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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산림화재", 남의 일이 아니다...
2020년 01월 07일 22시 42분  조회:4046  추천:0  작성자: 죽림
 
호주 북동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 속에서 불에 타서 도망가는 코알라의 모습이 공개됐다. 채널 9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유튜브 캡처]
화상을 입은 코알라가 불이 붙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뛰어다닌다. 하지만 이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나뭇가지에 걸터앉는다. 지나던 여행객에게 구조된 코알라는 목이 마른 듯 물을 필사적으로 빨아들인다. 6개월째 산불이 계속되고 있는 호주에서 매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오는 코알라의 모습이다. 

지난 가을 시작된 호주 남동부의 산불이 점점 거세지면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뉴스위크,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동물복지전문가들은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만 약 8000마리의 코알라가 불에 타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NSW주에 살고 있는 전체 코알라수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코알라 서식지 80% 불에 타
지난해 12월 27일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더위에 지친 코알라가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많은 동물 중 코알라가 유독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움직임이 느리고, 이동을 싫어하는 습성 때문이다.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은 이번 산불과 관련된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불의 확산을 피해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서 “특히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불에 약하다”고 설명했다.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아담스-호킹 박사도 내셔널지오그래피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날 수 있고, 캥거루는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코알라는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코알라의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숲의 80%가 불 타 없어지면서, 코알라라는 동물이 독자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단 분석도 나온다. 

산불로 호주서만 동물 5억 마리 희생
산불을 피해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 캥거루. [AFP=연합뉴스]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작된 대규모 산불로 인해 호주 전역에서 약 5억 마리의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가 희생됐다. 세계자연기금(WWF) 호주 지부는 현지 언론에 “호주의 많은 동물들이 산불에 대처하도록 적응해왔지만, 이번 화재는 야생 동물들이 피하기엔 너무 크고 뜨거웠다”고 밝혔다. 또 “화재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굶주림과 탈수, 질병 등에 노출되어 생명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SNS에는 불에 타 죽은 동물들의 모습이나 코알라와 캥거루 등을 구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국 서핑선수 켈리 슬레이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린 캥거루가 타 죽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시해 현지의 끔찍한 상황을 알렸다. 

호주 산불로 불에 타 죽은 어린 캥거루. [사진 켈리 슬레이터 인스타그램]
하지만 화재에서 동물을 구하는 방법이나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이언스 포 와일드라이프(Science for Wildlife)의 켈리 레이 박사는 NSW주 의회에 출석해 “화재 지역에서 야생 동물을 구하기 위한 예산도 계획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규정이 없어 야생동물 보호단체조차도 재난 지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해 9월 시작된 이번 산불로 NSW주에서만 약 4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녹지가 잿더미가 됐다. 호주 전체로 보면 약 600만 헥타르의 숲과 공원 등이 화마의 피해를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600만 헥타르는 서울특별시의 약 10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5일(현지시간)까지 24명으로 집계됐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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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호주 남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다섯 달째 지속된 산불로 서울 면적(605㎢=약 6만ha)의 약 100배인 600만㏊가 잿더미로 변했다.

수백 개의 산불이 불바다를 이루고, 화염 토네이도까지 만들어 냈다. 산불 연기로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었고, 이웃 뉴질랜드의 빙하는 재가 덮여 갈색이 됐다.

시드니 서부 팬리스 기온이 역대 최고인 섭씨 48.9도를 기록하는 등 호주 대부분 지역이 절절 끓고 돌풍까지 불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7일 호주 현지 매체와 외신을 종합해보면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NSW)에서 작년 9월 첫 째주 이미 100여건의 화재가 발생해 대재앙을 예고했다.

특히 작년 9월 2일 골드코스트 인근 사라바에서 시작된 산불이 빠르게 번졌고, 10월 초부터 이번 산불 사태가 본격화됐다. 최근 NSW주와 빅토리아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산불 피해 면적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NSW주에서만 500만 ㏊가 소실됐다고 보도했고, 로이터 통신은 NSW주와 빅토리아주에서 600만 ㏊ 이상이 탔다고 전했다.

호주 매체인 나인 뉴스는 호주 전역에서 590만 ㏊, 세븐 뉴스는 600만 ㏊를 태웠다고 각각 보도했다.

산불 지역 주민 1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사망자는 최소 24명, 실종자도 20명이 넘는다. 주택 수천 채가 불에 탔다.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동물 5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에서 세번째로 큰 섬으로 '야생동물의 보고'로 불리는 캥거루섬도 호주 남동부를 휩쓴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부근 세인트빈센트만 입구에 있는 이 섬은 약 5만 마리 코알라들에게는 '천혜의 보호구역' 같은 곳이다. 육지와 바다로 격리돼있어 치사율이 높은 클라미디아(chlamydia) 성병 등 유행병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호주에서 들불처럼 확산한 산불이 섬 전체 면적(4천350㎢)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7만ha(1천700㎢)를 휩쓸면서 이 지역에 서식하는 코알라의 절반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동안에도 호주에 사는 코알라는 도시화와 기후변화, 개간, 개발사업 등으로 개체수가 점점 줄어 멸종위기에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서식지에서 밀려난 코알라가 길을 헤매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개의 공격을 받고 희생되는 경우도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최악의 산불이라는 '재앙'을 맞게 된 것이다.

'캥거루섬 야생공원'을 운영하는 샘 미첼은 "코알라 개체 수의 50% 이상이 사라졌다"면서 "나머지도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에 몇주 내로 집단 아사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들레이드대 연구진도 "캥거루섬의 코알라는 전체 코알라의 생존을 위한 보험과 다름없다"며 "캥거루섬 외에도 코알라의 집단 서식지인 빅토리아주 깁스랜드 등지에서 8천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온실가스로 '멸종의 물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해 온 기후학자들은 이번 산불이 재앙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 생태계 과학센터의 리처드 킹스포드 교수는 이번 산불의 규모와 심각성 면에서 수많은 동식물종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며, 숲의 생물다양성을 수십 년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킹스포드 교수는 이어 "동물들은 이러한 재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며 "침묵의 죽음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불 현장에서 날아온 재와 연기에 따른 고통도 크다.

에어비주얼(Air visual)에 따르면 6일 오후 기준으로 호주 수도 캔버라의 대기오염지수(US AQI)가 285를 기록,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중 최악으로 꼽혔다.

시드니 등 대도시는 '회색 도시'로 변했고 호흡기 질환자가 속출했으며 일부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산불 재가 식수를 오염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불 재는 이웃 나라인 뉴질랜드까지 날아가 빙하를 덮고, 관광용 헬기를 띄울 수 없을 정도로 시야를 가렸다.

시드니 인근 주요 식수 취수시설의 오염 가능성도 제기됐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재가 식수 공급시설에 흘러 들어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과 가뭄, 돌풍'은 이번 산불 사태를 키운 세 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본래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 중 하나로 연평균 강우량이 600㎜ 미만이다.

남반구라서 9∼11월이 봄이고, 12월∼2월이 여름인데, 작년 9월 초봄부터 기온이 30도가 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다.

폭염에 예년보다 심한 가뭄이 이어지니 나무가 물을 빨아들여 땅이 더 메마르고, 마른벼락 등 자연발화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시속 35∼45㎞의 돌풍까지 부는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한 번 시작된 산불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호주 정부는 산불이 너무 광범위해 인력으로 끄기는 어렵다고 보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앙 정부는 예비군 최대 3천명에게 동원령을 내려 화마와 싸우고 있는 의용 소방대를 돕도록 배치했다.

또, 불길을 피해 해안가로 달아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함정, 항공기, 헬기 등 군 자산을 동원하고, 다른 나라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온 소방대원들이 호주 산불 진화에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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