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18년 개의 해를 맞아 알래스카나 그린란드 같은 추운 지방을 가지 않고 한국에서도 개썰매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원마운트 스노우파크에 가면 시베리안 허스키와 알래스칸 말라뮤트 등의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눈길을 달리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에 가면 시베리안 허스키, 알래스칸 허스키, 알래스칸 말라뮤트, 사모예드, 유로하운드 등의 개들이 썰매를 끌어준다. 달리는 기질을 지니고 태어난 개들이다. 썰매개가 되기 위해서는 달리는 기질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은 주인과 의사소통이다.
썰매개 중 무리를 이끌며 가장 앞에서 달리는 개를 '리더독'이라고 부른다. 많은 개 중 리더 기질이 있는 개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썰매꾼(Musher)과 개들이 매일 같은 코스를 앞에서 사륜 오토바이가 길을 안내하며 자유롭게 달린다. 매일 반복적인 훈련으로 개들이 코스에 익숙해졌을 때 오토바이를 뺀다. 이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정해진 코스 앞으로 달려나가는 개가 리더독으로 뽑힐 가능성이 크다.
개썰매는 기본 8마리가 한 조다. 맨 앞에 있는 개를 리더독, 중간은 스윙독, 제일 마지막에 위치한 개를 휠독 이라고 부른다. 가장 앞쪽의 리독은 길을 잘 찾는 개를 배치하고 중간의 스윙 독은 어린 강아지나 아직 배울 게 많은 개를 위치시킨다. 마지막 휠독은 체력이 좋은 개의 자리다. 레이싱에 출전하는 리더 독은 2마리로 구성된다. 2마리가 함께 앞에서 달리면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썰매에는 사람과 개가 연결된 줄이 없다. 그래서 사람과 개의 교감이 중요하다. 말과 눈치로 출발(하이크)하거나 좌회전(지), 우회전(호)한다. 이는 국내에서 자란 개나 외국에서 자란 개 모두 공통으로 사용하는 언어다. 오래전 장거리를 가야 하는데 자신이 소유한 개가 부족했다. 그래서 옆집에서 개를 빌려 썰매를 끌게 했는데 출발신호나 오른쪽, 왼쪽 신호가 맞지 않아 혼란이 일어나 공통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길게 개를 2마리씩 묶는 알래스카 썰매는 장거리 갈 때 유용하고, 부채모양으로 개를 묶는 그린란드 썰매는 많은 짐을 옮길 때 사용된다고 한다.
개썰매가 유명해지게 된 일화가 있다. 1925년 겨울 알래스카 주 북단의 놈(Nome)에서 디프테리아(급성감염증)가 발생하여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롭게 된 사건이 있었다. 구조대는 혈청을 가급적 빨리 앵커리지에서부터 놈(Nome)으로 운반해야 했다. 그러나 한겨울 영하 50도에 눈 폭풍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항공기와 배는 무용지물이었다. 기찻길도 네나나(Nenana)가 놈(Nome)으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마을이었다. 나머지는 오직 개썰매만이 혈청을 옮길 수 있었다.
구조대는 21명의 썰매꾼(Musher)을 개 16마리씩 한 팀으로 만들어 서울, 부산 왕복구간보다 긴 1100km를 릴레이 방식으로 치료 약을 수송하기로 했다. 레온하드 세팔라(Leonhard Seppala)와 그의 개 토고(Togo)는 해안가를 돌지 않고 목숨을 걸고 얼어붙은 바닷길을 가로질러 귀중한 시간을 단축했다.
85km의 마지막 구간을 수송한 팀은 구나르 카센(Gunner Kasen)과 시베리안 허스키 발토(Balto)였다. 30km를 남기고 강력한 눈 폭풍이 몰아쳤다. 누구도 이런 날씨를 뚫고 치료 약을 무사히 놈(Nome)까지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구나르 카센(Gunner Kasen)과 발토(Balto)는 눈 폭풍을 뚫고 치료 약을 가져와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 이때 구조팀이 갔던 길을 ‘아이디타로드’라고 부르며 매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썰매대회가 열린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발토(Balto)의 동상이 있다. 1966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지휘해 사이먼 웰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발토(Balto)’가 개봉되기도 했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의 썰매개 중에는 시베리안 허스키 루나(3)가 있다. 루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리더독으로 홍보영상 촬영을 했다. 원래 주인은 오피스텔에서 루나를 키웠으나 활동성이 좋은 루나는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를 견디지 못한 주인은 결국 유기견 보관소에 보냈다. 새로운 주인을 못 찾은 루나는 안락사 직전까지 갔다가 우연히 개썰매 회사를 운영하는 조규우 대표와 연결되어 썰매개가 되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루나에게 딱 맞는 장소가 되었다.
스노우파크 박바른씨는 사람들이 썰매개를 보고 동물 학대라고 항의하는 말에 “썰매개는 8시간 중 3시간만 운영하고 35마리 개가 4팀으로 돌아간다. 썰매에는 자체 전기 모터가 있어 썰매를 끄는 개가 힘들지 않고 달려가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원마운트 스노우파크 개썰매는 한 바퀴(300m)를 20km 속도로 달린다. 11일 스노우파크에서 만난 김민서(4살) 어린이는 개썰매를 탄 후 “너무 신나고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개썰매는 매일 선착순 100명 한정으로 운영한다. 이용료는 성인 8000원·어린이 7000원이다. 첫 회는 11:00~12:00, 2회 14:00~15:30, 마지막 3회는 16:30~18:00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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