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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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이원)
2009년 09월 16일 10시 25분  조회:2487  추천:20  작성자: 김철호

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이원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대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 있는지 아이는 몸이 출렁거린다 십수 년째 커지는 아이를 아직도 자궁 밖으로 밀어내지 못했는지 여자의 그림자가 계속 터질 듯하다 그러나 때로 어두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니 때로 아름다운 것은 어두운 것이다 그림자는 몸을 밀며 계속 어둡다 깊다 무슨 상징처럼 부풀어오른 검은 비닐봉지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림자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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