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중국 현대시인 - 변지림
2017년 05월 07일 01시 10분  조회:4738  추천:0  작성자: 죽림

download?fid=642219ddfdfccb003bb619f2e71 

 

단장(斷章)
                 - 변지림(1910~2000
卞之琳)
 
你站在桥上看风景,
 

그대는 다리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고,

看风景人在楼上看你.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은 누각에서 그대를 바라본다.
明月装饰了你的窗子,

 

 

밝은 달은 그대의 창을 장식하고,
你装饰了别人的梦

그대는 다른 사람의 꿈을 장식한다.

 

 

(Fragment)

 

 

When you watch the scenery from the bridge,

The sightseer watches you from the balcony.

 

 

The bright moon adorns your window,

 

 

While you adorn anothers dream.           

 

 

 

 

-------------------------------------------
 
중국 대륙의 풍미 깃든 연애시
내 마음 비추는 듯 애틋하여라...

이 시 참 묘하다.
수묵화 한 폭을 연상케 하는 고졸하면서도 촉촉한 서정이 연애시를 넘어 애틋한 인생의 비장함을 풍긴다.
 
변지림(볜즈린)은 ‘현대파’라 불리는 중국의 모더니스트 시인 겸 번역가다.
1990년 홍콩에서 그를 만났을 때 팔순이 넘었어도 단아한 서정 시인으로서 인상이 진했다.
이 시는 수천 년간 면면히 이어져온 중국 산수화가 서른 몇 자에 농축된 느낌이었다. 
 ‘단장’은 변지림이 1930년대 베이징대 영문과에 다니던 시절에 만났던 명문가 재원 장충화(장충허)를 주제로 한 시다. 너무 담담한 마음이었기에 장충화는 말년에 이르기까지 변지림이 자신을 좋아한 줄 몰랐다고 전해진다. 나도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
 


또 하나의 시에 대한 강평=

풍경 속에 그대와 나.

  길을 걷다가 보면 앞서간 사람이 
나에게 풍경이 되는 줄도 모른 채 걸어가고
역시 뒤 따라오는 사람에게 내가 풍경이 되는 줄을 모르면서
걸어갈 때가 있다.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늘 그러하리라.
내가 당신의 꿈을 가끔씩 들여다보고 싶은 것처럼
당신도 나의 꿈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다 할지라도 설령 들여다보아서 무엇을 알 수 있고,
변할 것이 무엇인가.
다만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며 사는 것이 인생이고,
그게 행복이라면 행복인 것이 이 세상의 변할 수 없는 이치다. 

중국의 현대시인인 변지림卞之琳은 <단장斷章>이라는 시를 통해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과 꿈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당신은 다리 위에서 풍경을 보고
풍경을 보는 사람은 누각에서 당신을 본다.
명월은 당신의 창문을 장식하고
당신은 다른 사람의 꿈을 장식한다.“ 

꿈을 꾸며 또 다른 꿈을 꾸는 것과 같이
서로가 서로에게 풍경이 되어 주고 꿈이 되는 경이로움이
여기저기에서 펼쳐지는 것이 이 지상이다.

“너는 나를 풍경으로 삼고, 나도 너를 풍경으로 삼는다.
나와 너의 형상은 서로 상대방의 창구나 꿈속에서 교환된다.“고
변지림 시인이 자평했던 이 시를 두고 평론가 이건오李健吾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 시인은 인생을 장식裝飾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을 암암리에 담고 있다.“

꿈이 그렇지만 풍경이라는 것도 어느 순간에 보느냐에 따르고
누구와 보았느냐에 따라, 어떤 시간의 경과 끝에 보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나뭇잎이 우수수 지고, 
바람이 이 세상 구석구석을 스산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11월의 신 새벽,
조금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자 내 가슴을 파고드는 싸늘함,

“그는 사라져 가는 풍경을 바라보듯, 
자기가 방금 떠나온 그 사랑을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마르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묘사한 것처럼,
가는 한 해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한 사내, 
그래, 겨울은 겨울이로구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23 [또 詩공부]- 틀에 박힌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기 2016-04-08 0 6946
1322 [한밤중 詩 한컵 드리꾸매]- 동물의 왕국 2016-04-08 0 4308
1321 <악기> 시모음 2016-04-07 0 4802
1320 ... 2016-04-07 0 5097
1319 ... 2016-04-07 0 4626
1318 [머리 뗑하게 하는 詩공부]- 詩作 첫줄 어떻게 쓰나 2016-04-07 0 4274
1317 [싱숭생숭 진달래 피는 봄날 詩 한송이]- 진달래 2016-04-07 0 4667
1316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아침, 詩 한송이]- 철쭉 2016-04-07 0 4230
1315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2016-04-07 0 4555
1314 詩의 씨앗 2016-04-07 0 4490
1313 멕시코 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6-04-06 0 4640
1312 꽃과 그늘 사이... 2016-04-06 0 4573
1311 詩人의 손은 어디에... 2016-04-06 0 4432
1310 詩지기가 만났던 <남도의 시인> - 송수권 타계 2016-04-05 0 4605
1309 [한밤중 詩 한쪼박 드리매]- 보리가 팰 때쯤 2016-04-05 0 4475
1308 [화창한 봄날, 싱숭생숭 詩 한꼭지]-나는 아침에게... 2016-04-05 0 4857
1307 아시아의 등불 - 인도 詩聖 타고르 2016-04-05 0 5019
1306 한국 詩人 김억 / 인도 詩人 타고르 2016-04-04 0 7134
1305 인도 詩人 타고르 / 한국 詩人 한용운 2016-04-04 0 4828
1304 [봄비가 부슬부슬 오는 이 아침 詩 읊다]- 쉼보르스카 2016-04-04 0 4743
1303 [이 계절의 詩 한숲 거닐다]- 사려니 숲길 2016-04-04 0 4709
1302 [월요일 첫 아침 詩 한잔 드이소잉]- 하루 2016-04-04 0 4247
1301 [청명날 드리는 詩 한컵]- 황무지 2016-04-04 0 4716
1300 <작은 것> 시모음 2016-04-04 0 4616
1299 詩와 思愛와 그리고 그림과... 2016-04-03 0 5354
1298 詩, 역시 한줄도 너무 길다... 2016-04-03 0 6108
1297 詩, 한줄도 너무 길다... 2016-04-03 0 4594
1296 [이 계절 꽃 詩 한다발 드리꾸매]- 벚꽃 시묶음 2016-04-03 0 5548
1295 <할머니> 시모음 2016-04-02 0 4439
1294 {童心童詩}- 텃밭에서(詩를 쉽게 쓰라...) 2016-04-02 0 4880
1293 {童心童詩} - 꽃이름 부르면 2016-04-02 0 4126
1292 <발> 시모음 2016-04-02 0 4748
1291 도종환 시모음 2016-04-02 0 5416
1290 [이 계절의 꽃 - 동백꽃] 시모음 2016-04-02 0 5453
1289 이런 詩도 없다? 있다!... 2016-04-02 0 4122
1288 [한밤중 아롱다롱 詩한컷 보내드리꾸이]- 모란 동백 2016-04-02 0 4606
1287 [머리를 동여매고 하는 詩공부]- 자연, 인위적 언어 2016-04-02 0 4351
1286 [머리가 시원한 詩공부]- 죽은자는 말이 없다... 2016-04-01 0 4295
1285 [머리 아픈 詩 공부]- 문학과 련애 2016-04-01 0 5482
1284 [싱숭생숭 봄날 아롱다롱 봄, 풀꽃 詩 한 졸가리] - 풀꽃 2016-03-31 0 3905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