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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누가 이겼나? (리수산)
2010년 08월 31일 10시 33분  조회:8274  추천:34  작성자: 리수산


<통일열차>시리즈


1.누가 이겼나?


리수산


 
  지금의 기억으로 더듬어 본 어릴적에 본 소련소설의 한 대목이였다.비적숙청에나선 홍군기병대를 맞서  우두머리가 숙련한 군도를 휘둘렀다.상대방의 어림풋한 칼부림을 헤치고 햇내기 홍군지휘관을 베였다.쓰러진 홍군지휘관을 보고 마음에 걸리는것이있어 토비두목은 인차 말에서 내려 시체의 바지를 걷우고 아래다리를 보니 검은 기미가있었다.분명 몇살때 갈라진 친 아들이 였다.토비두목은 시체를 끌어안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중학교를 다닐때인가 마을 소학교운동장에서 비를 맞으면서 조선영화 <최학신의 일가>를 보았다.목사 최학신의 아들은 국군대위였고 큰사위는  수학밖에 모르는 과학가였다.막내딸은 인민군병사와 사귀였고 전쟁중 부상당한뒤 최학신의 집에서 피신하고있었다.이 일이 탄로되여 큰아들 국군대위와 인민군병사 및 막내딸사이엔 총부림이 나고 그중간에 부모 누나 매부는 어쩔바를 모른다.큰딸은 미군의 클럽에갔다 릉욕당하고 큰아들은 봉변에 죽고만다.정확한 판단과 올바른 길목에 서지 않았기에 최학신의 일가는 비극을 보았다는 결말인것 같았다.

  그후 20년이란 세월이지났다.한국의 드라마가 조수처럼 우리들의 시야에 밀려왔다.< 최학신의 일가> 와 비슷한 대목이 한국드라마<태백산맥>에서도 보았다.지리산부근의 농지개혁이 늦어지니 지주와 농민들간의 모순이 격화되여 굶주림에 처한 농민들이 줄줄이 태백산공산당유격대에 가입한다.어릴적 공부를 잘하는 큰형님만 감싸는 부모가 언짢아 남동생은 유격대책임자로 들어간 형님과 상반대되는 길을 선택하였다.토지개혁에 부모가 청산을 맞고 그 복수와 동족상잔으로 두눈에 피발이선 <황해도고향친구>와는 달리 <빨갱이> 가속(家属)이였지만  죽이지는 않았고 다른 마을 사람들도 보호해주었으며 형이없어 굶고있는 아주머니와 조카들에게 쌀을 가만히 가져다주는 어머니를 막지는 않았다.형은 권총을 들고 망나니동생의 이마를 견주면서도 이 친동생을 어쩔수없어 끝내 놓아주었다.      

   이 산간마을에 밤중에 남과 북측무장대가 자주 나타나군했다.남에서 오면 촌민들은 불러내여 <빨갱이>와 내통하는 사람들을 즉시에 총살하고 가속들을 괴롭혔다.북측에서 오면 <반동악질분자>를 그 즉시에 처단하군했다.그들에겐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사람들은 죽어가고 먹을것은 떨어져 지칠대로지친 마을사람들은 남과 북측의 국기를 장만해두군했다한다.부모 처자가 수두룩한 그들은 살아남아야했다.때로는 변장을하고 쳐들어온 무장대를 잘못보고 한바탕 골탕를 먹군했다.한 농민할아버지는 양손에 남북 두나라 국기를 들고 변장한 상대방을 알아보지못해 <당신들은 도대체 어느쪽인가요?>하고 어리둥절해서 물었다한다.

   철천지 계급의 원쑤를 소멸하려고 친아버지와 아들간에 칼부림이 나져서 그중 한사람이 꼭 죽어야했지만 결국 얻은것은 무엇일까?그후 산에서 내려와 평민으로 살아남은 <비적두목>이였던 아버지는 아들생각으로 한편생 고통스레 지내다가 돌아가셨다한다.친형과 동생이 싸워서 무엇이 얻어질가?동생이 형을 죽이고 형이되겠나 아니면 동생을 죽여서 형이 영웅으로 되겠나.형과 동생은 처자식이 수두룩하고 부모가 슬프게 한낱 지켜볼것이다.두형제가 손잡고 튼튼한 한옥을 짓고 농사도 잘지어 올해에도 풍작을 이룩한다면 모든 식구가 유족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수있지않겠는가.

   중국의 삼국시기 조식이 읊은 <일곱걸음에 실은 시>에서 우리는 그 무엇인가 깊이 깨달아야할바 있지않을가?<콩대를 불태워 콩을 삶노라니 콩은 솥안에서 울고있다.원래는 한뿌리에서 자라났지만 서로  불태우며 삶고있으니 너무하지도 않을가. (曹植《七步诗》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죽게 싸우더니 도대체 누가 이겼나?>그 헌옷을 입은 농민할아버지가 양손에 두 국기를 들고 지금도 서서 묻고있다.국군소위인 형님이 인민군병사인 동생을 얼싸안으며 <할아버지 우리는 친형제간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새해를 맞이한 형님과 동생은 아침일찍 일어나 온집식구가 들 새집을 짓고있었다.

2009.2.24

글 싣는 순서

<통일열차>시리즈1: 누가 이겼나?
<통일열차>시리즈2: 세계는 한반도를 지켜본다
<통일열차>시리즈3: 통일열차
<통일열차>시리즈4: 반도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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