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좋은 일뒤에는 魔(마)가 낀다...
2016년 05월 21일 23시 40분  조회:5829  추천:0  작성자: 죽림

안녕들하신가, 난 프랑스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피에르 퀴리(1859~1906)일세. 익숙한 이름 같긴 한데, 누군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군. 난 흔히 ‘퀴리 부인’이라고 불리는 마리 퀴리(1867~1934)의 남편이야. 


천성이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학교 교육 대신 집에서 수학과 과학독학해 16세에 대학 입학자격을 얻었지. 과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소르본대에 들어가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지. 내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당시 최첨단 과학이라고 할 수 있었던 ‘열(熱)역학’이었지. 그런데 대학에서 광물학을 전공했던 형 자크가 광물 결정체에 대해 함께 연구하자고 하더군. 그래서 1880년에 발견한 것이 요즘도 활용되는 압전기의 기본원리인 ‘피에조 전기현상’이었어. 쉽게 말하면 특정한 방향으로 자른 수정과 전기석의 얇은 조각을 압축하면 탄성적 변형이 생기는데 여기에 압력을 주면 전압이 발생한다는 거야.

●공동연구에도… 남편은 교수, 퀴리는 실험실 주임

그때만 해도 난 이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과학 연구가 더 재미있었고, 실험장비에 사랑을 느낄 정도였지. 그런데 사랑은 벼락같이 온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아. 1894년에 소르본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 분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마리라는 친구를 우연히 만난 거야. 1년 정도 열심히 쫓아다닌 덕분에 서른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에 골인했지. 

마리는 연구에서는 나보다 더 열정적이었지. 결혼 후 우리는 방사능이라는 최신 연구분야에 함께 뛰어들어 방사능의 성질을 밝혀내고 ‘폴로늄’(Po, 원자번호 84)과 ‘라듐’(Ra, 원자번호 88)을 발견했지. 1903년 우리 부부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사실 마리의 노력이 컸지. 

노벨상을 수상한 이듬해 나는 소르본대 이학부 교수가 됐고 마리는 실험실 주임으로 취임했어. 사실 마리도 교수가 될 수 있는 실력과 자격은 충분했지만 당시 과학계에서는 여성을 교수로 임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분위기였으니 어떡하겠나.

●47세에 남편 떠난 뒤 연구·육아 병행 피나는 노력

하지만, 좋은 일 뒤에는 마(魔)가 낀다고 하지.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906년 4월 19일 저녁, 난 마리와 함께 연구하던 주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에 빠져 도로를 가로지르다가 건너편에서 달려오는 마차를 보지 못해 그만 47세 젊은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지. 아홉 살 이렌과 두 살 이브, 그리고 사랑하는 마리를 두고서 말이야. 내가 떠난 이후에도 마리는 연구와 가정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기 위해 눈물 나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우리 가문이 노벨상 가족으로 불리게 된 것도 모두 마리의 덕분이지. 

●지금도 유리천장 여전… 제도·인식 확 바꿔야

요즘 한국에서는 ‘경단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더군. 경력 단절 여성을 이렇게 부른다지? 이들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도 실질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

21세기가 됐음에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적 시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제도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성역할에 대한 인식전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구호만으로 경단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유용하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27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먹이사슬" 2018-05-16 0 3736
227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그물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16 0 5342
2275 [타산지석] -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2018-05-16 0 3345
2274 [그것이 알고싶다] - "5달러 건물"?... 2018-05-15 0 5157
2273 [타산지석] - "중화 제일 거룡" 2018-05-15 0 4683
2272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시인의 길"을 조성했으면... 2018-05-15 0 5179
2271 [이런저런] - "장돌뱅이" 고양이 2018-05-15 0 4907
2270 [동네방네] - "어머니, 사랑합니다"... 2018-05-15 0 3657
22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단표절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15 0 5008
226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벽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14 0 5709
226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공공조형물관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9 0 5322
226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백두산공동연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9 0 5123
2265 [동네방네] - 윤동주, 이육사 친필원고 문화재 되다... 2018-05-08 0 4315
22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명태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8 0 4266
2263 [그것이 알고싶다] - 맑스는 워낙 기자였다... 2018-05-07 0 4408
2262 [이런저런] - 착오나 결점을 알고 제때에 시정하는것이 더 좋다 2018-05-07 0 4541
2261 [동네방네] - 절친의 죽음을 아는 돼지 2018-05-07 0 5119
226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산림방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7 0 5175
2259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한복축제"가 있었으면... 2018-05-06 0 5498
2258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모내기축제"가 있었으면... 2018-05-06 0 4712
2257 [그것이 알고싶다] - 코뿔소의 뿔은 약재 아니다... 2018-05-06 0 4755
225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비닐쓰레기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6 0 5041
2255 [그것이 알고싶다] - 표준시?... 2018-05-06 0 8579
225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위조지폐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5 0 4392
2253 [믿거나말거나] - 피카소 그림 한장 = 2만 5천명 = 4만 쪼각 2018-05-05 0 4841
2252 [동네방네] - "피카소" = "추상화가"돼지 2018-05-05 0 5442
225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개똥처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4 0 4578
225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아기코끼리야, 잘 자라거라... 2018-05-04 0 5305
2249 [동네방네] - 올해 "노벨문학상" 있다?... 없다!... 2018-05-04 0 5432
224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아기곰들아, 잘 자라거라... 2018-05-04 0 4902
224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물보호반환",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4 0 5077
2246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무술렵기축제"가 있었으면... 2018-05-04 0 4833
2245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황소이색축제"가 있었으면... 2018-05-04 0 4815
2244 [동네방네] - 노벨상 수상자, 중국 영구거류신분증 타다... 2018-05-04 0 5658
2243 [쉼터] - "가장 큰 취미는 독서" 2018-05-04 0 5481
2242 [쉼터] - "높이 나는 새", "낮게 나는 새", 그리고... 2018-05-03 0 4657
2241 [타산지석] - 손도장의 위력 2018-05-03 0 3715
224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피서명산 = 장백산, 어서 놀러 오이소 2018-05-03 0 3624
2239 [록색문학평화주의者]-"하늘 길 여는 문제",남의 일이 아니다... 2018-05-03 0 4611
2238 [이런저런] - "바위벼랑 구멍가게" 2018-05-03 0 3385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