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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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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친 막대기를 석삼년, 아니 30년 더 넘어 우려먹다...
2016년 11월 10일 01시 50분  조회:3733  추천:0  작성자: 죽림
만져주기 긁어주기가 흠  
/ 김룡운
1995년도 문단대문을 노크하다말고 머리를 잠시 뒤로 돌려보면 대체적으로 큰 말썽거리가 없이 조용하고 잠잠하게 살아왔다는것이 우리 보선족문단가족의 상황이다.
그런데 너무 조용하고 잔잔하다는 그 자체가 곧 평범무이함을 의미하고 선행의식, 초탈의식, 갱신의식의 결여를 의미하고 궁극적으로는 물의를 일으킬만한 작품(명작도 좋고 시비거리문 제작품도 좋다)들이 별반 없었음을 의미한다. 어느 편집부에선가 1등을 줄만한 작품이 없어 빈 자리로 남겼다는 이야기도 들은적 있지만 사실 지난해 조선족문단에는 괄목할만한 작품, 격절탄상할만한 작품이 별로없었다.
문단기후가 너무 순후하여 빼여난 작가와 작품을 낳지 못했는지 빼여난 작가와 작품이 없어 문단기후가 순후해졌는지 생각할수록 아리숭하지만 아무튼 그 주요책임을 평론계가 안아야 할것 같다. 공명정대하고 엄숙하면서도 뜨거움이 흐르는 평론이나 너른 마당쓸기나 반지르르한 겉치레가 아닌 구체작품에 정식호적을 붙이고(절대 림시호적이 아니다) 그 내면세계를 알뜰히 파헤친 평론, 한마디로 선도적역할을 하는 평론이 적었기때문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해본다. 우리 평론이 좀 더 성실한 태도로 적극적이고 책임적인 자세로 나왔더라면 혹시 우리가 그저 그러루하다고 보고 무심히 스쳐지나왔던 작품들중에서 시비거리가 될만한 색다른 작품을 찾아냈을지도 모른다. 또 가령 그런 새 맛이 나는 작품이 있었다 할 때 론단에 올려놓고 열을 올렸더라면 사방에서 <가려움>과 <통증>을 느껴 문단이 지금보다는 훨씬 활기를 띠였을지도 모른다.
그저 만져주고 긁어주면서 편안히 잠재워주는것이 우리 흠이다. 그러니 추물도 푸물인지 모르고 난쟁이도 난쟁인줄 모르고 미인도 미인인줄 모른다. 이것은 좋은 징후가 아니다.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이것은 어제에 대한 만족의 일종 다른 모슴에지나지 않으면 현유를 부정하고 더 높은 문학봉우리를 점령할만한 용기가 없다늗데 대한 스스로의 투항에 다름아니며 명철보신의 대명사에 다름아니다.
포식의 만족감과 무조건적인 슨응에 매달리기보다는 항시 배고품을 느껴야 할것이고 모험을 동반한 엉뚱한 행위가 있어야 할것이고 그 대가를 선뜻이 치를만한 여유작작한 용기와 담략이 있어야 할것이라고 제 구미에 맞게 생각해본다. 이것이 곧 문단이 쳄체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닐가. 춘하추동이 선명한 속에서 일취월장하는 길이 아닐가, 진정으로 정상의 길에 들어서는 길이 아닐가.
그런데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지난해의 묻능을 두고 얼마간 안위를 얻을수 있는것은 다행히도 문단의 고요한 호수에서 생생한 파문 몇쪼각을 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8월에 박화시인이 <료녕신문>에 김성휘시비(詩碑(락성과 관련해 <詩碑의 是非>란 글을 실어 처음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글의 골짜는 한 시인이 詩碑를 세우는데 도대체 무슨 是非가 그리도 많으냐 하는것이였다. 이에 화답해 전국권 평론가도 (<詩碑의 是非>에 대한 是非 )라는 글을 써 두 번째 파문을 일으켰다. 그 골짜는 우리 문단에 문인상경, 문인우애의 분위기가 형성되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것이였다. 이어 감학철선생이 <노루친 막대>라는 글을 써 <노루치 막대>를 30년 우려먹는 현상이 비단 [관계벼슬마당 ]이나 [관리사회]에만 있는게 아니라 우리 문단에도 역시 나타나고있다면서 세 번째 파문을 만들었다.
이리하여 잠잠하던 침묵의 귀퉁이가 조금 열리게 되었고 문단은 약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상술한 분들이 문단에다 생기를 불어넣어준것이야말로 얼마난 반가운 일인가. 이분들의 글들은 각이 선명하고 날이 예리하여 문단에다 적지 않게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곰곰히 따지고보면 여기에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세분의 글들은 평론으로서는 흠잡을나위없이 훌륭하지만 문단도덕에만 차중하여 열을 올리고 구체적인 작품에 대하여는 시야비야를 외면해버렸기에 작가와 작품을 키우는 작업에 큰 도음을 줄수는 없었다.
문단의 기후와 문단의 도덕에 대해 운운하는것도 확실히 필요한것이고 앞으로도 언제나 있어야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선차적으로 절실히 요구되는것은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성실하고 랭정한 해중고 이로부터 기대되는 유망한 작가, 빼여진 작품들의 속출이지 이러저러한 여론에 대한 해명은 부차적인것 같다. 문단기후와 문단도덕에 지나치게 기울어지는 경우 까딱하면 불필요한 배척이 생기고 불화의 씨가 심어지는 등 평론의 붓끝이 엉뚱한 곩으로 향해질수 있다는것도 념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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