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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는 바닷물 주사로 생체실험 당하다...
2016년 02월 19일 22시 22분  조회:5606  추천:0  작성자: 죽림

영화 <동주> 개봉일의 비밀

 

이준익 감독 연출의 <동주>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름을 알고 있는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뤘다. 공식 개봉일은 17일이지만, 16일에는 특별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윤동주의 기일이 바로 2월 16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날짜의 의미가 새삼 각별하게 느껴진다.

 

윤동주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추적에 따르면, 일본군이 진행한 생체실험에 따른 죽음이었다. 후쿠오카 앞바다의 바닷물을 주사로 혈관에 주입하는 등 생리식염수 연구를 실행한 결과였다.

 

윤동주의 이야기는 한국인이라면 중등 교육과정에서 한번쯤 교육받는다.

 

서울대 국문학 교수를 지낸 정병욱 박사가 쓴 <잊지 못할 윤동주>는 수업시간에 반드시 배우는 단편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학생 시절부터 윤동주의 시를 배우고, 정 박사의 글을 통해 윤동주의 외모와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윤동주의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전남 광양시 진월면 소재의 정 박사의 가옥에서 일제강점기 말 8년간 보관됐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윤동주는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시인이다. 정갈하면서도 고뇌가 그대로 묻어나오는 표현들, 그럴수록 강렬해지는 주제의식 등은 윤동주의 상징이기도 하다. 정 박사의 글을 통해서는 평소 깔끔하면서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상대방에게 예의를 다 하는 윤동주의 삶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5억 원 가량의 적은 예산을 투입한 흑백 영화이다. 흑백의 손길이기에 윤동주(강하늘 분)와 고종사촌 형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송몽규(박정민 분)의 삶은 저만치 가깝게 느껴진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나 할까.

 

식민지의 청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강처중·정병욱 등 윤동주와 가까웠던 친구들의 회고에 따르면 윤동주는 옷차림과 신발도 깨끗하게 관리하는 등 깔끔한 성격이었으며, 좀처럼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이런 성격은 술을 마셨을 때에도 유지가 돼서, 정 박사의 회고에 따르면 술에 취해도 남의 뒷얘기를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나이가 어린 후배였음에도 정 박사에게는 '정 형'이라고 정중한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시인 특유의 고집과 자부심이 있어서 자신에 글에 대한 참견은 참지 못했다고 한다. 시를 쓰는 데에 있어서도 긴 시간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완성한 뒤에야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동주>는 윤동주와 송몽규를 전면에 등장시킨다. 태어나보니 차별받는 피식민지의 백성이었다. 어떤 꿈을 꾸더라도 시대는 청년들을 짓뭉개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일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문제는 "어떻게"였던 것이다.

 

 

 

 

두 사람의 성격은 차이가 크다. 윤동주는 섬세하고 생각이 깊었다. 송몽규는 격정적이었으며 고민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성격이었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문학에 대한 격론을 벌인다. 여기서 송몽규가 보이는 태도는 카프(KARF) 문학의 태도와 유사하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문학은 '도구'이다.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현실을 자각하고 제국주의를 타도하게끔 할 수 있도록 의지를 불어넣어야 했다.

 

송몽규는 그런 의미에서 윤동주의 태도를 비판한다. 하지만 문학의 가치에 충실하고도 얼마든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시대를 담을 수 있다고 여기는 윤동주도 쉽게 자신의 주장을 버리지 않는다.

 

이렇듯 두 사람은 서로 달랐다. 하지만 다를 수만은 없었다. 결국 같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들은 마음을 나누는 동지였기 때문이다. 방향은 다소 달랐더라도 그들은 함께였다.

 

담담하다, 그래서 더 슬프다

 

그들은 그렇게 죽음의 순간까지 같은 현실을 맞이한다. 분명히 서로 다른 삶을 택했지만, 같은 비극을 맞이한다. <동주>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 과정을 보여준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욱 슬프다.

 

거기에 <동주>는 윤동주가 순간순간 맞이하는 선택의 순간, 그리고 이런저런 감정을 느끼는 순간 적절하게 배우 강하늘의 목소리로 윤동주의 시를 나레이션한다. 윤동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열어나갈 수 있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의 제작 과정에서 상업성을 배제했다. 당초 윤동주 역 물망에 올랐던 이도 유아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아인의 인지도로 인해 흥행한다면, 윤동주에 대한 몰입에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드라마 <미생> 후반부에서 장그래를 사려깊게 배려하는 장백기 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강하늘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윤동주의 상징은 바로 그 '사려깊음'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윤동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장백기가 그랬다. 장그래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한 바 없었다. 이후 장그래를 이해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서서히 다가서는 방향을 택한다.

 

이준익 감독의 몰입도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꿈을 미처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사망한 윤동주의 넋을 위로하며 존경의 뜻을 바치는 감독의 의도는 만인에게 전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도>에서 세대 간 화해를 시도했듯이, <동주>에서는 주인공에 대한 존경의 표현과 함께 모처럼 마음의 정화를 느낄 수 있도록 시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쉽게 씌여진 시는 없다. 그렇듯 쉽게 만들어지는 영화도 없을 것이다. <동주>는 쉽게 만들지 않기 위해 고뇌하고 고뇌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한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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