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김영건 / 박춘월
2016년 11월 18일 21시 08분  조회:3272  추천:0  작성자: 죽림
이미지시가 보여주는 민족정서-김영건의 시 “한복”과 “매돌”을 읽다
□ 박춘월
날짜  2016-11-17 15:18:28   <<연변일보>>  
얼마전 김영건시인이 펴낸 시집 《물결이 구겨지고 펴지는 리유》를 읽으면서 시의 아름다운 이미지세계에 매료됐다.
오늘 그중에서 주옥같은 시 “한복”과 “매돌”을 골라서 독자들과 함께 읽으면서 시의 깊은 내부에로 려행 가보려고 한다.
“노을 끌어다 천을 짜고/ 공작 모셔다 인연 맺고/ 둥근달 낚아 사랑 수놓고/ 록수를 길어다가 어깨를 세웠습니다// 오천년 세월의 응어리/ 녹이고 다려/ 마침내 피워낸/ 찬란한 우리 한복// 순정의 물결 그림 한 폭! -시 ‘한복’ 전문”
시인은 한복을 그림 한폭이고 더우기 순정의 물결이라고 한다. 록수를 길어다가 어깨를 세운 한복이다. 그랬으니 그 어깨선이 얼마나 아름다울가. 어깨선이 물처럼 부드럽고 투명하고 조용하고 도도하고 황홀하다. 어깨가 축 처진 사람은 곧 무너질것 같고 후줄근하다. 한복은 어깨가 처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한복은 노을을 끌어다가 천을 짜고 둥근달을 낚아다가 수를 놓았다. 그래서 한복을 입은 이를 보면 황홀한 노을을 마주하는 기분이고 달을 만져보는 느낌이다. 그 한복을 차려입은 가리마를 반듯하게 낸 우리 민족의 어여쁜 녀인이 보이고 그들이 넋을 담고 추는 춤사위도 보인다. 벼밭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백의 민족도 보이고 상모춤을 신나게 추는 우리 민족의 나그네도 보인다. 인간의 눈물이 보이고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는 시이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날 맞절하는 신랑신부가 입은 한복과 신부의 유난히 빨간 볼연지가 보이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슬그머니 웃는 신랑도 보인다. 마당에서 귀여운 망아지마냥 뛰노는 칠색저고리 받쳐입은 어린 아이들도 보이고 하얀 한복을 정갈하게 처려입은 인자한 할머니와 뒤짐을 진 점잖은 이웃집 할아버지도 볼수 있다.
오천년 세월의 응어리를 녹이고 다린 민족의 이주력사가 영화화면처럼 눈앞에 쭉 펼쳐지게 하는 시가 바로 “한복”이다.
이처럼 “한복”이 지닌 매력은 무수한 이미지를 순간에 밀려오게 만드는것이라 하면 시 “매돌”은 다른 매력을 지닌 시다. “돌밭에서 하얀 세월 기여나왔다”는 창의적인 언어와 내용으로 시 매돌의 첫구절을 연다. 서두부터 색다르고 만만치 않다. 매돌이라는 사물에 시인이 어떤 이미지를 그려넣어가는지 우리 한번 흥미진진하게 들여다 보자.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월속 눈물의 강물 굽이쳐 가고 엄마의 눈물어린 꿈이 파도쳐 갔고 아이의 눈망울에 붉은 저녁이 익어 슬픈 그림자 흔들며 돌아서고 할아버지 하얀 기침소리 노란 옛말 하얀 모국어로 사립문가 하얀 향기로 피여올랐다…”
아이의 눈망울속 저녁과 할아버지의 기침소리와 옛말과 사립문가 모국어는 시인의 필끝에서 붉은 저녁 하얀 기침소리 노란 옛말로 색상을 머금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월속에서 예쁜 장면으로 장식된다. 매돌은 활화산이 설설 끓던 천지주변에 사는 사람들 가슴에서 쇠물로 흐르다가 진붉은 진달래를 피워내고 이내 강물과 조약돌의 쟁쟁한 노래로 살다가 온돌방에 석가래 틀고 앉아 빙빙 돌아가는 향수(乡愁)로 된다. 마지막 련에서 매돌과 함께 바다에서 온것들이 돌아가고 땅에서 생명들이 부활하고 우리가 돌고 베옷과 흰 넋이 돈다. 오천년 화려한 무궁화가 어진이의 하얀 마음과 하얀 평안과 하얀 전설로 빙글빙글 돈다고 하고 찬란한 옛말속에 매돌이 하얗게 앉아 돌아간다고 한다.
하나의 물체 매돌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내용을 담을수 있다는것에 그야말로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매돌과 함께 오천년의 우리 민족이 돌고 진달래와 무궁화도 와서 돌고 온돌방의 석가래가 돌고 그리고 바다와 륙지에서 온 생명이 돈다.  매돌은 이제 더는 매돌이 아니고 삶의 축이 되고 생명의 축이 된다. 시인의 상상은 놀라웁게도 오천년의 세월속을 왔다갔다 하고 바다에서 륙지에로 마구 주름 잡았다가 다시  베옷과 흰 넋과 어진이 하얀 마음과 평안과 전설의 중심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단순 두편의 시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김영건의 시들에는 종횡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시인의 무한한 상상이 돋보인다.
작은 물체 매돌이나 한복에서 시인이 말하고저 하는 내용은 깊이는 깊고 넓이는 가없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시인은 “매돌”과 “한복”을 넘어서 하얀 민족과 그 민족의 오천년 력사를 들려주고있고 더 나아가서 생명을 말하고 우주를 보여주고있다.
시인에게 있어 상상력은 생명이다. 한편의 시에 무수한 상상이 깃든 생생한 이미지를 곱게 담을수 있는 시가 가지는 매력 또한 살아숨쉬는 활어의 벅찬 생명력과 비슷하지 않을가? 김영건시인의 더 좋은시를 기대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3 詩人은 풀잎같은 존재이다... 2016-10-01 0 4797
1602 詩는 늘 등뒤에서 울고지고... 2016-10-01 0 4764
1601 詩속에는 시작과 시간이 흐른다... 2016-10-01 0 4010
1600 詩는 피해자와 비피해자의 그림자 2016-10-01 0 4386
1599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10-01 0 4827
1598 80년대이래 중국 詩歌 관련하여 2016-10-01 0 4231
1597 연변이 낳은 걸출한 서정시인 ㅡ 윤동주 2016-09-30 0 4662
1596 나는 사람이 아니고 개다... 2016-09-29 0 4361
1595 중국 조선족 시인 시묶음 2016-08-25 0 6148
1594 詩리론은 쉬운것, 아리송한것, 어려운것들의 따위... 2016-08-24 0 4863
1593 詩창작은 곧 "자기표현"이다... 2016-08-24 0 4784
1592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08-22 0 4600
1591 詩적 장치속에 상징이라는 눔이 있다는것... 2016-08-22 0 4383
1590 詩는 <<그저 그런...>>것, 젠장칠,ㅡ ... 2016-08-22 0 4508
1589 정지용 시인과 향수 2016-08-18 0 4224
1588 詩作을 할때 위장술(아이러니)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라... 2016-08-18 0 4744
1587 詩作할때 <<...것들>>로 잘 장식하라... 2016-08-17 0 4682
1586 詩作을 할때 살아있는 은유를 포획하라... 2016-08-16 0 4872
1585 詩人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련금사... 2016-08-12 0 5248
1584 詩作을 할때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하라... 2016-08-11 0 4643
1583 詩作에서 어려운 리론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싹을 티우라... 2016-08-10 0 4933
1582 인습적인것들을 사용하면 좋은 詩가 될수 없다... 2016-08-09 0 5032
1581 좋은 詩들을 많이 읽고, 詩를 쓰고 싶은대로 쓰라... 2016-08-08 0 4607
1580 83세의 한국 아동문학가 - 신현득 童心에 살다... 2016-08-04 0 4545
1579 복습, 예습하는 詩공부하기... 2016-08-04 0 4512
1578 밤중에만 詩공부하는 눔이라구라... 2016-08-04 0 4429
1577 재다시 현대시 공부하기... 2016-08-04 0 4700
1576 다시 詩공부합니다... 2016-08-04 0 4232
1575 詩作하는데는 시험도 숙제도 없다... 2016-08-04 0 4364
1574 詩에서 작은 이미지 하나로 시전체분위기를 만들라... 2016-08-04 0 4497
1573 詩人은 이미지에게 일을 시킬줄 알아야... 2016-08-02 0 4182
1572 詩人의 상상력에 의해 그려진 언어의 그림 곧 이미지이다... 2016-08-01 0 4791
1571 詩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詩... 2016-08-01 0 4401
1570 검정 망아지가 큰 검정 馬(말)인 韓春을 그리다... 2016-07-30 0 4207
1569 한국 현대시 100년을 빛낸 시집 5권 2016-07-29 1 5451
1568 한국문학 100년을 빛낸 기념비적 작품들 2016-07-29 0 4198
1567 한국 현대시 100년을 돌아보다... 2016-07-29 0 6349
1566 중국 현대시의 일단면/李陸史 2016-07-29 0 5047
1565 한국 시인 중국 기행 시모음/중국 현대시 개요 2016-07-29 0 5078
1564 詩의 생명이며 극치는 곧 이미지이다... 2016-07-29 0 3989
‹처음  이전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