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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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놈(常奴), 타마비(踏麻妣), 빠가(馬鹿) (김정룡)
2008년 01월 10일 15시 23분  조회:6426  추천:89  작성자: 김정룡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19

상놈(常奴), 타마비(踏麻妣), 빠가(馬鹿)
  
 

김정룡

 

  언어가 생겨나기 전의 인류는 화가 나면 흔히 화나게 만든 상대방을 죽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언어가 생겨나면서 화날 때면 상대방을 욕을 하는 것으로 화를 풀어 살인현상이 많이 줄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인류의 욕은 동서를 막론하고 성을 기본으로 이뤄진 것이 보편적이다. 영어에서 원래 수탉의 뜻인 ‘cock’가 속어로는 음경을 가리켜 욕이 된 것이 한 예이다. 동양,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은 ‘X’이 가장 보편적인 욕으로 되어왔다. 

 우리민족은 ‘씨팔 새끼’와 ‘씨팔 년’이란 욕을 많이 하며 다음으로 ‘상놈’, ‘상년’, ‘상것들’이다. 우리민족도 조선시대 이전에는 성을 위주로 욕문화가 있었다가 조선시대에 양반과 상인(常人)간의 차별이 하도 심해짐에 따라 ‘상(常)이 붙은 새로운 욕문화가 보급되었던 것이다. 거꾸로 “니네는 양반가문이 아니다.”라는 말도 치명적인 욕으로 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니 에미 씨팔’이란 말은 중국어 ‘操你媽’와 같은 뜻인데, ‘내가 너의 엄마와 X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너는 제 에미와 X을 할 망종새끼’라는 의미다. ‘씨팔 년’도 ‘너는 제 애비와 X을 할 여자다.’라는 뜻이다. 

 중국인은 성을 위주로 욕을 하는데, 우리민족과 다른 점이라면 중국인은 조상을 곁들어 욕하는 경우가 많다. ‘너의 조상 할배, 할매와 X을 한다.’라고 걸쭉하게 욕한다. 이는 중국인에게 있어서 조상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또 일상생활에서 ‘씨팔’, ‘씨부랑께’라는 뜻으로 ‘타마비’, ‘타마디’란 욕을 많이 하는데 한자로 ‘他媽妣’, ‘他媽的’가 아니라 ‘踏麻妣’, ‘踏麻的’이다. 타(踏)는 밟는다는 의미로서 동물들이 성교 시 수컷이 앞발로 암컷을 ‘밟는 행위’에서 유래되었으며, 고대 중국동남지역 일부소수민족들은 휘영청 밝은 달밤에 청춘남녀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서로 손잡고 춤을 추며 부르는 노래를 ‘타거(踏歌)’라 했고, 행사가 끝나면 남녀가 짝을 지어 음산한 곳을 찾아 야합(野合)하는데 ‘踏’은 남녀성행위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마(麻)는 삼베 마인데 원시인류의 생활필수품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징물이며 선비(先妣)의 상징물이며 여신(愛神)의 상징물이며 여음의 상징물이며 생식력과 생명력의 상징물이었다. 비(妣)는 여음을 뜻한다. 

 한중일 삼국에서 일본인의 욕문화가 가장 ‘문명적’이다. 다 아시다시피 일본인의 보편적인 욕은 ‘빠갗와 ‘칙쇼오’로서 ‘성’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짐승과 연관되어 있다. ‘칙쇼오(畜生)’는 모든 짐승을 뜻하며, ‘빠갗는 한자로 ‘馬鹿’라 적는다. 왜 말과 사슴으로 사람을 욕할까? 그 유래는 아래와 같다. 

 진시황이 죽은 후 환관 조고가 조작하여 영정(嬴政)의 둘째 아들 호해(胡亥)를 황위에 올려놓고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리고는 자신이 천하를 호령하게 되었다. 어느 하루 조고가 신하들의 충성심을 떠보려고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폐하, 이것이 말이옵니다.”라고 말하면서 신하들의 동태를 살폈다. 어떤 자는 말이 옳다고 했고, 어떤 자는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바른 말을 했다. 당연히 거짓말을 한 자는 살아남았고 거꾸로 사슴을 사슴이라고 바른말을 한 자는 모가지가 날아났다. 이로부터 중국에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指鹿爲馬)는 고사성어가 생겨났으며, 뜻인즉 진실을 왜곡하여 억지를 부린다는 의미도 있고 다른 하나는 말과 사슴마저 분간하지 못하는 멍청한 인간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 지록위마(指鹿爲馬)란 고사가 일본열도에 전해지면서 일본인은 억지를 부리거가 멍청하거나 바보를 가리켜 말과 사슴마저 가리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로서 ‘빠가(馬鹿)’라는 욕이 보급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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