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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확인서 갖고도 재입국 못할 뻔 했어요.
-최영금 구술, <김정룡의 상담 이야기>
2006년 4월 17일 한국법무부는 <동포 자진귀국지원 프로그램 실시 공고>를 발표했는데, 요지는 밀입국자, 여권위변조자, 위장결혼자 등 불법입국자들이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고 출국 시 공항과 항만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출국확인서를 발급받고 귀국해서 1년 후에 재외공관(영사관)에 비자신청을 하면 재입국이 된다는 것이었다.
법무부의 이 정책은 재한조선족사회에 큰 혜택이었으며 복음이었으며 실제로 무려 3만에 달하는 조선족이 한국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여 귀국했고 그 중 절대다수는 별 탈이 없이 재입국했다. 허나 극소수이기는 하겠지만, 연길시 하남가 최영금(53세)씨는 당당하게 출국확인서를 갖고도 비자가 기각되어 지난 수 개 월 동안 뚠 눈으로 속 태우다가 겨우 우회곡절 끝에 12월 4일 재입국하는데 성공했다.
아래는 그녀의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얽힌 사연이다.
최씨는 1999년 12월 01일 한국에 가서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브로커에게 인민폐 9만원을 지불하고 이경숙이란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하고 허위부모초청으로 한국에 입국하여 3년 7개월 체류하면서 열심히 일을 했다. 2003년 한국정부에서 불법체류자를 합법화시키는 정책을 실시하여 합법체류자로 당당하게 한국에서 살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10월초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찾아갔는데 뜻밖에 허위초청으로 한국에 입국한 사실이 들통 나 감금되었고 최영금이란 신분을 확실하게 밝히고 진짜 이름으로 2003년 10월 15일 강제퇴거조치를 받고 중국에 돌아가게 되었다.
중국에 돌아와 보니 물가가 많이 올랐고 아이의 생활비와 교육비도 만만찮게 들고 또 한국에 갈 때 타인으로부터 빌린 돈과 이자를 갚고 나니 별로 남은 것이 없어 여전히 살기가 막막했다. 하여 할 수 없이 또다시 한국에 갈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최영금이란 본명으로 강제퇴거조치를 받았고 동시에 입국규제를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 갈 수 없어 2004년 08월 10일 브로커를 통해 인민폐10만원을 내고 최춘화란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하여 한국에 재입국하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로 한국에 입국하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2003년도에 여권을 위조하여 체류하다가 강제퇴거조치를 받은 적이 있어 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2006년 04월 17일 한국정부에서 <제2차 동포 자진귀국지원 프로그램을 실시공고>를 발표하였는데 여권위변조자도 구제대상에 포함되어 실로 복음이었다.
한국정부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여 자진귀국 하였다가 1년 후 재입국하여 당당한 합법체류자로 살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자진귀국을 위해 주한중국대사관에 가서 여행증을 발급받고 귀국비행기표도 끊어 갖고 2006년 07월경 군포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가 여권위변조에 대한 범죄사실을 자수하여 조사를 받았다.
2007년 08월 11일 수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불기소이유 통지>라는 처분결과를 받고 귀국준비에 서둘렀으며 2006년 08월 30일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출국확인서를 발급받고 중국에 귀국했다.
출국확인서의 유의사항에 따르면 귀국한 일자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대한민국재외공관에 사증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 하여 지난 09월 19일 연길시 소재 서광여행사를 통해 주중심양영사관에 사증발급신청을 제출(접수번호 : 1878175)하였는데 뜻밖에도 기각(기각번호 : SEP272007)되었다.
기각이유를 물었더니 답복에 의하면 2003년 10월 15일 강제퇴거조치를 받을 때 출입국에서 제정해놓은 입국규제가 현재까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무부의 <2006. 4. 17. 제2차 동포 자진귀국지원 프로그램 공고>에 의하면 밀입국자, 여권위변조자 등 공고발표 이전에 불법체류신분인 중국동포와 러시아동포는 모두 자진귀국 대상에 포함되었던 것이다.
1999년 12월 01일과 2004년 08월 10일 두 차례 여권을 위변조하여 한국에 입국하였다가 첫 번에는 강제퇴거조치를 받았고, 두 번째는 한국정부의 <제2차 동포 자진귀국지원 프로그램실시정책>에 호응하여 자진귀국하기로 결심하고 정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관련 수속절차를 착실히 밟았다.
그런데 정부정책에 호응하여 자진귀국하기 위해 한국경찰에 자수해서 조사를 받았고, 한국검찰청으로부터 불기소이유 통지라는 천분결과를 받고, 자진귀국 했으며, 특히 경찰조사 시 2003년 10월 15일 여권위변조로 강제퇴거조치를 받은 사실도 자수해서 조사 자료에 기재되었다.
정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밟을 절차를 다 밟고 마지막에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출국확인서를 발급받고 귀국했는데 이제 와서 2003년 10월 15일 강제퇴거가 문제되어 재입국사증발급을 기각하니 억울하다고 생각되었다.
한국정부에서 <제2차 동포 자진귀국지원 프로그램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불법입국자를 구제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되며 그래서 적극적으로 정부정책에 호응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저의 과거가 문제되어 재입국사증발급을 허락하지 않고 있으니,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최 씨는 행여나 하고 한국에 있는 조카한테 부탁해서 법무부 장관님 앞으로 편지를 쓰게 했더니 돌아온 답은 “그럴 수 없으니 다시 신청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시 신청해 보았으나 여전히 기각되었다.
‘앞문’으로 재입국할 수 없으니 이번에는 지프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편법을 생각했다. 즉 허위로 한국에 있을 때 동거했던 한국인을 불러들여 심양영사관의 영사님과 면담을 하면 혹시 비자가 허락되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만 수 백 만원을 쓰고라도 시도해보자. 결국 이 어처구니없는 편법도 주위의 만류에 의해 포기하고 나니 별 다를 뾰족한 수가 없어 속만 태웠다.
그래저래 시간은 10월이 다 지나가고 재입국은 물 건너간 것 같아 속이 재가 된다. 또 다시 타인의 이름으로 여권을 위조하여 한국에 갈까? 이렇게 과거 범죄를 되풀이 할 궁리를 하고 있던 중, 한국에 있는 친구가 신화보사 김선생을 찾으면 무슨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와 최후의 희망을 안고 연락했다.
과연 11월 9일 김선생이 전화로 법무부 장관 명의로 입국규제를 풀었다는 소식이 왔다. 아울러 공문을 심양영사관에 팩스로 보냈고 원본은 나의 앞으로 보냈으니 이번에는 틀림없이 비자가 허락될 것이라 했다. 당시 분명히 확실한 답을 들었으나 꿈인지? 생인지? 어리둥절해났다.
너무 혼나고 나니 비자를 손에 쥐기 전에는 누구의 말도 믿기 싶지 않았다. 하지만 김선생이 시키는 대로 추진할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이렇게 우회곡절 끝에 지난 12월 4일 재입국에 성공했다.
늦게나마나 진통 끝에 비자가 나왔고 재입국에 성공했으니 한국정부에 감사하고 김선생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이 지면을 통해 전하고 싶다.
끝으로 한국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가령 앞으로 제3차 자진귀국 프로그램을 실시하려면 법무부와 재외공관의 엇박자로 나처럼 우회곡절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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