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그것이 알고싶다] - "김"씨냐, "금"씨냐...
2021년 01월 15일 22시 54분  조회:2545  추천:0  작성자: 죽림

 

김유신. 정작 신라인들은 금유신이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김(金)씨를 ‘금’이 아닌 ‘김’씨라고 발음하게 된 것은 우리 역사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분명 한자 ‘金’은 ‘쇠 금’이라고 읽는데 김씨 성(姓)에서만 유독 ‘김’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당초 과거에는 ‘김’씨가 아닌 ‘금’ 씨로 발음했을 것이란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삼국시대엔 김유신이 아닌 금유신, 김춘추가 아닌 금춘추 라고 발음했다는 겁니다. 그럼 왜 발음이 바뀐 것일까요?

오얏나무 이(李)씨가 금(金)을 ‘김’으로 만들었나

오행(五行)의 상생과 상극 관계

현재까지 나온 가설 중 가장 유명하면서도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조선 왕가와 관련된 음양오행설입니다.

오행설에는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에서 목(木)은 토(土)를 이기고 토(土)는 수(水)를, 수(水)는 화(火)를, 화(火)는 금(金)을, 금(金)은 목(木)을 이긴다는 상극의 원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 왕조를 건국한 이성계가 전주 이(李)씨인데 ‘오얏나무 이(李)’는 목(木)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조선 왕조가 목(木)에 강한 금(金)을 꺼렸다는 것이죠. 즉 이(李)씨를 이기는 것이 금(金)씨이기 때문에 힘을 억제하기 위해서 김씨로 바꿔 부르도록 했다는 겁니다. 건국 초기 정통성이 약해 고민했던 조선 왕실의 사정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합니다.

KBS 드라마 '정도전' 중 이성계(유동근)

실제로 ‘김(金)’이라는 발음이 15세기 이후 문헌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는 대체로 맞아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가설엔 치명적 결함이 있습니다. 김씨는 인구 분포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는 성씨 집단입니다.

가문을 중시하는 전통을 고려할 때 이런 혁명적 변화가 있었다면 『조선왕조실록』이나 하다못해 개인 문집에서라도 분명 기록이 남았을 텐데 과거 문헌 어디서도 이러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금’에서 ‘김’으로

그럼 ‘금’이 ‘김’으로 바뀐 것은 언제 그리고 왜일까요.

최근 연구 결과 중 하나는 ‘金’에 대한 중국 발음이 바뀐 것에 주목합니다. 이에 따르면 수(隋), 당(唐) 시대만 하더라도 ‘금’에 가깝던 발음이 5대 10국 시대를 거치며 ‘김’에 가까운 발음으로 변화했다는 것이죠. 물론 한반도에도 이미 한자 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 발음 변화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없었습니다.

한자 '금(金)'의 발음 변천. 권인한 『성씨 김(金)의 한자음 연원을 찾아서』에서 인용.

그런데 원나라 시절 고려 왕실이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자연스레 고려에서도 ‘金’의 발음이 ‘김’으로 달라졌을 것이란 추정입니다. 왜 유독 ‘金’만 영향을 받았을까요.

칭기즈칸의 직계 후손들이 ‘황금씨족’이라고 자처하는 등 몽골 상류층은 금(金)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에도 '金'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몽골에서 지낸 고려 왕자 및 상류층을 중심으로 이 발음 변화가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명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경남 김해(金海)가 대표적인데, 금주(金州)에서 몽골 간섭기인 충선왕 때 현재 지명으로 개칭됐습니다.

참고로 중세 일본에서 만들어진 『석일본기(釋日本紀)』에는 『일본서기』에 수록된 신라인의 이름을 읽는 법이 나옵니다. 그런데 ‘金’이라는 성은 ‘코무(コム)’라고 발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신라에서는 ‘김’이 아닌 ‘금’으로 발음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당시 발음이 ‘김’이었다면 ‘키무(キム)’가 되었겠지요.

왕의 존엄성을 지켜라…피휘(避諱)의 추억

『삼국사기』에는 연개소문 (淵蓋蘇文)이 천개소문(泉蓋蘇文)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고조 이연(李淵)의 이름을 피한 중국 측 사서를 인용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이 ‘김’으로 바뀐데 대해 음양오행설이 그럴듯하게 유포됐던 건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과거 왕조 시절에 왕실에 위협이 되거나 불손한 상징이 될 수 있는 것은 제거하려 했던 문화가 워낙 뿌리가 깊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것이 군주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피휘(避諱)’ 입니다. 이는 군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꺼려 해당 한자를 뜻이 통하는 다른 자로 대체하는 걸 뜻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나라 국(國)이라는 한자입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나라 때까지 나라를 의미하는 한자로는 ‘방(邦)’이 널리 사용됐습니다. 국(國)은 왕이 사는 도성을 비롯한 도시를 의미했고, 여기에 주변 농촌이 합쳐져야 ‘방(邦)’이 됐습니다.

그런데 한나라에 들어와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국 시조인 유방(劉邦)의 이름하고 겹쳤기 때문이죠. 이때부터 역사책을 비롯한 모든 기록에서 ‘방(邦)’은 국(國)이라는 한자로 대체됐습니다.

유방이 건국한 한나라의 영토

이처럼 고려나 조선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인 한자는 이후 백성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것이 금기시됐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 시대엔 세울 건(建)자를 쓸 수 없어 설 립(立)으로 대체시켰습니다. 태조 왕건의 이름인 건(健)자를 피하기 위해서였죠.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877 [그것이 알고싶다] - "베니스 국제영화제" 2020-02-21 0 3550
2876 [그것이 알고싶다] - "시드니 영화제" 2020-02-21 0 3639
2875 [그것이 알고싶다] - "칸 영화제" 2020-02-21 0 3627
2874 [그것이 알고싶다] - 아카테미(오스카)상 상금???... 2020-02-20 0 3577
2873 [세계인] - "더 극심한 형 없느냐"... 2020-02-14 0 3388
2872 [세상요지경] - "세상 하나" 박살나다... 2020-02-12 0 3266
287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돼지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2-11 0 3240
2870 [타산지석] - "기생충, 기생충, 기생충"...우리는 언제면???!!!... 2020-02-10 0 5027
28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글쎄??? 글쎄... 2020-02-10 0 3365
286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기후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2-05 0 3775
286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작가보호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2-04 0 3078
286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로거수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2-03 0 3257
2865 [타산지석] - "저작권문제", 불 불 불... 2020-02-02 0 3505
2864 [그것이 알고싶다] - 무지개 색갈???... 2020-02-01 0 3767
286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저작권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31 0 3372
286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인간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30 0 3869
286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쓰레기분리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27 0 3228
2860 [그것이 알고싶다] - 12가지 띠 2020-01-25 0 3635
28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제문제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24 0 3517
2858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언 바람태"가 있는데... 홍보문제! 2020-01-24 0 3171
2857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명절 대피소"가 있었으면... 2020-01-24 0 3518
2856 [세상요지경] - 23년간에 무슨 일이???... 2020-01-22 0 2899
2855 [세상속에서] - 1% = 370g 2020-01-22 0 3142
285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우박 = 골프공 2020-01-21 0 3339
285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화산재 = 벽돌 2020-01-18 0 3083
2852 [세상만사] - @@ 2020-01-18 0 3533
285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재활용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8 0 3314
2850 [그것이 알고싶다] - 공룡알 화석 2020-01-16 0 4933
284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수질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6 0 3418
2848 [세계국제] - "우주인" = "거북이" 2020-01-16 0 3428
284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기후+동물",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6 0 3127
2846 [세상만사] - "돈다발"... 2020-01-16 0 2766
284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날씨+기후",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5 0 3231
284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동물+동물",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5 0 3627
28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기후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5 0 3535
284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동물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3 0 3467
284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거북선...???...!!! 2020-01-12 0 3457
284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기후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01-12 0 3538
2839 [그것이 알고싶다] - 한글 "훈민정음" 문자 과학적이다... 2020-01-09 0 3254
2838 [그것이 알고싶다] - 뿌리찾기.. 김해 김씨 2020-01-09 0 2990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