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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은 방문해본 사람들은 도심 한복판에도 까마귀가 많은 사실에 놀라곤 한다.
도쿄(東京)를 비롯, 일본 주요 도시들은 아무 데서나 배설을 하는 것은 물론 때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는 극성스런 까마귀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은 없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야마가타(山形) 현 야마가타 시가 최근 실시한 사냥용 매를 이용한 까마귀 쫓기가 상당한 성과를 거둬 여타 도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야마가타시는 몰려드는 까마귀 떼를 쫓기 위해 23~25일 야마가타역 앞에서 맹금류를 이용한 까마귀 퇴치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야마가타시는 지난 8월에도 같은 실험을 실시했었다.
2번째인 이번 실험은 까마귀가 집단을 이뤄 행동하는 시기인 겨울에 맞춰 실시됐다. 계절별 효과를 확인해 내년 이후 지속적인 퇴치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2016년 12월 24일 저녁 무렵. 거대한 까마귀 떼가 서쪽 방향에서 야마가타 역 앞으로 몰려와 시내 중심가인 가스미초(香澄町)에 있는 호텔 지붕과 주변 빌딩의 간판 등에 내려 앉았다.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울어대는 바람에 일대는 순식간에 까마귀 소리로 뒤덮였다.
오후 4시 50분께. 매사냥꾼 2명이 참매 한 마리와 해리스매 2마리를 데리고 나타났다. 매 사냥꾼은 야마가타 국제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깜짝 놀란 까마귀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사냥꾼의 팔을 떠난 매가 까마귀들을 추격하자 시끄런 울음소리와 함께 한꺼번에 날아오르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패닉상태에 빠진 까마귀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호텔 주변을 선회했다. 10분 정도 지나자 무리를 이뤘던 까마귀떼가 흩어지면서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게 됐다.
매사냥꾼인 세비로 고(33)씨는 "까마귀들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끔 위협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마가타현의 대표적 번화가인 가스미초 주변 지역은 4~5년 전부터 까마귀의 배설물 피해를 겪고 있다. 행정당국은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까마귀를 쫓아 보는 등 갖가지 퇴치방법을 동원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가스미초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까마귀를 일시적으로 쫓아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곤 한다"며 머리를 내저었다.
야마가타시 환경과에 따르면 시내에 서식하는 까마귀는 약 4천 마리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까마귀의 공격이나 배설물 등의 피해신고가 27건 접수됐다.
피해신고는 2011년부터 증가해 왔으나 첫 번째 실험을 실시했던 8월에는 피해신고가 1건(전년 동기 대비 7건 감소), 9월에는 3건(전년 동기대비 9건감소). 10월 0건(동 3건 감소). 11월 1건(동 5건 감소)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환경과는 8월 1차 실험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이번 2차 실험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과 관계자는 2차례의 실험결과 등을 종합해 "까마귀가 장기간 몰려오지 않을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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