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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 어떻게 하나?
4년 전부터 외국인등록증 소지자는 휴대폰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는 한 사람의 명의로 통신 삼사(KT, SK, LG) 각 한 대씩 개통할 수 있다. 이런 통신사의 조치에 의해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불편 없이 휴대폰을 소지할 수 있게 되었고 삶도 편리해졌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일어나는 것이 인간세상의 이치이다.
2000년 초반까지 재한조선족의 대다수가 불법체류신분이어서 명의도용이 생겨날 수가 없었다. 2003년 한국정부의 외국인고용제에 의해 합법화가 시작되었고, 2007년 3월부터 방문취업비자의 실시에 따라 수많은 조선족이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하게 되었고, 현재는 재외동포비자(F-4)와 영주권(F-5) 소지자가 많아짐에 따라 명의도용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나는 열심히 살아가려는데 나의 뜻과 무관하게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연변에서 온 손모(30세)는 2010년 10월경 입국하여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고 구로구 가리봉동 한 휴대폰판매가게에서 휴대폰을 구입했고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2011년 2월경 난데없는 두 통신사로부터 휴대폰요금청구서가 날아왔다. 살펴보니 전혀 모르는 전화번호이고 그는 두 통신사의 휴대폰을 구매한 적이 없다. 통신사에 어렵게 연락되어 문의했더니 휴대폰 구매지점이 서울송파구와 동대문구 소재 가게란다. 손모는 그 두 곳에 아예 가본적도 없는데 어떻게 휴대폰을 구매한단 말인가? 청정한 날씨에 웬 난데없는 날벼락이다.
두 곳 휴대폰판매가게에 찾아 따져 물었더니 점원이 “당신이 직접 사지 않았으면 타인이 당신의 외국인등록증을 갖고 산 것이겠지.”고 말한다. “나는 타인한테 신분증을 준 적이 없고, 설사 타인이 나의 신분증을 갖고 왔다면 본인인지를 확인도 않고 판매할 수 있느냐?”고 이치를 따지니 점원이 “아무튼 당신의 명의로 개통되어 있으니 요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아무리 시비를 따지려고 해도 상대가 받아주지 않는다. 두 가게가 똑 같은 태도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없이 정지요청을 하고 20여 만 원의 전화요금을 납부했다. 더 큰 문제는 뒤에 있었다. 해제절차를 밟으려니 위약금 각각 10여 만 원 합쳐 30만원 가까이 납부하란다.
손모는 이렇게 한국에 온지 반년이 되나마나할 시점에 50만원이란 돈을 날려버리게 되었다. 돈도 돈이거니와 시간을 팔고 또 정신적으로 힘든 것을 견디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 과정에 손모는 경찰에 신고해보았지만 경찰은 자기네 업무와 관련이 없다면서 모르쇠를 놓는다. 분명히 명의도용사건이니 경찰을 믿고 사건을 해결해 줄 것을 바랐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현재 한국 땅에서 명의도용으로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조선족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고충이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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