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3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29
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윤동주와 시 세편속의 "순이"
2018년 09월 15일 21시 52분  조회:2799  추천:0  작성자: 죽림

사랑의 전당 / 윤동주


순(順)아 너는 내 전(殿)에 언제 들어왔든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殿)에 들어갔든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殿堂)

고풍(古風) 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殿堂)

 

(順)아 암사슴처럼 수정눈을 나려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청춘!

성스런 촛대에 열(熱)한 불이 꺼지기 전

순아 너는 앞문으로 내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 창에 부닥치기 전

나는 영원한 사랑를 안은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가 있고,

내게는 험준한 산맥이 있다.

               1938.6.19





소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씃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939.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도 눈이 나리리라. 

1941.3.12.

=================///덤으로 더...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2.

 


 
=======
당신의 "순이"는 잘 있나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30 남미주 아르헨티나 시인 - 보르헤스 2018-01-10 0 4623
929 하이퍼시의 뿌리는 중국시전통에 있으며 대간을 이루고있다... 2018-01-10 0 3304
928 {쟁명} - 하이퍼시는 은유와 환유의 잔치, 설명과 해석은 금물. 2018-01-10 0 2468
927 <서시> 시모음 2018-01-10 0 2595
926 [시단소사전] - "글쓰기 충전구멍가게"... 2018-01-10 0 3071
925 "모든 죽어가는것" 中 하나가 "조선어"였던것 같다... 2018-01-09 0 2409
924 <해빛> 시모음 2018-01-09 0 2439
923 <별> 시모음 2018-01-09 0 2147
922 <콩나물> 시모음 2018-01-09 0 2272
921 보이지 않는것들을 볼수있는 4차원적 발견의 눈을 길러라... 2018-01-07 0 2248
920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늘 기록하라... 2018-01-07 0 2131
919 [작문써클선생님께] - 동시를 어떻게 쓸가ㅠ... 2018-01-07 0 2307
918 "과연 당신만의 '십자가'를 짊어질수 있는 용기가 있는기여?"... 2018-01-07 0 2367
917 {쟁명} - 하이퍼시는 단일체가 아니라 다양체와의 춤사위이다 2018-01-05 0 2618
916 {쟁명} - 하이퍼시는 자아가 아니라 타자와 노는것이다... 2018-01-05 0 2429
915 詩人 김파님께서는 갔으나 詩伯 김파님께서는 가지 않았다... 2018-01-05 0 2663
914 이상(李箱)의 시는 이상(李箱) 이상(以上)이었다... 2018-01-04 0 2536
913 "솔숲은 늘 푸른데, 숲에 난 발자국은 모두 다르더라"... 2017-12-28 0 3372
912 교육선구자 김약연과 명동학교를 아십니까?!... 2017-12-28 0 2946
911 <시간> 시모음 2017-12-28 0 3009
910 해골의 노래에 맞춰 무도회는 잘도 돌아간다... 2017-12-27 0 3318
909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2017-12-26 0 3172
908 <말(言)> 시모음 2017-12-24 0 2400
907 시와 시작론 2017-12-22 0 2004
906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7 2017-12-22 0 2259
905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6 2017-12-22 0 2164
904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5 2017-12-22 0 2424
903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4 2017-12-21 0 2533
902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3 2017-12-21 0 2450
90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조, 동시, 시 차이점?... 2017-12-21 0 3564
900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2 2017-12-21 0 2530
899 친구들아, 어서 빨리 "동시조"랑 같이 놀아보쟈... 2017-12-21 0 2241
898 세상에서 제일 보배로운 동요동시를 내 눈언저리에 붙혀주렴... 2017-12-21 0 2393
897 웃음은 모든 인간들의 모든 독을 제거하는 해독제이다... 2017-12-20 0 2378
896 <돌> 시모음 2017-12-19 0 2548
895 산골물 / 윤동주 2017-12-17 0 2936
894 애독자 비행기 조종사가 유명한 작가 비행기 조종사를 죽이다... 2017-12-17 0 3778
893 윤동주, 백석, 릴케 - "삼종(三鐘)의 종소리 웁니다"... 2017-12-16 0 4061
892 "암울한 시대에 시를 써보겠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2017-12-16 0 3532
891 치욕의 력사에서 참회의 역사로 바꾸어 놓은 시인 - 윤동주 2017-12-16 0 3664
‹처음  이전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