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시인 -니자르 카바니
2016년 10월 28일 01시 01분  조회:3888  추천:0  작성자: 죽림
I Conquer The World With Words

 

I conquer the world with words,
conquer the mother tongue,
verbs, nouns, syntax.
I sweep away the beginning of things
and with a new language
that has the music of water the message of fire
I light the coming age
and stop time in your eyes
and wipe away the line
that separates
time from this single moment.

 

 

언어로 세상을 정복하는 시인

 

니자르 카바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은 아니다. 아랍세계에서는 한때 식자층 사이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었고, 또 유명한 '이집트의 여가수' 움 칼툼이 그의 시를 노래로도 불렀다고 한다. 움 칼툼의 입을 통해 가락을 얻었던 카바니의 시는 2차대전 뒤 '절망의 시대'를 살아갔던 아랍인들에게는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며 동시에 마음을 달래주는 벗이었을 것이다.

타리크 알리의 '근본주의의 충돌'에는 카바니의 역작 '패배의 서'가 나온다. 그 시를 읽고난 뒤 카바니에 대한 자료를 좀 찾아보았다. 아랍어로 된 그의 시를 원작 그대로 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게 안타까웠다. 그의 시에서 줄기를 이루는 관능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록 그 관능성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나는 카바니의 싯귀 몇마디에 가슴이 저렸고, 민족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달라도 '인간이라는' 이유 때문에 시 속에 담긴 통한을 얼핏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카바니는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드문 시인이라고 했다. 형식에 얽매여 있던 아랍의 시를 해방시킨 해방자이자, 선구적으로 여성의 해방 그리고 '몸의 해방'을 외치며 이슬람 근본주의에 도전한 사람이기도 했다. 카바니라는 인물과, 시 몇편을 소개한다.

 



Hawamish 'ala Dartar al-Naksah (패배의 書)


1. 
낡은 단어는 죽었다. 
낡은 책들도 죽었다.
닳아빠진 신발처럼 구멍난 우리의 언어는 죽었다. 
우리를 패배로 이끈 정신도 죽었다.
2. 
우리의 시에서는 신내가 난다.
여자들의 머리, 밤, 커튼, 소파들에서도
신내가 나고 있다.
모든 것에서 신내가 났다.

3. 
슬픔에 잠긴 내 조국,
섬광 속에서
사랑의 시를 써왔던 나를 변화시켰구나.
칼로 시를 쓰는 시인으로.

4.
언어는 우리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구나.
우리는 우리의 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5. 
동양적 호언장담에 휩싸여
파리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과장된 오만함으로,
깡깡이와 북을 든 채
우리는 전쟁터로 나갔다.
그리고 패배했다.

6.
우리의 외침은 우리의 행동보다 더 크구나.
우리의 칼은 우리의 키보다 더 크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비극이다.

7.
요컨대
우리는 문명의 망토를 입고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석기시대에 살고 있다.

8.
피리나 플루트로는
결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9.
우리의 조급함 때문에
5만 개의 새로운 난민텐트가 지어졌다.

10.
하늘을 저주하지 말지어다
만약 하늘이 너를 저버렸을지라도
환경을 탓하지 마라.
신은 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승리를 준다.
신은 칼을 두드리는 대장장이가 아니다.

11.
아침에 뉴스를 듣는 것은 고통스럽다.
개가 짖는 소리를 듣는 것도 고통스럽다.

12.
우리의 적은 우리의 국경선을 넘지 않았다.
적들은 개미처럼 우리의 나약함 속으로 기어들어왔다.

13.
오천년 동안
우리는 동굴 속에서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우리의 문화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의 눈은 파리들의 안식처일 뿐이다.
친구여,
문을 부숴라,
머리를 감아라,
옷을 빨아라,
친구여,
책을 읽어라,
책을 써라,
언어와 석류나무와 포도를 길러라,
안개와 눈의 나라로 항해하라.
너희가 동굴에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은 너희를 혼혈아의 피로 간주한다.

14.
우리는 영혼이 텅 빈 채로 
두껍게 살이 올라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마법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고,
체스를 두거나 잠을 잔다.
우리가 과연 '신이 인류를 위해 내린 축복 받은 민족'이란 말인가.

15.
우리의 사막에 있는 기름은
화염과 불의 劍이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숭고한 조상들에게 죄를 짓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기름을 창녀의 발가락 사이로 흘려 버리고 있다.

16. 
우리는 거리로 미친 듯이 뛰었다.
밧줄로 사람들을 끌며
창문과 자물쇠를 때려부수며
우리는 개구리처럼 칭찬하고
개구리처럼 맹세하며
소년을 영웅으로 만든다.
그러면 그 영웅은 곧 불량배가 되고 만다.
우리는 멈춰 서서 생각하지 않는다.
사원에서
멍하니 몸을 웅크리고서
시를 쓰고
잠언을 외우면서
신에게 구걸한다.
적을 이기게 해달라고.

17.
만일 내 안전을 약속받고서
술탄을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술탄이여,
당신의 미친 개가 내 옷을 짖어버렸소.
당신의 염탐꾼이 나를,
그 눈이 나를,
그 코가 나를,
그 발자국이 나를 못살게 했소이다.
운명처럼 나를 따라다니며
내 아내를 욕보이고
친구들의 이름을 욕되게 했소이다.
술탄이여
내가 당신의 벽에 가까이 다가서서
내 고통에 대해 말했을 때
당신의 군인들은 내게 발길질을 했고 
신발을 핥도록 강요했소이다.
술탄이여
당신은 두 번이나 전쟁에 패했소이다
술탄이여
우리 국민의 절반은 혀를 가지고 있지 않소
혀가 없는 사람들을 어디에 쓸수 있겠소?
우리 국민의 절반은
개미나 쥐새끼처럼 갇혀 있구려.
벽과 벽 사이에."
아무런 해도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술탄에게 말했을 것이다.
"당신은 두 번이나 전쟁에서 패배했소.
당신의 자식들을 보살피지 못했단 말이오."

18.
만약 우리가 단결을 땅 속에 묻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만일 우리가 총검으로 단결의 어린 싹을 짖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 단결이 우리의 눈망울 속에 머물러 있었다면,
개들이 우리의 살결을 물어뜯지는 못했을텐데.

19.
우리는 성난 세대를 원한다
하늘을 개척하고
역사를 날려버리며
우리의 생각을 날려버리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세대를 원한다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허리를 굽히지 않는.
우리는 거인의 세대를 원한다.

20. 아랍의 어린이들아.
오, 미래의 씨앗들,
우리의 사슬을 깨뜨려다오
우리의 머리 속에 있는 아편을 죽이고
망상을 없애 다오.
아랍의 어린이들아,
질식할듯한 우리 세대를 따르지 마라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우리는 수박껍질만큼 가치가 없다.
우리를 따르지 마라.
우리를 닮지 마라.
우리를 받아들이지 마라.
우리의 생각도 받아들이지 마라.
우리는 사기꾼과 도둑의 민족이다.
아랍의 어린이들아, 
오, 봄비여,
미래의 씨앗들이여,
너희는 패배를 극복할
바로 그 세대다.

(타리크 알리, <근본주의의 충돌>에서 재인용. )

분노한 사람들

 

오, 가자의 학생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모든것을 잊어버려 
가진 것 없는 
우리를 가르친다
우리는 인간이니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
어린 그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바위가 어떻게
아이들의 손 안에 들어가
귀중한 다이아몬드가 되었는지
어린아이의 자전거가 지뢰가 되었는지를.
비단 매듭이 매복이 되고
고무젖꼭지조차도
가둬놓지 않으면 칼이 된다는 것을

오, 가자의 학생들은
방송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우리 말은 듣지 않는다
공격
공격
전력을 다해
모든 걸 손에 꼭 붙들어쥐고.
우리에게는 묻지 않는다
우리, 계산 밖에 모르는 사람들
덧셈 뺄셈만 아는 사람들
너희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우리들은 포기해다오
우리는 군대에서 도망쳐온
도망자들이다
밧줄을 늘어뜨려
우리를 매달아다오
우리는 죽어야할 사람들이다
묏자리조차 없는
주인 없는 고아들이다.
방구석을 지키고 앉아
우리는 너희에게 말했다
용과 맞서 싸우라고
한 세기 동안
너희들 앞에 움츠린 채로.
그리고 너는 
한달만에 자라났다

오 가자의 학생들이여
우리가 쓴 책들 따위로
고개를 돌리지 마라
우리의 얘기는 읽지도 마라
우리는 너희 아비들이 아니란다
우리를 닮지 마라
우리는 우상이란다
우리를 숭배하지 마라
우리는 정치적 사기와 억압에
연루돼 있다
우리는 무덤과 
감옥을 만들고 있다
이 공포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다오
그리고 우리 머리에서
아편을 몰아내다오
우리에게 가르쳐다오
땅을 지키는 방법과
슬픔에 잠긴 메시아를 두고
떠나지 않을 방법을
오 사랑하는 아이들아,
안녕.
신께서 너희의 시간들을
자스민 향기로 채워주시길
너희들은 갈라진 대지에서 솟구쳐 올라
우리가 가진 상처에 
머스크 장미를 심었다
이것은 공책과
잉크의 혁명이다
너희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우리를 덮어다오
우리의 영웅주의와 자만심
그리고 추악함을 씻어내다오
그것들을 씻어내다오
모세를 두려워하지도,
모세를 쫓아내지도 않도록.
그리고 올리브를 수확할
준비를 해라
이 유대인의 시대는 정녕
환영에 불과할지니
우리가 보기엔 확실한 것 같지만
곧 무너져내릴지니.

오 가자의 미치광이여
미치광이처럼 환호하며
우리를 해방시켜준다면
정녕 이성의 정치의 시대는
지나간 얘기가 되어버렸다
우리에게 광기를 가르쳐다오

 

예루살렘
 
 
눈물이 마르도록 울었다
 
촛불이 사그러들때까지 기도했다
 
마룻바닥이 삐걱거릴때까지 무릎을 꿇었다
 
무하마드와 그리스도에게 물었다
 
예루살렘, 예언자의 빛나는 도시,
천국과 땅을 이어주는 가장 가까운 길!
 
예루살렘, 미리아드의 첨탑이 있던 너는,
불타는 손가락들을 가진 작고 예쁜 소녀가 되었구나
동정녀의 도시, 너의 눈은 슬픔에 빠졌다
예언자가 들렀던 그늘진 오아시스,
너의 거리는 슬픔에 잠기고
모스크의 탑은 무너졌다
도시는 일요일 아침 성물 안치소에서 종을 울리는 
검은 옷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성탄 전야에는 
누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줄까
눈물이 쏟아져 눈꺼풀이 흔들리는
슬픔의 도시
누가 성서를 구해줄까
누가 꾸란을 구해줄까
누가 그리스도를, 인간을 구해줄까
 
예루살렘, 나의 사랑하는 도시,
내일은 레몬 나무에 꽃이 피겠지
푸른 줄기와 가지에는 기쁨의 꽃이 피어오르고
너의 눈에 웃음이 감돌고
비둘기가 성스러운 지붕위로 돌아오리라
아이들은 다시 뛰놀고
부모와 자식들은 밝은 거리에서 만나리라
나의 도시, 올리브와 평화의 도시.
 
 
/번역 딸기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3 詩人은 풀잎같은 존재이다... 2016-10-01 0 4672
1602 詩는 늘 등뒤에서 울고지고... 2016-10-01 0 4619
1601 詩속에는 시작과 시간이 흐른다... 2016-10-01 0 3854
1600 詩는 피해자와 비피해자의 그림자 2016-10-01 0 4282
1599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10-01 0 4739
1598 80년대이래 중국 詩歌 관련하여 2016-10-01 0 4092
1597 연변이 낳은 걸출한 서정시인 ㅡ 윤동주 2016-09-30 0 4510
1596 나는 사람이 아니고 개다... 2016-09-29 0 4266
1595 중국 조선족 시인 시묶음 2016-08-25 0 6048
1594 詩리론은 쉬운것, 아리송한것, 어려운것들의 따위... 2016-08-24 0 4742
1593 詩창작은 곧 "자기표현"이다... 2016-08-24 0 4697
1592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08-22 0 4475
1591 詩적 장치속에 상징이라는 눔이 있다는것... 2016-08-22 0 4243
1590 詩는 <<그저 그런...>>것, 젠장칠,ㅡ ... 2016-08-22 0 4359
1589 정지용 시인과 향수 2016-08-18 0 4133
1588 詩作을 할때 위장술(아이러니)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라... 2016-08-18 0 4612
1587 詩作할때 <<...것들>>로 잘 장식하라... 2016-08-17 0 4541
1586 詩作을 할때 살아있는 은유를 포획하라... 2016-08-16 0 4779
1585 詩人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련금사... 2016-08-12 0 5059
1584 詩作을 할때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하라... 2016-08-11 0 4445
1583 詩作에서 어려운 리론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싹을 티우라... 2016-08-10 0 4778
1582 인습적인것들을 사용하면 좋은 詩가 될수 없다... 2016-08-09 0 4834
1581 좋은 詩들을 많이 읽고, 詩를 쓰고 싶은대로 쓰라... 2016-08-08 0 4392
1580 83세의 한국 아동문학가 - 신현득 童心에 살다... 2016-08-04 0 4388
1579 복습, 예습하는 詩공부하기... 2016-08-04 0 4305
1578 밤중에만 詩공부하는 눔이라구라... 2016-08-04 0 4249
1577 재다시 현대시 공부하기... 2016-08-04 0 4559
1576 다시 詩공부합니다... 2016-08-04 0 4058
1575 詩作하는데는 시험도 숙제도 없다... 2016-08-04 0 4215
1574 詩에서 작은 이미지 하나로 시전체분위기를 만들라... 2016-08-04 0 4353
1573 詩人은 이미지에게 일을 시킬줄 알아야... 2016-08-02 0 4083
1572 詩人의 상상력에 의해 그려진 언어의 그림 곧 이미지이다... 2016-08-01 0 4696
1571 詩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詩... 2016-08-01 0 4255
1570 검정 망아지가 큰 검정 馬(말)인 韓春을 그리다... 2016-07-30 0 4100
1569 한국 현대시 100년을 빛낸 시집 5권 2016-07-29 1 5223
1568 한국문학 100년을 빛낸 기념비적 작품들 2016-07-29 0 4058
1567 한국 현대시 100년을 돌아보다... 2016-07-29 0 6186
1566 중국 현대시의 일단면/李陸史 2016-07-29 0 4854
1565 한국 시인 중국 기행 시모음/중국 현대시 개요 2016-07-29 0 4900
1564 詩의 생명이며 극치는 곧 이미지이다... 2016-07-29 0 3844
‹처음  이전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