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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불.1
김철호
시방 너는 정수리에 불을 달고타고있다
불이 옮아 멀리 오랑캐령도 타고있다
륙도하도 타고있다
선바위랑, 선바위 너머 골짜기랑도 타고있다
소풍락동, 대립자도 타고있다
태양이 부서져 별무리 무성한 하늘,
하늘이 무너져 땅에 내린 그 숱한 별들도 타고있다
너는 타고 눈은 녹고, 눈 녹으니
네가 써놓았던 너의 이름 고함으로 일어선다
옷고름처럼 풀어지는 두만강 건너는 길 바라보며
사람들 무리에 들고싶어 발돋음하고있는 너의 이름
낯설은 땅에서 나자란 고향 등진 무리피해
그림자도 없이 서서
시방 너는 스믈여덟 애젊은 이름으로 타고있다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너
예순여섯해전 검은 태양의 나라에서 불러본
메아리로 남아있는 그 비명의 이름으로 타고있다
우두컨한 한 자루의 초불로 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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