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海馬가 꿈을 꾸었는데, 자기가 일곱 개나 되는 금광을 소유하게 되는 엄청난 꿈이었다.
잠에서 깬 해마는 그 꿈이 엄청난 계시처럼 느껴졌다. 때마침 해마는 금화 일곱 닢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일곱 개의 금광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일곱 닢의 금화를 몸에 지니고 꿈에서 본 일곱 개의 금광을 찾아 길을 떠났다.
가늘고 긴 주둥이를 가진 해마는 다른 어류에 비해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서서 헤염을 쳐야 했다. 그래서 그 속도가 매우 느렸다. 해마는 그렇게 느릿느릿 헤엄을 치면서도 언젠가는 눈앞에 휘황찬란한 금광이 나타나리라는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장어 한 마리가 말을 걸어왔다.
"너 어딜 그리 급히 가고 있니?"
해마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어, 꿈속에서 본 금광을 찾아가는 길이야. 그런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그래? 너 오늘 참 운이 좋구나. 너를 빨리 헤엄치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내게 금화 네잎만 주면 내 지느러미를 하나 줄게. 지느러미가 있으면 넌 지금보다 몇 배나 더 빨리 헤엄칠 수 있지."
"그래?"
해마는 그렇게 금화 네잎과 맞바꾼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쳤는데, 과연 속도가 이전보다 배로 빨라졌다.그래서 해마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얼마 후, 해파리가 해마를 보고 물었다.
"어딜 그리 급히 가?"
"응, 금광을 찾아가는 길인데, 아직도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아."
"그렇다면 내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금화 세잎만 주면 널 고속보트에 태워주지. 이것만 타면 넌 바다 속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가 있거든."
그래서 해마는 나머지 금화 세잎을 주고 고속보트에 올라탔다. 과연 이전보다 다섯 배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젠 정말 금광이 당장이라도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다음에 만난 것은 하필이면 상어였다. 상어가 매우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나한테 너를 훨씬 더 빨리 가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지. 내 몸 자체가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큰 배 아니냐? 그러니 넌 그냥 내 뱃속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돼. 아무런 힘도 들지 않고, 또 시간도 엄청 절약할 수 있지. 어때? 한번 타보지 않을래?"
"그것 참 좋은 방법이네요!"
해마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상어가 쩍 벌린 입 속으로 유유히 헤엄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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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추구가 보편화된 요즘 세상에서 많은 경영진들은 어떻게 하면 좀더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골몰한다. 마치 해마처럼 오직 '늦다'는 것에만 조바심을 태우며 기업 발전 전략을 아예 기업 인수나 매입 쪽으로 간편화시키는 것, 즉 돈 주고 속도를 사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발전 속도가 아직 '헤엄치는' 단계임에도 강렬한 성장 욕망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부 발전 동력 없이 오직 속도에만 의존해 내달리는 방식은 '속도의 魔'에 자력을 소진하고 스스로 멸망의 나락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 <리더의 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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