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0월 2024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눈발이 그물대는 새벽 詩 한컷]- 가위바위보
2016년 04월 15일 02시 39분  조회:3953  추천:0  작성자: 죽림

 

남태식 시몇수

집중

 

 

안개가 짙다. 안개가 짙으면 안개에 집중해야만 한다.

 

 

안개의 몸피를 더듬어 가늠하고 손가락 발가락의 수를 세어보아야 한다. 안개의 표정은 맑은가 어두운가, 입술은 여태껏 앙다문 체인가 배시시 열리는 중인가, 안개의 속살은 두꺼운가 부드러운가 또 얼마나 깊은가 음습한가 헤아려보아야 한다. 안개의 속살 사이에 들어앉은 나무와 풀과 집과 그 안의 숨결들, 웃음들, 빈 들판의 눈물들, 쉼 없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한숨들을 코로 귀로 숨으로 느껴야 한다. 감전된 듯 감전된 듯 온몸을 떨어야 한다. 언젠가는 걷힐 안개에 뒤따르는 햇살, 뒤따라 날아오르는 새 떼들의 날갯짓 따위는 잠시, 어쩌면 오래도록 잊어야 한다.

 

 

바야흐로 때는 안개가 짙을 때, 어김없이 안개가 짙고, 지금 우리는 오직 이 안개에만 집중해야 한다.

 

 

 

 

언제나없이

 

 

언제나없이 꿈은

무덤에서 이루어진다.

 

 

무덤이 열리고

아이들이 쏟아진다.

우리가 남이가 얼굴이 없는

짝퉁 우리가 손을 내민다.

살짝 주먹을 말아 쥐었다.

저 주먹 속에는 무엇이 들었나.

저 주먹을 본 적이 있다.

저 주먹과 거래를 한 적이 있다.

그 거래는 무엇이었나.

 

 

뒷짐을 지고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덤 앞에는 아직은

고개를 가로저은 아이들과

고개를 가로젓는 아이들뿐이다.

모두 걷고 있다.

제자리걸음이다.

 

 

언제나없이 꿈이

산허리 높이 올라앉아서도 낮은

무덤에서 틘다.

 

 

 

 

가위바위보

 

 

지나면 큰 집 대문 보이는 무덤가에

오래된 아이들이 왁자하다.

 

 

뒷짐을 풀고

한 아이가 손을 펼치면

또 한 아이가 손을 펼치고

또또 한 아이가 손을 펼친다.

머뭇머뭇 뒷짐을 풀고

머뭇머뭇 손을 펼친다.

 

 

왁자한 소리 마당은 꽃들 흐드러지게 핀 봄날인데

풍경은 아직 움 안 돋고 망울 안 맺은 겨울 산천이다.

 

 

한 아이가 손을 내밀면

또 한 아이가 손을 내밀고

또또 한 아이가 손을 내민다.

펼친 손은 언제 말아 쥐었을까.

내미는 손도 느닷없고

말아 쥔 손도 느닷없다.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가위……?

바위……?

왜?!……

내민 손들은 모두 허공을 향하고

손들이 갸웃하니 허공이 갸웃갸웃한다.

 

 

지나면 큰 집 대문 환하게 보여도

오래된 아이들 아무도 아직 무덤가를 못 뜨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63 민족과 현대시 2015-06-12 0 3697
562 시적 자기 희생 2015-06-12 0 3979
561 시의 정신 2015-06-12 0 3740
560 자유시의 정착 2015-06-12 0 3977
559 전통시가 형식의 붕괴 2015-06-12 0 4502
558 한국의 현대시 2015-06-12 0 3944
557 천재 시인 - 李箱 김해경 2015-06-08 0 4158
556 <시장> 시모음 2015-06-08 0 4066
555 <6월> 시모음 2015-06-08 0 4604
554 담배는 웬 담배ㅠ? 2015-06-05 0 4125
553 詩 - 칼 . 맑스 = 칼 . 마르크스 = 칼 . ' 막 '쓰 2015-06-04 0 5224
552 <서울> 시모음 2015-06-04 0 4619
551 한설 시넋두리 2015-06-02 0 4010
550 <<막걸리 시>> 노벨문학상 ???... 2015-06-02 0 4623
549 연변 동시 한바구니 2015-06-02 0 4359
548 동시와 한석윤 2015-06-02 0 3749
547 동시인 한석윤 시비 2015-06-02 0 5537
546 김광섭 시인을 아시나ㅠ? 2015-06-01 0 4426
545 성북동 비둘기 2015-06-01 0 4960
544 상상력과 詩 2015-05-31 0 4392
543 시인 -리호원 2015-05-31 0 4190
542 석화 / 시창작 강의록 2015-05-21 0 6412
541 최룡관 동시론 4 2015-05-20 0 4637
540 최룡관 동시론 3 2015-05-20 0 4311
539 최룡관 동시론 2 2015-05-20 1 4717
538 최룡관 동시론 1 2015-05-20 0 4686
537 이승훈 시론 5 2015-05-20 0 3963
536 이승훈 시론 4 2015-05-20 0 4339
535 이승훈 시론 3 2015-05-20 0 4463
534 이승훈 시론 2 2015-05-20 0 4371
533 이승훈 시론 1 2015-05-20 0 4415
532 시쓰기에서 의성어, 의태어 활용법 2015-05-20 0 5185
531 시쓰기에서 이미지에 대하여 2015-05-20 0 5574
530 여러 빛깔의 동시 알아보기 2015-05-20 0 5071
529 윤삼현 시창작론 2015-05-20 0 5332
528 문삼석 동시론 2015-05-20 0 4479
527 우리 민족의 정형시 - 시조 쓰는 방법 2015-05-20 0 5250
526 유명한 동시 모음 (클릭해 보세ㅛ@@) 2015-05-20 0 8510
525 동시 작법 모음(클릭해 보기) 2015-05-20 1 5191
524 영상시 모음 2015-05-20 0 5680
‹처음  이전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