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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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말똥 거르기
2016년 12월 13일 10시 10분  조회:2479  추천:0  작성자: 박문희

말똥 거르기

 

(1)

비소리 나팔소리 휘파람소리

홰소리 영각소리 돼지 웃는 소리

벼랑가에 쥐 탄 놈 노 젓는 소리

불에 튀긴 잡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기름진 엉덩이 두드려주는 소리

가렵지 않은 넓적 배 긁어주는 소리

찢어진 상처에 소금치는 소리

소금 친 상처를 기워매는 소리

고속철 맨드라미 기여가는 소리

인공위성 꽁지에 별빛 스치는 소리

고무줄 탄 소똥이 하품하는 소리

종이배위 말똥이 재채기하는 소리.

 

(2)

귀구멍안에서 뿌지직뿌지직

말똥(语)이 서말닷되 밀밀 나온다

대나무속대 얼궈 뽑은 새파란 숯불

얼음쪼각 구워빚은 빨간 탕후루

모난 가루 묽은 돌 동글납작 빈대떡

짭잘한 들깨참깨 시고 떫은 산수유

우수수 쏟아져 고분처럼 쌓인다

돌절구에 털어넣고 쇠공이로 빻아서

까만 말총얼개미로 대충대충 거른다

말똥가루 한잔에서 벼룩이 논다

팔딱팔딱 곤두박질 재주 넘는다.

연변일보(201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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