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윤동주시인 선배와 그 후배
2016년 01월 05일 21시 29분  조회:4753  추천:0  작성자: 죽림

“윤동주 선배가 나와 같은 의자에 앉아 공부했다니…”

 

 

 

야나기하라 야스코 대표가 윤동주 시인이 1942년 일본 릿쿄대학 재학 시절 공부했던 교실을 안내하고 있다.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릿쿄의 모임 야나기하라 야스코

“여기가 윤동주가 실제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교실입니다. 저도 이 교실을 사용한 적이 있지요.” 지난달 30일 오전, 도쿄 이케부쿠로에 자리한 릿쿄대학 캠퍼스는 하얀 눈에 뒤덮여 있었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의 모임’(이하 릿쿄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야나기하라 야스코(68)가 1942년 윤 시인 재학 시절 그대로인 본관, 채플과 지금은 전시관이 된 도서관 등을 직접 안내했다.

 

73년 전 젊은 윤동주는 이곳에서 식민지 지식인이라는 부끄러움을 안은 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쉽게 씌여진 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그는 단순한 저항보다 더 깊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한 시인이었고, 인간으로서도 청아함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사람을 죽게 한 일본인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90년 아들에게 한일 과거사 가르치다
윤 시인이 릿쿄대 선배란 사실 발견
“안타까운 죽음 충격…유학 흔적 추적”
릿쿄시절 하숙집 위치 찾아내기도

 

“저항 넘어 보편 가치 추구한 지성”
올해(2015) 70주기 맞아 유품 등 순회전시

 

 

릿쿄대학 사학과 64학번인 야나기하라가 윤동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25년 전인 90년 초등학생 아들이 한국으로 야구 원정경기를 떠나게 됐다. 아들에게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다 자신이 생각보다 한-일 과거사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역사를 공부하던 그는 일본에 한국의 현대시를 소개해온 작가 이바라키 노리코(1926~2006)의 에세이에서 깜짝 놀랄 만한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윤동주가 자신의 모교인 릿쿄대학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가 릿쿄의 선배로 나와 같은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도무지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겨우 20여년 전에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녔던 이가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한국에선 조사하기 힘든 윤동주의 일본의 흔적을 조사하는 일”을 시작한다.

 

윤 시인은 42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정도 이곳에 머물렀다. 이후 교토의 도시샤대학으로 편입한 그는 43년 7월 치안유지법 위반(독립운동 등의 혐의)으로 체포돼 복역 중이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45년 2월16일 숨졌다.

 

야나기하라는 지난 20여년 동안 릿쿄 동창생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옛날 대학신문을 찾거나 150여명의 동창생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윤동주의 일본 생활의 공백을 하나씩 메워가기 시작한다.

 

이 가운데 그가 확인한 가장 큰 성과는 윤동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쉽게 씌여진 시’에서 “육첩방은 남의 나라”라고 표현했던 릿쿄 시절 하숙집의 위치를 ‘도쿄 신주쿠구 다카다노바바 1초메’로 특정한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와 함께 릿쿄대학에 다녔던 백인준(1920~99) 북한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이 89년 문익환 목사와 북한을 방문했던 작가 황석영에게 “윤동주와 같은 하숙에 있었다”는 증언을 남긴 사실에 착안해 그의 학적부 주소 등을 통해 하숙지의 위치를 특정해낼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니 윤동주가 ‘사랑스런 추억’에서 “봄은 다 가고 도쿄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중략)/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간다”고 말했던 기차역은 현재의 제이아르(JR) 다카다노바바역으로 추정이 된다.

 

이미 70년 전에 숨진 타국의 시인을 기억하는 게 일본인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야나기하라는 “현재 일본은 위험한 사회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우리가 죽게 한 시인이지만, 그 가운데 윤동주가 살아온 방식과 그 시에 대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동주는 시대의 가치관에 미혹되지 않고 긴 시야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끌어내왔다.

 

그는 키르케고르와 같은 실존철학을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인지 그가 70년 전에 쓴 시가 보편적인 힘을 갖고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릿쿄의 모임에서 매년 2월 말에 진행하는 윤동주 추도식에는 그의 시를 사랑하는 300~400여명의 일본인들이 모이고 있다.

 

올해는 윤동주가 비운의 죽음을 맞은 지 70돌이 되는 해다. 야나기하라는 이를 기념해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일본 도시들인 후쿠오카(5~9일), 교토(13~17일), 도쿄(21~15일) 등을 돌며 유품과 유고를 전시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윤동주의 조카윤인석(58)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가 2013년 2월 연세대에 기증한 윤동주의 유품의 복제본을 연세대에서 빌려 진행하는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는 책에다 자신의 감상이나 구입처 등을 꼼꼼하게 적어 놓았다. 그런 낙서까지 꼼꼼하게 재현한 복제품이기 때문에 원본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그는 정지용의 시집에는 ‘걸작’이라는 낙서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릿쿄대학교에서의 흔적...

...짧은 6개월의 동경생활...

...<육첩방은 남의 나라>...


여러분은 <<몇 첩방>>에 살고 계신가요?


 

<쉽게 씌여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6첩방()은 남의 나라,

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우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6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23 [또 詩공부]- 틀에 박힌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기 2016-04-08 0 6906
1322 [한밤중 詩 한컵 드리꾸매]- 동물의 왕국 2016-04-08 0 4265
1321 <악기> 시모음 2016-04-07 0 4763
1320 ... 2016-04-07 0 5024
1319 ... 2016-04-07 0 4582
1318 [머리 뗑하게 하는 詩공부]- 詩作 첫줄 어떻게 쓰나 2016-04-07 0 4261
1317 [싱숭생숭 진달래 피는 봄날 詩 한송이]- 진달래 2016-04-07 0 4622
1316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아침, 詩 한송이]- 철쭉 2016-04-07 0 4182
1315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2016-04-07 0 4537
1314 詩의 씨앗 2016-04-07 0 4452
1313 멕시코 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6-04-06 0 4589
1312 꽃과 그늘 사이... 2016-04-06 0 4534
1311 詩人의 손은 어디에... 2016-04-06 0 4386
1310 詩지기가 만났던 <남도의 시인> - 송수권 타계 2016-04-05 0 4516
1309 [한밤중 詩 한쪼박 드리매]- 보리가 팰 때쯤 2016-04-05 0 4436
1308 [화창한 봄날, 싱숭생숭 詩 한꼭지]-나는 아침에게... 2016-04-05 0 4815
1307 아시아의 등불 - 인도 詩聖 타고르 2016-04-05 0 4963
1306 한국 詩人 김억 / 인도 詩人 타고르 2016-04-04 0 7078
1305 인도 詩人 타고르 / 한국 詩人 한용운 2016-04-04 0 4700
1304 [봄비가 부슬부슬 오는 이 아침 詩 읊다]- 쉼보르스카 2016-04-04 0 4713
1303 [이 계절의 詩 한숲 거닐다]- 사려니 숲길 2016-04-04 0 4650
1302 [월요일 첫 아침 詩 한잔 드이소잉]- 하루 2016-04-04 0 4229
1301 [청명날 드리는 詩 한컵]- 황무지 2016-04-04 0 4691
1300 <작은 것> 시모음 2016-04-04 0 4586
1299 詩와 思愛와 그리고 그림과... 2016-04-03 0 5316
1298 詩, 역시 한줄도 너무 길다... 2016-04-03 0 6083
1297 詩, 한줄도 너무 길다... 2016-04-03 0 4544
1296 [이 계절 꽃 詩 한다발 드리꾸매]- 벚꽃 시묶음 2016-04-03 0 5495
1295 <할머니> 시모음 2016-04-02 0 4398
1294 {童心童詩}- 텃밭에서(詩를 쉽게 쓰라...) 2016-04-02 0 4807
1293 {童心童詩} - 꽃이름 부르면 2016-04-02 0 4101
1292 <발> 시모음 2016-04-02 0 4688
1291 도종환 시모음 2016-04-02 0 5377
1290 [이 계절의 꽃 - 동백꽃] 시모음 2016-04-02 0 5414
1289 이런 詩도 없다? 있다!... 2016-04-02 0 4104
1288 [한밤중 아롱다롱 詩한컷 보내드리꾸이]- 모란 동백 2016-04-02 0 4567
1287 [머리를 동여매고 하는 詩공부]- 자연, 인위적 언어 2016-04-02 0 4292
1286 [머리가 시원한 詩공부]- 죽은자는 말이 없다... 2016-04-01 0 4116
1285 [머리 아픈 詩 공부]- 문학과 련애 2016-04-01 0 5320
1284 [싱숭생숭 봄날 아롱다롱 봄, 풀꽃 詩 한 졸가리] - 풀꽃 2016-03-31 0 3865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