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우화시에대한고찰 최흔 세계적으로도 일생동안 심혈을 몰부어 우화를 연구하는 작가는 아마 많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우리 연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일찍 이십대에 자신의 첫 우화집이자 중국조선족문단의 첫 우화집을 펴내서부터 30년동안 우화창작에 몸을 담그어온 허두남이다. 1979년 첫 우화집 “개미와 코끼리”로 우화책이 없던 우리 문단의 공백을 메꾼 허두남은 지금까지 7권의 우화책을 출판했는데 산문으로 쓴것이 2권, 시로 쓴것이 5권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니 허두남은 우화만 쓰는 작가구만!” 라고 할것이다. 실상은 그와 정반대이다. 허두남은 그 누구보다도 다양한 쟝르의 문학작품을 쓸줄 안다. 우화집 7권 외 희곡작품집 한권을 출판하였고 3형제가 함께 쓴 동화,아동소설집도 두책이 있다. 중편소설을 비롯해서 성인소설도 발표했고 서정시도 썼다. 아마 그가 창작한 동요 “나는 꿈에 울었답니다”와 희극소품 “감주”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것이다. 허두남은 문학에서 “다재다능”하지만 주공방향이 명확하고 그 주공방향에 백분의 구십의 정력을 쏟아붓고있다. 그 주공방향이 바로 우화창작, 그 중에서도 우화시를 끈질기게 파헤치면서 새로운 창의성을 부여하고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허두남이 창작한 5권의 우화시집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저 한다. 1979년 허두남은 처녀작 작품집《개미와 코끼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정영석의 중편소설 “제2호순라선에서”와 더불어 문화대혁명후 제일 먼저 출판된 아동문학서적이다. 책장을 열면 집채만한 코끼리로부터 입쌀알만한 개미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동물들이 살아움직이는데 대뜸 아이들의 눈길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작품집중의 “잣새의 계획”은 국경30돐창작상을 받아안는 영예를 지녔고 소학교교과서에도 번듯이 올랐다. 작품집에 호구를 올린 우화시들은 거개 이야기가 흥미롭고 주제가 뚜렷하다. “잣새의 계획”은 조건타령을 하며 일을 미루다간 랑패볼수 있다는 도리 ,”사슴의 후회”는 작은 흠집도 제때에 고치지 않으면 큰 흠집이 될수 있다는 도리, “고양이건축기사”는 일을 첫시작부터 착실히 하지 않다간 망쳐버릴수 있다는 도리, “알깔줄 모르는 소쩍새”는 부질없는 자존심을 부려서는 배울것도 못배우게 된다는 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속에다 재치있게 집어넣었다. 그밖에 우화시 “뽐내던 원숭이”, “퇴박맞은 담비”, “여우의 선물” 같은 작품들은 풍자성과 유머감이 아주 짙다. “고슴도치의 참외도적질”은 주제나 이야기성이나 풍자성, 유머감이 모두 훌륭한데 벌레를 먹고사는 고슴도치를 참외를 먹는것으로 썼기에 아쉽다. 책에는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부족점도 적지 않다. 첫째: 산문화경향이 심한것이다. 우화시에선 산문화를 허용한다고는 하나 허용한다는 것은 좋다는 말과는 다르다. 무방하다는 뜻일것이다. 재간이 모자라면 그렇게라도 하라는 말이 된다. 이야기를 담자면 산문화를 피면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너무나 산문화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작품집의 절대 다수의 우화시들은 시행을 붙여놓으면 산문으로 성별이 바뀐다. 둘째: 편폭이 너무 길다. 우화시라면 무조건 꼭 짧아야 한다는 도리는 없지만 어느 작품이나 다 기니 문제인것이다. 우화시 “민들레씨의 이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가을이 되지 민들레씨 결심했다/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가야겠다// 이사짐 이고 길떠난 민들레씨/ 제일 처음 동풍을 만났다/ “애, 민들레씨야/ 너 어데로 가느라고 이러느냐?/ 동풍이 묻는 말에 민들레씨의 대답/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가는길이예요.// “그럼 저 서쪽벌로 가거라/ 그곳은 땅이 기름지고 살기 좋단다”/ 동풍의 말에 민들레씨는 귀가 솔깃/ “그러세요? 그럼 그리로 가죠../ 그렇잖아도 난 지금/ 땅이 기름진 곳을 찾는 길이예요.// 민들레씨는 동풍을 따라/ 훨훨 날아가기 시작했다./ 허나 서쪽벌에 이르기전에/ 지나가는 남풍을 만났다.// “애, 민들레씨야/ 너 어델 이렇게 떠났는냐?/ 서풍의 물음에 민들레씨의 대답/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가는중이예요.”// “그럼 내 알려주는데로 가거라/ 저 북쪽강가가 정말 살기 좋아/ 믈이 맑고 경치 아름답단다./ 남풍의 말에 민들레씨 귀가 번쩍/ 그렇다면 그리로 가야겠군./ 무엇무엇해도 경치좋은 고장이 제일이지.// 민들레시는 남풍을 따라/ 훨훨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북쪽비탈에 닿기전에/ 이번에는 서풍을 만났다./ “아니, 너 민들레씨 아니냐?/ 그런데 어델 이렇게 가느냐?/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가고있어요.// “그렇다면 저 동산으로 가거라./ 동산은 해빛 발고 경치 좋지./ 서풍의 말에 민들레씨 귀가 쭝긋/ “그렇다면 동산으로 가죠뭐./ 해빛 밝은 고장보다 더 좋은 곳 없죠.// “민들레씨는 서풍을 따라/ 훨훨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산에 이르기 전에/ 이번에는 북풍을 만났다.// “너 민들레씨로구나./ 이렇게 일찍 어데로 가느냐?/ “살기좋은 고장 찾아 이사간다니깐요.// “살기 좋기야 남쪽비탈이 제일이지./ 포근하고 아늑한게 정말 좋단다./ 북푸의 말에 민들레씨 귀가 커졌다./ “그러세요? 그렇다면 그리로 가죠./ 무엇무엇해도 포근한데가 전 제일 좋아요.”// 민들레씨는 북풍을 따라/ 훨훨 날아가지 시작했다./ 이렇게 주견없는 민들레씨/ 바람 따라 자꾸 날이만 다니다나니/ 결국 아무데도 이사가지 못하고/ 제 고장에 돌앙오고말았다. 보다싶이 우화시는 산문화된데다 시행이58행이나 된다. 전반 시도 길고 시행도 늘차니 좀 숨이 찬감이 난다. 주인공이 네 인물과 대화를 주고받은것을 직접담화법의 수법으로 옮겼으니 그렇게 길어질수밖에 없는것이다.. 이 작품의 제재를 아끼는 작자는 2006년 한국에서 출판한 우화시집 “사탕을 좋아하는 애”에 다음과 같이 재창작하여 실었다. 하얀 임 이고/ 이사길 떠난 민들레씨/ 동으로 갈가 서로 갈가/ 남으로 갈가 북으로 갈가// 동풍 만난 민들레씨/ 동풍이 가리키는 서쪽벌로/ 동동/ 기분좋아 동동// 서쪽벌에 닿기전/ 남풍 만난 민들레씨/ 남풍의 말 듣고/ 동동/ 북쪽비탈로 동동// 북쪽비탈로 날던 민들레씨/ 서풍에 몸 맡겨 동동/ 동산으로 날더니/ 지나가는 북풍 따라 다시 남쪽강가로 /동동// 아이고나 마침내/ 제고장에 돌아온/ 귀가 무른 민들레씨/ 주견 없는 민들레씨 58행으로부터 22행으로의 줄임이 우화시에 대한 작자의 성숙이 단적으로 돋보이는 증언이다. 하나의 제재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예전에 썼던 작품보다 구성부터 “시적”으로 되였다. 우화시도 결국은 시기에 시적구성으로 설계하는것이 자못 중요하다. 셋째: 이 책속의 여러편의 작품은 우화가 아니라 동화로 되였다. 제목으로 단 “개미와 코끼리”부터 동화이다. 그외 “꿀벌과 나비” “금과 황동” “깨달은 흰토끼” “오리와 닭” “토끼네 두 로동소조” “늙은 양과 어린 양” “양계장에 기여든 여우”가 모두 동화이다. 지금 우리 문단을 살펴보면 우화와 동화, 이야기를 혼동하는 페단이 있는데 허두남도 그때엔 이면에서 인식이 모자랐던것 같다. 기실 동화로 비뚤어진 이런 작품들을 살짝만 탈아놓으면 우화로 돌아온다. 례컨대 “개미와 코끼리”를 순서를 바꿔 “코끼리와 개미”로 혹은 “개미에게 진 코끼리”로 고치면 된다.우화란 풍자의 대상인 부정적인물이 1번인물로 되여야 하기때문이다. 물론 이솝우화중에도 우화가 아닌것이 있다. 까치가 몰병속에 목이 들어가지 않아 물을 마실수 없자 자갈을 물어다 물병속에 넣고 물을 마셨다는 “총명한 까치”가 바로 그렇다. 우화대가의 우화에 우화가 아닌것이 있다해서 우화집이라고 해놓고 동화를 섞어도 별일 없다고 할수는 없다. 아마 이솝도 다시 돌아온다면 자기 작품중에도 구멍이 있구나 할것이다. 허두남의 두번째 우화시집《승냥이와 범》은 첫 작품집이 출판되여서부터 5년후인 1984년에 세상에 나왔다. 이 책엔 31수의 신작이 수록되여있는데 이번에는 동화가 한편도 섞이지 않았다. 책을 읽어보면 작자가 첫 작품집에서 나타난 약점을 미봉하려고 모대긴 흔적을 “함축”이라는 두 글자로 함축할수 있다. 이 책에도 좋은 우화시들이 적잖게 있다. 첫 작품집에서 나타났던 시가 너무 긴 페단을 극복하고 완정한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간결하게 쓴 우화시들이 여러편이다. 이런 우화시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썼지만 그 편폭이 첫번째책에 실렸던 우화시들에 비해 절반 남짓하다. 하지만 이 작품집에도 약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작자가 편폭을 줄이려는데 신경을 너무 쓰다가 생동하고 형상적인 구절들을 삭제해버려 글줄이 딱딱해졌다. 다음 산문화가 고질로 남아있다. 산문화를 효과있게 막으려면 고운 시어를 고르고 조화롭게 다듬는것도 중요하지만 구상할때 “시적”으로 구상하는것이 자못 중요하다. 줄글의 구성과 시의 구성은 서로 다른 특점을 갖고있는것이다. 아래에 이 책에 실린 우화시 “범나비”를 살펴보기로 하자. 범나비는 자기 이름을 두고/ 더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위엄 있는 자기 이름을 듣기만 해도/ 모두 벌벌 떨리라 여기며// 어느날 놀음에 지친 범나비/ 큰길가에 앉아 쉬고있는데/ 때마침 꼬꼬수탉 한마리/ 모이 찾아 기웃기웃 다가왔다.// “거기 오는 수탉놈아/ 냉큼 제자리에 서지 못할가?/ 내가 누구라고 언감생심/ 내앞으로 지나가려하는거냐?/ 그 말 들었는지 말았는지/ 그냥 다가오는 꼬꼬수탉// 범나비는 가장 위엄있게/ 목청을 가다듬어 꾸짖었다./ “이 버릇없는 수탉놈아/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느냐?/ 내 이름을 들으면 넌 기절할게다./ 이 어른이 바로 범나비란말이다.// 허나 여진히 못들은듯이/ 기웃기웃 다가오는 꼬꼬수탉// 범나비는 날개를 퍼덕이며/ 고래고래 욕설을 퍼부었다./ “이 되지 못한 수탉놈아/ 하루강아지 범 부서운줄 모른다더니/ 내 이름 듣고도 그냥 다가와?/ 범나비란 나는 범이란말이다./ 네놈이 뛰는 범 무서운줄 알면서/ 나는 범 무서운줄 모르다니…”// 그제야 범나비를 발견한 꼬꼬수탉/ 씽 달려가 뚝 찍어먹었다. 주제로 볼때 이 작품은 허두남의 산문으로 쓴 다른 우화 “사자머리원숭이”와 같다. 머리가 사자처럼 생긴턱을 대고 원숭이중에서 자기를 왕이라고 자처하다가 코방아를 찧은 사자머리원숭이와 마찬가지로 범나비도 실속보다 이름을, 내용보다 형식을 추구하는 풍자적대상이다. 사람으로 비긴다면 머리가 텅텅 빈 깡통인 사람이 가짜 졸업장을 만들어가지고 으시대다가 망신당하는것과 같다고 할가?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말고 형식을 살펴보기로 하자. 보다싶이 편폭은 “민들레씨의 이사”보다 거의 절반 가까이 짧다. 하지만 과정을 전개, 서술하는 산문식구성으로 되였기에 역시 붙여놓으면 산문이 된다.. 이 우화시는 편폭이 “민들레씨의 이사”보다 짧긴 하나 구성상에서 더 짜이고 함축되였기때문에 짧아진것은 아니다. 기실 두 작품의 수법은 같다. 완전히 다르게 “시적”으로 설계할수는 없겠는가? 우화제재를 찾기가 그처럼 어려운데 제재를 손에 넣었다면 매 한편의 작품마다 제재를 찾는것만큼 그 형식에도 고심해야 할것이다. 우화시 “범나비”는 표현수법도 너무나 가난하다. 이 우화책을 쓸때 작자는 중학교어문교원으로 있었다. 아마 그때 아이들에게 수사법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쳤을것이다. 그런데 왜서 아이들앞에서 뒤짐지고 멋있게 설명하던 그 수사법들을 책상서랍속에 꽁꽁 넣아두고 자기 작품에다 써먹지 못하는가? 반복법이나 전도법같은 수사법들을 가져다가 잘만 박아넣었더라면 “범나비”가 산문화를 극복하는데 큰 보탬이 되였을것이다. 만약 여러가지 수사법 등 다양한 수법들을 잘 동원하였더라면 우화시가 형식에서도 지금처럼 립스틱 한점 바르지 않은 게으른 아가씨같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일단 시라고 이름달았다면 구성도 언어도 시로 만드는데 공력을 들여야 한다. 우화시집《승냥이와 범》에 실린 적지 않은 작품들이 재미가 없는것도 큰 문제이다. 한두편이 아니라 많은 우화시가 그런 페단을 보이고있다. 문학작품이, 그것도 아이들을 위해서 쓰여진 문학작풍이 재미가 없다면 그건 “볼장을 다 본”것이다. 아마 첫번째책에서 나타난 약점을 고친다는것이 다른 편향으로 치우쳐버린듯싶다. 작자가 세번째 우화책에 쓴 왼켠으로 눈이 비뚠 가재미를 닮지 않으려다가 오른켠으로 눈이 비뚤어버린 “꼬마넙치의 오산”처럼 말이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우화시가 다 재미없다는것은 아니다. “도마뱀의 재간”, “대충의 대화”같은 작품은 첫작품집에 실린 작품들보다 더 풍자적이고 재미도 있다.. 1995년에 출판된 세번째우화시집 《춰주는 바람에》(우화시 64수)에서는 작자가 시도한 개혁이 보다 폭이 크다 앞의 두책에서는 이야기과정을 썼지면 세번째책에서는 과정을 쓰지 않고있다 동요동시의 형태로 휘딱 바꾼것이다 따라서 산문적이던 구성도 시적으로 해결되였다 우화시 “떨어져버린 록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따스한 새 봄/ 꽃사슴 머리에 돋아났어요/ 솜털 보시시한 “록용나무”가// 귀한 보약이라/ 만나는 짐승마다/ 간청 했어요, 록용 팔라고// (어쩔가, 팔가?/ 안야/ 두고 두고 자랑거리 삼을테야!)// 꽃사슴 고개 건뜩/ 어깨를 으쓱/ ㅡ나의 보밴 한평생 안 판다 안 팔아// 가을 되니 보배 록용/ 뼈처럼 땅땅/ 이듬해 봄 되자 떨어져버렸어요 이왕에 쓴 우화시같으면 또 독자가 다 내다본 과정을 지루하게 서술했을것이다. 례컨대 곰할아버지가 록용을 팔라고 청들었지만 도리머리를 저으며 안 팔았다, 노루아저씨가 사정했지만 또 밀막아버렸다, 토끼아우가 간청했지만 그것도 외면해버렸다….그렇게 전개했더라면 그 편폭이 “민들레씨의 이사”와 거의 비슷하게 되였을것이다. 하지만 작자는 이 작품에서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고 내용을 집중,개괄하여 표현했기에 편폭이 절반나마 줄어들었다. 한편 표현에도 신경을 썼기에 언어가 딱딱하거나 무미건조하지 않고 마치 사슴의 머리에 돋아난 ”솜털 보시시한 “록용나무”처럼 애리애리하고 말랑말랑하다. 이는 작자가 다년간 “과정시”를 없애려고 고심한 결과이며 기꺼운 성과이다. 이런 면에서 우화시 “좋은 친구 누구죠” 한술 더 떴다고 보아진다. 큰 화재에 활활/ 노루 집 불탔구나// 메돼지, 곰/ 풀풀 큰 한숨 짓고/ 토끼, 다람쥐/ 폴폴 작은 한숨 짓고/ 너도 나도/ 노루를 찾아와 동정하누나// x x x / 친구들 수군수군/ 사슴을 흉보누나// 동무 집 불탔는데/ 골도 안 내밀다니/ 인정머리 개 줬나/ 네 한마디/ 내 한마디/ 찧고 빻고 께끼며// x x x / 저켠에 불쑥/ 사슴이 나타났구나// 불룩한 쌀주머니/ 뿔가지에 척 걸고/ 뚜벅뚜벅/ 사슴이 다가오자/ 입만 까던 여러 친구들/ 얼굴이 화끈… 이 작품에서 작자는 과정서술을 완전히 피했다.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우화시에서 이는 쉽지 않은것이다. 작자가 다른 것은 접어두고 우선 시의 과정서술은 꼭 없애야겠다고 고심한듯하다. 이 작품도 이전처럼 썼다면 “떨어져버린 록용”의 경우와 같았을것이다. 우선 여사여사해서 노루네 집에 큰 화재가 났소, 재더미만 남은 빈터에서 노루가 땅이 꺼지게 풀풀 한숨을 내쉬는데 곰이 찾아와서 “거참 안됐군!” 하면서 노루를 위로하는 말을 했소, 다음 메돼지 찾아와 “너무 괴로와말게!” 하고 동정하는 말을 했소, 그 다음 토끼와 다람쥐가 또 찾아와서 노루와 같이 한숨을 내쉬였소 이렇게 썼을것이다. 다시 그들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사슴을 두고 흉보는 과정을 묘사했을것이고…. 그러나 작자는 친구를 위로한답시고 빈말들을 쏟아내는 그들의 행동을 구구이 라렬하지 않고 “풀풀 큰 한숨, 폴폴 작은 한숨”, 으로 깜찍하게 개괄했고 사슴을 흉보는 그들의 험담도 “찧고 빻고 께끼고” 세개 단어로, 또 제 무안에 쩔쩔맸을 각자의 모습은 “얼굴이 화끈”으로 한데 묶어 표현했다. 작품은 산문적이던 이왕의 구성을 완전히 타파하고 시적으로 되였으며 그 표현에서 정형시의 일종인 동요와 가깝게 되였다 보다싶이 허두남은 세번째 작품집에서는 과정을 전개서술하는 것을 극력 피했다. 이야기를 써도 사건을 따라가며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점에 서서 그려냈다. 하지만 세번째 우화책도 생동성이 부족하고 재미가 적다. 역시 우화시 64수가 수록된 네번째 우화시집 《세수해선 뭘해, 또 때가 낄텐데》는 많은 새로운 특점이 있다. 첫째: 동식물을 쓰던데로부터 사람을 쓰는것으로 큰 개혁을 가져왔다. 64수가운데서 6편이 동식물을 쓰고 그외 고무줄을 하나, 연필을 하나 썼을뿐 나머지 56편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사람을 쓰고있다 동물을 쓴것도 첫번째우화책이나 두번째우화책에서처럼 노루집에 화재가 났소 이런식이 아니고 새가 노래하고 토끼가 춤추는 정도이다. 이른바 “랑만주의우화시”로부터 “사실주의우화시”로 바뀐것이다. 둘째: 시어가 한층 세련된 것이다 우화시 곤충채집은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돌쇠하고 누나하고/ 곤충채집 간다야// 누나는야 맨손이지만/ 돌쇠에겐 포충망// 나풀나풀 꽃나비/ 또로록또로록 베짱이// 나무잎우에 앉아/ 그네뛰는 매미// 쑥초리끝에서 파르르/ 발레추는 잠자리// 누나는야 살금살금/ 발꿈치 살짝 매미 한놈// 돌쇠는야 우쭐우쭐/ 포충망 휙 잠자리 한놈// 누나는야 한나절에/ 열마리 잡았는데// 돌쇠는야 웬 일일가/ 살펴보면 빈 포충망// 포충망에 포충망에/ 구멍난줄 몰랐네. 이 우화시는 허두남에게서 늘 나타나는 산문화가 가장 잘 극복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제를 볼때 전혀 새롭지 않다 가능하게 구멍난 독에 물 퍼붓기란 속담에서부터 구상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시어가 아주 잘 짜였다. “그네 뛰는 매미”, “발레추는 잠자리” 등 구절이 생동한 외 운률히 매우 성공적이다 전반 작품이 이른바 산문적으로가 아니라 시적으로 언어구사가 이루어졌다. 셋째: 일상생활과 세부에서 제재를 찾고 “작은 일”을 쓰고있다 춰주면 좋아하는 아이/ 코흘리개는/ 숱한 애들이 앞다투어/ 너 참 힘세다 춰주니/ 너무 좋아 코를 풀쩍풀쩍/ ㅡ그래 너희들 말이 맞다/ 나 진짜 힘장사야/ 얼마나 센지 보련?/ 커다란 돌 척 들고서/ 다들 보라는듯 우쭐우쭐/ 국수오리 같은 코물이/ 발등까지 드리운줄도 몰랐어요 이는 우화시 “코흘리개”의 전문이다. 이 글의 주제는 “칭찬받기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놈에게 쉽게 리용된다.”로 될것이다. 이 주제를 표현하자면 “큰인물”의 “큰 사건”을 가지고 “큰소리”를 치는 페단이 생길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작자는 그와는 정반대로 코를 많이 흘리는 한 아이를 통해 그것을 생동한 만화처럼 잘 보여줬다. 자칫 꽛꽛하게 만들수 있는 문제를 작고 재미있는 해학으로 원만히 표현하였다 앞으로 이러루한 제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네째: 짧고 감칠맛있는 우화가 적지 않다 우화시 “쵸콜릿 많이 먹을래”는 모두 4행으로 이루어졌지만 아이의 성격과 주제를 쟁쟁히 표현하였다. 어머니 사 오신 꽃무늬 적삼/ 똥똥한 내 몸에도 품 너른 적삼/ 꽃적삼 내 몸에 딱 맞게스리/ 초콜릿 많이 먹고 더 실해질래 다섯째: “다 말하지 않는 방법”을 많이 썼다. 여기서 다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야기를 작자가 말하고 교훈은 독자가 도출해내게 하는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채 말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쵸콜릿 많이 먹을래”로 말해보자 이 작품의 주제는 작은것 지엽적인것을 추구하다가 더 손해를 봤다거나 주객전도 등이다 만약 이 작품을 재래의 일상적인 우화처럼 쓴다면 쵸콜릿을 너무 많이 먹어 참대곰처럼 뚱뚱해졌다거나 혹은 쵸콜릿을 너무 먹어 무슨 병을 얻었다로 되여야 한다. 이 우화시는 이른바 “코를 깨기전에 교훈을 일러주는 방법”을 쓴것이다. 이 역시 깜찍하고 “문명”한 좋은 방법이다. 여섯째: 유머감이 한층 진해졌다 우화시 “코끼리와 파리”는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동물의 다양성 강의하신후/ 선생님이 말씀했어요/ -코끼리와 파리의 구별점 말해 봐요// 다투어 쳐드는 손, 손…// 철이가 말했어요/ 코끼리는 코가 크지만/ 파리는 코가 없어요// 분이가 말했어요/ 파리에겐 날개가 있지만/ 코끼리에겐 없어요// 안경알 번뜩 번뜩/ 선생님께선 웃고계시는지/ 울고계시는지// 분이가 발딱 일어나더니/ 자신있게 말했어요/ 제일 큰 구별점은/ 파리는 코끼리 등에 앉을수 있지만/ 코끼리는 파리 등에 앉을수 없는것이예요 이 작품은 기성유머이야기에서 제재를 가져온것이다. 우화제재는 흔히 이야기나 속담, 격언 등에서 가져온다. 우화대가 라 퐁텐이나 끄릴로브의 우화를 보면 이솝우화에서 그 제재를 취한것이 상당히 많다. 허두남은 유머이야기를 재치있게 리용하여 예술적으로 가공했는데 이것은 잘한 일이다 이 작품도 주요한것과 부차적인것을 가릴줄 모르는 페단을 꼬집은 재미있는 우화시이다. 코끼리와 파리의 구별점을 코가 있고 없는것, 날개가 있고 없는것이나 잔등에 앉을수 있고 없는것으로 찾는다면 아마 승냥이와 양의 구별점은 털이 강굴강굴한가 그렇지 않은가, 똥이 동글동글한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것으로 찾아야 할것이다. 일곱째: 학교생활과 공부에 대한 내용을 많이 취급했다 흔히 아이들을 쓴 작품들에 학굫생활, 특히 공부에 대해 쓴것이 극히 적다 그만큼 중요하고 가장 일반적인 것일수록 쓰기 힘들다는 말이 되겠다 그런데 이 책에는 학교생활, 공부를 두고 쓴 우화시가 상당한 수를 차지한다. “성급한 아이”, “사내애가 그럼 못써”, “구멍난 책장”, ]”그런 로봇”, “락제생된 사연”, “두고보자”, “책을 많이 읽을테야”, “빵점”, “꾀보→“울보”, “지각대장” 등이다 작자의 다섯번째 우화시집《사탕을 좋아하는 애》(우화시 80수)는 한국에서 출판하였다. 이 책에는 네번째책의 우화가 절반 넘게 들어있다 하지만 그대로 실은 우화는 기본상 없고 다시 손본것들이다 다섯번째책은 네번째에 비해 말을 많이 “미용”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뜨이는 점이다 허두남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낀것같다 아무리 철리적이인 내용을 담는 우화라할지라도 표현이 깡깡 마르다면 독자들이 등을 돌릴것은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서 언어가 잘 다듬어진 우화시 몇편을 실례 든다. 먼저 제목으로 단 “사탕을 좋아하는 애”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사탕 안 먹으면/ ‘사탕배’ 고파난다나// 메기입 넙적넙적/ 초콜릿도/ 우유사탕도/ 과일사탕도// 사탕 너무 먹으면/ 이 삭는다/ 귀띔해줄 때마다/ 히쭉 웃으며/ 래일부터 꼭…// 말로만 고치는 아이/ 날마다 그 본새/ 사탕에 이가 삭아/ ‘앞대문’ 빠꼼 열렸네// 오늘도 넙적넙적…// 그 버릇 언제 고칠가/ 나무랐더니/ 히쭉 웃는 그 아이/ ‘앞대문’에서 바람 새여/ 한다는 소리가/ 래이부터 꼬… 이 우화시는 표현수법에서 이주 예술적으로 처리되였다. 가장 재치있게 처리된 부분은 결말이다. 내용으로 보거나 이야기로 볼때 마지막 단락은 없어도 작품이 이미 완정하게 이루어졌다. 잘못을 제때에 고치지 않아서 랑패를보았다는 주제에 이미 이르렀다. 이는 이 작가의 다른 한 우화시 “안경”과 비슷한 주제이다. “안경”은 단자음이 쌍자음으로 보이고 홑모음이 겹모음으로 보일때 안경을 걸었어야 하는데 걸지 않았다가 눈이 더 나빠져서야 후회하는 내용이다. 그 우화시가 뒤에 가서 후회하는 것으로 했다면 “사탕을 좋아하는 애”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아이를 풍자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런데 필자가 여기에서 말하려는것은 그 주제가 아니라 표현방식의 예술성이다. 즉 빠꼼 열린 “앞대문”에서 말이 새여 “래일부터 꼭”을 “래이부터 꼬”로 발음했다는 여기에 작자의 기교, 예술적인 교묘한 처리가 잘 체현되였다. 만약 직설적으로 “이가 빠진 뒤에도 그애는 말로만 고치겠다고 하면서 그냥 고치지 않았다”고 썼다면 얼마나 맛갈스럽지 못하고 싱겁겠는가? 이 우화시는 결말을 이렇듯 매혹적으로 맺은 외 어휘사용에서도 깜찍한 재치를 보여주고있다. “사탕을 안먹으면 사탕배가 고파난다”거나 “앞대문 빠꼼 열렸네”같은 표현이야말로 진짜 사탕맛이다. 우화시 “만등로봇”도 결말이 재치있게 예술적으로 씌여진 좋은 작품이다. 해를 따다달라하면/ 해를 따다주고/ 달을 따다달라하면/ 달을 따다주는/ 만능로봇 있었으면// 숙제도 척척/ 시험답안도 척척/ 내가 제일 먼저 할텐데// 야, 그럼 얼마나 멋질가/ ‘공부왕후’ 분이도/ 내옆에 앉으려하고/ ‘핵주먹’ 강이도/ 나와 친하자고 히히거리겠지// 남자애들도 녀자애들도/ 내곁에서 뱅뱅/ 눈으로 애들을 잡아먹는/ ‘호랑이 눈’ 선생님도/ 나하고는 늘 상냥한 미소짓겠지// 팔짱끼고 앉아서도/ 학급일등 따내고/ 날마다 늦잠자고도/ 아빠, 엄마 칭찬만 받을거야// 뭐나 로봇이 다 하면/ 나는 뭐 하겠냐고?/ 내가 뭐 해야 하는지/ 그건 로봇더러 물어보아요 이 작품에서는 너무 로봇에 의거하는 “현대병”에 걸린 아이를 썼는데 결말의 4행에서 주제를 예술적으로 심화했다. 인젠 자신이 뭘해야 하는지조차 생각할 필요가 없는 로봇의 로봇으로 되여버린 아이, 로봇이 발달한건 좋은 일이지만 그런 좋은일을 나쁜일로 만드는 우둔한 행동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이 작품은 또한 생동한 언어로 아이들의 생활과 동심을 잘 그려냈다. 언어가 제일 생동하고 재미있게 씌인 작품은 우화시 “약을 먹을 때”일것이다. 파리가 썰매 탈지경/ 윤기 반들 대머리 만지며/ 의사 선생님/ 한 눈 찡긋 일러준 말//ㅡ꼬마아가씨/ 이 약 먹을때/ 물 마시면 절대 안돼/ 물 마시는 날엔/ 이 할아버지처럼 대머리가 돼// 의사 선생님의 대머리/ 참기름이라도 칠했나/ 내 눈길도 미끄러져 떨어지는듯/ 몸이 오싹// (어마나! 롱구공 같네요/ 내 머리가 대머리 되면/ 작은 배구공 같을거야!)/ 머리가 대머리 될가봐/ 작은 배구공 될가봐/ 갈증이 나도/ 물 한모금 마시지 않았어요//해님이라도 삼킨듯/ 너무너무 목이 탈때면/ 한꺼번에/ 얼음과자 열대 먹었을뿐 이 작품은 풍자와 유머가 강할뿐 아니라 표현도 아주 훌륭하다. “파리가 썰매탈지경 윤기 반들 대머리” “의사선생님의 대머리 참기름이라도 칠했나 내 눈길로 미끌어떨어지는듯” “어마나! 롱구공 같네요. 내 머리가 대머리 되는 날엔 작은 배구공 같을거야!”. 해님이라도 삼킨듯 너무너무 목이 탈때면” 등 표현들은 극히 성공적이다. 이는 아이들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천진란만한 동심에 비쳐진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냈기때문이다. 이번에는 “뚝쇠의 자존심”을 보기로 하자 아이참, 저 뚝쇠/ 머리는 뚝 막혀가지고/ 자존심은 쇠처럼 강해서/ 이름도/ 뚝/ 쇠// 저보세요/ 상우에 숙제책 펼쳐놓고/ 책장우에 연필장단 똑똑/ 귀불만 만지작만지작// 녀동생 꽃분이 들여다보더니/ 오빠, 내 알려줄가?// 힐끗 동생을 지릅떠본 뚝쇠/ 까불지 마/ 쥐방울같은게 뭘 알아서…// 연필장단에/ 애꿎은 책장은 벌집 되여도/ 뚝쇠와 숨바꼭질하는/ 답안// 시계소리 재깍재깍/ 텔레비죤아동프로 이제 곧 시작한다/ 뚝쇠를 재촉하며 재깍재깍’’ 바빠 난 뚝쇠/ 궁둥이 들썩들썩/ 솥뚜껑우의 개미인가/ 안절부절/ (이 뚝쇠를 구해줄 사람은 없나?)// 이제 다시 동생에게/ 묻지도 못하고/ 묻지도 못하고 이 작품도 인물에게 꼭 맞는 어휘를 사금 일듯 골라서 주인공의 행동을 잘 묘사했다. 하나 능하게 없으면서 녀동생앞에서 으시대는 이웃집의 코흘리개와 비슷한 뚝쇠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온다. “연필장단 똑똑”, “귀불만 만지작만지작”, “힐끗 녀동생을 지릅떠본 뚝쇠”, “쥐방울같은게”, “”연필장단에 책장은 벌집 되여도”, “뚝쇠와 숨바꼭질하는 답안”, “솥뚜껑우의 개미인가 안절부절”, 등 구절들은 머리는 뚝 막혀가지고 동생앞에서 오빠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웃기는 아이의 성격을 표현하는데 아주 적격이다. 마지막 련에서 “묻지도 못하고”를 반복한것은 주제을 강조하는면에서도 좋거니와 문체론적효과도 충분히 나타냈다. 마지막련도 잘 처리했지만 이 작품이서 특히 훌륭하게 쓴 부분은 첫련이다. 첫행에서 “아이참, 저 뚝쇠”ㅡ이렇게 “문을 열자 산이 보이는” 수법으로 시작한것부터 좋다. 편폭이 짧은 우화시에서 “짧은 밤에 긴 노래 부를”것 없이 글줄을 아낀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첫 련에서도 가장 천금싸게 잘된 점은 이름도 뚝 쇠 이렇게 세개행에다 갈라놓은 것이다. 종이를 랑비하면서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은 형태이미지로 뚝쇠라는 주인공을 강조한것이다. 서로 상반되는 모순의 성격을 이 두 글자로 잘 표현했지 않은가? 그러니 두 글자에게 당당하고 분명한 자리를 드린것이다. 다른 사람이 시행을 한글자씩 뜯어서 내리배렬하니 자기도 한번쯤 그렇게 해본 그런 언어장난과는 전혀 다른 좋은 착상이고 설정이다. “뚝쇠의 자존심”이 이름 두글자를 두행에 나눠놓은것이 형식상 성공적이라면 전반 우화시를 새로운 형식으로 쓴것도 있다. 우화시 “착한 일”이 그렇게 씌여졌다. 일과에서 빠짐없는/ 일기 적기/ 착한 일 적기// 보배둥이 일기책에/ 또박또박/ 연필도 신이났나/ 미끄럼질 쭉쭉// ㅡ오늘은 뜻깊은 날/ 낯선 할머니 도와/ 짐 들어다 드린 날/ 착한 일 찾아하니/ 칭찬받은것보다 더 기쁘다// 귓가에 속삭이는/ 자애로운 목소리/ 일기란 진실하게 써야 해!//! 뒤머리 썩썩/ 덧붙이는 몇줄// 아래 학급 돌이/ 자기가 할머니 돕겠다/ 짐 붙잡고 놓지 않았다/ 달래여도 듣지 않아/ 겁을 줘도 듣지 않아/ 빵! 한주먹 먹이고/ 제꺽 짐 빼앗았지 헤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사연, 그러면서도 너무너무 진실하게 아이의 성격을 그려낸 성공작이다. 내용도 새롭고 형식도 새롭다. 작자는 천진란만한 아이의 성격을 잘 그려냈을뿐만 아니라 그 그림을 일기라는 액틀에다 정히 넣어서 걸었는데 형식이 아주 맘에 쏙 든다 형식이 생신하고 독특한 우화시로는 또 “친구사귀기”가 있다. “친구사귀기는 인터넷사이트를 리용해서 친구를 사귀는 형식을 빌어 웃음거울에 비친듯 우습광스러운 주인공의 형상을 보여주고있다. 인터넷 사이트로/ 친구나 사귀여 볼가/ 아무렴!/ 나처럼 훌륭한 애에겐/ 친구도 많아야지// 제 자랑한다 말아/ 나하고 사귀고 싶은 애들은/ 검색 창에 내 간력 쳐보렴/ 내가 허풍 쳤나// 나는나는/ 장점은 하늘만큼/ 단점은 손톱눈만큼// 내 또래중 키도 껑충/ 학급에서 힘도 으뜸/ 성미 활달한 사내대장부// 밥은 아빠보다 더 먹고/ (애들은 잘 먹어야 잘 큰대)/ 잠은 하루 열시간/ (애들은 잘 자야 건강하대)/ 늘 토끼처럼 뛰놀지/ (애들은 잘 놀아야 밝게 자란대)// 장점은 무지무지/ 많고 많지만/ 단점은 고까짓것/ 공부하기 싫어하는 한가지뿐 이 작품의 주제나 언어에 대해선 더 말하자 않겠다. “친구사귀기”나 “착한 일”같은 형식은 아주 좋은 추구이다. 앞으로 이런 추구들이 많아져 허두남이 독자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수 있기를 바란다. 우화시집 “사탕을 좋아하는 애”에도 아쉬운 접이 있다. 그 하나는 아직도 생동성, 형상성이 모자란것이다. 다음은 좋은 내용에 비해 아직도 형식이 다양하지 못하고 표현수법이 다채롭지 못한것이다. 이상으로 우화작가 허두남이 30년간 땀으로 가꾸어온 5권의 우화시집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5권의 책에 나타난 특점은 각각 다음과 같다. 첫번째 책은 사건의 과정을 썼다. 두번째 책도 역시 과정을 썼지만 첫책보다 많이 함축했다 세번째 책은 과정서술을 피면하고 동요동시형태로 탈바꿈했다. 네번째 책은 동식물을 쓰던데로부터 사람을 쓰는데로 전변을 가져왔다. 다섯번째 책은 형식의 다양화와 언어의 형상화를 창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허두남은 끄릴로브우화시와 조선의 우화시로부터 영양을 섭위하였으나 그의 우화시는 끄릴로브우화시와도 조선의 우화시와도 다른 자신의 특점을 갖고있다.. 첫째: 성인을 상대로 쓴 끄릴로브우화시와 달리 어린이를 상대하였다. 둘째: 이야기과정을 전개하는 조선의 우화시와 달리 동요동시로 개변했다. 셋쩨: 동식물을 주로 쓰던 전통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였다. 네째 형식면에서 다 말하지 않는 방법을 많이 썼다. 이상에서 보다싶이 허두남의 끈질긴 노력은 많은 결실을 맺었다. 없던것을 창조해내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성과에 대해 더없이 기껍게 생각한다. 허두남의 우화시에는 미숙한 점 또한 적지 않다. 첫째: 다섯권의 책에 공동으로 존재하는 부족점은 생동성과 형상성이 부족한것이다. 많은 우화시들은 형상이 론리에 묻히고있다. 결과 작품이 따분하고 재미가 적다 우화작품은 론리정연해야할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우화도 문학인이상 생동하고 형상적이여야 하며 재미있어야 한다.. 둘째: 천편일률적이다 초기의 산문화되고 함축되지 못했던 약점은 없어졌는데 새로운 큰 약점이 나타난것이다. 다섯번째 우화시집을 살펴볼때 편폭이 제일 긴 “잊음 헤푼 아이”가 45행이고는 40행이 되는것이 하나도 없다. 짧은 것은 “쵸콜릿 많이 먹을래”가 4행이고는 8행짜리가 가장 짧다. 시행도 .그 길이가 대부분 엇비슷한데 제일 긴 시행이 17음절이다. 게다가 시마다 운률 역시 비슷하다. 우화시를 내용에 따라 길게도 쓰고 짧게도 쓰고 시행도 구속받지 말고 길게도 쓰고 짧게도 썼으면 좋겠다. 내용에 따라 자유분방하게 쓰면 다양한 운률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수있을것이다. 형식상에서도 더 많은 탐구를 했으면 한다. 우화시를 극시로도 쓰고 지어 글자를 맞춘 정형우화시도 생각해보는게 어떨는지? 갱신을 위해 공을 들이는데 린색하지 않은 작자가 이제 꼭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돌려놓을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앞으로의 타산에 대해 직업구연작가인 허두남은 구연작품의 특점을 우화시에 결부시키련다고 했다. 산문으로 된 우화에 구연작풍의 특점을 결부시키는건 이미 시험해보았고 또 상대적으로 쉽다고 할수 있는데 우화시에 그것을 옮기려면 또 간고한 진통을 각오한다고 했다. 우리 조선족문단에 한떨기 이색적인 꽃을 피운 우화작가 허두남, 그가 앞으로 구연작품의 특점을 우화시에 배합하여 완정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스찔을 갖춘 우화작가로 거듭날지 기대해본다. 30년전, 하루아침에 작품집을 들고나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던 허두남이 또다시 남들이 상상못했던 일을 해낼수 있을는지? 2009년 부록: 조선족문단에서 지금껏 출판된 우화집(총 10책) 1979년 허두남 우화시집 《개미와 코끼리》 1981년 정덕교 우화집 《너구리네 떨렁방울》 1981년 정치수 우화집 《골방쥐의 단꿈》 1982년 허봉남 우화시집 《불에 타죽은 여우》 1984년 허두남 우화시집 《승냥이와 범》 1995년 허두남 우화시집 《춰주는바람에》 1997년 허두남 우화집 《술에 취한 쥐》 2002년 허두남 우화시집 《세수해선 뭘 해, 또 때가 질 텐데》 2006년 허두남 우화시집 《사랑을 좋아하는 애》 2006년 허두남 우화집 《코끼리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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