데. 도망치긴?”
     남경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저 여자 박나영 맞죠?”
    종호는 대답은 하지 않고 속궁리를 베아링처럼 굴렸다.
     그는 여직껏 나영의 죄를 완전히 몰랐다. 아니, 나영의 정체를 제대로 몰랐다. 그저 경찰에 쫓겨다니니깐. 그저 일본에서 밀입국해 불법체류라고 추적당하는가 했다. 그래서 나영을 숨겨주고 경제적으로도 도와주었던 것이다. 나영이 낙태시술을 할 때도 자기 집에 숨겨놓고 황선희박사와 지영이 시술하는 걸 여러모로 도와주었던 것이다.
     그는 인간적으로 딸 같은 나영의 불운한 처지를 한없이 동정했다. 그러나 죄인이라는 것을 알고 더는 나영을 비호해줄 수 없었다.      그는 자기 삶의 좌우명을 어길 수 없었다.
     “저 여자는 박나영 맞습니다.”
     남경장은 우쭐 일어나 억센 손을 척 내밀어 종호의 손을 굳게 잡으며  악수했다.
     “네, 감사합니다. 당신은 진짜 법과 상식을 지키는 분이군요. 진실이 허위를 이겼습니다. 허위로 아무리 가려도 그것은 가랑잎으로 눈을 가리고 야옹 하는 격이죠. 진실은 언제든 꼭 밝혀질기 마련이죠. 우리도 저 여자 박나영임이 틀림없다고 여깁니다. 이제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지문을 확인하면 려권의 박춘영인가? 박나영인가 밝혀 질 거예요.”
     그러나 카시모도는 한편으로 마음 한쪽 구석이 아팠다. 그 아픔과 함께 나영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 이제까지 자기가 딸처럼 아끼고 사랑하고 보살폈던 나영이, 에메랄드가 그런 부패분자일 줄은 몰랐다. 그는 이젠 인간적으로 나영의 기구한 운명을 동정하지만 그녀의 범죄는 증오하고 심지어 격분해 했다.
    여경은 밀실에서 지영과 물었다.
    “저 여자 진짜 춘영인가요?”
   “그래요. 춘영인데요.”
   여경은 지영이 전번에 류려평을 신고했는지라 그녀의 말은 좀 믿었다.
   “두 자매 용모는 똑 같던데요. 특히나 볼에 옴폭 파인 볼우물 퍽 인상적인데요.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어요.  볼우물도 똑 같더군요.”
    박지영은 더는 종이장으로 불덩이를 싸서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한참 궁리를 돌리다가 한마디 했다.
    “한가지 제보하지요. 나영과 춘영은 쌍둥이자맨데요.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어요.”
    “네?!”
    여경은 저으기 놀랐다.
    “쌍둥이자매라고요? 글쎄 저희도 그렇게 예감이 들긴 했는데요. 쌍둥이 자매 확실하군요.”
    그제야 여경은 이른바 춘영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을 느꼈다.
    (그래, 나영은 바로 쌍둥이 자매라는 그 점을 이용해 자기 정체를 가리고 있었어.)
    찰칵!
    갑자기 밀실이 환하게 밝아졌다. 삼라만상이 환히 드러났다.
    여경은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지영을 데리고 밀실에서 나가며 나직이 말했다.
    “나영과 함께 경찰서에 련행해 미안해요. 그러잖으면 나영한테 제보자가 들켜날 수도 있지요.”
    지영은 여경이 배려하는 마음에 고마웠다. 한편 마음 한쪽 구석에는 나영한테 또 량심상 한가지 마음의 빚을 더 지는 것 같아 죄송했다.
    기실 지영은 나영한텐 미안한 마음이 앞서서 나영을 해치려는 마음은 꼬물만치도 없었다. 그것은 나영의 첫사랑 국현을 자기 신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지영은 자기 남편과 소낙비 내리는 싯허연 대낮에 공원 주차장에서 차 안에서 바람 피운 춘영을 증오하고 미워했다.
   지영은 춘영을 생각만 해도 악이 나 이를 쁙쁙 갈았다. 그는 이번 기회에 나영을 춘영이라고 위증해 나영이 대신 춘영이 체포돼 개고생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한편 나영은 지영의 그런 속셈도 전혀 모른 채 안도의 숨을 후- 내쉬었다.
    (내 지영을 용서허기를 잘 했어. 이래서 관용과 용서는 살인도 멈추게 한다고 했는가.)
    그녀는 삼검풀처럼 착잡한 고민에 빠졌다.
    지영이 그 간나새끼, 내 첫사랑 국현을 도적질해 갔지. 저 간나새낀 지금 량심의 빚을 갚으려는 건가? 아니면 딱친구 정을 잊지 못해 머리끄댕이를 줴 뜯으면서 연극까지 놀았을까?)
    나영은 고민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아니야, 이 세상에는 믿을게 하나도 없어. 정호를 봐라. 자기 야욕을 다 채우자 다 파 먹은 김치독처럼 날 차버리지 않았는가. 날 보호하는 척하면서 얼마 탐오했는가고 내 죄상을 장악한 후 심계국에 물어먹지 않았던가. 믿던 놈이 그렇게 내 뒤통수를 칠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지. 색마와 부패타락한 자기 정체를 감추려고 그렇게 없으면 죽을 것 같아 하던 애인마저 감옥에 처넣으려고 하지 않았던가.”
   여기까지 련상하자 나영은 온몸에 소름이 끼쳐 바르르 전률했다.
   “절대 아무나 믿어선 안돼. 믿던 도끼등에 찍힌 일이 어디 한둘인가?”
   나영은 우쭐 일어나 쇠살창을 부여잡고 꺼먼 구릅 속으로 헤염쳐 들어가는 달을 쳐다보면서 베아링처럼 속궁리를 굴리었다.
    (종호랑 지영이랑 믿어선 절대 안돼.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리사장이 내 정체를 다 알면 계속 카시모도처럼 날 보호하자고 하겠는가. 그는 이제껏 그저 불법체류해 추적당했는가 해 보호했을 수도 있어. 지금 이 시각…)
   여기까지 생각한 나영은 종호와 지영을 믿고 경찰서 림시 구치실에 가만히 앉아 수동적인 위치에서 기다릴 순 없다 것을 느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여기서 도망쳐야 해.)
    그는 구치소 안을 두리번거리면서 도망칠 궁리를 했다.
    이윽고 구치실에서는 비명소리가 귀청을 쨀듯이 울려퍼졌다.
    “사람 살려요!”
    나영은 구치실 널바닥에서 갑자기 배를 끌어안고 땔땔 구을며 연신 숨넘어가는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배야!”
    여경이 열쇠를 쥐고 다급히 뛰어왔다.
    여경은 열쇠를 쥐고 쇠살창 사이로 구치실 널바닥에서 땔땔 구으는 나영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뭔 일인가요?”
    “아이구, 배야! 머리 비녀를 삼켰어요.”
    옆에서 다른 수감자들이 소리쳤다.
    “여경아씨, 빨리 병원에 호송해요!”
    여경은 눈이 데꾼해졌다.
    “뭘? 비녀를 삼켜?!”
    여경은 황급히 자물쇠를 열고 뛰어들어갔다.
    “언제 일인가요?”
    나영은 손으로 목을 가리키며 숨 넘어가듯한 소리를 쳤다.
    “금방, 아이고, 배야! 살려 줘요!”
    나영이 애원하는 소리를 듣고도 여경은 좀처럼 움직일 념도 하지 않았다.
    “병원에 이송됐다가 도망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요?”
   여경은 여러번 병원이나 모텔에서 도망친 나영의 전과를 생각해 경솔히 구치실에서 내놓기는 경계심이 앞섰다. 
    다른 여수감자들은 어이 없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눈으로 똑똑히 보았어요.”
    여수감자들은 저희들끼리 눈짓을 찔끔하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손가락만큼 긴 비녀를 목에 걷어넣는 걸 똑똑히 봤는데요.”
    그제야 여경은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느끼었다.
    “어서 병원으로 갑시다.”
    여경은 나영을 부축해 복도로 나갔다.
    나영은 허리를 온전히 펴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여경의 몸에 기대여 간신히 경찰서 당직실까지 걸어갔다.
    당직경찰이 긴급히 전화를 쳤다.
    “119구호대, 여긴 XX경찰선데요. 긴급히 구호차를 보내주세요. 네. 여수감자가 비녀를 삼켰어요.”
    이윽고 구호차가 경적소리 높이 울리며 밤 시가지를 꿰지르며 쏜살같이 달려왔다.
    여경과 남경장은 나영을 구호차에 싣고 부근의 병원에 달려갔다.
     경적소리 무더운 밤하늘을 어지럽게 자르며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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