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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동, 竹林, 그리고 譚詩...(연변일보)
2025년 11월 25일 04시 20분  조회:412  추천:0  작성자: 죽림
연변일보

> <해란강>

[담시]


고향이 그립고 그리울 때면…

□ 김승종

2025-11-21 09:15:49



죽림동 벅박골에서 두 잎사귀 쫑긋 두만강 따라 그 두잎은 저쪽 이쪽… 어떤 첫잎은 더하기 입 어떤 샛잎은 덜기 입 어떤 속잎은 나누기 입 어떤 떡잎은 곱하기 입 … 어느 날 평방메터 입과 어느 날 립방메터 입과 어느 날 미적분 수렬 입과 여러 구멍에서 나온 입과 파아란 하늘 향한 부르튼 입과 꺼무접접히 태래쳐오르는 저 구새통 입과 … 오늘도 죽림동 벅박골 벗님네들, 잎과 입과 입과 잎은 무사합니껴 요지음 울 집 구구 비둘기 그렇게도 고소하다던 콩도 지릿지릿 고름 농즙맛이라 매일 매일 투정질한다아임껴… 오호라ㅡ 뭇벗들이여, 이를 어찌 하랍니껴…



저 파아란 하늘 향하였었지 이 희읍스름한 원통 속 쇠물 녹이였었지 광풍 속에서 풀뿌리와 매일 하루 세끼 벗했었지 헐벗은 푸대죽과 함께 그 무슨 큰소리만 웨쳤었지 응아응아 소소리 새벽장막 귀가에 달아매고 저 두만강 건너 호곡령 너머 감자꽃 피기 전 어슬렁 덜렁쿵 서리에 나섰었지 오호라─ 죽림동 벅박골 울 아버님께 “…정통편 있씀둥? …사랑하꾸매…” 이 둬마디 살가운 말이라도 피빛 터지도록 뻥긋 못한 이 막내아들 죽림 불효자식 죄인을 수배, 또 수배한다아임껴… 그리고… 그리고…



음력설 지나 정월 대보름날, ‘량표’와 ‘부표’와 ‘생선표’들이 어깨와 어깨를 너나없이 들썩거리던 세월─ 시골에서 어쩌다 비릿비릿 사온 동태로 무우 듬뿍 썰어 넣고 보름달과 함께 끓였지… 아홉 식솔 단란히 모여앉아 일년 딱 한번 ‘명태국 먹는 날’ 봄기운 감도는 ‘잔치날’ 아닌 잔치날이였었지… 할배, 할매, 아부제, 삼촌, 아들… 명태국 사발엔 명태 살덩어리 소복소복… 단, 어마이 명태국 사발엔 무우쪼각과 명태 대가리만 듬성… 어마이 왈─ “엇, 거 명태국물 시원하다카이, 그리고 명태 대가리가 더 구수하다카이…” … 요즘, 없는 게 없는 ‘4989시장’ 세월 명태국 한솥 듬뿍 끓여놓고 어마이를 몸소 높이높이 모시련만 ‘복’자가 새겨진 왕사발에 해살무늬로 명태 살덩어리만 갑북갑북 덧돌이로 또 덧돌이로 떠드리련만─ 아희야, 어마이의 자리가 텅 빈 속에서 ‘명태국 먹는 날’ 오늘 따라 명태 잔뼈가시가 이 내 목구멍에 자주 걸림은 또, 꺼이꺼이… 죽림동 울 어─마─이─예…



추석날이다 쌍그네가 춤춘다 씨름군들 삿갓 벗었다… 생산대에서 늙고 병들어가던 씨받이 소가 빗창 맞는다 공사 수의소의 도살 비준 도장 투털투닥 맞고 씰그러진다 온 동네 쌉쌀개들이 진군나팔 불어댄다 죽림동 추석추렴잔치 얼렁뚱당 어절저절씨구… 선지덩이 함지박을 둥글넙적 이고 꼬리치마 나풀거린다 들나그네들 가랑이 사이로 선지 김 무럭무럭 피여오른다 왕소금꽃에 꾸─욱 찍은 선지쪼각 조무래기들 조동이를 냠냠 거린다 씨름군들 막걸리잔 추켜든다 쌍그네가 구름가에 걸렸다 또 추석날 흐느끼며 돌아왔다… 막내둥이 시지기 죽림 할배, ‘추석추렴’이란 것 무엇인가유…



아부제가 소꼴지게 그들먹이 메고 들어선다 어마이 도야지를 휘영청 이고 들어선다 도깨비짐승들 발부리 넉살 좋게 철렁 짓씹는다 화토불 우에선 시라지국 감자장 오누이장 들떠있다 보리좁쌀감자 가마치는 막내둥이 복미꺼! 죽림동 고래등 팔간 집, 참기름 깨기름 동동 돌고지고…



울 할배 지팽이는 죽림동에서 벅박골 보리밭 감자밭 일구었었지 울 할매 지팽이는 부암동에서 보배골 팔간집 부엌데기 되였었지 울 아부제 지팽이는 기우동에서 상공당에 장가 들어 소꼴지게 잡이 되였었지 울 어마이 지팽이는 배미동에서 수영재에 시집와 돼지몰이 되였었지 시퍼렇게 이끼 낀 지팽이들은 죽림동 일자배기 하늘, 얼기설기 치떠받들고 팔복인 걸 살찌웠고지고…



울 할아버지 우여─ 우여─ 구멍 난 가난을 몽땅 짊어지고 날아예는 굶주림을 쫓아 허수아비로 섰습니다 우여─ 우여─ 뼈 울림 우여─ 우여─ 오늘도 이 골 저 골 고개 너머 저 멀리 메아리로 울립니다 피타는 황소울음 우여─ 우여─ 죽림동 허수아비는?…



어제 밤새 모기 몇점과 허널러리 허널러리 했으꾸매… 찰나, 죽림동 고향의 쑥불 그리워 그리워 찾고 찾아 헤매꾸매… 아희야, 요지음 고향의 모기와 쑥불의 만남이 핫, 그렇게도 그립고 그리워짐은… 또…



그때는, 그때는, 이 마을 저 마을 아이들 모두 다 미쳐버렸댔슈 핫, 시골길 허위허위 톺아지나가는 트럭 뒤꽁무니 굳이 따라가며 그 그을음내 맡고 또 맡으면서 그렇게나마 새하야니, 새하야니 코날개 벌름대던… … 요즈음, 요즈음, 이 마을 저 마을 아이들 모두 다 정말로 미쳐버렸는가보우 시퍼렇게 피멍꽃 옮아가던 18현도, 시허옇게 소금꽃 돋아나던 사물(四物)도. 핫, 어절씨구 팽개치고 재너머 떠나버린… 요즈음, 요즈음, 참, 24기와 72후도 모두 다 미친다 생야단이우 때아닌 바람에 죽림동 떡갈나무들도 가슴 부여잡고 간간히 신음하고 있는… 성스러웠던 해빛도 그 그을음내에 지쳐버리고 다정다감했던 해볕도 그 구겨진 령혼에 찌들어버린 채 저기 저 ‘무릉도원’의 한 극에서 바둥대고 있는 이때, ㅡ죽림동, 벗님네들 안녕하시우…



죽림동아 우리는 진정 누구일가… 죽림동아 우리는 진정 어디에서 왔을가… 죽림동, 구름아─ 바람아─ 우리는 진정 또 어디로 가는 거냐!… 죽림동, 새벽이여─ 하늘이여─ 우리의 ‘록색평화’는!…



죽림동, 성스러운 강산아─ 새넓둥글하게 새넓둥글하니 너도나도 타(他)도 가슴을 열자… 맘과 맘 너머 벽을 허물자… 선과 선 사이에 꽃잔디 심자… 우물 일곱개였던 마을 죽림동아─ 칠색무지개 고래등 집 새 장단에 맞추어 구구절절 찬란히 높으락 높푸르디 일자배기 하늘가 너머 너머로 새넓둥글하게 새넓둥글하니 온 누리에게 고향의 새 소식 펼쳐보이자… 온 세상 만방에 고향의 새 이야기 새 전설 자랑스레 자랑차게 펼치고 또 띄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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