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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걸작을 보는것은 삶자체로 최고의 걸작을 보는것...
2017년 03월 01일 18시 08분  조회:2948  추천:0  작성자: 죽림

[전설의 컬렉터 페기 일대기 다룬 다큐영화 '페기 구겐하임…']

서점서 일하다 현대미술에 눈떠 피카소 등과 교류하며 컬렉터로
20세기 명작 감상하는 즐거움에 화려했던 연애사도 담아내
 

"당신의 가장 큰 업적은 잭슨 폴록을 발굴한 건가요?"
"맞아요."
"당신이 수집한 컬렉션은요?" "음… 그건 두 번째 업적이죠."
 
영화는‘그녀의 연애사가 곧 현대미술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 페기 구겐하임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영화는‘그녀의 연애사가 곧 현대미술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 페기 구겐하임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피카소부터 잭슨 폴록까지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하게 된다. /콘텐숍
피카소, 몬드리안, 달리 등 20세기 현대미술의 걸작보다 잭슨 폴록이란 무명 화가의 발굴이 자신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말하는 이 여자는, 전설의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이다.

그녀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페기 구겐하임: 아트 애딕트'가 개봉돼 미술 애호가들 사이 화제다. 개봉관이 손에 꼽을 만큼 적고 관람객도 많지 않지만, 영화를 본 이들은 5점 만점에 4~5점을 누를 만큼 극찬을 쏟아낸다. 관람객 10명 중 7명이 20~30대 여성. "100년 전에 이렇게 자유분방하고 드라마틱한 인생이 있었다니!" "베네치아에 있는 구겐하임 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같은 후기들이 이어진다.

영화는 '당신의 가장 큰 업적'을 묻는 말과 페기의 답변으로 시작된다. 분실된 줄 알았던 페기의 마지막 인터뷰 녹음 테이프를 발견한 감독(리사 이모르디노 브릴랜드)은, 러닝타임 96분 동안 페기의 허스키한 육성을 바탕으로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풀어간다.

미국의 광산 부호 구겐하임가(家)의 아버지와 금융 부호 셀리그먼가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페기는 행복하지 않았다. 대저택에 살지만 친구가 없었고, 플레이보이였던 아버지는 애인과 함께 타이태닉호에 탔다가 배가 침몰돼 사망한다. 어머니도 기이했다. 시계 3개를 한꺼번에 차고 외투도 3벌씩 껴입는 어머니에 대해 페기는 "그 이유, 프로이트나 알겠죠"라며 웃는다.

미술 교육을 받은 적 없는 그녀가 현대미술에 눈뜬 건 스물한 살, 한 서점에서 일하면서다. 이후 파리로 건너가 마르셀 뒤샹,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같은 전위예술가들과 친분을 맺는다. 초현실주의, 큐비즘의 매력에 빠진 그는 피카소, 달리, 마그리트 같은 화가와 교류하며 컬렉터로 변신한다. 2차 세계대전 중 자신의 수집품과 나치에게 쫓기는 화가들을 미국으로 탈출시키는 대목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루브르에 비밀 수장고가 있다기에 작품을 맡기려고 했더니 보존 가치가 없다며 거절하더군요. 침대보와 이불 사이에 작품들을 파묻어 배에 실어 보냈지요. 무섭지 않았느냐고요? 난 원래 겁이 없어요."

영화는 페기의 지독했던 남성 편력도 다룬다. '그녀의 연애사가 곧 현대미술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세계적 작가들이 페기의 컬렉션뿐 아니라 사생활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그녀가 섹스에 중독된 이유가 이혼과 배신, 딸의 자살 등 "이길 수 없는 슬픔을 떨쳐버리려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라고 전한다.

피카소부터 잭슨 폴록까지 20세기 명작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하는 즐거움은 이 영화의 백미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페기의 가장 큰 업적은 20세기 미술사 책에 나오는 중요 작가들의 전람회를 파리, 뉴욕, 런던에서 열어줌으로써 미술사의 폭을 넓힌 것"이라면서 "페기는 컬렉터란 돈이 아니라 문화적 자산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일깨웠다"고 말했다.

나이 듦, 죽음에 관한 질문에 페기는 답한다. "늙는다는 건 끔찍해요.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걸 해냈지요. 예술은 내게 자유이자 해방이었어요." 81세에 눈을 감은 페기는 개 14마리와 함께 베네치아 구겐하임 미술관 정원에 묻혔다. "삶 자체로 최고의 걸작"이란 찬사를 받는 그녀의 매력을 만끽하고 싶다면 놓쳐선 안 될 영화다.


/출처 :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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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이어준 20세기 미술…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

          

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 2017.2.2.

 20세기 현대미술의 전설적인 아트 컬렉터인 페기 구겐하임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페기 구겐하임의 인생에는 잭슨 폴록, 마르셀 뒤샹,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살바도르 달리, 바실리 칸딘스키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그녀의 인생 자체가 현대미술사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유태인 광산 부호인 구겐하임가의 아버지와 금융 부호인 셀리그먼가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페기 구겐하임은 구겐하임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구겐하임 재단의 창립자 솔로몬 구겐하임의 조카다.

페기 구겐하임의 일생을 담은 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수입·배급 콘텐숍)는 미술 다큐멘터리이지만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감상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다. 영화 속에서 미술작품들은 그녀의 삶을 있게 한 매개물 이상으로 강조되진 않는다.

 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 2017.2.2.(사진=콘텐숍 제공)   

대신에 현대미술 컬렉터로 족적을 남긴 그녀의 인생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주목한다. 유별났던 부모의 성향부터 타이타닉호 침몰로 아버지를 잃은 과거, 자유분방한 성생활 속에 깃든 남성폭력 등 그녀의 삶에 스며있는 결핍이 컬렉터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투영한다.

결국 유럽과 미국을 오가면서 드러난 그녀의 수집욕을 통해 20세기의 현대미술이 이어졌음을 관객들은 느끼게 된다. 리사 이모르디노 브릴랜드 감독은 그녀를 인터뷰했던 재클린 웰드의 지하실에서 인터뷰 테이프를 찾아내 영화를 완성했다.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미국에 유럽의 모더니즘을 이식시켰을 뿐 아니라 미술의 중심 모델을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본인"이라며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전설적인 여성"이라고 밝혔다.

 

 

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 2017.2.2.(사진=콘텐숍 제공)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는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 아트바젤, AFI 영화제 등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오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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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예술의 거장 11
페기 구겐하임 모더니즘의 여왕



메리 V. 디어본 지음최일성 옮김

 

 

 

       

 

 

20세기 현대 미술사의 가장 매혹적인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은 미국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예술 운동의 완벽한 지휘자였다.

- 존 리처드슨(미술사가)

 

1. 출간 의도

 

흔히 예술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직접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연주 또는 공연을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화가의 경우 그림을, 음악가의 경우 작곡이나 연주를 그리고 작가의 경우 책을 놓고 그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역사 속에는 이러한 예술가를 발굴하고 키워내어 예술사의 흐름을 새로이 만들거나 바꿔놓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예술계에 차지하는 비중이나 영향력은 작가들과 비교하여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런 후원자들의 혜안은 그 자체로도 또 하나의 예술사가 된다.

 

20세기 초 현대 미술계의 대표적인 후원가이자 수집가였던 페기 구겐하임은 뉴욕의‘구겐하임 미술관’의 창시자인 솔로몬 구겐하임의 조카딸로 그녀의 화려했던 삶은 20세기 서양미술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페기 구겐하임은 당시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재능 있는 신예 화가 잭슨 폴록과 로버트 머더웰 등을 발굴하고 그들을 후원하여 미국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미술품 수집에 열정적이었던 그녀는 신인 작가의 작품은 물론이고 자코메티, 파울 클레, 몬드리안, 데 키리코, 달리,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등 당대의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데 열을 올렸다. 심지어 화가들은 그녀가 자신들을 찾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그녀를 찾아가 아침 일찍 그녀의 집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페기 구겐하임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를 발굴해내는 데 있어 탁월한 안목이 있었다는 것은 그 수집품의 현재 가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녀의 수집품은 그녀가 사들일 때 가격에 비해 수 천 배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가격이 작품성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페기 구겐하임은 보기 드물게 작품성과 사업성을 조화시킨 수집가로 평가받고 있다.

 

페기 구겐하임의 전기, 국내 첫 출간

이 책은 20세기 현대 미술계의 전설적인 컬렉터인 페기 구겐하임의 생애를 다룬 전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메리 V. 디어본은 페기 구겐하임의 가족과 친구와의 인터뷰 그리고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자신의 주어진 삶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며 미술의 중심 무대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한 여인의 삶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선천적인 재능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예술계에 몸을 던져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술을 배우고 그들의 후원자 그리고 수집가로 성장한 그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 세 번의 결혼 실패와 미술 수집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엄마로서는 실패했던 그녀의 삶 그리고 마르셀 뒤샹, 이브 탕기, 사뮈엘 베케트, 막스 에른스트와의 교류와 정열적인 사랑,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그녀의 성적 탐욕은 물론 그녀와 동시대를 살아간 많은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상을 생생한 시각으로 전하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돈 많은 상속녀의 예술 활동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당시의 예술계의 풍토 속에서 잭슨 폴록이라는 미술계의 거장을 발굴해내었음에도 자신이 키워낸 예술가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웠지만, 사랑했던 남자들에게서 끝내 진정한 사랑을 얻지 못했던 그녀의 외로웠던 삶을 이 책을 통해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 수많은 예술가들의 전기와 평전이 소개되었지만, 예술계의 무대 뒤에서 그들을 후원하고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후원가와 수집가들의 삶을 조명한 전기가 출간된 적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2. 페기 구겐하임의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

 

1898년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광산업으로 성공한“구리재벌”가에서 태어난 페기 구겐하임은 아버지 벤자민이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에 승선했다 침몰사고로 사망하자 어린 나이에 스스로 자기 진로를 결정해야만 했다. 파리로 건너간 페기는 작가인 로렌스 베일과 결혼하지만 곧 이혼하고 두 번째 남편인 존 홈스는 수술 중 사망한다. 이후 그녀는 수많은 염문을 뿌리며 오랜 방황의 세월을 보내다가 친구의 조언에 따라 화랑을 열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런던에“구겐하임 죄느(Guggenheim Jeune)라는 화랑을 열었다. 오랜 친구였던 마르셀 뒤샹은 미술에 대한 열정이 있던 페기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며 현대 미술에 대한 시야를 열어준다. 뒤샹은 그녀가 열 화랑의 전시 계획을 세워 주고, 당대 최고의 미술 평론가인 허버트 리드와 의논하여 좋은 수집을 위해서는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을 반드시 사들여야 한다는 수집목록을 작성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1939년 전 유럽을 뒤덮는 전쟁의 예감으로 페기는 일단 미술관 개관을 중단시켰으나 그림 수집은 계속된다. 그녀는 단 몇 달의 짧은 기간에 뒤샹이 적어준 목록 중 50여 점을 사들였다. 자코메티, 파울 클레, 몬드리안, 데 키리코, 막스 에른스트,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브랑쿠시 등등 당대를 대표하는 현역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1941년 봄, 독일군이 프랑스를 완전 점령하기에 이르자 페기는 그림 수집을 중단하고 뉴욕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이 무렵 독일 국적의 막스 에른스트와의 조건부 결혼은 그녀가 기대했던 행복과 안정을 주지 못했다. 미국 땅에서 적국의 시민인 막스에게 그가 추방당하지 않을 유일한 길은 자기와 결혼하는 것뿐이라고 페기는 그를 협박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막스의 사랑을 받지 못한 좌절감으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만다.

 

막스와의 결혼이 실패로 끝난 후 페기는 그녀의 안식처인 미술로 돌아오게 된다. 페기는 이후 뉴욕에서 <금세기 예술(Art of This Century)> 화랑을 개관한다. 오프닝은 각계 유명인사로 초만원을 이뤘고 페기는 초현실주의와 추상파에 대한 중립적 입장을 보여주는 특유의 위트로 한쪽 귀에는 이브 탕기가 만든 귀걸이를, 다른 한쪽 귀에는 알렉산더 콜더가 디자인한 귀걸이를 달고 나타났다.

 

그러던 중 남편이었던 막스의 결혼소식을 접한 페기는 초현실주의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젊은 작가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을 발굴하고 후원하기 시작한다. 그 중 잭슨 폴록과 로버트 머더웰은 페기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20세기 현대 미술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46년 전쟁이 끝나자 그녀는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찾아 베니스로 간 후 뉴욕 화랑의 문을 닫고 그곳에 정착했다. 베니스 정착 후 사교계의 스타의 나날을 보내던 페기는 친구의 권유로 자신의 소장품을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했다. 그 해 페기의 전시회는 현대 미술의 국제적 감각을 대표하는 뛰어난 수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페기는 평생 서로 경쟁의식과 불화의 관계를 가졌던 그녀의 숙부가 세운 뉴욕의“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에 모든 소장품을 기증했다. 81회 생일을 많은 축하객에 둘러싸여 화려하게 치른 후 페기는 심장마비로 쓰러져 1979년 사망했다.

 

 

3. 추천사

 

성실하고 자세한 조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전기로 가문에 저항하며 현대 미술의 뛰어난 컬렉션을 우리에게 남겨준 페기 구겐하임의 진정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 커커스 리뷰

 

유려한 문장과 자극적인 주제로 이 책은 그림 이상의 것들에 관심 있는 미술 애호가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모더니즘의 역사를 바꾼 한 여인에 대한 예리한 전기. - 도어 애슈턴(의 저자)

 

이 책은 20세기 미국 미술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말하고 있다. 이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책을 읽기 바란다. - 아마존 독자 서평

 

 

4. 차례

 

프롤로그

1장 숙명, 가문

2장 미국을 떠나다

3장 보헤미안의 왕

4장 상속녀와 아나키스트

5장 본조 부부

6장 끝나는 것들과 시작되는 것들

7장 마흔 살, 돌파구

8장 새로운 인생

9장 구겐하임 죄느

10장 전쟁의 기운

11장 소장품의 시작

12장 금세기 예술 갤러리

13장 예술이 장미꽃 옷을 입을 때

14장 폴록 그리고 피긴

15장 금세기를 벗어나며

16장 전설이 되다

17장 베네치아의 영광

18장 예술 중독자의 고백

19장 마지막 날들

갤러리 소장 목록

 

 

5. 본문 중에서

 

만찬이 끝난 후 베케트는 그녀를 집까지 걸어서 바래다주겠다고 했으며, 페기는 그가 자기의 팔을 잡을 때 좀 놀랐다. 그는 페기가 임대하고 있던 아파트까지 데려다주었다. 그곳에 당도하자 베케트는 페기에게 자기와 함께 소파 위에 눕자고 했다. 그들은 침대로 가서 이튿날 저녁식사 때까지, 페기가 샴페인을 마시자고 하면 베케트가 그것을 가지러 나오는 것 말고는 줄곧 함께 침대에 있었다...며칠 후 페기는 몽파르나스의 정류장에서 베케트를 만나기로 하여 그에게 달려갔다. 만나자마자 그들은 침대로 가서 일주일 동안 그곳에 들어가 있었다. 페기는 이때를 "감격스럽게" 회상했다. 이때가 그들이 관계를 맺은 열세 달 중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페기는 "무엇보다도 그는 나를 사랑했으며 우리 둘은 지적으로 격앙돼 있었다"고 설명한다. - p. 220-221

미스 구겐하임은 상업적 목적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런던 최초의 갤러리를 우리에게 선물했다. 그녀가 목적하는 것은 미술학도들에게, 상업적이며 예술가들이 명성을 얻고 나서야 전시를 해주는 그런 갤러리들과 작업하기가 어려운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미스 구겐하임에게는 실험정신이 있다. 그녀가 실험한 것들 중 처음 한두 가지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음을 시인해야겠지만, 그녀가 보여준 것들은 그 무엇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은 것이 없다. - p. 245

 

7월까지만 해도 페기는 자신은 “결혼하지 않은 행복한 유부녀”라고 하더니, 겨울이 되서는 막스가 결혼하기를 거절하는 바람에 매우 안달하게 되었다. 그녀는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막스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막스는 딴전을 피웠다...결혼을 하고 페기는 “안정감”을 얻었지만 이것이 두 사람의 언쟁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특히 페기는 막스에게서 느끼는 거리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돌이켜보면 막스는 처음에는 페기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그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했던 그녀의 매력은 유럽을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단이었으며, 그렇게 해서 그림을 계속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재정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던 것 같다.

- p. 305~306

 

페기는 폴록 개인전을 여는 도박을 감행하였다...금세기 예술 갤러리는 11월에 폴록의 개인전을 열었다. 페기는 폴록이 전시회를 준비하고 또 앞으로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그에게 일 년 동안 매월 150달러씩 주기로 합의했다..그것은 유례없는 계약이었다. 정말로 후원자가 한 화가에 대하여 그와 같은 신의를 보이는 것, 그렇게 자유롭고 관대한 재량을 주는 것은 당시로선 참으로 드문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 있지 않았던 폴록의 동료 화가들에게 그 돈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 p. 354~355

 

비평가들은 곧 금세기 예술 갤러리에 중요한 위치를 부여하게 된다. 갤러리가 문을 닫은 지 10년이 지나서 루디 블레쉬는 가장 잘 팔린 현대미술서 중 하나인 그의 책에 이렇게 썼다. “온갖 미술관들과 온갖 활동들이 있었지만, 대공황을 견뎌내고 새로운 미국 미술이 태어나기 위한 진통을 겪었던 1942년에서 1947년까지 5년의 짧은 기간 동안 페기의 갤러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음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조각품이 허공에 걸리고, 그림들이 보이지 않는 팔에 담겨 벽에서 나와 우리에게 다가오고, 마르셀 뒤샹이 필생의 역작을 옷가방에 담아 전시한 진열장 속을 들여다보면 축소된 사진들이 돌아가며 보이고, 테이블이 의자가 되고 의자가 전시대가 되던 그 기적적인 장소를 우리는 잊은 적이 없다." p. 412~413

 

페기는 결코 자기 소장품의 위대성을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소장품이 있는 그대로-세심하고 미술을 깊이 이해하는 후원자가, 미술계에서 멀리 떨어져서가 아니라 자신이 도움을 준 미술세계 속으로 직접 들어가 수집한 작품들로서 보존되기를 바랐다. 페기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면서 그 예술가들과 함께 살았으며, 그녀의 선택은 20세기 미술사의 진로에 영향을 주었다.

- p. 500~501

 

 

6.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메리 V. 디어본

메리 V. 디어본은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동대학에서 인문학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보헤미안의 여왕: 루이즈 브라이언트의 일생>, <살아 있는 가장 행복한 사람: 헨리 밀러 전기>가 있다.

 

옮긴이 최일성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현대, 대우를 비롯한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장으로 20여 년 동안 해외에 거주하며 많은 해외 문화와 예술을 접했다. 옮긴 책으로는 BBC 방송국의 비즈니스 총서 <협상 기법>, <소신있는 자기주장>, <북비즈니스>, <반 고흐의 여인들(근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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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후원자·수집가로서 작품 전하는 메신저였다...


       [명화로 보는 논술] 예술가의 진정한 패트런, 페기 구겐하임

  
■ 20세기 현대 미술계의 대표적 후원자

아름다운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더니즘의 여왕' 페기 구겐하임(1898~1979)이 30년간 살던 저택을 미술관으로 꾸민 곳이다.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개막식 파티가 열린 곳도 이 미술관 정원이었다. 

페기 구겐하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현대미술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대표적 후원자이자 전설적인 콜렉터였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설립자인 솔로몬 구겐하임의 조카이기도 하다. 그녀는 예술에 대한 사랑과 정열, 그리고 탁월한 안목과 지도력, 사업수단까지 겸비해 뉴욕의 현대미술을 세계적으로 키워 낸 장본인이다. 

사실 페기 구겐하임의 훌륭한 현대미술 콜렉션은 그녀의 화려한 연애경력과도 같은 것이다. 그녀는 실제로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사귀었고 결혼까지 했다. 마르셀 뒤샹, 콘스탄틴 브랑쿠시, 이브 탕기 등과 연인 사이였다. 그녀의 콜렉션 목록을 보면 쟁쟁한 이름들이 올라있다. 앞서 말한 애인들의 작품은 물론, 자코메티, 살바도르 달리,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들이었다. 
 

▲ 페기 구겐하임과 화가 잭슨 폴록.
■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을 낳게 한 장본인, 모더니즘의 여왕 

1942년, 페기 구겐하임은 뉴욕에 '금세기 미술(Art of This Century)' 화랑을 열었다. 이 화랑을 중심으로 '뉴욕파'라고 불리는 추상표현주의가 발달했다. 액션 페인팅의 대가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로버트 마더웰 같은 대가들의 개인전이 열린 곳이 바로 이 '금세기 미술' 화랑이었다. 그녀는 20세기 현대 미술의 신경향을 이끌어갈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면서 유럽의 초현실주의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예술작품을 단순히 구입하고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원자, 수집가로서 새로운 경향을 선도해 가며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하는 훌륭한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다. 

페기 구겐하임이 사망한 뒤 소장품들은 전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됐다가 지금은 베네치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그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4만 달러에 구입한 작품들의 가치는 박물관 기증 시 40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됐는데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어느 정도일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소장품들의 경제적 가치가 아니다. 그녀는 돈벌이를 위해 작품을 사 모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순수한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일궈낸 진정한 패트런의 역할을 페기 구겐하임을 통해 배워야 한다.
 
/최혜원

 

[출처] 결핍이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1898~1979

 "개화된 미술 애호가", "달러 공주", "여성 카사노바" 등으로 불린, "구겐하임 미술관의 창시자" 솔로몬 구겐하임의 조카딸이기도 한 그녀의 화려했던 삶은 20세기 서양 미술의 현장이기도 
하다.

 페기 구겐하임은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광산업으로 성공한 "구리재벌" 가에서 태어났다. 맨해튼에서 록펠러와 이웃해 살던 페기는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유럽을 여행했는데 이때부터 유럽은 그녀의 정신적 고향이 됐다.

 아버지 벤자민이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에 승선했다 사망하자 어린 페기는 스스로 자기 진로를 결정해야 했다. 
파리로 건너간 페기는 작가인 로렌스 베일과 결혼하 지만 곧 이혼하고 두번째 남편 존 홈스는 수술 중 사망한다.

 이 후 그녀는 수많은 염문을 뿌리며 오랜 방황의 세월을 보냈으나 친구의 조언에 따라 드디어 화랑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다.

 소유욕 강한 여자, 버림받은 여인, 끊임없는 방랑자였던 페기는 미술 수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다.
마르셀 뒤샹, 막스 에른스트, 바실리 칸딘스키, 잭슨 폴록..... 지금은 현대 미술의 거장이 된 이들 예술가는 그녀의 삶을 둘러싼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페기와 오랜 지기였던 마르셀 뒤샹은 그녀의 화랑 전시 계획을 세워주었고 좋은 수집을 위해서는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을 사들여야 한다는 수집 목록을 당대 최고 권위의 미술 평론가와 의논해 작성해 주었다.
그는 항상 페기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며 현대 미술을 보는 시야를 열러주었다.

 런던에 마련될 화랑과 전시 준비를 위해 파리로 간 페기는 마르셀 뒤샹의 안내로 여러 화가들과 접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1939년 전유럽을 뒤덮고 있는 전쟁의 예감으로 페기는 일단 미술관 프로젝트를 중단시켰으나 그림 수집은 계속했다.
그녀는 단 몇 달의 짧은 기간에 뒤샹이 적어준 목록 중 50여 점을 사들였다.
파울 클레,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등 당대를 대표하는 현역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전재의 와중에 "페기 구겐하임"이라는 부유한 미국의 수집가가 그림 쇼핑에 흥청망청 돈을 뿌린다는 소문이 파리에 나돌기 시작했고,  화가들은 그녀의  화실 방문을 기다리기 전에  먼저 그녀를 찾아갔는데 페기가 아침 잠을 깨기도 전에 찾아오는 화가도 많았다.
그녀는 쉬지 않고 그림 쇼핑에 바팠고 계속해서 화가들의 작품을 헐값으로 흥정해 사들였다.

 1941년 봄, 독일군의 프랑스 완전 점령 징조가 커짐에 따라 그녀는 그림 수집을 중단하고 뉴욕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사 모은 그림들을 안전하게 보내는 과제였다.
그녀는 친구들과 궁리 끝에, 그림들을 모두 액자에서 떼어 이불 사이사이에 펴 넣고 꽁꽁 싼 후 
이삿짐으로 위장해 통과시켰다.

 그 후 독일 국적의 "막스 에른스트"와의 조건부 결혼(미국 땅에서 적국의 시민인 막스에게 그가 추방당하지 않을 유일한 길은 자기와 결혼하는 것 뿐이라고 페기는 협박?했던 것이다)은 그녀가 기대했던 행복과 안정을 주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막스의 사랑을 받지 못한 좌절감으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만다.

 이제 그녀는 막스의 초현실주의의 지배적 방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수집 방향을 재정리하기 시작했다.
 페기는 이후 "금세기의 미술" 화랑 개관에 그동안 사 모은 67명의 작품 170점을 전시한다.
오프닝은 각계 유명 인사로 초만원을 이루었고 페기는 초현실주의와 추상파에 대한 중립적 입장을 보여주는 특유의 위트로 두 개의 상반되는(초현실주의 화가 이브 탕기의 분홍색 풍경화와 추상을 대표한 알렉산더 콜더의 모빌을 닮은) 귀고리를달고 나타났다.

 그러던 중 막스의 결혼 소식으로 절망에 빠진 페기는 정신분석적 조언을 받을 지경이었으나,
적국의 망명자를 쫒아버리겠다는 협박으로 결혼을 강요한 건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조롱만을 받을 뿐이었다.
남편이었던 막스를 비롯해 초현실주의 친구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낀 페기는 젊은 작가들에게 눈을 돌렸다.
그 중 잭슨 폴록의 추상 화면은 커다란 물의와 함께 비평계의 눈길을 끌었고 폴록의 장래에 결정적 영향을 준 계기가 되었다.
또 하나의 젊은 작가는 로버트 머더웰이었고, 후에 "뉴욕 학파"의 스타가 된 이 둘의 그림이 20세기 미술에 가져다 줄 폭풍 같은 영향은 그 당시 페기는 물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1946년 전쟁이 끝나자 그녀는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찾아 베니스로 간 후 뉴욕 화랑의 문을 닫고 그 곳에 정착했다.
뉴욕 미술계는 페기의 화랑을 통해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기회를 줌으로써 미국의 미술계에 전례없이 커다란 영향을 준 그녀의 부재를 몹시 안타까워했다.


  

  

 베니스 정착 후 사교계의 스타로 나날을 보내던 페기는 친구의 권유로 그의 소장품을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했다.
그 해 비엔날레의 구겐하임 전시관은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현대 미술의 국제적 감각을 가장 잘 대표하는 뛰어난 수집품이라며 극찬을 받았다.
이에 힘을 얻은 페기는 그 수집품을 영구 소장할 미술관을 만들고 일반에게 공개했다.
2차 대전 당시 4만 달러의 기금으로 마련한 그림들은 30년 후 그 천배인 4천만 달러의 가치로 변해 있었다.
일찍이 뛰어난 사업 두뇌로 빈손으로 거부가 된 그녀의 부모와 숙부마저 부러워할 만한 성취였다.
이제 칠순이 된 페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평생 서로 경쟁 의식과 불화의 관계를 가졌던 그녀의 숙부가 세운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에 모든 소장품을 기증했다.

   
   1949년부터 그녀가 사망하던 1979년까지 30년 동안 사교 파티가 끊이지 않았고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 방문했던 베니스의 팔라조.
   지금은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 부속으로 페기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81회 생일을 많은 축하객에 둘러싸여 화려하게 치른 후 페기는 심장마비로 쓰러져, 시간 많을 때 읽기에 제일 좋은 책이라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들고 입원한 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이어준 20세기 미술…영화 '페기 구겐하임:아트 애딕트'|작성자 이뽄아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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