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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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신조선족’의 국제적위상과 의미 (김문학)
2010년 06월 25일 06시 58분  조회:4129  추천:30  작성자: 김문학
신조선족 월경론(越境论)

11.'신조선족'의 국제적위상과 의미


김문학


   그리고 강씨는 사이드나 재미교포2세작가 이창래를 거론하면서 필자의 활동은 서구가 아닌 일본을 무대로 ‘우리안의 오리엔탈리즘’에 비판했다고 처음으로 지적한다.

   "사이드나 재미교포 2세 작가인 이창래는 모두 복수 문화의 경계에서 활약하는 아웃사이더이다. 김문학은 서구가 아닌 동양, 특히 옛날 제국주의 지배자였던 일본에서 활동하며, 한중일 3국 문화의 경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단지 사이드가 서구제국주의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면, 김문학은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그리고 일본이라는 상대를 어설픈 비난으로 폄하하기 보다는 우리 안의 약점, 병증을 비판함으로서 우리의 위치를 높여 상대와 동등한 공존을 기하고자 하는 것이 김문학의 궁극적이면서도 유일한 목적이다."

   이어서 강씨는 이런 투철한 지적을 하면서 해외에서 활약중인 ‘조선족’지식인의 위상을 규명하는 의의와 필요성을 언급한다.

   "사이드가 서양에서 오만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 받는것과 김문학이 우리 안에서 비난, 왜곡당하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보수적인 미국의 지식인들은 사이드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맹렬히 비난, 반발했는데 그 배경에는 사이드의 이론이 폭로한 서양 제국주의의 치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짙게 배여있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 안에서 김문학을 비난, 비방하는 이면에는 그의 책들이 드러내는 우리 안의 많은 치부를 부정하고 싶어 하는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위에서 보아온 김문학의 진정어린 자체 비판의 건설적인 담론과 그 진면목을 미처 보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오해, 왜곡은 상당히 안이하고 조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 진면목에 대한 인식 없이 행해지는 과도한 평가나 감정적인 비난, 폄하 역시 다 난센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동포지식인의 위상을 규명하는 작업은 글러벌 시대를 살아가고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객과화 시켜 바라보는데 더 없이 적절하고 필요한 거울이 된다."

   같은 책에서 심훈은 같은 유학체험을 바탕으로 근대문화를 회고하면서 신조선족의 경계를 넘은 글쓰기에 대한 위상을 신선한 각도로 피로 한다.

   "김문학은 일찍 20대 나이에 중국을 떠나 일본과 국외에서 유학을 하면서 의식구조나 세계관에서 철저한 변화가 생겨난다. 그는 문화인격으로서는 코스모폴리탄형의 ‘세계인’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 변신에 대해서는 본인 역시 자부심을 느끼면서 늘 자랑하고 있을 만큼 의식적인것이다.
국경을 초월한 코스모폴리탄형의 정신적 세계에서 국경이나 고향의 경계선은 없어지며 타자의 조국과 고향도 자신의 조국과 고향같이 상대화시켜 볼 수 있는 그런 넓은 의미의 시각이다."

   "타인의 고향도 자기 고향으로 생각할 수 있고 내 고향도 타인의 고향 같이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세는 해외에서의 오랜 체험 없이는 완성되기 어려운 일이다. 필자도 일본에서 유학과 취직생활을 통해서 김문학식의 코스모폴리탄의 시점을 이해하는데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됐다."

   "세계 근대문화사를 둘러다 보아도 중국, 조선의 문단을 보아도 유학생의 근대문학, 인문학에 대한 공헌은 이루 형언할수 없이 크다. 중국의 노신, 곽말약, 주작인, 주양이나 호적, 임어당, 양실추, 하연이나 조선의 이광수, 최남선을 위시로 한 근대 문학의 대가들의 지도자적 역할이나 최근 유학생의 지식계에서의 위치를 보아도 실감할 수 있으리라."

   "김문학의 독특한 위치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들과도 또 한층 다르다. 그는 계속 이(異)문화속에서 자리를 지키면서 이문화의 위치에서 자기 민족문화를 객관화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인물은 우리 조선족에게는 처음의 경험이며, 신선한 문화적 공기와 지적인 자극을 주게 된다는 면에서 의의는 매우 크다.
미처 느끼지 못한 이 중요한 의의를 더 이상 무시하고 가벼운 생각으로 소홀히 할 수 없다."

잇따라서 국경을 넘은 ‘신조선족’의 글쓰기에 대해 속단은 금물이며 김학철선생이 지적했던것과 같은 지적을 하면서 정면에서 색깔과 편향없는 환원작업이 필요하다고 일갈한다.

   ''아직도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젊은 그를 두고 이미 성취한 것보다는 앞으로 성취할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볼 때 그를 오늘의 안목으로서만 평가하는 것은 어쩌면 경솔한 행동일 것이다.''

   ''그의 맨탤리티와 조선족 문화사에서 차지할 위치에 관해서는 그와 맞먹는 역량의 평론가가 나타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의 글을 읽고 그를 편견없이 색깔을 버리고 환원시키는 일이다.''

   신생의 ‘신조선족’글쓰기에 대해 2003년의 시점에서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그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예견 할수 있는 것은 탁견이 아닐수 없다. ‘신조선족’의 ‘발견’은 그 시점에서 시작된것이다.
‘신조선족’의 등장으로 조선족이란 작은 마이어리더, ‘고착된 분지적인 文化型디아스포라’가 국제무대에 알려진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적 무대’란 세계 조선민족의 네트웍보다 더 넓은 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가리킨다.

   이제 머지 않아 주요 세계 선진국에서 ‘신조선족’의 존재적 가치는 날로 커질것이며, 그 위상이 자리잡으면서 최 前線에 선 ‘조선족’의 표상으로서 정착될것이다. 필자는 그 근미래를 예견한다. 그것은 10년~15년이면 족할것으로 추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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