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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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왜 김씨 성이 많을까? (김정룡)
2007년 09월 18일 10시 59분  조회:5579  추천:97  작성자: 김정룡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1. 우리 민족은 왜 김 씨 성이 많을까?
 
 
 김정룡

 
 <서울남대문시장에서 ‘김사장’라고 부르면 10명 중 다섯 명이 머리를 돌린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돌을 던지면 맞는 사람이 김 씨다.> <김 씨가 너무 흔해 빠져서 머저리 김 씨라는 말도 있다.> 이러한 얘기들은 김 씨 성을 가진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유행어다. 

 실제로 한국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278가지 성이 있는데, 그중 김, 이, 최, 박 씨 성이 대략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김 씨가 전체 인구의 21.9%를 점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과 해외동포사회도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필자가 연변1중 교사로 있을 때 각 학급의 학생등기부를 살펴보니 김가 학생이 대략 4/1~3/1 정도였다. 

 그럼 우리 민족은 왜 김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엄청 많을까?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은 역사유래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의 김 씨 조상은 김알지(金閼智)인데, 그는 신라 제4대 석탈해 왕대에 금궤에서 탄생하였던 고로 성을 김이라 하였으며 그의 7손인 미추(味鄒)가 제13대왕으로 등극하여 제52대 효공왕(제53,54,55대왕은 박씨이고 제56대 왕은 김씨)에 이르기까지 줄곧 김 씨가 신라를 통치하게 되었다. 이는 신라가 모두 56대왕에 이르는 역사에서 무려 41대를 김 씨가 통치하였으므로 김 씨 가문의 영향력이 대단히 컸다. 

그 후 고려시대에 들어 왕 씨가 통치하였으나 문화적으로는 신라문화가 주축이였다. 그 당시 조정과 재야에 유명인물중 김 씨가 많았다. 예하면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 <<삼국유사>>의 저자 김일연 등 경주 김 씨들이 유명했다.

 조선시대에 들어 이 씨가 500여년을 통치하였으나 조정을 비롯해 안동 김씨, 경주 김 씨, 선산 김 씨 등 김 씨네 일가가 정치적으로 세도를 부렸고 양반신분을 가진 분들도 굉장히 많았다. 그리하여 조선후기(16~17세기)에 들어 족보바람이 일자 돈 많은 가문에서 김 씨 가문의 양반족보를 사서 허위로 족보를 만들었다. 더욱이 본래 성(姓)이 없었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백성들이 조선시대 말기에 성을 갖는 바람이 불었는데, 그때 김 씨 성을 갖기를 원하는 자가 굉장히 많았다. 그 일례로서 김좌진 장군댁의 100여 명이나 되는 노비들이 전부 안동 김 씨 성을 가짐으로 하여 양반가문으로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본래 조선시대에 양반이 10%로밖에 안되였었는데 일제시대와 광복 후 양반가문출신이라고 자처하는 수자가 90%를 넘었다. 물론 그 중에는 김 씨가 차지하는 비례가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성이 있고 또 본(本籍)이라는 것이 있는데, 본이란 조상이 태어난 구체적인 곳의 이름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밀양 박 씨’ ‘경주 최 씨’라고 할 때 ‘밀양’과 ‘경주’는 그 가문의 조상이 태어난 곳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본을 살펴보면 그 절대다수가 남한이다. 이것은 통일신라문화의 영향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 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통일신라의 영토는 대동강 이남이였고 고려와 조선시대는 역시 통일신라문화가 주축이였고, 물론 성 씨 문화도 신라의 영향이 컸다. 

 이리하여 조선시대 말기에 90%나 되는 백성들이 갑자기 성을 갖게 되자 기존에 있었던 양반(경상도가 위주이고 전라도 경기도 강원도 등지가 본적이였음)가문의 성과 본적을 따르게 되어 우리 민족의 대다수의 본적이 남한으로 되어 있다. 더구나 김 씨 성 중에 ‘김해’ ‘경주’ ‘전주’ ‘안동’ ‘선산’을 비롯한 본적이 거의 다 남한이며 그 가운데서도 경상도가 차지하는 비례가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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