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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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비밀
2022년 07월 24일 11시 01분  조회:534  추천:0  작성자: 박문희



바람의 비밀

 

웅숭깊은 바다 속을 날던 날

바다 꼬리에서 토네이도에 휘말려

별 모서리에 이마를 찧었다.

조개의 깊은 젖꼭지에 먹혀

껍질 속에서 소화되는 중

시커먼 우주에 배설물로 던져져

공간과 시간 사이에서

무주고혼이 되었을 때

속도 팔에 깎인 빛 그림자만이

유일한 지음(知音)으로 남아 있었다.

 

구름 뼈가 산화되어 증발하기 직전까지

투명한 구름 위에 소금이 쉬도록 머물러

길손들 신세 진 사실은

두개골에 생생한 영상으로

입력돼 있다.

 

하늘 바다 야합하는 수평선과

하늘땅 흘레붙는 지평선 심지로 꼬아

바다 밑 잠든 화산의 배꼽에 심는다.

생명 내쏘는 고래 등으로

쏜살같이 내리꽂히는 성난 날빛의

허리를 자르며 갈매기 편대가

해적선의 늑골과 청화 자기의 비밀을

바람의 얼굴에 붙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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