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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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흡(吸)(김경후)
2011년 08월 09일 15시 51분  조회:2366  추천:0  작성자: 김철호
김경후

너는 출렁거리는 내 몸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내 목덜미에 빨대를 꽂는다
입을 대려다 멈칫, 다시 빨대를 뽑아
날 주전자에 붓고는 끓인다
기포가 생기면서 부어터지는 내장
김으로 날아가버리는 살덩이
식탁에 팽개쳐진 내 껍질이
찌그러들고 있다

식어가는 나를 마시자마자
너는 바닥에 쓰러져 뒹군다
배를 쥐어뜯으며 덩어리 피를 토하더니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난 아직 네 내장들을 녹이며 출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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