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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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사회 모습은?
2008년 11월 28일 13시 15분  조회:7795  추천:40  작성자: 김정룡



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사회 모습은?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김정룡 kzl0917@naver.com

 

전하는 말에 의하면 중국산동성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60여 년 동안 마을 사람들끼리 다툼이 없었고, 그 어떤 분쟁이 일어난 적도 없이 평화로우며 노인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가 어른을 존경하며 타인의 일을 자기의 일처럼 도와주는 등 화기애애하게 지내왔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도연명(陶淵明)이 그리던 도화원의 모습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한집안 식구끼리도 마찰이 생겨 다툴 수가 있는데 하물며 남과 남이 모여서 사는 마을에서,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60여 년 동안이나 말이다.

중국현대 일부 유학자들이 이 소문을 듣고 직접 그 시골마을을 방문하여 당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았는데 답이 의외로 간단했다고 한다. 즉 60여 년 전 한 유명한 유학자가 오래 동안 머물면서 보수도 받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유교경전을 강의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60여 년 전의 그 시골마을 사람들이 들었던 유교경전의 가르침을 지금까지 받들고 지키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우리는 그 시골마을 사람들의 삶을 통해 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사회의 모습이 곧바로 그들의 삶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유교의 어떤 힘이 그들로 하여금 갈등이 없고 다툼이 없이 화기애애한 삶을 영위하게끔 만들었을까? 필자는 그것이 바로 인의예지신 오상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인(仁)’을 한국학자들은 어질다고 번역하는데 이는 애매모호한 번역이다. 그래서 필자는 ‘인’을 사랑이라 말하고 싶다.
예수가 본래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단순한 계약관계였던 것을 사랑의 관계로 전환시켜놓았듯이 공자는 사람마다 먼저 내 몸을 다스리고 가족 내의 ‘인:사랑’을 사회에 넓히고 이렇게 하면 나라가 다스려지고 천하가 태평해진다고 했는데 이것이 곧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이다. 인간이 평화를 이루고 평등을 이루자면 우선 먼저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맘을 갖춰야 한다.

예수의 사랑법은 동양인에게 있어서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이다. 즉 예수는 나보다 못한 자의 발을 씻겨주라고 했으며 이것이 곧 진리라고 했다. <<성경 >>을 읽노라면 “쩍하면 쳐 죽여라, 저주를 받는다.”는 등 무시무시한 말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예수의 사랑법도 동양인에 비해 극단적이다.

예수는 나의 제자가 되려면 부모와 처자식을 모두 버리고 재산도 버리고 이 시각 즉시 따라 나서라고 호소했다. 공자는 나의 문하에 들어오겠으면 부모와 처자식과 인사도 나누고 적당히 밥도 먹고 오라고 했다. 예수는 나보다 못한 자의 발을 씻겨주라고 한데 비해 공자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不所欲, 忽施於人).”고 했다. 예수는 타인을 무조건 사랑하고 무조건 베풀라고 했지만, 공자는 “내가 남한테 바라는 것만큼 남을 도와주어라.”고 했다. 이로서 알 수 있듯이 예수의 사랑법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실천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것이었던데 비해 공자의 사랑법은 현실적이고 실질적이다.

그렇지만 공자의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교시를 실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사람마다 이 공자의 교시를 따르고 실천한다면 기필코 산동성의 그 시골마을처럼 60여 년 동안 아무 말썽이 없이 태평무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는 중국인의 발명품이다. 기독교문화는 의는 있으나 예가 없다. ‘지(智)’는 지혜, 지식, 지능 등을 말하는데, 공자는 배움을 통해 군자의 도에 이르는 것을 지라 여겼다. 그다음 믿음이다. 인간사회에서 서로 서로 믿음이 없으면 소원해지거나 원수로까지 변할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산동성의 그 시골마을 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한결 같이 인의예지신을 잘 지켜왔기 때문에 60여 년 동안 도화원 같은 삶을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곧 공자가 추구했던 이상사회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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