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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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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 더 깊은 상상...+... = 좋은 시 빚기
2016년 12월 12일 00시 19분  조회:2409  추천:0  작성자: 죽림
5. 한 생각 더 깊이 한다
 
좋은 시를 빚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 생각 더 깊이 들어가서 관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어느 날 고물장사를 하는 분한테 전화가 왔다. 나를 주려고 축음기를 하나 구해놓았단다. 축음기라! 요즘은 보기도 힘든 귀한 것이 아니던가! 축음기를 자랑할 겸 주변 사람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부랴부랴 달려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가슴을 부풀리며 달려갔는데 축음기가 아니라 초가집처럼 낡은 턴테이블이었다. 그 분이 축음기와 턴테이블을 구분하지 못할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달려 올 거라는 것을 예상치 못하고 말로 생색을 내려고 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뻥을 친 것이다.
 
씩씩대며 집에 돌아왔는데 마루에 개미들이 줄을 지어 가고 있었다. 개미를 따라가 보니 어제 어떤 아이가 와서 먹다 흘린 눈곱만한 과자조각에 몰려들고 있었다. 그 모양을 보고 착상하여 아래 시를 빚었다.
 
구슬만한
빵 부스러기가
떨어져있다는
소리를 듣고
몰려온 개미들이
왁자지껄
떠들어대고 있어
눈곱만한데
구슬만하다고
어떤 개미가
또 뻥을 쳤나봐
 
신천희 동시 -『소문』전문
 
개미들이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냥 ‘과자조각을 먹으러 가는구나!’ 생각하고 말았다면 위의 시는 탄생하지 못했다. 그 작은 과자조각 하나에 무엇 때문에 저렇게 많은 개미들이 몰려들까? 하는 생각을 해 본 것이다.
 
개미는 먹을 것을 발견하면 자기 소속부족에게 가서 알린다. 그 소식을 듣고 개미들이 떼를 지어 몰려드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냥 개미들의 습성이 그런데 뭘 하면서 보편적인 생각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인이기에 남보다 한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것이다.
 
조금 전에 내 행동이 어떠했는가! 한 사람의 뻥에 속아 주변사람들을 우르르 몰고 가지 않았던가! 그렇다! 저 개미들도 먹이를 발견한 개미가 엄청나게 큰 먹이가 있다고 뻥을 친 것에 속아 몰려드는 것일 게다. 한 생각 더 들어가니까 이런 착상이 생기는 것이다. 어떤 현상이나 사건 등을 볼 때 시인이라면 남들보다 한 생각 더 깊이 들어가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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